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ess Who Accidentally Stole Their Hearts RAW novel - Chapter (175)
악녀인데 하트 받아버렸다 175화(175/177)
니케아르샤는 황당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스칼리온이 입꼬리를 비뚜름히 올린 채 서 있었다.
그 뻔뻔한 얼굴조차 잘생겨서 할 말이 사라졌다.
“유부녀의 정의를 모르는 거냐.”
세르카엘이 투덜거렸다.
이스칼리온이 픽 웃곤 니케아르샤의 곁으로 다가왔다.
“잘 알고 사용한 건데.”
“저런 놈한테 연구 보고서 작성을 시켜야 하는데. 리테이크 수백 번 당해야 정신 차리지.”
짜증 난다는 시선으로 이스칼리온을 째려본 세르카엘이 손을 저었다.
“어서 가라. 난 할 일 많으니.”
“무리하지 말고. 좀 쉬면서 해.”
“오냐.”
대충 고개를 끄덕인 세르카엘은 연구실 문을 향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니케아르샤의 긴 은발이 걸음을 따라 살랑살랑 흔들렸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르카엘이 입을 열었다.
“……아켈로스 대공.”
나직한 부름에 이스칼리온이 뒤를 돌았다.
“고맙다. 그때, 니케를 구해줘서.”
이스칼리온은 가만히 세르카엘을 바라보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성격 나쁜 마탑주가 고맙다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세르카엘은 황제가 직접 대훈장을 내렸을 때도 인사 한 번 하지 않았던 또라이였다.
“내 잘난 능력 덕에 받는 건데 왜 감사해야 하지?”
—라는 게 세르카엘의 논리였다.
세르카엘은 워낙 세르카엘인지라 황제도 그냥 넘어갔다.
이스칼리온의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갔다.
“나도 감사를 표하지. 우리 니케의 마력 단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봤다.
훈훈한 공기에 니케아르샤가 미소 짓는 순간.
“아니? 내가 더 고마운데?”
“아니다. 내 쪽이 더 고마워해야지.”
“객관적 사실 판단에 의거해 보면 내가 훨씬 더 고마워해야 할걸?”
“셈을 다시 해야겠군. 마법 외의 셈은 약한 것 아닌가? 내가 더 고마운 게 맞다.”
두 사내의 시선이 허공에서 맹렬히 부딪쳤다.
바람조차 바싹 타들어 가는, 그야말로 용과 호랑이 같은 기세.
그 광경에 니케아르샤가 입을 열었다.
“저 둘이 서로 더 고맙다며 칭찬하는 날이 오다니…….”
니케아르샤는 엄청 감동한 얼굴로 흐뭇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곁에 서 있던 블루윈이 어이없는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브라운 녀석보고 눈치 없다고 하실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
니케아르샤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블루윈은 입을 다물었다.
* * *
마차 안.
니케아르샤는 이스칼리온과 나란히 앉은 채 물었다.
“내가 마탑에 있는 줄은 어떻게 알았어요?”
“난 그냥 알아. 네가 어디 있어도.”
“뭐야.”
니케아르샤는 괜히 머쓱해서 고개를 돌렸다.
언뜻 보이는 그녀의 뺨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어져 있었다.
이스칼리온의 시선이 그 탐스러운 뺨에 짙게 머물렀다.
“얼굴을 보니 루비스탄 황자의 일은 잘 해결됐나 보군.”
“이것도 그냥 보면 알아요?”
“그래.”
긴 손가락이 니케아르샤의 눈꼬리를 살짝 스치며 내려와 뺨을 톡, 건드렸다.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손끝은 마지막으로 입꼬리에 머물렀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공기가 밀도를 머금고 빽빽해졌다.
숨조차 쉬이 내쉴 수 없도록.
이스칼리온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보면 알아.”
“보면 다 알아요?”
“그래, 지금 네가 뭘 원하는지도.”
“제가 뭘 원하는데요?”
이스칼리온의 입술이 니케아르샤의 입술을 삼켰다.
뜨겁게 밀려드는 감각에 니케아르샤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마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떨어지는 입술 사이로 하아, 짙은 호흡이 새어 나왔다.
그 잠깐 새어나간 숨결조차 안타까워서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곧바로 입술이 부딪쳤다.
“이건, 하… 당신이 원하는 거 아니에요?”
“들켰군.”
이스칼리온의 젖은 입술 끝이 비뚜름히 기울며 나른하게 올라갔다.
니케아르샤는 그 입술을 바라보다 제 입술을 겹쳤다.
이건 불가항력이었다.
.
.
“크흠, 하여간! 루비스탄과 황제 사이는 잘 해결되었어요. 그리고 루비스탄은—.”
쪽쪽.
니케아르샤가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이스칼리온이 그녀의 뺨과 콧잔등, 눈꼬리 가릴 것 없이 버드키스를 남겼다.
니케아르샤는 그 입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이스칼리온……!”
그러나 좁은 마차 안에서 나란히 앉아 있으니 피할 길이 없었다.
