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177)
59. 살인의 추억 (2)
3.
[데드 엣 나이트2>.이미 예상을 했던 게임이었고, 그에 맞춰서 연습도 많이 해 뒀다.
5명이서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이 애초에 그렇게 많지 않았다.
물론 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다른 게임 때 그랬듯이 주로 영상을 많이 봤을 뿐이지 직접 플레이해 본 경험은 없다.
지난번 벌칙 이후로 절대로 내 돈 내고 공포 게임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내 돈 내고 공포 게임을 플레이할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나는 가볍게 숨을 뱉어 내면서 나에게 허용된 살인마들의 종류에 대해서 확인했다.
[데드 엣 나이트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살인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DLC를 구매할 필요가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회사 측에서 협찬해 준 게임에는 모든 DLC가 포함되어 있는 상태였다.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술래잡기의 형식을 지니고 있으며, 캐릭터마다 별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탈출을 해야 하는 생존자들이나 그 생존자들을 모두 처리해야 하는 살인마들이나.
모두 별도의 특성과 스킬을 지니고 있다.
원래 변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야말로 많은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법이다.
[리그 오브 스톰>도 그러했듯이 이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다.시간이 지나면 공략이 나오면서 최적화되겠지만, [요즘 것들>에서 그 정도의 실력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해철이 형을 제외한 나머지는 거의 초심자인 상태.
솔직히 공포 게임이라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데드 엣 나이트2>라는 걸 확인한 이후부터는 걱정이 상당수 줄었다.
나는 미리 예습을 통해서 준비해 뒀던 캐릭터를 선택했다.
“유령.”
[유령(Ghost)을 선택하셨습니다.] [깊은 밤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며, 당신은 그 밤 속에서 살육의 환희를 만끽할 겁니다.]-관음증 환자 ON
-우리악 이 게임 처음 하는 거 아님? 처음 하는 거면 진짜 단순하고 쌘 놈으로 하지ㅋㅋ
-그런데 우리악이 살인마 한다고 하니까 왜 이렇게 기대가 되냐
-ㄹㅇㅋㅋ
-훈수 존나 둬야지 히히
-훈수 딱 대
“훈수충들 보일 때마다 밴해 줄 테니까 다들 아가리 각도 잘 좁혀 둬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훈수충들을 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래 트수들은 훈수 두는 맛에 방송 보는 애들이었다.
휴!
첫 판이니 능력도 확인할 겸 가볍게 몸을 움직여 봐야겠다.
생존자들의 선택도 곧 끝이 났고, 내가 활약할 맵까지 정해졌다.
[이번 경기의 맵은 [농장(Farm)>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모든 생존자들을 게임에서 제거하십시오.]“후우!”
농장이라.
운이 좋게도 내가 미리 연구했던 맵까지 걸려 줬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고, 눈을 한 번 깜박이고 나니까 곧 나는 필드 위에 있었다.
이 게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극한의 리얼함이 피부에 맞닿는다.
적당할 정도의 긴장감.
주기적으로 사방에서 들려오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분위기를 더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만약 내가 반대로 생존자의 입장이었으면 두려웠겠지만…….
‘전국살인마협회’ 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야릇한 냄새를 풍기는 신입은 언제나 환영이야! 이판 생존자들 갈고리에 걸을 때마다 1만 원 미션 겁니다 ㅎㅎ]VRN의 계정이지만, 성 피디가 이 계정을 통해서 들어온 후원은 전부 나에게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다른 출연진도 마찬가지.
나는 계속해서 후원을 해 주는 ‘전국살인마협회’에게 감사 인사를 표시했다.
“미션 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제가 이 게임 첫 판이라서 그런데…… 혹시 갈고리에 매단다는 게, 생존자를 죽여야 하는 걸까요?”
후원을 해 준 저 닉네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지만, 지금은 그저 미션을 걸어 준 사람일 뿐.
내 질문에 그는 다시 한번 후원으로 대답을 해 줬다.
‘전국살인마협회’ 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ㄴㄴ 갈고리 걸 때마다 추가 ㅇㅇ]아마 내가 뉴비인 걸 감안해서 얼마나 잘하겠냐는 식으로 건 미션인 것 같다.
뭐, 내가 뉴비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걸려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옳았고, 나는 돈에 환장한 놈이었으니까.
좋아.
이제부터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해 보자.
어차피 이곳에 모인 5명의 인원들 중에는 고인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경험자인 해철이 형?
내가 알고 있는 해철이 형은 게임 센스가 솔직히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VR 버전으로 플레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으니, 모두에게 주어진 조건은 같았다.
