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152)
51. 악플과의 전쟁 (2)
3.
-다 벙어리가 되어 버렸누ㅋㅋ
-키보드만 처대는 새끼들이 뭐 그렇지
-님들 각도 조심하세여ㅋㅋ 저 사람들한테 욕 박으면 밴당할 수도 있음
-애초에 졸렬하게 뒤에서 욕이나 박던 놈들임ㅇㅇ 욕먹어도 쌈
-요새 다른 대기업 스트리머들 스트레스 받아서 휴방 길게 하던데…… 제발 무작정 악플 다는 새끼들 다 뒤졌으면 좋겠다.
대기업 스트리머.
다른 스트리머들에 비해서 시청자 숫자가 많고, 다수의 구독자 숫자를 보유하고 있는 스트리머들을 의미한다.
시청자들이 말하는 대로 최근 꽤 많은 숫자의 스트리머들이 장기 휴방에 들어갔다.
이유야 간단했다.
스트레스로 인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기 때문이다.
같은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그 누구보다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눈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참가자들을 바라보면서 나른하게 말했다.
“다들 편하게 하시라니까요? 미션 먼저 완수하시는 분들께는 제가 상금과 상품을 드릴 거예요. 자, 어느 조부터 하실래요?”
총 7개의 조.
합의에 다가 상금까지 준다는데, 뭐 저렇게들 망설이는지.
아마도 본인들이 달았던 댓글이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본인과 함께 온 다른 사람들의 댓글이 어느 수준일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욕을 내 앞에서 하려니 입이 안 떨어지는 거겠지.
내가 야심차게 준비한 컨텐츠가 고작 이런 식으로 망가지는 꼴은 볼 수 없었다.
본인들이 못 하겠다면, 내가 직접 시켜 주면 되는 거지.
“공평하게 사다리 뽑기로 정하죠.”
이럴 줄 알고 미리 사다리를 준비해 뒀다.
웃음을 지으면서 곧바로 사다리 프로그램을 실행시켰고, 순식간에 순서가 정해졌다.
가장 첫 번째로 나서는 조는 6조.
남학생 1명이랑 26세의 남성 1명으로 구성된, 평범한 조였다.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다 죽어 가는 표정이었다. 누가 보면 도살장에 끌려나온 줄 알겠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후 본게임에 들어가겠습니다. 다들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반성하는 의미로 이렇게 제 초대에 응해 주셔서 참 기뻐요.”
협박에 의한 컨텐츠가 아니라는 점을 이렇게 미리 깔아 두어야 나중에 시끄러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도 막을 수 있고.
오늘 컨텐츠의 참여자들은 모두 타의가 아닌 자의로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다.
나를 향해 무차별적인 비방과 온갖 욕설을 써 내려간 건 쉽게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괘씸했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 오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용기를 낸 사람들이다.
오늘 내가 내 주는 미션을 잘 수행해서 악튜브 영상만 잘 뽑아 준다면, 진짜 대인배의 마음으로 용서해 줄 생각이었다.
내 말을 들은 6조의 2명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남학생이었다.
“광휘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인 이범석이라고 합니다……. 제, 제 잘못들을 바로잡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멸치, 안경, 흠……
-누가 봐도 ‘그거’ 맞지?
-ㅇㅇㅇㅇ
-야 그런데 아무리 ‘찐’이라고 해도 용기 있게 여기까지 나온 건 ㅇㅈ해 줘야지
-적어도 불효자는 아니네ㅋㅋ
-우리악이 어지간한 합의금 아니면 진짜 합의 안 해 줄 것 같던데
-나중에 자식 낳으면 키보드 압수해야겠다
-ㅋㅋ자식은 낳을 수 있고?
학생의 간절함이 담긴 말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오늘 참가자들에 대한 여론은 전체적으로 안 좋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악질단들도 내가 어지간하면 악플러들을 내버려 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고소를 했다는 건, 선을 넘어도 아주 심각하게 넘었다는 것.