결국 니케아르샤는 텁, 이스칼리온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정말…….”
손바닥에 코와 입이 가려진 이스칼리온이 니케아르샤를 쳐다보았다.
별빛이 박힌 푸른 눈동자가 니케아르샤를 담고 짓궂게 휘었다.
그리고.
“아…….”
손바닥의 오목한 곳에 짙게 남는 키스에 단호했던 니케아르샤의 눈매가 흐무러졌다.
손가락이 흠칫 떨린다.
“읏, 이스칼리온.”
대답 대신 손바닥을 타고 올라온 입술이 손가락 사이 예민한 살을 간질였다.
“이제, 그만하랬잖아요. 말 좀 하게.”
붉어진 얼굴로 쳐다보자 이스칼리온이 니케아르샤의 손에서 입술을 뗐다.
그리곤 씩 웃었다.
“그래서 입술에는 하지 않잖아. 말할 수 있게.”
“다른 곳에 해도 문제예요!”
“싫어?”
“…….”
니케아르샤는 말문이 막혔다.
‘싫긴커녕…… 너무 좋아서 문젠데.’
키스라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인 줄은 몰랐다.
‘지금도 정신 놓으면 내가 이스칼리온을 덮칠 거 같아.’
도망가지도 못하는 마차 안에서 저 요망한 얼굴과 탐스러운 몸을 아주 그냥……!
음흉한 시선으로 이스칼리온을 샅샅이 훑던 니케아르샤가 핫, 정신을 차렸다.
“아무튼! 루비스탄 스스로 계승전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어요.”
“키스 후에 바로 다른 남자 이름부터 부르는 거야?”
“이스칼리온.”
이스칼리온이 픽 웃었다.
“1황비가 저지른 죄가 있으니 내려올 수밖에 없겠지. 안 내려오면 모든 세력이 루비스탄을 끌어내리려 할걸?”
밝혀진 1황비의 죄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었다.
복중 태아였던 니케아르샤에게 금지된 사술을 걸고 역대급 각성력을 탈취하려던 것.
어린 아켈로스 대공에게 끔찍한 저주를 걸어 황가에 생긴 이변에 대공가가 관여할 수 없게 만들려던 것.
황제에게 고대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병들게 한 것.
잔혹한 실험실을 운영하며 에이든과 에반스 같은 사병을 키운 것.
종래에는 강제 각성 실험을 하는 라파엘을 지원해 키메라를 만들어 병력으로 키워낸 것.
외세인 아슈레아의 지원을 받으며 무력을 키운 건 당장 목이 잘려도 할 말 없는 죄였다.
‘가장 굵직한 것만 추려도 그 정도니…….’
비아레칼 댐 붕괴나 친딸인 렉시나 황녀를 시해하려던 것 등 한 번에 다 나열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1황비 혼자 한 짓이 아니었다.
이스칼리온이 말했다.
“황궁에는 이미 피바람이 불고 있다. 황제가 직접 칼을 빼 들고 휘두르는 중이거든.”
“제가 폐하를 뵙고 나온 뒤 바로 움직이셨나 보네요.”
“느긋하게 기다릴 성정이 아니지. 루비스탄의 존재를 쉬이 받아들인 게 오히려 의외야.”
“……폐하께서도 심경의 변화가 생기셨겠죠. 워낙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피아렛 부인을 비롯해 1황비를 따르던 세력은 다 축출되는 중이었다.
‘타하르가 가져온 증거물을 황제에게 넘겼으니 그게 꽤 도움이 되겠지.’
앞으로 얼마간 대대적인 숙청이 이루어질 터였다.
“숙청이 끝나면 아슈레아에 보낼 사절단도 꾸릴 예정이다.”
“……설마하니 1황비가 아슈레아의 공작과 불륜 관계일 줄은 몰랐어요.”
니케아르샤는 <흥신소>로 본 루비스탄의 ‘친부’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공작씩이나 되는 자가 맨날 사절단으로 제국에 드나들더라. 왜 저렇게 한가하나 했는데.”
그냥 불륜충이었다.
1황비는 현 아슈레아 왕의 누이로, 혼전에는 아슈레아의 왕녀였다.
결혼 후, 그녀는 아슈레아의 공작인 아벨 샤를로프가 사절단으로 왔을 때마다 불륜을 저질렀다.
그렇게 생긴 아이가 루비스탄이었다.
“1황비는 아슈레아의 돌로레스 피칸체와 루비스탄을 결혼시킬 생각이었더군.”
“피칸체라면……. 아슈레아 왕가의 방계네요.”
“그래. 루비스탄에게서 태어날 자식은 완벽하게 아슈레아 왕가 혈통이게 되지.”
아슈레아 왕가와 왕가의 방계, 그리고 아슈레아의 대가문인 공작가의 피를 이은 아이.
딱 아슈레아에서 전통적으로 귀히 여기는 혈통이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제국 황가를 아슈레아의 혈통으로 갈아치우려고 했던 거다.”
