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Bought the Female Lead RAW novel - Chapter (95)
악역이 여주인공을 구입했다-95화(95/350)
크라인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안에는 다른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마나의 기운이 득실거리지만 사람의 것이 아니다.
“다들 밖으로 나갔습니다. 교회에도 들른 것으로 아는데 못 보신 겁니까?”
바르간은 자연스럽게 그의 눈길을 읽어 말해 주었고, 크라인은 이러한 점 또한 불쾌하게 느껴졌다.
한번 안 좋게 보기 시작하니까 뭘 하든 좋지 않게 보이는 듯했다.
“사역마들이 꽤 꺼내져 있군.”
근처에는 바르간의 사역마로 추정되는 마물들이 빤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관심을 주지 않는 개체들은 털갈이하거나 곤히 잠을 잔다.
“사역마와 주기적으로 교감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이… 아, 하긴. 그런 것도 아닌가.”
바르간은 작게 웃으며 말을 삼켰다.
어두컴컴한 눈동자로 그 미소를 보았다.
이 역시 마땅치 않다.
“…나는 자네가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네.”
“그렇게 생각하신 까닭이 있을까요?”
과거를 떠올리던 크라인의 눈가가 순간 꿈틀거렸지만, 손으로 짓누르며 감고는 삭혔다.
이건, 그에게 있어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내 멘티 제안은 단번에 거절했지 않은가. 보통이라면 돌려서 말하거나 죄송스럽다는 반응이라도 보였을 텐데. 자네는 당당히 헤일리온의 이름을 들먹이며 나를 욕보였어.”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유감으로군요. 저는 크라인 님을 모욕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바르간은 진솔하게 대답한다.
그의 발언에 거짓은 담기지 않아 또렷하게 전해졌다.
“헤일리온 님을 택하는 게 나은 선택이라 그리했던 것이지, 아니었다면 크라인 님의 멘티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 당신의 사역술에는 제법 흥미가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자네는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한 사람이었군.”
크라인은 헤일리온과 자신을 비교 대상으로 간주하며, 마치 상품의 성능의 차이를 짚어 주듯 말하는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다.
헤일리온과의 차이를 체감하고 있어 더욱 그랬다.
바르간은 그가 기분이 상해한다는 걸 전혀 모르겠다는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다.
…뭐, 되었다.
어차피 멘토로 뽑지 않은 것을 탓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니.
주변을 다시 확인하며 사역마들의 상태를 살핀 크라인은 그들에게 특정한 명령은 내려져 있지 않음을 파악했다.
사역술만큼은 조예가 깊은 그다.
그럴 리는 없지만, 만약 바르간이 크라인이 올 것을 알고 그를 위협하기 위해 이들을 보란 듯이 배치해 놓은 것이었다면 이들의 반응을 통해 알아차렸을 터이다.
그는 너저분하게 펼쳐져 있는 마물용 물품 중에서 채찍을 집어 들고는 살폈다.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새것이었다.
“사역마는 참 좋아. 안 그런가.”
어느덧 감정을 얼추 정리한 그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 갔다. 이곳에 들어올 때만 해도 잔뜩 상기된 얼굴은 비교적 편안해졌다.
“사람은 귀찮아.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계라는 걸 형성해야 하는데 그걸 유지하는 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말아져 있던 채찍을 축 늘어뜨리자 뱀처럼 길게 바닥에 꼬리를 내린다. 가볍게 옆으로 휘젓자 탄력을 받은 채찍은 사납게 공기를 갈랐다.
“반면, 사역마의 관계는 아주 간단해. 말을 잘 들으면 상을 주고 듣지 않으면 벌을 준다. 이 둘의 조절만 다룰 수 있다면 웬만한 사역마들의 교육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야.”
“아예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군요.”
“아예 찬성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로군.”
바르간은 턱 끝을 잡은 채 눈을 천장으로 올리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명 작위적인 행동이었으나, 그가 하니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생각을 마친 그는.
“글쎄요. 감정론과 교육론에 관련된 이야기인지라 함부로 부정하기도 뭐하군요. 한데… 그런 이야기를 하러 오신 것 같지는 않고….”
