The Villain Bought the Female Lead RAW novel - Chapter (55)
악역이 여주인공을 구입했다-55화(55/350)
「언젠가 베로나에 두 경쟁 집안이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극이 시작되기 직전에 나오는 합창곡이 울린다.
두 원수 가문, 캐플렛 가문과 몬터규 가문의 자제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에리카는 다소 심드렁하게 극을 바라봤다.
이미 내용은 질릴 대로 듣고 보아 알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연출, 노래는 확실히 몰입도를 높여 주었으나 그게 전부.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고 해도 반복해서 보게 되면, 흥미와 관심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각색이라도 본격적으로 하면 모르겠는데 기본적인 플롯은 대부분 그대로였다.
힐끔? 옆자리를 바라본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몇 년 전에 슈겐하르츠와 함께 가문 사람들끼리 모여 극을 봤을 적에는 저 배우의 연기력이 어떻다느니, 조명의 밝기가 어떻다느니 등. 극과 연이 없는 에리카가 화딱지가 날 정도로 비판을 했었다.
한데, 이번엔 어쩐 일인지 감감무소식이다.
어둠에 묻혀 잘 보이지 않던 그의 얼굴이, 조명이 바뀌자 음각 진 날카로운 턱선과 콧날이 드러났다.
그 선을 따라가자 얼음이 담긴 호수가 있었다. 찬찬한 눈동자는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그저 가만히, 무대에 향하고 있다.
오늘따라 슈겐하르츠의 상태가 유독 괴상하다.
자신을 가지고 놀 듯 놀리는 건 여전했으나, 그 정도가 달랐다. 각종 비유나 이상한 격언 같은 말을 붙이며 쏘아 대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다소 침착했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얘가 이렇게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애가 아닌데….
이미 욕을 해도 수십 마디는 했어야 정상이거늘, 그는 조금의 시선도 밖에 주지 않았다.
이 뻔한 내용의 극을 즐기는 것 같기도, 분석하는 것 같기도, 감상에 젖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흥.”
에리카는 시선을 돌렸다.
극은 진행되어, 로미오와 줄리엣,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는 가면무도회가 펼쳐지고 있었다.
줄리엣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로미오가 노래를 부른다. 주변 인물들과의 하모니로 매료된 그의 심정을 녹여 낸다.
“…….”
사실 에리카는 이 이야기가 싫었다.
원수 가문인 두 사람이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어 서로를 그리워하는 게 싫었고.
로미오가 줄리엣의 사촌을 죽이는 전개가 싫었고.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결국은 비극을 맞이한 결말이 싫었다.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은 로미오가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이 신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상대를 좋아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기에.
에리카의 뽀얀 손이 작게 주먹 쥐어진다.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지 않느냐.”
문뜩, 바르간이 입을 열었다.
여전히 무대를 보고 있지만, 에리카에게 말을 건 것을 증명하듯 천천히 잇는다.
“그깟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기에 저토록 사람을 아둔하게 만드는지.”
“…….”
에리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을 뿐이다.
바르간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깔린다.
그의 올곧게 차가운 눈을 보고 있지 않으면, 새벽안개 같은 잔잔한 슬픔이 담겨 있다고 오해할 것 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그렇기에 두려운 것이지.”
바르간과 에리카의 시선이 교차한다.
온전하게 두 눈동자가 보이자.
그의 눈이 꽁꽁 얼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평생을 빙산처럼 굳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 표면이 조금 녹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어째서?
바르간의 눈동자를 읽은 에리카는 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눈을 좁혔다.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로 비틀며, 도발이 담긴 말을 건넨다.
“누가 보면 고백이라도 하는 줄 알겠네. 갑자기 내가 좋아지고 그런 건가?”
“…걱정하지 말거라.”
바르간은 도로 에리카의 눈을 피했다.
오랜만에 그의 진실한 감정이 전달되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자신의 연약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린 그.
…분명 착각일 것이다.
착각임이 틀림없다.
그가 진중하게 말한다.
