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19)
6. 본인 방금 대기업 되는 상상함 (3)
5.
[사무라이 워즈> 프로 구단 도쿄 자이언츠의 메인 치유사 츠즈오는 정신을 붙들기가 힘들었다.“으아아아악!”
“츠즈오, 왜 그래?”
“팀장, 나, 나 진짜 못 하겠어. 나 탈주하고 싶어, 응? 제발, 나 제발!”
“정신 차려! 자꾸 네가 잘리니까 거점에서 밀리잖아!”
“싫어어어어!”
도쿄 자이언츠의 팀장인 사토시는 비명만 내지르는 츠즈오를 바라보면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리틀보이팻맨’이 포함된 6인 큐를 성공적으로 저격했고, 완벽한 팀워크를 통해서 치욕을 갚아 줄 생각이었다.
어제 팀의 딜러 듀오인 나루히토와 유우타가 나섰다가 손도 쓰지 못하고 패배했다.
그 탓에 도쿄 자이언츠의 명예는 땅으로 떨어졌고, 팀의 스폰서는 계약 해지를 거론하고 있다고 했다.
사토시는 그 꼴을 바라볼 수 없었다.
어떻게든 그 한국인에게 복수를 하여 명예를 회복해야만 했다.
“나 고소공포증 있단 말이야, 팀장!”
“게임이잖아? 무슨 고소공포증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그럼, 이대로 질 거야?”
“팀장이 몰라서 그래. 저 리틀보이팻맨은 진짜 미친놈이라고. 응? 그냥 우리 여기서 관두자. 다음에 또 저격해도 되잖아?”
“츠즈오! 정신 차리라고! 다음은 없어! 우리 모두 방송을 켜고 있단 말이야!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중이라고!”
츠즈오는 언제나 침착한 게이머였다.
프로 대회에서 단독 행동을 하다가 잘린 적도 없었으며, 치유사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피지컬을 자랑했다.
그런 츠즈오의 실력에 대해서 가장 확신을 가졌던 사람이 바로 사토시였다.
그의 실력을 믿고 프로 구단으로 이끌었고, 그 결과 도쿄 자이언츠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그러나 지금, 팀의 든든한 치유사가 무너져 내렸다.
실력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단 한 번도 평정을 잃은 적이 없던 츠즈오가 지금은 울먹이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사토시는 츠즈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거기서 기다려. 내가 리스폰 지역까지 가서 호위해 줄 테니까.”
거점 내부의 전투는 정신없는 난전으로 확대되었다.
‘리틀보이팻맨’을 제외하고서는 별거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상대의 팀원들은 꽤나 끈질기게 버티는 중이었다.
특히 치유사 둘의 피지컬은 프로게이머들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치유사의 숫자에서 밀리니 당연히 지속되는 교전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토시는 팀원들에게 난전을 피하고, 빠지라는 오더를 내렸다.
그리고 곧바로 리스폰 지역으로 달려가서 츠즈오와 합류했다.
“츠즈오.”
“팀장!”
“이제 가…….”
“뒤!”
촤아아악!
아쉽게도 사토시는 성공적으로 츠즈오와 합류하지 못했다.
어디선가 날아온 갈고리에 의해 끌려가더니, 곧바로 절벽으로 굴러떨어졌으니까.
[리틀보이팻맨(요루) → 사토시(타테)]츠즈오는 팀장의 킬 로그를 바라보면서 본인의 운명을 다시 한번 직감했다.
촤르르륵!
츠즈오의 목에 갈고리가 걸리더니, 곧 두렵고 끔찍한 한국인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은 정말로 악마의 미소였다.
누군가 ‘리틀보이팻맨’은 살아 있는 악마라고 했었다던가.
“또 보네, 친구?”
팀장은 바로 죽였으면서 왜 굳이 자신한테는 이러는 걸까?
츠즈오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한국인을 바라보았다.
한국인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본인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빨리 말해 봐. ‘독도는 한국 땅입니다.’, ‘독도는 한국 땅입니다.’ 따라 하면 편하게 해 준다니까? 자꾸 그러네.”
츠즈오는 한국어에 대해서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무엇을 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한쪽에 켜 둔 채팅창에서 한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한국인의 말을 번역해 주는 중이었다.