언제나 나를 욕하던 악질단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아침에 슬쩍 트게더를 가 보니 ‘우리악은 우리만 욕하는 거다ㅇㅇ’, ‘선도 못 지키는 새끼들은 악질단의 자격이 없다’, 이런 게시 글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
그것만으로 충분히 여론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칫하다간 이곳이 공개 처형장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이 컨텐츠 내내 내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었다.
“좋습니다, 범석 군.”
그다음 차례는 26살 남자.
안경은 쓰진 않았지만, 덩치는 어마어마한, 소위 말하는 ‘파오후’의 느낌을 주는 남자가 시선을 내리깔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26살 강지원……이고요. 취업…… 준비생입니다.”
“군대는 다녀오셨습니까?”
“공익……이었습니다.”
“사유는 굳이 묻지 않겠습니다.”
대충 짐작 가니까.
그렇게 간단한 자기소개 시간이 끝난 후, 곧바로 본게임이 시작되었다.
나는 미리 출력해 둔 악플 목록을 그들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 종이에 적힌 건 상대방이 작성했던 악플들의 내용입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 3개의 악플을 선정했고, 모두 읽기만 한다면 미션 클리어입니다.”
“이, 이걸 입으로 읽어야 하나요?”
종이를 확인한 26세, 강지원이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그걸 굳이 말해 줘야 되나?
“당연하죠. 오늘 그거 읽게 하려고 님들을 부른 건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한쪽 구석에 배치시켜 둔 대형 망치를 만지작거렸다.
그립감이 짝짝 달라붙는다.
그 모습을 목격한 강지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대답했다.
“저, 저는 못 해요.”
“왜 그러시죠?”
“시아 님이…… 그걸로 저 죽이시면 어떻게 합니까?”
“당신이 쓴 댓글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겁나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미 출력하면서 악플 한 번씩 확인했었으니까. 그냥 편하게 읽기만 하시면 됩니다.”
용기를 내는 자,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였다.
“솔직히 시아 저 개새끼 진짜 볼 때마다 존나 띠겁지 않냐? 쓸데없이 군부심 존나게 부리는 새끼잖아. 뽀록으로 방송 한 번 떳다고 너무 나댐. 길가다가 만나면 주먹으로 뚝배기 존나 깨부수고 싶음. 참고로 본인 MMA 체육관 3년 다닌 사람인데, 시아처럼 생긴 새끼들 특징이 현실에선 X밥임.”
강지원 씨가 망설이고 있을 때, 범석 군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했다.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욕.
그와 동시에 안 그래도 흙빛이었던 강지원의 얼굴색이 시체처럼 변해 갔다.
나는 그 오묘한 분위기를 마주하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네? 범석 군, 계속 읽어 봐요.”
4.
고소로부터 시작된 컨텐츠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있었다.
오늘 방송은 욕이 가능한 터프 방송.
컨텐츠의 특성상 과격한 부분이 많은 탓에 트위팟 코리아의 운영자들 중 두 명이나 내 방송을 검열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성재 씨에게 미리 공문이 내려왔다고 하니, 각도기를 제대로 잡을 필요가 있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만큼 과격한 표현은 쉽게 흘러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 그…….”
“왜 말을 못 해요. 빨리 읽어 보라니까요?”
“……죄송합니다. 흐으으으윽, 정말 죄송합니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눈물까지 흘리면서 읽는 걸 포기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기분으로 혀를 찼다.
분명 본인이 쓴 댓글은 아니었음에도, 그들은 쉽사리 대본을 읽지 못하고 있었다.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들 정도의 욕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소를 결심한 대상자들의 공통점은 하나뿐이었다.
선을 넘는 패드립.
양심이 있고, 인간성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패드립을 현실에서 쉽사리 내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지간한 욕도 그냥 넘어가 주는 나조차도 용서하기 힘든 수위의 욕밖에 없었다.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악플을 왜 달아ㅋㅋ
-현실에서는 찍소리도 못 하는 주제에
-인생은 실전이다, X만아!
-근데 솔직히 쟤네 별로 불쌍하지도 않음ㅇㅇ 전부 다 자기들 업보 아니냐?
