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141)
47. 착하게 살자, 제발 (3)
5.
모든 인원들이 캡슐방에 입장하였으며, 참가하지 않는 시청자들은 알바생들이 미리 준비해 둔 자리로 향했다.
장사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니었다.
애당초 내가 이곳을 5시간 동안 통째로 대여했으니까.
원래라면 엄청난 자본이 소요될 테지만, 이 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여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말이 5시간이지, 컨텐츠는 그렇게 길게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시청자들을 모아 둔 채로 빠르게 오늘의 이벤트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늘 우리가 플레이할 게임은 알다시피 [GTB 온라인>이야. 사전에 미리 서버를 대여해 뒀고, 세팅도 끝내 둔 상태야.”
아마 이곳의 알바생들이 고생 꽤나 했을 것이다.
참여자들이 이용할 캡슐을 하나하나 설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설 서버에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며, 지금부터 룰을 설명하도록 할게.”
처음에는 마피아 게임을 구상했었다.
그러나 곧 그 아이디어가 매끄럽게 흘러갈 거란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마피아 게임은 진행자를 비롯한 각종 장치가 필요한 모드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다음 대책을 마련했다.
우리 집의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진혁이과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게임.
그것은 바로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놀랍도록 단순한 규칙의 게임이었다.
“게임이 시작되면 나와 게스트들은 너희들 사이로 숨어들 거야. 게스트 각각마다 걸려 있는 상품이 다르고, 나를 잡을 시엔 1년 구독권과 함께 피닉스사에서 제공해 주는 보급형 캡슐이 주어질 예정이야.”
“캡, 캡슐?”
“우와아아아!”
“우리악! 도대체 스케일 뭐냐고!”
피닉스 인피니티 모델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피닉스사 측에서도 재고로 남아 있던 캡슐 중 하나를 흔쾌히 이벤트를 위해 기증해 줬을 뿐이다.
나는 열화와 같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빠르게 룰 설명을 이어 갔다.
“게임 제한 시간은 총2시간. 그사이에 너희들은 게임 속의 LA에서 돌아다니는 나와 게스트들을 전부 잡아야 해. 전부 잡을 경우 모두에게 5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질 거고, 반대로 너희들이 우리를 못 잡을 경우에는…… 미안하지만 미튜브의 희생양이 되어 줘야겠어.”
숨바꼭질과 술래잡기를 반반씩 스까둔 것 같은 룰이다.
이렇게 보여도 이 컨텐츠는 진혁이가 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해 준 컨텐츠다.
[GTB 온라인>은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높은 게임.따라서 나와 게스트들이 마음먹고 변장을 한다면 얼굴만으로 우리를 잡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게임의 밸런스를 위해 하나 추가된 룰이 존재했다.
“나와 게스트들은 15분마다 1명씩 참가자들을 죽여야만 해. 죽이지 못할 경우, 시민들의 지도에 위치가 밝혀지게 될 거야.”
이 정도 페널티는 있어야 저쪽도 할 만하지.
캡슐 앞에 서 있는 악질단들은 내 설명이 이미 귀에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번 팬 참여 컨텐츠에 걸려 있는 상품들을 보면서 벌써 침을 질질 흘리고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만족스럽게 웃었다.
상품들은 전혀 아깝지 않다.
미튜브 각만 잘 잡힌다면, 이 정도 출혈쯤이야 거뜬하지.
아! 맞다, 마지막으로 전달할 룰이 하나 더 있었구나.
“너희들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혹시 모를 방플에 대비해서 모든 참가자들은 트위팟에서 방송을 송출하게 될 거야.”
전문 스트리머 모듈이 장착된 캡슐들은 아니라서, 다양한 방송 기능을 활성화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플레이만 송출되면 충분했다.
게다가 그들의 캡슐을 통해서 각자의 플레이가 녹화된다면, 차후 내 편집자가 영상을 편집할 때 아주 훌륭한 소스가 되어 줄 것이다.
내 말에 시청자들은 웅성거리면서 소란스럽게 떠들었지만,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관종들이라 그런지 본인 시점이 방송된다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재미있는 영상 각이 잡히면 차후 악튜브에 올릴 영상에 편집해서 집어넣을 거야. 그렇게들 알고 있어.”
