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119)
40. 결승전 (2)
3.
‘이 새끼는 진짜 제대로 미친놈이야.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일관성이 있는 거지?’
스트리밍 닉네임, 켈베로스.
김허수는 방금 전 시아가 했던 말을 곱씹으면서 허탈하게 웃음을 지었다.
-게임에서의 중국은 소국일 뿐이라는 걸 알려 주겠다. 중국 따위는 게임 대국 한국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프로 게임 리그의 상위권 팀에 한국인이 몇 명이나 있느냐?
통역사 ‘메야’에 의해 완곡한 표현으로 통역되었던 말.
그 말에도 중국인 스트리머들이 발작하면서 달려들었는데, 허수는 그 표현이 메야의 임기응변 덕분에 순해진 표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김허수는 눈앞에서 이죽거리고 있는 시아를 향해서 말했다.
“너 진짜 괜찮겠냐?”
그러자 시아는 비릿하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다.
“네 걱정이나 하세요. 너 오늘 우리한테 지면 실직하는 거 아니냐? 아, 너 거기서 쫓겨나면 한국 와서 방송 시작해도 되겠다. 돈 벌만큼 벌었잖아? 너라면 특별히 내 크루에 넣어 줄 수 있어.”
“미친 새끼.”
“너도 만만치 않은 놈이야.”
시아는 방금 전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중국을 비하했다.
물론 김허수는 시아가 아무런 이유 없이 중국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중국 팀의 일원인 샤오후가 먼저 중국 언론에서 한국은 소국이며, 중국은 대국이기에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샤오후는 중국 내부에서도 상당히 열성적이고 파급력이 큰 스트리머.
김허수 그 역시 희야 티비에서 잘나가는 스트리머긴 했지만, 샤오후를 따라가진 못할 정도였다.
“저 방쯔가 뭐라는 거야?”
옆에 있던 샤오후가 김허수를 바라보면서 물었고, 김허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방쯔라니, 나도 한국인이다.”
“오, 대국의 은혜로 먹고사는 주제에 꼴에 한국인이라는 거지?”
“……너.”
“조심해라. 오늘 너 때문에 지게 되면 방송에서 널 대놓고 저격할 거니까. 다시는 위대한 중국에서 방송을 못 하게 만들어 주지.”
개개인이 방송을 켜고 있는 한국 팀과는 다르게 중국 팀은 희야 티비에서 독점으로 영상을 송출하는 중이었다.
따라서 팀원들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 상황.
게다가 이 샤오후는 희야 티비를 대표하는 초거대기업 스트리머기도 했다.
움직이는 대기업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고, 그만큼 지지해 주는 시청자층이 많았다.
김허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면서 샤오후와 시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지긋지긋하군.’
차라리 시아 같은 미친놈이 상대하기 더 편할 것이다.
[가이아 온라인> 시절을 떠올려도 그랬다.입은 더러웠지만, 단 한 번도 도전을 거절한 적이 없었던 시아.
김허수는 시아를 처음에는 이기적인 놈일 뿐이라 생각했으나, 최근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 스스로도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이 담긴 대회였다.
원래는 호승심에 시아를 끌어들이고자 했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국 한 가지를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외부인이었다는 걸.
샤오후는 그런 김허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이죽거리면서 말을 이어 갔다.
“[리그 오브 스톰>은 몰라도 [삼국영웅전>에서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다들 알겠지?”
“예, 형님.”
“알겠습니다, 형님!”
“맡겨만 주십시오. 대회에서는 치트를 사용할 수 없을 테니, 아마 저 악랄한 방쯔는 저희 몸에 손조차 댈 수 없을 겁니다!”
김허수를 제외한 나머지 동료들은 샤오후의 말에 신이 나서 소리쳤다.
그들에게 있어서 샤오후는 동격의 대상이나 다름없었다.
중국 팀의 유일한 한국인.
김허수는 기세 좋게 소리 지르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답답하게 숨을 뱉어 냈다.
시아가 치트 플레이어라고?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다른 건 인정하지 못해도, 시아가 지니고 있는 게임 재능만큼은 진짜였다.