-wwwwww저 말을 따라 하면 살려 준다고 한다.
그 채팅을 보자마자 츠즈오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한국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눌하지만 최대한 성의 있게 한국인의 말을 따라했다.
“도그도능…… 항국 땅……임니다.”
“좀 더 정확하게.”
“독도는…… 한국 땅……입니다…….”
몇 번이고 그 말을 따라 하고 나서야 한국인이 만족스럽다는 듯이 활짝 웃음을 지었다.
츠즈오는 방금 전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이 지옥이 끝났다는 게 행복했다.
그러나.
툭.
“끄아아아아악!”
한국인은 이번에도 갈고리의 줄을 끊으면서 츠즈오를 향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츠즈오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면서 한국인을 향해 소리 질렀다.
“칙쇼오오오오오!”
“아, 그걸 또 믿네. 덕분에 영상 각 제대로 뽑았다. 고맙다.”
뜻 모를 한국어를 마지막으로, 츠즈오는 낙사로 인해 사망했다.
[리틀보이팻맨(요루) → 츠즈오(지히)]그리고 10초 뒤.
츠즈오는 지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는, 본인도 모르게 게임을 종료시켜 버렸다.
[츠즈오 님께서 게임을 종료하셨습니다.]6.
내가 괴롭히던 놈의 아이디가 ‘츠즈오’였던 모양이다.
누군가가 게임을 종료했다는 메시지가 뜨더니, 곧 낚시터에 고기가 사라졌다.
“어…… 이제 안 오네?”
비활성화시켜 둔 채팅창을 다시 활성화시켰다.
내 예상대로 채팅창은 식지 않는 용광로처럼 끊임없이 뜨거워지는 중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X레전드ㅋㅋㅋㅋㅋ
-프로게이머가 탈주하네ㅋㅋㅋㅋㅋㅋ
-솔직히 갈고리 못 끊게 하는 거 픽스 하지 않겠냐?ㅋㅋ
-와ㅋㅋㅋㅋㅋㅋ
-독도는 한국 땅 들음?ㅋㅋㅋㅋㅋㅋ
-이거 한 향후 100년간 개꿀잼 소스다.
-ㄹㅇ고소공포증 있었나 본데ㅋㅋㅋ
아아, 너무 달달하다.
일본인으로부터 저 말을 꼭 한 번 듣고 싶었다.
게다가 그게 내 방송을 통해서 전국으로 중계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 얼마나 짜릿하단 말인가?
‘국뽕미션맨’ 님께서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의 시청료. 와ㅋㅋ 이건 돈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다 같이 취하자! 주모오오오!]“감사합니다.”
후원도 펑펑 터진다.
어제 오늘만 해서 1,000만 원은 땡긴 것 같은 기분인데, 방송 끝나고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자.
나는 슬쩍 채팅방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음을 지어 준 다음, 다시 채팅창을 닫으면서 전방을 살펴보았다.
싸한 느낌이 든다 싶었는데, 어느새 적 한 명이 이상한 날개를 머리에 든 채로 내 쪽으로 날아오는 중이었다.
닌자류 영웅 중에서 ‘하네’라는 영웅이 사용하는 기술 중에 하나다.
하늘을 나는 ‘비행’이라는 스킬인데, 저 스킬의 단점은 들고 있는 원판이 사라지면 다시 추락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영웅이 있다면 쉽게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다.
그럼에도 저렇게 당당하게 날아오는 건, 내가 원거리 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 터였다.
“프로게이머란 놈들이 뭐 이렇게 멍청한 건지.”
사람은 원래 분노에 물들게 되면 정상적인 사고란 게 불가능해지기 마련이다.
도쿄 자이언츠라고 했었나?
내 영상 목록에 또 하나의 박제 영상을 추가시켜 줘서 너무나도 고맙다.
나는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갈고리를 원판을 향해 던졌다.
그러나 상대방은 예상을 했다는 듯이 날개를 움직이더니, 연이은 3번의 갈고리 역시도 부드럽게 피했다.
오.
나름 프로게이머란 말이지?
저 스킬로 몸을 움직이는 건 꽤 어려운 걸로 안다만, 확실히 프로게이머는 프로게이머인 듯 보였다.