“교회를 대신해서 진위를 확인하러 왔다네.”
“진위라…. 흠, 일단 들어 보겠습니다.”
대화가 이어진다면 한 사람은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할 만도 하건만 둘은 도저히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약간의 긴장감이 새벽안개처럼 옅게 깔려 있다.
바르간은 경청하겠다는 모습을 보인다.
“듣자 하니, 프릭칸리스크와 ‘계약’을 맺었다고?”
“예, 과정 자체는 일반적인 사역마와 계약할 때와 다른 게 없더군요. 저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닌, 쌍방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의 계약이라는 점은 다르지만요.”
“동등한 조건이라고? 푸흡, 프하하⎯!”
돌연, 올라오는 구토를 막는 사람처럼 입을 가리며 실소를 뱉어 대던 크라인은.
“거짓말! 지금 너는 거짓을 뱉고 있어⎯!”
격노하며 얼굴을 붉으락푸르락하게 만들었다.
마치 지킬과 하이드를 연상시키듯.
급변한 태도에 살짝 놀란 것처럼 눈을 뜨던 바르간은 곧 그 반응을 즐기며 묻는다. 목소리는 살짝 달떠 있다.
“거짓이라니요?”
“신수와 동등한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고?! 개소리도 그런 개소리가!”
그가 주장하는 바는 이와 같았다.
십이신수는 동등한 조건, 혹은 그 이상 상대방이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맺지 않는다.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람에게 개입하지 못한다는 불문율이 그들을 막아 세워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네 말이 옳다면, 지금 그 눈에 다른 이들의 사고가 그림처럼 보인다는 건가? 지금 내 속도 훤히 보이겠군?”
신수와 계약을 맺게 되면, 그 힘의 일부를 공유할 수 있다. 그 계약의 조건이 사람에게 유리하면 유리할수록 더 많은 힘을 제공한다.
“프릭칸리스크의 눈은 마물이든 사람이든 속내를 엿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 그럼 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걸 상상하고 있나? 어디 한번 대답해 보게!”
크라인은 화가 단단히 났다.
십이신수와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맺어?
그딴 게 가능했더라면 진즉에 했다.
어쩌면, 키메라에 프릭칸리스크를 넣으려고 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남편인 아인테른만 하더라도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런 망발이…!
지금 바르간은 자신을 욕보이는 걸 넘어 농락하며 이를 즐기곤 희롱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개소리를 입에 담을 리 없어!
“난처하군요.”
바르간은 턱을 잡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흠….’ 하고는 작게 소리를 냈다.
그러곤 묻는다.
“정말 입 밖으로 내도 괜찮겠습니까?”
“그래, 어디 한번 나불거려 보게. 내 똑똑히 들어 보지!”
바르간은 빙그레 웃었다.
그는 장난스레 말한다.
“우선, 화가 잔뜩 나셨군요. 그것도 상당히 많이.”
⎯뚝.
그 말에 잔뜩 흥분한 크라인의 뇌에서 무언가가 끊기는 것만 같은 소리를 들었다.
크라인은 요 며칠간 누적된 스트레스가 터져 나가듯 마법을 전개한다. 둥근 소환진에서 나타나는 건 기괴한 생김새의 사역마였다.
“장난이라면 치지 않는 게 좋을걸세.”
그것은 키메라였다.
사자의 얼굴을 하고, 말의 다리를 가졌으며, 와이번의 날개를 펼쳤다. 꼬리는 뱀으로 되어 자유롭게 움직여졌고, 피부는 갑옷과 같이 단단하였다.
바르간은 손으로 그의 행동을 제지하듯 막아서며 웃음을 흘렸다.
“저는 우선이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급하시군요.”
그럼, 이제부터 당신이 원하는 답을 드리겠습니다.
바르간은 그렇게 말하며 그를 차분히 살핀다.
“사나운 어미 백호가 한 마리 보이는군요. 옆에는 그 백호의 옆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과 새끼 백호가 있습니다.”
“뭐?”
크라인의 인상이 짙어져도 상관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어디선가 나타난 사냥꾼이 남성을 죽이고 새끼 백호를 데려가는군요. 어미 백호가 잠들어 있는 틈을 잘 이용했습니다.”