나는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키면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문이 닫혀 있는 간이 화장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여기서 캠핑하게?
-캠핑할 거면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셈ㅇㅇ 여기 생존자들 별로 안 다니는 곳임
-이곳에서 대기할 시간에 차라리 돌아다니……
-ㄹㅇㅋㅋㅋㅋㅋ 뉴비인 거 다 티나누
“아냐, 내가 봤어. 분명히 발소리도 들렸고, 여기 맞는 것 같아.”
-뭘 봤는데?
-???
-뭘 보……
시청자들이 내 말에 물음표를 난사하고 있을 때, 나는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리면서 천천히 화장실 뒤쪽으로 다가갔다.
간이 화장실 뒤쪽에는 1명이 몸을 숨길 만한 장소가 존재한다.
그건 내가 이미 맵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미리 배워 둔 상태.
그리고 분명히 아까 이쯤에서 발소리가 사라졌다.
까마귀 소리에 섞여 있어서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원래 이런 사소한 걸 놓쳐서는 안 된다.
미션이 걸려 있는 상태다.
잠시 후.
나는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이밀었고, 곧 그 뒤에 숨어 있던 한 여자와 조우할 수 있었다.
그녀와 내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숨조차 쉬지 않고 있던 그녀의 입에서 거친 비명이 흘러나왔다.
“꺄아아아악! X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발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ㅋㅋ 야발 뭔데
-퀸세연ㅋㅋㅋㅋ
-아까까지만 해도 우리악 놀리지 않았냐?
그녀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본 순간,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적어도 내가 살인마를 플레이할 때만큼은 공포를 배제해도 된다는 것.
살인마를 플레이할 때는 그저 생존자를 압박하면 될 것이고, 내가 그들의 공포가 되어 주면 되는 법이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헌팅 나이프를 가볍게 만지작거리면서 세연 누나를 쳐다보았고, 씨익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냥밑샤라고 나를 놀렸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재밌네.”
겁에 잔뜩 질린 세연 누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고인물들이었다면 침착하게 장애물들을 이용해서 벗어나려고 했겠지만, 세연 누나는 겁에 잔뜩 질린 채로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가만히 멈춰 있는 생존자를 수확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간단하게 세연 누나를 쓰러뜨리면서 말했다.
“재밌네요, 그쵸?”
“꺄아아아아악!”
맞다.
생존자한테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고 했지?
아무튼.
그들의 지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4.
“솔직히 시아 피지컬만 좋지 이 게임 이기려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안 그러냐?”
김해철은 여유롭게 발전기를 만지작거리면서 채팅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ㅇㅈ이지ㅋㅋ
-게임 이길 생각은 없어 보이던데
-아직 게임 이해도는 부족한 듯
-ㅋㅋㅋㅋ근데 님 혼자서 가능하겠음?
-다른 방 들어가 보니까 다들 초상집 분위기던데
-시아 미친놈임 ㄹㅇㅋㅋ 일부러 갈고리에만 계속 걸어 두던데
“계속 갈고리에만 걸어 둔다고 해서 게임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 있으면 발전기 다 돌려서 탈출도 할 수 있죠?”
김해철은 [데드 엣 나이트1>을 플레이했던 경험을 살려서 꾸준히 발전기를 돌리는 중이었다.
이제 곧 이 게임에서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를 개방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이 게임에서 살인마 역할을 맡은 시아는 발전기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술래잡기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살인마 초보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갈고리에 3번씩 걸면 즉사하는 것도 모르는 건지, 시아는 김해철을 제외한 나머지 3명만 돌아가면서 갈고리에 걸어 두는 중이었다.
“이번 촬영은 그나마 내가 주인공이다. 인정? 이 게임 잘 이해하는 거 나밖에 없네, 낄낄. 이래서 경험이 중요한 거 아니냐?”
-틀
-틀ㅋㅋ
-데엣나1 PC 버전으로 해 봤으면 ㄹㅇ 고인물 대접은 받을 수 있냐?
-ㅋㅋㅋㅋ님 데엣나1 PC도 30시간 정도만 하셨다면서요?
-그 정도면 고인물 타이틀 달기에는 부족하지ㅇㅇ
-시아가 발전기 돌리는 거 너무 편하게 둔다
김해철 스스로도 본인이 이 게임의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에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그였기 때문에 대충 어떤 게임인지는 이해하고 있었으며, 시아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다른 생존자들에 비해서는 준수한 활약을 보여 주는 중이었다.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동료의 비명이 들려옵니다!]발전기를 2개 남겨 둔 지금.