“그런 일은 없도록 할 터이니.”
“…….”
바르간은 그런 말을 뱉으며 한편으로는 다른 문장을 목 뒤로 넘겼다. 쉽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점차 사그라지겠지.’
약간은 낯선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극에 집중하며 지금의 분위기를 회피하려 들었다. 껄끄러움, 두려움, 부끄러움. 다양한 감정이 일었으나 가장 짙은 건 다른 감정이었다.
그날 이후로, 바르간이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그 감정이 에리카의 심정 바닥에 깔려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바르간과 약혼을 하고 5년이 조금 지났다.
오늘은 아주아주, 매우매우 중요한 날이다.
“흐, 흐흥~!”
13살의 에리카는 작게 콧노래를 부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부모님이 보시면 예의 없다고 혼나겠지만 그런 걱정은 뒤로 밀어 두었다.
짤막한 두 팔로는 혹시라도 놓치는 일 없도록 깔끔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들고 있다.
선물은 결코 크지 않았지만, 그녀의 체구가 워낙 작아 상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이걸로 바르간 님이 기분 푸셨으면 좋겠다!”
굉장히 밝고 아기자기한 목소리였으나, 에리카는 최근 걱정이 많았다.
걱정…만이 아니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
며칠 밤을 울음으로 지새우며, 눈이 지나치게 부어 만지면 불룩 튀어나오는 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다.
분명 아무 문제 없었는데.
분쟁은커녕 사소한 말다툼조차 단 한 번을 한 적이 없었는데.
바르간은 어리숙한 에리카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사납고 차갑게. 그녀를 밀어내고 있었다.
왜??라는 의문에 그는 대답해 주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을 보며 웃어 주던 따뜻한 미소는 차가운 겨울이 되었다. 부드러운 천과 같이 듣는 이의 귀를 감싸 주던 나긋한 목소리는 시퍼런 칼이 되었다.
그리고.
한겨울의 칼은 에리카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가 자신을 향해 욕을 입에 담았을 때는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것 같았고.
시종을 학대하는 모습을 봤을 땐 팔이 뜯긴 듯하였고.
주고받았던 편지를 눈앞에서 갈가리 찢어 버릴 때는 다리를 자른 것 같은 깊은 통각이 마음에 아렸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걸까….”
그러나, 에리카는 믿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가 자신을 향해 폭언을 일삼아도.
아랫사람을 험하게 다뤄도.
소중한 추억을 찢어 버려도.
이건, 잠시 지나가는 추운 계절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만 지나간다면 다시 원래의 그로 돌아와 따스하게 자신을 안아 줄 것이다. 에리카는 진심으로 바르간을 사랑했다. 시작은 동경에 가까운 어린 마음이었지만.
반년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3년이 되었을 즈음에는. 가문을 떠나 그 자체를, 바르간만을 바라며 주변 배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것을 보고, 고작 열 살을 갓 넘은 뭣 모르는 어린애의 서투른 감정이라고 부를지 몰랐다. 그녀가 봐도 자신은 무척 어렸으니.
하지만, 결코 깎아내리고 싶지 않았다.
매일 보고 싶고,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이 감정을 사랑이라 하지 않으면 뭐라고 명명한단 말인가.
바르간도 자신과 같다. 분명히 그랬다.
서로 감정을 공유하며 달콤한 말을 주고받던 5년이라는 시간이 거짓일 리 없다.
그래서 에리카는 바르간을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지금을 시련이라 받아들이고 꿋꿋이 기다리기로 했다.
도리도리.
에리카는 머리를 흔들며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내려 들었다. 윤기 있게 빛나는 그녀의 검은 머리칼이 흔들린다. 잠시 갈피를 못 잡는 그를 생각하면, 눈물이 올라오는 약한 마음이 들었지만, 숨과 함께 삼킨다.
오늘은 좋은 날이다.
밝은 모습으로 그의 생일을 축하하자.
그러기 위해서 어렵게 구한 선물이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마법사라면 누구라도 기뻐할 특별한 물건으로 어렵게 준비했다.