“우오오오!”
“본인 방금 악튜브에 영구 박제되는 상상함. 그런데 어림도 없지! 통 편집!”
“어머니! 아들내미 미튜버 될 것 같아요!”
뚜렷한 개성만큼이나 반응도 제각각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다들 미쳐 있다는 것 정도다.
나는 그렇게 모든 룰을 시청자들에게 말한 다음, 곧바로 몸을 돌려서 게스트들을 쳐다보았다.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저희들 사이에서도 등수를 정하면 더 재미있겠죠?”
“무슨 등수?”
“제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에게는 백화점 상품권 100만 원이 주어질 겁니다. 이건 SD 코퍼레이션의 대표인 이성수 대표님께서 사비로 후원해 주신 거예요. 스트리머들끼리도 재미있게 놀라고.”
“크으…… 성수 형님의 배포란.”
“다르긴 다르네요.”
성수 형도 원래 오늘 이 자리에 모시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외국 출장으로 인해서 오지 못하셨다.
[가이아 온라인 클래식>의 해외 판권 문제를 협의하러 간다고 하셨던가?그날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설렌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나는 동료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들 캡슐 들어가시면 방송 켜세요. 특별히 게스트들에게는 스트리머 모듈이 임시 설치된 캡슐을…….”
“아냐.”
“오늘 주인공은 넌데 우리가 굳이 그래야겠어?”
“우리 그냥 손님으로 온 건데, 뭐.”
그들은 전부 손을 내저으면서 사람 좋게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그들을 향해서 칼같이 선을 그어 줬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죠.”
“너 뭐야? 지금 우리 의심하는 거야? 나영아, 얘 좀 봐! 동료도 못 믿어!”
“그러게요.”
“저 자식이 원래 그렇죠, 동수 형님. 크게 신경 쓰지 마십쇼. 원래 자기밖에 생각 안 하는 놈이잖아요?”
허수 녀석은 또 이때다 싶어 나에 대한 비방을 시작한다.
나는 수군거리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최대한 인자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했다.
“아시겠죠?”
“아니, 오늘 피곤…….”
“뭐, 안 켜고 하셔도 되는데, 그 경우에는 백화점 상품권이 사라진…….”
“……피곤할 뻔 했는데, 그래도 방송을 켜겠다고. 나 칸이야! 어? 열정으로 방송하는 사람이라고!”
동수 형을 시작으로 나머지 동료들도 피식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제 슬슬 게임을 시작해 볼까?
“컨텐츠 시작한다.”
그 말과 함께 캡슐로 접속한 다음, 스트리머 모듈을 활성화시켰다.
[저장된 플랫폼 [트위팟>] [[스트리머 시아>의 정보를 확인합니다!] [방송을 시작합니다. 5…… 4…… 3…… 2…… 1!] [송출이 시작됩니다.]-샤하
-오늘 레전드 방송이라는 소문 듣고 달려왔습니다!
-ㅋㅋㅋㅋGTB 온라인!
-와! GTB 아시는구나!
-현기증 날 것 같으니까 빨리 게임 시작해!
수없이 내려오는 채팅들.
그사이로 후원 하나가 터져 나왔다.
‘집돌이는울고 있다’ 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번 팬 미팅은 지난 팬 미팅에 비해서 어떰?]그 말에 나는 숨을 가볍게 뱉어 내면서 대답했다.
“늘 그렇듯이 지랄 같지. 오늘의 그 지랄 같은 마지막 컨텐츠, GTB. 일명 ‘시아와 시아의 졸개들을 잡아라!’. 지금 시작합니다.”
6.
-쟤네들 방플하면 어떻게 함?
-ㅋㅋㅋㅋ그럴 줄 알고 미리 전부 방송 송출되고 있다던데
-ㄹㅇ이네 검색해 보니까 [시아 팬 미팅 참가> 카테고리 다 걸려 있음
-캬ㅋㅋ 철저하네
-그래도 좀 그렇다…… 우리 왜 안 믿어 주냐…… 우리 착한 사람인데……
“너희를 믿을 바에는 그냥 차라리 혀 깨물고 죽는다.”