그와 가까운 위치에서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 갈고리에 걸린 모양이다.
알림 메시지와 함께 동료의 위치를 확인한 김해철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발전기 2개 남기고 생존자들이 다 살아 있으면…… 뭐 역전은 힘들지. 찬식이나 놀려 주러 가 볼까?”
-인성질 ON
-생존마 모드?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그냥 저 사람들 버리고 님이라도 탈출하죠
-우리악 일부러 저러는 건데
-형! 주접떨지 말고 빨리 탈출이나 하십쇼ㅋㅋ
-ㄹㅇㅋㅋ
승리가 거의 확정된 상황.
그렇기 때문에 김해철은 살짝 시아를 놀려 줄 생각으로 여유롭게 몸을 움직였다.
그가 선택한 생존자는 늙은 퇴역 군인.
다른 좀비 게임에서 인기가 많았던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왔고, 다른 생존자들에 비해서 상당히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생존자였다.
“세연아, 오빠 기다렸지?”
그는 최대한 살인마에게 노출이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동했고, 곧 갈고리에 걸려 있는 또 다른 생존자를 마주할 수 있었다.
김세연.
이미 공포에 잔뜩 질린 그녀의 불안한 눈빛이 김해철을 향한다.
“오빠.”
“기다려 봐. 금방 구해 줄게. 어차피 이 게임 우리가 이겼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응?”
“……이거 이겨서 뭐 하게?”
“이기는 게 좋은 거지.”
김해철은 김세연을 구한 후, 일부러 시아를 놀려 주는 플레이를 하면서 그동안의 굴욕을 갚아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김해철이 세연을 구하려고 할 때였다.
걸려 있던 세연이 눈을 질끈 감으면서 말했다.
“이기고 싶었으면 나 구하러 오면 안 되는 거였어.”
“뭔 소리야? 찬식이 지금 다른 애들 쫓아다니고 있는 거 아니었어?”
도리도리.
김세연이 김해철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더니 곧 그녀는 김해철을 바라보면서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찬식이가 지금까지 너를 왜 살려 뒀을 것 같아?”
스르르륵
그때였다.
무언가 흘러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곧 김해철의 심장박동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생존자들의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진다는 것.
그것은 가까운 거리에 살인마가 있다는 뜻이다.
김해철은 그제야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깨달았다.
그러나 그 상황을 깨달았을 때.
푸우우욱-!
가차 없는 살인마의 칼이 그의 목을 파고들었고, 김해철의 몸이 쓰러졌다.
살인마 캐릭터 유령이 지니고 있는 특성, [미행>.
원래 생존자가 쓰러지기 위해서는 공격을 2회 당해야 하지만, 미행에 노출되면 단 1방에 쓰러지게 된다.
그와 동시에 그의 앞에 있던 세연이 비명을 내지르면서 자리에 풀썩 내려앉는다.
“나 이 게임 안 할래애애애!”
“@!#@!$%%????”
“뭐라는 거야, 이 변태 자식아!”
그때였다.
세연의 반응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살인마 유령은 쓰러진 해철의 시체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보)살인마들 중에서 앉을 수 있는 캐릭터는 그리 많지 않지만, 유령은 앉을 수 있다.
-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 엉덩이 더러워
-그러게 아까 우리악한테 시비는 왜 걸었냐ㅋㅋ
어느새 찬식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티배깅이 시작되었다.
김해철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면서 짜증을 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방송에 후원을 시도했다.
‘트위팟스트리머시아’ 님께서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ㅋㅋㅋㅋ틀니 2주 압수 ㅇㅈ? 형, 그러게 왜 저한테 시비 거셨어요ㅋㅋ 틀딱 컽!]그 치욕적인 후원을 받은 후, 찬식은 한참 동안이나 쓰러진 해철의 얼굴에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김해철은 그 치욕을 받으면서 다짐했다.
본인이 살인마에 걸리면, 이 치욕을 그대로 갚아 주겠다고.
김해철이 갈고리에 매달린 이후, 게임은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게임을 경험해 본 적 없는 다른 3명의 출연진은 발전기도 제대로 못 돌리고 시아에게 잡혔고, 그들의 첫 게임은 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곧바로 시작된 다음 판에서는 김해철이 바랐던 대로 김해철이 살인마가 되었지만, 김해철이 원하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잡아 봐라~!”
-?????????
-생존마 ON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우리악 지금 뭐 하냐고ㅋㅋㅋㅋㅋㅋㅋ
-인성 게임 ㅇㅈ이지ㅋㅋㅋㅋㅋㅋ
진정한 인성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