특히 상대방을 분석하는 능력만큼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
[가이아 온라인> 때도 마찬가지였다.처음 시아와 싸웠을 때는 그나마 붙을 만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격차는 순식간에 불어났으며,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패턴을 완벽히 파악당했기 때문이었다.
김허수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한국말로 한마디 내뱉었다.
“……보나마나 졌군.”
자만심은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시아를 단순히 운이 좋은 놈, 치트를 쓰는 놈으로 생각하는 순간 이미 패배는 결정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라도 1인분을 해내는 것뿐.
[경기가 시작됩니다!] [금지할 영웅을 선택하십시오!]어느새 시스템 메시지창들이 눈앞에 떠오르기 시작했고, 1경기인 [리그 오브 스톰>의 막이 오르는 중이었다.
김허수는 그 메시지창을 바라보면서 답답한 숨을 내뱉었고, 곧 팀의 탑 라이너인 홍첸에게 말했다.
“무리하게 상대방 탑 라이너랑 교전하지 마.”
그러자 방금 전까지 샤오후에게 아부를 하고 있던 홍첸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한국 서버에서 10위도 못 드는 놈에게 덤비지 말라고? 나 중국 서버 3위야. 너 첩자야?”
승리를 위해서 필요했던 유일한 조건.
그러나 팀원은 승리의 원동력을 스스로 버렸고, 오만한 표정으로 김허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허수는 그제야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올해로 스트리밍 계약이 만료였지?’
이번 결승전이 파국으로 향하게 될 거란 건 의심의 여지도 없어 보였다.
그렇게 김허수는 본인의 영웅을 선택하면서 천천히 미래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4.
-중국 챌 3위?ㅋㅋㅋㅋ
-어림도 없지!
-지금 당장 상대방 탈주해도 무죄다
-저 새끼 어뷰징 아님? 일부러 그냥 대주는 것 같은데?
-아니ㅋㅋ 평타도 못 때리면서 왜 딜교 걸어 주냐고ㅋㅋ
-저거 중국 챌 대리로 단 거 아님?
-챌린저도 대리 가능함?
-ㅋㅋㅋ돈으로 적 어뷰징 싸그리 구매한 거 아니냐?
“EZ. EZ. 헤이. EZ. Do you know EZ? You so EZ!”
많은 기대 속에서 시작된 1라운드 경기.
중국 팀은 현 챌린저로만 이루어진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5분이 경과한 지금 9 : 0의 처참한 스코어로 압박당하는 중이었다.
9킬 중 5킬이 탑 지역에서 발생했다.
탑 라이너 솔킬 2번에, 도와주러 온 적의 정글러와 미드 라이너가 우리 팀의 반격에 의해 탑과 함께 허무하게 사망했다.
거기에 탑 쪽에서 2킬을 챙겨 간 정글러 저스트 두잇 님이 바텀에 연달아 2번의 갱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크게 기울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건 한국 서버에서 다이아 랭크인 킹종우 님과 커물쥐 님의 활약이었다.
킹종우 님은 먼 옛날 챌린저 출신의 피지컬을 마음껏 뽐내면서 날아다녔고, 커물쥐 님도 챌린저 서폿인 혜성 님과 함께 기량을 아낌없이 펼치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일심동체.
이미 기세를 탄 한국 팀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득을 굴리는 중이었고, 그 앞에서 중국 팀은 빠르게 분열되고 있었다.
팀 결속력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상황.
솔로 랭크의 플레이는 팀 게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꾸준히 상대방을 놀려주는 것과 동시에 맵을 살피면서 빠르게 저스트 두잇 님과 소통을 이어 갔다.
“적 정글 이제 곧 탑 쪽 정글에서 파밍할 테니, 킹종우 님이랑 함께 아예 적 정글 먹어 버리죠.”
“좋습니다.”
“쟤네 이미 멘탈 나갔어요. 슬슬 못 박아 볼까요?”
팀 보이스를 통해서 소통을 계속한 다음, 천천히 탑 타워를 압박하면서 기분 좋게 웃음을 지었다.
첫 경기부터 만족스러운 흐름이었다.