세상에서 절대로 믿지 말아야 할 녀석들이 바로 저 악질단이다.
언제나 나를 향해서 환호를 보내 주는 악질단들은 기회만 된다면 내 등 뒤에 칼을 꽂고도 남을 놈들이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빠르게 커스터마이징을 끝냈다.
내가 시청자들과의 내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침을 질질 흘려 대면서 나만 찾아다니는 끔찍한 놈들을 피하고, 최대한 들키지 않게 한 놈씩 보내야 했다.
“휴우.”
오늘의 커스터 마이징은 아주 무난한 안경을 쓴 백인 남성이었다.
미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흔한 백인 남성.
게다가 드레스 코드는.
-갑자기 사과가 존나게 땡기네
-어…… 음
-그립습니다……
-앱붕이들 전부 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의 드레스 코드와 비슷했다.
검정색 목폴라에 청바지.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을 컨셉으로 잡고 커스터마이징을 완료했다.
이렇게만 해 준다면 NPC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도 쉽게 분간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만족스럽게 커스터마이징을 확인한 다음,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잠시 후.
[[로스엔젤레스>가 당신을 기꺼이 맞이합니다!] [자유와 낭만이 살아 있는 [GTB 온라인>! 이곳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건 오로지 당신입니다.] [사용자 설정 모드가 활성화됩니다.] [당신의 위치 공개까지 남은 시간 : 14분 52초.]내가 입장하자마자 곧바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빠아아아앙!
곳곳에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NPC들이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
현실이나 다름없는 완벽한 가상현실이 구현되어 있었다.
지난번에는 단순한 [습격> 모드였기 때문에 [GTB 온라인>의 이런 면모를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다.
[GTB 온라인>이 인기가 많았던 건,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NPC들의 개성이 확실했기 때문이다.다만, 한국 버전에서는 이런저런 고충이 존재하기는 했다.
“헤이, 뷔치!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에이~ 맨, 나랑 같이 떨 하나 하러 갈래? 뭐? 떨이 뭐냐고? 홀리 쉿! 대마초 말하는 거잖아!”
완전한 번역이 아니라, 몇몇 부분은 영어 원어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
번역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제대로 맛이 간 녀석인 건 틀림없었다.
-크으 미국 본토의 감성ㄷㄷ
-아아, 여기가 햄버거의 나라입니까?
-ㅋㅋㅋㅋ빨리 사건 좀 터졌으면 좋겠다
-오늘 팬 미팅 레전드라던데ㅋㅋ
-ㄹㅇㅋㅋ 나도 오늘 꼭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
팬 미팅에 대한 인증샷이나 글 들이 커뮤니티에 이미 올라온 것 같다.
뭐, 좋다.
덕분에 시청자의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게스트들에게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이 특별히 지급되어 있는 상태.
이걸 이용해서 빠르게 참가자들의 숫자를 줄여 나가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애로 사항이 하나 발생한다.
나와 게스트들이 시민처럼 분장해서 스며들어 있는 것처럼,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고한 NPC에게 총질을 해 댔다가는 바로 경찰이 출동하고, 나는 도망치다가 아웃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확실히 우리들에게는 불리한 룰.
하지만 원래 불리한 걸 극복하는 맛이 쏠쏠한 법이다.
좋아, 슬슬 움직여 볼까?
“15분 안에…….”
그때였다.
앞쪽 사거리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일단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고, 곧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오! 님. 진짜 커마 빡세게 잘하셨네요? 디테일이 좀 살아 있으신 것 같은데.”
“팬티 무슨 색 입음?”
“우리악이 첫 방송할 때 입었다는 검은색 팬티 입었어요.”
“오! 저는 우리악 복귀 방송할 때 입었던 줄무늬 팬티 입었는데, 보여 드릴까요?”
“쿠쿠쿠, 님들, 제 팬티 보셈.”
“와!”
“오늘 우리악이 입었던 팬티 슬쩍 커스터마이징 해 봄.”
말도 안 되는 저 세상 대화.
거기다가 더 충격적이었던 건,
“……저거 나잖아.”
그곳에는 7명의 [시아>가 서로의 팬티를 자랑하면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제대로 미쳐 버린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