-연예인들이 고소한 사람들도 다들 질질 짜면서 제발 선처해 달라고 하던데ㅋㅋ
-그냥 존나 한심하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 동정을 던져 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왜 아무도 못 읽으세요? 여러분들이 쓴 거 아니잖아요. 상대방이 쓴 건데, 그냥 얼굴 두껍게 읽으시면 되는 거 아니에요? 상금하고 상품도 드린다니까요?”
“죄송합니다.”
“흐으으으윽.”
“다시는…… 다시는 악플 안 달게요.”
현재 시청자 숫자는 8만 명.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고, 이 방송이 끝나면 곧 오늘의 컨텐츠가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뱉어 낼 수밖에 없었다.
이래 가지고는 원했던 만큼의 분량을 뽑아낼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의 치트키가 몇 개 존재한다.
이런 고구마 상황을 풀어 줄 치트키를 써야 할 거 같다.
빠르게 계산을 끝낸 다음 곧바로 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깐의 연결음이 이어진 다음, 전화기 너머로 살짝 혀가 꼬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동생.
“동수 형.”
-크으으으, 안 그래도 한잔하면서 네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어쩐 일이야?
동수 형의 혀가 살짝 꼬여 있는 걸 봐서는 술을 꽤 마신 것 같은데.
술 마신 동수 형은 상당히 위험한 존재다.
술을 마시기만 하면 평소보다 훨씬 직설적으로 말해 버린다.
이를 테면.
-야, 오늘 너 악플러들 불러다가 컨텐츠 하기로 한 날 아니었냐? 어때? 그 새끼들 생김새 보니까 존나 후려치고 싶게 생겼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거침없는 솔직함.
방송할 때도 다른 스트리머들에 비해서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지만, 술을 마시면 훨씬 더하다.
나는 난감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 뭘 또 후려쳐요.”
-형이 대신 후려쳐 줄까? 형도 조만간 장기 휴방 한 번 때려야겠다. 안 되겠다. 내 동생들 요새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어? 내가 한번 총대 맬까? 안 그래도 나 그쪽 주변인데, 말만 해. 형이 곧바로 갈 테니까.
방송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전화는 스피커폰을 통해서 진행되었다.
동수 형의 목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이 몸을 움찔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음을 지은 다음,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에이, 보내도 제가 보내야죠.”
-그렇지. 또 우리 김찬식이가 가만히 넘기는 사람은 절대 아니지.
“그런데 형 술 많이 마셨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혀가 훨씬 많이 꼬이는 것 같다.
-그래, 인마. 소주 5병 정도 마셨다. 그래도 아직 거뜬해, 껄껄!
“술만 마시면 아저씨네. 형, 형이라면 악플러들 앞에서 뭐 어떻게 할 것 같아요?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사운드가 줄어든 지금,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채워 줄 치트키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줄 특급 도우미.
동수 형은 내 질문에 잠시 고민을 했다.
-흐으음.
그리고 잠시 후 동수 형의 입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핵폭탄이 터져 나왔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악플러들이 내가 보는 앞에서 똑같이 댓글 못 읽잖아? 그냥 그 자리에서 악플러 얼굴에 다가 오줌…….
“하하! 형, 술 많이 드셨네요!”
-왜 그래? 내 말 안 끝났어.
“……오늘 제가 형 반쯤 살려 드린 거예요.”
저렇게까지 화끈하게 뱉어 주실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나는 재빠르게 동수 형의 멘트를 정리한 다음,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동수 형이 내뱉은 잠깐의 매운맛은 시청자들을 진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노빡구 상남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버린 건가?
-스트리머들 진짜 악플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모양인데.
-업계……포…… 우우우욱! 형님, 오늘도 역겹습니다!
난 몰라.
어떻게든 동수 형 살려 주려고 노력했어.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천천히 참가자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좋습니다. 다들 제가 제시한 미션을 못 하겠다고 하시니, 다른 대안을 제시하죠.”
이럴 줄 알고 미리 다른 대안을 준비해 왔다.
내 입에서 그 ‘대안’이 흘러나왔고, 잠시 후 한 시청자가 후원을 터뜨렸다.
‘속보’ 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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