미리 조사했던 대로 중국 팀의 탑 라이너 홍첸은 본인의 피지컬을 맹신하는 부류였다.
이런 플레이어들이 꽤 있다.
본인의 피지컬을 믿고 슈퍼 플레이를 펼치는 플레이어들.
하지만 명확한 단점도 역시 존재한다.
피지컬을 통해서 엄청난 변수를 창출해 낼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그 변수가 악수가 될 가능성도 존재했다.
자신감이 팀을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
[리그 오브 스톰> 같은 팀 게임에서는 그 오만함이 끔찍한 균열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다.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나는 뒤늦게 정글로 백업 온 적의 탑 라이너 홍첸을 바라보면서 기분 좋게 말했다.
“Top Gap. Agree?”
-ㅌㅊㅇㅌㅊㅇ
-(대충 꽃게가 ㅌㅊㅇ들고 있는 영상).
-탑 차이 ㄹㅇㅋㅋ 반박시 롯알못
-솔킬 빼고는 전부 정글 불러서 한 건데 무슨 탑 차이임ㅋㅋ 그냥 정글 차이가 X오지는 것 같은데
-이판 오더 우리악이 했는데 무슨 정글 차이임ㅋㅋ
-저빡이들이 왜 여깄누? 니들 동네 가서 놀아라!
내가 탑 차이라고 명백하게 도발해 주자 아주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채팅창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저 녀석들은 내가 잘하고 말고에 딱히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녀석들의 주 관심사는 ‘상대방에게 얼마나 모욕감을 줬냐?’라고 해야 할까?
뭐, 적어도 저렇게 매운맛은 보여 줘야 내 시청자라고 할 수 있지.
나는 씨익 웃음을 지으면서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일방적인 학살이 이어졌고, 마침내 중국 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백기를 들었다.
[상대 팀이 만장일치로 항복을 선언하셨습니다!] [승리!]그렇게 1라운드 경기는 일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고, 나는 동료들과 함께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다.
“쥐애애애애앤장! 시아! 믿고 있었다구! 탑 차이 딱대!”
잔뜩 신이 난 커물쥐 님의 리액션과 함께 팀원들은 서로를 칭찬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일명 그루밍.
서로를 칭찬해 주면서 유대감을 상승시키는, 팀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오우쉣! 시아 님,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예? 저 같은 팀원을 두게 된 여러분들 덕이라는 건데요.”
“우우욱!”
“솔직히 인정이죠.”
“중국 17분 컷!”
분위기가 아주 좋군.
1경기가 끝나자마자 잠시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오늘 우리가 수행해야 할 경기는 최대 5경기.
다음 경기는 중국 팀의 주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영웅전>이었다.
5명이 팀을 이루어 동시에 수행하는 [리그 오브 스톰>과는 다르게 [삼국영웅전>의 [일기토> 모드는 철저히 변수가 배제되어 있었다.
경기 전 몇몇 방구석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승리 확률은 거의 영에 수렴했다.
-삼국영웅전은 솔직히 버리는 게 맞지 않을까?
-ㅇㅇ…… 전부 롯돌이들이라서 다른 게임은 잘 못하지 않냐?
-그래도 피지컬들이 있는데……
-경험이 없잖아? 삼영전은 경험 없으면 상대방 기술도 제대로 못 피함
-버려야지 뭐
-5경기까지 가서 [리그 오브 스톰>으로 결정내야 함
-3경기에서 지면 걍 끝나는 거 아님?
-한국인이라면 제발 응원 좀 합시다
‘국뽕미션맨’ 님께서 1,0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야, 시아. 선금 넣을게?]“크으으으, 국뽕 회장님! 100만 원 후원 감사드립니다.”
“와.”
“초거대 기업 클래스……”
“이것이 글로벌 기업의 힘인가?”
성수 형님이 큰돈을 쾌척해 준 덕분에 분위기도 산다.
나는 시청자들의 채팅을 확인하면서 슬쩍 웃음을 지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시청자들의 말대로 [리그 오브 스톰>을 확실하게 챙겨 가는 방법이 승산이 가장 높긴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거다.