게다가 슈겐하르츠의 사람들도 지금 우리 저택에 와 있다. 눈물이라면 그들이 떠나고 흘려도 된다.
에리카는 다시금 결심을 마쳤다.
“그런데… 라일라는 어디로 간 거지? 포장 다 하면 바르간 님에게 보여 드리기 전에 봐준다고 했는데.”
에리카가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한 라일라는 그녀의 시종이었다.
항상 그녀의 옆에 붙어 다니며 고민을 들어 주거나, 대신 일을 해 주는 등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에리카는 넓은 저택을 돌아다니며 라일라를 찾아 헤맸다.
“여기도 없네.”
시종들이 모여 쉬는 방에도 없다.
“여기도 없고.”
에리카의 방에서 청소하는 것도 아니다.
“…으음.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에리카에게 있어 라일라는 단순한 시종이 아니다. 부모님과 같을 정도로 소중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바르간의 편지를 함께 읽은 것도 라일라였고.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인물도 라일라였다.
그녀가 아무런 말도 없이 에리카의 곁을 비운 적은 없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심지어 포장을 예쁘게 잘했는지 봐주기로 했는데 말이다.
“여기 있나…?”
에리카는 천천히 라일라의 방문을 열었다.
일하는 시간에 그녀 방으로 돌아간 것은 본 적이 없지만, 있을 만한 웬만한 곳은 다 돌아봤다.
밖으로 나가지 않았더라면 남은 장소는 여기뿐이다.
“라일라… 있어…?”
끼이익?.
문이 열리며 그 틈새로 방 안의 어둠이 에리카를 맞이했다. 어둠과 함께 그녀를 맞이한 건, 원인 모를 금속의 냄새였다.
“바르간 님…?”
에리카는 어둠에 먹혀 있는 자의 모습을 봤다. 그는 포식자와 같이 번뜩이는 안광으로 에리카를 내려 봤다. 한겨울에 내린 눈보다 차갑다.
?에리카가 들고 있던 선물 상자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상자 안에 들어 있던 푸른 광휘의 마석이 모습을 드러내 방 안을 밝힌다.
통증(痛症).
다시금 그 날카로운 칼날이 에리카를 덮치려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상하게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느낄 수 없었다.
“에리카인가.”
무신경한 바르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는 지금의 현장을 목격한 에리카를 보고서도 전혀 놀라지 않는다. 담담하게 그리고 싸늘하게.
“이 녀석이 나를 모욕하여 벌을 좀 주었다.”
주검이 되어 버린 라일라를 보고.
에리카는 비명을 지른다.
머리가 잘렸는지, 심장이 파였는지. 그 당시의 에리카는 더 이상 바르간에 대한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해 줘요….
***
넓은 극장 안.
그 공간을 채우는 인물은 고작 셋이었다.
바르간, 에리카.
그리고.
?인생에는 기회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기회의 바람을 잘 타면 황금빛 미래에 도달하지만, 놓치면 인생의 항로는 여울에 박혀 불행하기 마련이니.
무대에 서 있는 남성은 길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입꼬리가 늘어나 귀까지 찢어진다.
“아아, 참으로 명언이로다. 대체 그대는 누구인가. 누구이기에 이런 진리를 세상에 뿌리었으며 어떤 과거에 존재했는가.”
남성은 그가 사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극작가를 그리며 설치된 조명의 빛을 받고 있었다. 동작 하나하나가 크고 익살스러워 그의 모든 행동이 연극처럼 보였다.
천장을 올려보며 생전 보지도 못한 이를 그리워하던 남성은 고개를 떨궜다. 삐딱한 시선으로 객석에 앉아 있는 두 관중을 바라본다.
바르간과 에리카는 두 눈을 감은 채 잠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답다. 그대, 「성서」에 묘사된 것보다도 더욱 빛나는구나…!”
남성은 에리카를 가리켰다.
