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is Too Good at Broadcasting RAW novel - Chapter (201)
-오늘부터 다시 방송 켜는 거지?
“예, 성재 형.”
-트위팟 측에도 이미 말해 뒀으니까, 복귀 이벤트도 같이 걸어 보자.
“치킨박스 힘세네요.”
-당연하지. 누구 덕분에 이렇게 컸는데?
방송을 켜기 전, 성재 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기분 좋게 전화를 받았고, 성재 형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목소리다.
묵시룡 레이드 성공은 치킨박스에게도 엄청난 힘을 실어 주었다.
방송국과 트위팟에 끼치는 입김이 강해졌고, SD 코퍼레이션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서 MCN 회사 중에서는 가장 강한 회사가 되었다.
그 모든 게 비단 내 힘만은 아니었다.
다른 스트리머들도 열심히 노력해 줬고, 그 누구보다 성재 형이 성실하게 돌아다닌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였다.
“고마워요.”
내 짧은 말 한마디에 성재 형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내가 더 고맙지. 내 베팅을 성공하게 만들어 준 거잖아?
“하하하하!”
-오늘 방송도 재밌게 잘하고, 우리는 4일 뒤에 보면 되겠다.
“뭐 있어요?”
-광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거든. 네 도움이 좀 필요할 것 같아.
“그런 거야 뭐, 언제든지 가야죠.”
돈은 벌 수 있을 때 벌어 둬야 하는 법.
성재 형은 그렇게 비즈니스와 관련된 정보들을 전달해 준 다음, 편안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이제 하고 싶은 거 다해도 되겠네.
“그래도 열심히 게임 하려고요. 시청자들한테 고마워서라도 성실하게 방송해야죠.”
-VRN 방송국 프로그램 2개도 해야 하고, 2주 뒤부터는 SBC 프로그램까지. 트위팟 방송 시간을 좀 줄이는 것도 괜…….
“형.”
-응?
“저 체력 좋아요.”
-그래, 네가 선택할 일이지.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저런 잔소리도 기분이 참 좋다.
-오늘 복귀 방송, 형도 꼭 라이브로 볼게. 힘내라.
“네, 형.”
-나중에 또 연락하자.
오후 5시 30분에도 회사에서 열심히 업무를 보는 성재 형의 열정이란 정말이지…….
그렇게 성재 형과의 전화를 끊은 다음, 곧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의 방송은 캠 방송으로 시작해서 토크 방송을 진행한 다음, [가이아 온라인 클래식>을 플레이할 예정이었다.
SD 코퍼레이션 측에서 나를 위해 ‘시아’라는 닉네임을 내 계정에 귀속시켜 준 덕분에 닉네임을 빼앗기는 일은 없었다.
나는 잠시 내 트게더를 뒤적거린 다음, 천천히 트위팟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오늘의 방송 제목으로는 뭐가 좋으려나.
으음, 그래 이걸로 하자.
[방송 제목 : 가이아 온라인 클래식 1타 강사 복귀!]그 누구도 의문을 제시할 수 없는 제목이란 말이지.
그렇게 방송 제목을 설정한 다음, 곧바로 송출을 시작했다.
그러자.
-2주 동안 숨 참느라 변사체 되었습니다
-형! 2주 만에 왔으니까 욕 좀 쎄게 박으면서 시작하자!
-최종 보스 ON
-아ㅋㅋ 진짜 너무 화나서 너네 집 찾아갈 뻔했다 ^^ㅣ발. 48시간 방송 딱 대
-ㄹㅇㅋㅋ
-너 오늘 방송 끌 생각 절대로 하지 마라
-2주 만의 복귀 방송인데 오늘은 팬티 무슨 색 입었어?
-오팬무!
-아니, 빨리 욕 박아 보라고
-시. 아. 조. 아.
늘 그렇듯 각종 미친놈들이 싸그리 모여들어서 저마다의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나는 채팅방을 바라보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동수 형, 성재 형, 성수 형, 허수, 나영이 등등.
내 주위에 온통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하나같이 고마운 사람들뿐이었다.
하지만 내 방송을 이렇게 기다려주는 저 시청자들이야말로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장본인들 아닐까.
어떤 상황에서도 내 방송을 보면서 열렬하게 호응을 해 줬던 사람들.
그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까지 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내 과거가 어땠든.
내가 어떤 나쁜 짓을 했든.
저 사람들은 그저 끝없이 환호해 줬고, 그들의 환호를 양분 삼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2주 만에 돌아왔는데도 저렇게 열심히 응원해 주는데, 내가 어떻게 이걸 끊어?
곳곳에서 악의적인 채팅을 치는 녀석들이 좀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어디에 가나 있기 때문에 저딴 걸로 상처받지는 않는다.
게다가 악플을 싸지르는 녀석들은 몇몇 열성 악질단들이 담당해서 처리하고 있는 중이었으니 신경을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나는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피식 미소를 지었다.
만약 내가 전역했던 날 진혁이네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으음,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처음에는 저 뜨겁고 거친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태생부터 관심종자였던 나에게는 악질단이야말로 축복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이었다.
-???
-기분 나쁘게 실실 쪼개네
-ㅋㅋㅋ이 새끼 방금 전에 야한 생각한 게 틀림없음
-ㄹㅇㅋㅋ
-형님! 주접떨지 말고 빨리 가이아 온라인이나 키십쇼!
-너랑 같이 게임 시작하려고 계정비만 결제해 두고 플레이 한 번도 안 했다…… 책임져라!
-아니, 그래서 오늘 무슨 팬티 입었냐고!
어휴.
이 자식들은 내가 감상에 젖을 수 있는 시간 따위는 주지도 않는다니까?
사실 이런 게 악질단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내가 저 자식들의 매운맛 때문에 인터넷 방송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단 말이지.
나는 카메라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준 다음, 드디어 오늘의 방송 첫 마디를 내뱉었다.
“지금까지 고마웠고, 앞으로도 쭈우우우욱 잘 부탁한다. 나 뒈질 때까지 방송할 거니까. 알겠냐, 이 쓰레기 새끼들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악질단들의 주머니를 털어먹기 위한 나의 방송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미션 받는다. 구독권 내기도 받는다. 그냥 다 들어와, 이 X새끼들아!”
[빌런이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