“음, 다음 경기 순서부터 정해야겠네요.”
“그렇겠죠?”
“다음 경기는 삼영전이니까 큰 욕심 내지 말아 봐요. 멘탈만 잘 잡도록 하죠.”
나를 제외한 나머지 방송인들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도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었으니, 절대로 욕할 수는 없었다.
이기지 못할 경기에 굳이 연연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팀원들을 바라보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꺼냈다.
“제가 마지막 순서로 나갈게요.”
“편한 대로 하세요!”
“그러시죠.”
휴식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빠르게 작전 회의를 끝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삼국지영웅전>을 실행시키면서 곧바로 다음 경기에 임했다.
1라운드의 참패를 설욕하고 싶은 것일까?
[삼국지영웅전>의 대기실에서 마주한 중국 측 인원들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몇몇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 봐서는 대장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저 콧수염이 나머지를 혼낸 모양이다.
샤오후라고 했었지.
나는 샤오후를 잠시 바라본 다음, 다시 시선을 돌려 그 옆에 있던 허수를 쳐다보았다.
허수의 표정도 처음 만났을 때와는 좀 달라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잔뜩 날이 서 있는 얼굴이었는데, 지금의 표정은 그렇게 편안해 보일 수가 없었다.
“득도라도 했냐? 얼굴 너무 편안해 보인다?”
그러자 허수가 피식 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귀여운 자식.
“좋습니다. 2경기를 곧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성 캐스터님은 곧바로 경기를 시작했고, 곧 이어 2경기 [삼국영웅전>이 시작되었다.
2경기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중국 측에서는 [삼국영웅전> 공식 랭킹 2위인 샤오후가 첫 번째 선수로 나섰고, 샤오후가 선택한 [관우>의 언월도에 의해서 나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이 허무하게 패배했다.
어떤 게임이든지 피지컬로 극복할 수 없는 경험의 차이가 있는 법이다.
만약 한국 팀에게 [삼국영웅전>을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졌다면, 상황은 지금과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 와서 아쉬워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그저 이 상황을 즐기면 될 뿐이다.
나는 [여포>를 선택한 뒤, 한국 팀의 마지막 선수로서 경기장에 입장했다.
그리고 가볍게 숨을 뱉어 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아쉽게도 닉네임은 바뀌었네.”
‘Taiwan No.1’이었던 내 아이디는 ‘NoName’으로 수정되어 있는 상황.
운영진 측에서 신고로 인해서 변경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쉽군.
더 강하게 도발해 줄 수 있었는데 말이야.
“흐하아아아압!”
샤오후는 잔뜩 흥분한 기색으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영웅 [관우>의 돌진기인 [청룡승천>.
그러나 나는 비릿하게 웃음을 지으면서 가볍게 내 방천화극을 내리쳤다.
“패도.”
콰아아아아앙!
허세와 오만으로 가득 찬 저 녀석은 언제나 큰 동작으로 스킬을 시전한다.
이펙트와 위력이 강한 대부분의 스킬들이 그렇듯, 저 화려한 돌진기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정확하게 우측 어깨에 빈틈이 생기는 것.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푸우우우욱!
적의 그 빈틈을 뚫고 적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
-어?
-뭐야 지금
-어떻게 막았누?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어깻죽지 그대로 오른팔을 날려 버린 뒤, 바닥에 쓰러진 샤오후의 상체를 발로 짓밟았다.
그리고 녀석은 이해하지 못할 한국말로 귓가에 친절하게 속삭여 줬다.
“사람들이 가장 흥분하는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야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압도적이거나, 슬프거나, 훈훈하거나.
아니면.
“극적인 언더독의 반란. 이거에 다들 미치거든. 혹시 역 스윕이라고 들어 봤어?”
모든 건 내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그 계획의 종지부를 화려하게 기록하는 것.
나는 녀석의 등을 짓밟은 채로 방천화극을 강하게 꽂아 넣었다.
그리고 서서히 먼지가 되어 가는 샤오후를 향해서 나른하게 말했다.
“오늘 정말 재미있는 하루가 될 거야. 기대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