크라인의 동공은 점차 확대되고 있었지만,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 하며 바르간이 뱉는 일종의 구연동화를 들었다.
전부 듣고 나서야 판단이 제대로 설 것만 같다.
“욕심 많은 사냥꾼은 새끼 백호의 가죽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번엔 어미의 것을 노리려 합니다. 전에 도와줬었던 친구 사냥꾼과 함께 어미 백호를 사냥하죠.”
바르간은 가만히 서 있는 크라인에게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채찍을 뺏어 손잡이 부분을 거꾸로 돌려 잡았다.
뭉툭한 게, 마치 마이크와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사냥꾼은 그 사냥에서 친구 사냥꾼을 잃었지만, 그토록 원했던 어미 백호의 가죽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가죽으로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는 아주 행복한 그림 동화로군요.”
바르간은 히죽거리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쥐고 있던 채찍의 손잡이를 마이크처럼 그의 입 근처에 대었다.
감상을 듣고자 하는 사람과 같이.
“어떻습니까? 제법 비슷하지 않습니까?”
“…….”
“이 정도면 충분히 증명되었겠죠.”
크라인은 대답 대신 빠드득 이빨을 갈았고, 강하게 그의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친다.
손은 벌벌 떨리었으나, 눈만은 확실하게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사고가 칼이 되어 곤두서 있다.
이건 현 자신의 사고를 읽은 게 아니라…!
“너, 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떨리는 목은 거기서 나오는 소리조차 흔들리게 하였다.
“그딴 망상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잖아⎯⎯!”
그는 강하게 밀어붙인다.
바르간의 멱살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눈가에는 핏줄이 설 정도로 노려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는 불안한 본인의 심리를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로도 보였다.
“뭐가 그렇게 두려우신 겁니까?”
바르간의 말은 독침과도 같았다.
“제가 말한 동화에 나오던 사냥꾼의 비열함과 잔혹함에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죽은 백호와 주인이 불쌍해서 격한 감정을 표출하시는 겁니까?”
독을 바른 말은 크라인이 아인테른을 죽일 때 사용한 마비 독보다 훨씬 강력했고, 몇 시간 뒤가 아닌 즉효성이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의 음흉하고 간특한 죄가 들통 났음을 두려워하는 것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악당도, 악인도 아닌 그저 악인을 빙자한 폐기급 조연이라는 말이겠지요.
바르간이 그렇게 말하자.
“네 말은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지금 네가 한 개소리를 나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어!”
어쭙잖게 부정한다.
바르간은 그의 요청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 주었다.
“백호는 프릭칸리스크. 그 주인은 아인테른. 새끼 백호는 그들의 자식이죠. 이래도 모르시겠습니까?”
바르간은 심리적으로 그를 압박해 갔다.
아미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을 갑자기 이런 곳에서 듣게 되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그래서였을까.
“아니야….”
크라인은 바르간을 잡던 손을 풀곤 뒷걸음쳤고. 머리를 쥐어 잡는다. 그의 눈동자는 튀어나올 것처럼 앞으로 나왔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너무나도 시끄럽고 듣기 싫은 음성.
그는 실성한 사람이 되어, 비명을 지른다.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
치졸한 변명을 닮은 그것은 절규에 가까웠다.
그의 태도는 휙휙 바뀌어 갈대를 연상시킨다.
꼴불견이던 그는 이제 치졸하게 되었다.
“목소리… 목소리가 한 거야… 목소리가 한 거라고…!”
“구차한 변명이로군요.”
“프릭칸리스크를 생각나게 한 것도, 아인테른을 죽이라고 명령한 것도, 아이를 납치하라고 했던 것도, 전부 다! 목소리가… 몸 안에서 들린 목소리가 시킨 거였단 말이야….”
그 절절한 울음소리를 듣던 바르간은 차갑게 가라앉는다.
더는 그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실성했구나. 크라인.”
얄팍한 숨을 쉬기 바쁘던 크라인은 이를 딱딱거리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약이나 술 중독 증세가 오른 사람처럼.