팔이 지나칠 정도로 길어 쭉 늘어놓으면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운명’이라 이름 짓겠다. 아름다운 그대, 그대는 누구이기에 이곳에 왔으며 어떤 기구함을 가지고 있는가.”
남성의 팔이 서서히 길어진다.
고무줄과 같이 늘어나는 팔은 잠든 에리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 다가간다.
그는 에리카의 눈물을 닦아서 핥을 생각이었다.
그녀가 어떠한 악몽을 꾸고 있는지, 어느 정도로 참혹한 과거를 되짚고 있기에 그리도 격한 감정을 담고 있는지 맛보기 위해.
응축된 눈물을 감미하기 위해.
“우리의 만남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구나. 서로 원망하는 가문. 서로 원망하는 종족. 하지만, 우리는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설령 그 끝이 비극이라 할지라도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겠다.”
남자의 손이 에리카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에리카의 얼굴에는 손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손가락의 그림자가 기괴하게 움직이며 첫 순간을 만끽하려 든다.
히죽이는 남자.
바로 닿기 직전까지 가까워진 손.
히지만, 이내 그 손은 눈물을 훔치지 못하고 일그러진다.
“끄아아아아아아???!!”
꽈드드드득??.
남자의 검지가 뒤로 접힌다.
중지, 약지, 새끼, 엄지. 모든 손가락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
계속 종이를 접듯, 접혀 들어간다.
손가락에서 시작돼 기다란 팔을 타고 올라간다.
팔목도 접힌다.
뚝? 뚝?
프레스기로 쭉 누른 채 반듯하게 접는 것처럼. 그의 몸은 비틀려 간다.
그 끔찍한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어 남성은 팔을 잘라 냈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나무에 벌레가 먹듯 몸통까지 이를 것 같았다.
?제법 훌륭한 연극이었다. 비록 나를 만족시키지는 못했으나 깐깐한 평론가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돌연 들리는 음성.
지극히 오만한 말이었다.
말하는 모양새가 자신 말고는 모든 이가 하찮고, 가치 없는 생물처럼 여기는 듯 느껴졌다.
남성은 입가의 비틀림을 더욱 구부렸다.
권능에서 벗어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놀람과 동시에 다른 사고가 함께 피어난다.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저 악당에 대한 분노심이 타오른다.
“뭐냐 네 녀석은…!! 뭐기에 악몽에서 깨어나 나를 방해하는 것이냐!”
저 남자는 성서에 적혀 있지 않았다.
본래라면 아름다운 그녀 홀로 이곳에 왔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판을 벌인 일을 뒤집을 순 없어 그대로 진행했다. 문제가 발생할 리 없었으니까.
‘권능’이다. 그분의 피를 받은 진득한 권능이란 말이다. 한낱 예비 용사 따위가 벗어날 수 있을 리 없을 터인데?!
한쪽 팔이 잘린 남성, 알티프는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상대를 죽일 것만 같은 눈을 하고 있다.
오만한 귀족은 하찮은 미물을 보는 멸시의 눈을 한 채, 남성에게 말한다.
“물음은 내가 한다. 너에게 허한 기억은 없다.”
“개소리를 지껄이는구나…!!”
“시끄러운 놈이군. 목소리를 낮출 필요가 있겠다. 그러다 내 약혼녀가 깨기라도 한다면 곤란하지 않으냐.”
지성체 알티프는 더욱 험한 인상이 되었다.
저 오만한 녀석이 자신의 인연을 보고 약혼녀라고 말하는 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참… 약혼녀가 이상한 놈들에게 인기가 많으니 걱정이구나. 내가 잠을 잘 시간도 없으니.”
스윽. 바르간은 외투에 꽂힌 손수건을 들어 에리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러자.
“이 녀석???!”
고함과 함께 남성이 달려들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기물을 파괴하며 일직선으로 달려든다.
바르간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작게 읊조린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잘못되었다. 크게 잘못되었어.”
바르간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국면에서 성을 내야 하는 인물은 네가 아니라 나이거늘.”
그의 눈이 한층 진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