녀석은 내 앞까지 원판을 타고 날아오더니, 얇은 장검을 꺼내며 나를 향해 뛰어내렸다.
푸우우욱.
얇은 장검이 내 목을 꿰뚫는다.
그와 동시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일본인의 얼굴이 보였다.
“뭐, 어쩌라고?”
누누이 말하지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는 게 좋다.
무언가에 분노하게 되면, 실수가 생기길 마련이니까.
상대방을 이기고 싶을 때는 그 누구보다 침착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일본인 프로게이머처럼 실수를 연발하게 될 테니까.
우우우웅.
일본인의 검이 내 목을 찌르기도 전에 이미 밤의 복수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나는 무기를 잃은 일본인을 바라보며 아까처럼 미소를 지었다.
수리검을 쓸 필요도 없었고.
퍼어어억.
그저 발 차기로 밀어 버리면 끝.
허무하게 공격에 실패한 일본인이 절벽에서 굴러떨어지며 낙사했다.
[리틀보이팻맨(요루) → 사토시(히네)]사토시라.
아까 치유사를 목숨 걸고 구하러 왔던 그놈인 모양인걸.
자, 이제 재미는 다 봤으니 슬슬 라운드를 결정지으러 가 보자.
게임을 루즈하게 질질 끌면 재미가 없는 법이니까.
7.
1명이 나간 도쿄 자이언츠의 프로게이머들은 정말 악에 받친 듯 치열하게 싸웠다.
아마 우리 쪽이 평범한 브론즈 5명이었다면 수적으로 유리하더라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트리머 ‘커물쥐’와 ‘킹종우’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면서 비등하게 싸워 나갔고, 거기에 나까지 합류해 버렸다.
맵 독도는 5라운드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스트리머들의 활약 덕분에 3라운드 만에 빠르게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내가 3라운드 동안 기록한 킬 숫자는 총 80킬.
1라운드 때는 낚시의 재미를 느낀 바람에 많이 기록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부터는 본격적으로 적들의 목을 잘라 냈다.
핸디캡이 무려 50킬이었지만, 나는 무난하게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그 이후로 우리 파티는 남은 4개의 경기에서 4승을 빠르게 따냈고, 결국 총 5승의 전적으로 스트리머 합방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모든 게임이 끝난 후의 대기실.
내기를 끝낸 스트리머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브론즈 탈출이다!”
“예!”
“야, 이제 브론즈 아니니까 우리 사람 취급해 주는 거 맞지?”
동수 형은 본인의 랭크를 확인하자마자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동수 형에게 씨익 웃으면서 대답했다.
“형.”
“왜, 불안하게 또 왜?”
“형, 혹시 ‘브실골플’이라는 단어 알아요?”
“야! 너도 지금 플레잖아.”
“저는 저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ㅈ 또 ㅇㅈㅋㅋㅋ
-랭커 양학 하는 플레티넘은 다른 이야기지ㅋㅋㅋ
-아, 오늘 방송 거를 타선이 없었네ㅋㅋ
-일본 애들은 프로게이머들도 게임 존나 못하더라ㅋㅋ
-속보 떴다.
-속보충 좀 에반데.
-ㅇㅇ?
-(링크).
-???바이러스 링크임?
-와ㅋㅋㅋㅋ
-ㄹㅇ저격 패치 바로 박는데?
-좆본 자존심 구겨졌다고 바로 패치하는 꼬라지 보소
-일본 수준하고는ㅋ
채팅창에 링크가 공유되더니, 곧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졌다.
나는 동수 형과 이야기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링크를 타고 들어갔다.
링크를 통해 접속된 사이트는 [사무라이 워즈>의 공식 사이트.
그곳에는 방금 전에 막 올라온 공지가 하나 있었다.
[제목 : 긴급 패치 알림>내용 : 게임 내의 ‘요루’ 영웅에서 예상하지도 못한 버그성 플레이가 발견되어 급히 점검을 시작합니다. 문제가 제기된 요루의 스킬은 갈고리이며, 점검 예상 소요 시간은 3시간…….
옛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패치할 거면 진작 패치하던가.
으휴.
인디 게임 수준하고는.
“일본산 인디 게임이 뭐 그렇죠. 안 그래요?”
내 말에 동수 형을 비롯한 나머지 스트리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