극도의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실성? 미치긴 오래전에 미쳤지.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부터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가 한 게 아니야…. 나는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고… 정말이야, 믿어 줘 제발….”
그는 간절하게 떨고 있는 손으로 바르간을 잡으려 했고.
바르간은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고민하며 목소리에 담긴 차가움을 제거했다.
“네 안의 또 다른 인격이 너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 말이냐?”
“다, 달라… 그건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닌 별개의 것이야… 진짜야. 진짜야….”
“그래?”
바르간은 말한다.
그가 보였던 만행은 털어 냈다는 듯 상쾌하다.
“그래 좋다. 믿어 주도록 하지.”
자애로운 표정을 지은 바르간.
그를 긍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심시킨다.
다소 급격하게 태세를 바꾼 게 분명하나, 지금의 크라인은 한 줌의 희망이라도 잡고 싶었다.
“믿어… 믿어 주는 거야? 정말로… 믿어 주는 거야?”
“그래, 네게서는 진정성을 보았다.”
바르간은 온화한 톤으로 묻는다.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상대라 주의하며.
지금의 표정은 분명 성녀 디피엘리아에게서 훔쳐 온 기술이었다.
“그런 내가 너를 더욱 믿을 수 있게 도와다오. 오직 진솔한 대답만이 너를 구원할 수 있다.”
“어, 어떤… 어떤 게….”
“네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움직인 건 누구지?”
크라인은 갈등한다.
지금 여기서 이걸 말하는 게 옳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려 한다. 그러나. 그는 현재.
“그건… 내가… 내가 한 건 맞지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이는 바르간이 조금씩 걸고 있던 저주의 탓도 있었으나, 그의 심리가 극도로 불안했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는 이미 너무 망가져 있었다.
“그래?”
바르간이 빙그레 웃었다.
그러곤 주변에 널브러져 있던 마물용 인형의 눈을 뽑아 공중에 띄웠다.
그 구체를 마주하며 선포한다.
크라인에게는 이제 볼 장이 끝난 것처럼 시선을 주지 않았다.
『죄인 크라인은 제 죄를 알렸다!』
클래스전에서 모두를 도발하기 위해 사용했던 영상 마법. 그것의 발전 형태를 눈앞에 둔 채 바르간은 밝힌다.
『오로지 제 더러운 욕망 때문에 십이신수 중 하나인 프릭칸리스크를 죽이려 든 죄! 그녀의 남편이자 제 동료였던 용사 아인테른을 살해한 죄! 그들의 무고한 아이를 납치하여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죄!』
그 밖에도 여럿이 있었지만, 아미에 대한 정보를 여기서 뿌릴 필요는 없다.
바르간은 멍하니 사태를 읽어내려 하는 죄인 크라인을 향해 조소를 보냈다.
“…설마.”
그제야 크라인은 모든 일련의 행동들이 이해되었다.
이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은 영상 마법이 되어 송출되고 있었고, 크라인은 본인의 죄를 고백한 셈이었다.
그리고 방송이 될 장소는 아마.
현재 뒤르테문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광장…!”
『또한, 끝까지 입에 담지 않았으나 6곳의 마을을 파괴한 죄를 물어.』
크라인은 급하게 몸을 움직이며 마나를 뿜어 댔다.
그의 마나에 반응한 사역마 키메라는 공기가 주입된 풍선처럼 몸을 키우며 바르간에게 달려든다. 크라인도 마찬가지다.
“이 새끼가⎯⎯⎯!”
이를 본 바르간은 가볍게 코웃음 쳤다.
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용사의 직위를 박탈하고 사형에 처한다.』
“커헉…!”
건물이 무너질 듯 사방에서 구멍이 뚫리며 용사들이 덤벼들었고, 크라인과 키메라를 제압한다.
아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미리 준비되어 있던 그들은 오랜 경험이 쌓여 있는 베테랑이었고, 크라인에 못지않을 정도로 강하게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헤일리온 팀.
그리고 뒤르테문드의 소속, 크라인의 동료이기도 한 야닉의 팀 용사들이었다.
바르간은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가만히.
너무나도 수월하게 진행된 이번 이야기의 중간 결말을 맛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