니케아르샤는 픽 웃었다.
“자신의 원대한 야망을 추잡한 불륜 따위로 폄하하지 말라며 길길이 날뛰더니.”
1황비가 끌려가던 때, 니케아르샤는 사람들을 물리고 1황비에게 말했다.
“루비스탄에게 배신당한 척하지 마. 그 애를 탓하지도 말고. 당신은 그저 당신이 저지른 추악한 짓의 대가를 받는 거니까.”
“추악한 짓이라고?”
“왜 모르는 척이야? 불륜충 주제에.”
그 말에 1황비의 눈에서 불이 번뜩였다.
“왕족으로 태어나 제국을 뛰어넘어 대륙을 지배하는 야망을 품는 게 뭐가 추악하다는 거지? 나는 풍운의 꿈을 꾸었을 뿐이야!”
“응, 아니. 그냥 불륜충이야.”
“너……!”
“야망? 풍운의 꿈? 정면 승부 하면 깨질 게 뻔하니까 씨도둑질이나 한 주제에.”
“씨, 씨도둑질?! 감히 내게!”
“불륜하는 것들은 항상 그래. 자신들의 더러운 욕망을 꼭 숭고한 무언가로 포장하더라.”
불륜이란 말에 1황비는 발작하듯 날뛰려 했다.
니케아르샤가 픽 웃었다.
“미카린이 더러운 불륜충이라며 혐오했지. 근데 그 미카린도 뻐꾸기 자식은 안 낳았어.”
“가, 감히 나를 그딴 천것과 비교해?! 나는 나의 나라, 아슈레아에 무한한 영광을 가져다 주기 위해 이 한 몸을 희생해서—”
“남편을 두고 애인이랑 뒹굴었지.”
“……!”
– 이름: 베로니카 파스칼레
…
– 인간 관계: 아벨 샤를로프(애인)
니케아르샤는 떠오른 신상명세서를 보고 싸늘하게 말했다.
“네 말이 진심이어도 문제지만, 정말 진심이면 적어도 불륜남을 ‘애인’이라고 생각해선 안 되는 거 아니야?”
“무, 무슨…….”
“아벨 샤를로프가 제국에 올 때마다 더럽게 뒹굴고 있잖아.”
“……!”
“아슈레아가 제국을 지배하게 하겠다—라는 건 그냥 핑계지? 불륜으로 임신까지 하니 스스로가 더럽게 느껴져서 견딜 수 없었던 거야.”
“피, 핑계라니. 난 오직 아슈레아를 위해서—”
“그래, 그렇게 스스로를 속였지. 나는 난잡하게 불륜하는 게 아니라고, 나라를 위해 애쓰는 투사라고! 그걸 뒷받침하기 위해 내 어머니를 죽이고 이스칼리온에게 저주까지 걸면서!”
“…….”
“네 더러운 욕망 때문에 상처 입은 자식은 보이지 않는 거야?!”
1황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친딸인 렉시나도 죽이려고 했지. 아슈레아를 위한 희생이라고 하지 마. 넌 그냥 네 불륜을 정당화하던 중이었으니까.”
“……!”
“루비스탄의 인생을 그만큼 망가트렸으면, 이제 적어도 그 애의 앞길은 막지 마.”
심문 과정에서 루비스탄의 태생을 밝히지 말라는 뜻이었다.
니케아르샤는 오열하던 1황비를 떠올리며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불륜충의 자기합리화는 그렇다 치고 아슈레아 왕도 기막혀요.”
1황비가 루비스탄을 임신했을 때, 아슈레아 왕은 선택해야 했을 거다.
1황비를 죽여 불륜 사실 자체를 은폐하거나, 아니면 1황비를 지원해 루비스탄을 황제의 아들로 만들거나.
“아슈레아 왕으로서는 파스칼레의 혈통을 아슈레아의 혈통으로 바꿔치기한다는 게 아주 달콤했겠지.”
아슈레아가 고대 마도왕국의 유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나, 체급 상 절대 제국과 전면전을 펼칠 수 없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제국을 무혈로 삼킬 기회니 혹한 것이다.
“아슈레아는 감히 제국의 주인 자리를 넘본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그 과정에서 루비스탄의 출생이 드러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요.”
“그쪽도 밝히지 않길 바랄 거다. 그야말로 아슈레아의 치부니까.”
고개를 끄덕이던 니케아르샤가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1황비가 루비스탄을 피칸체와 결혼시키려 했던 건 어떻게 알았어요?”
이스칼리온이 답지 않게 움찔하며 시선을 피했다.
“따로 1황비를 만난 적 있어요?
“……어제 조금 면담을 했지.”
“……진짜 면담 맞아요? 아니, 잠깐. 폐하의 허락은 받은 거죠? 막 황궁에 잠입한 건 아니죠? 감옥 문 따는 건 중죄예요!”
“그대가 이럴까 봐 허락받았어.”
허락은 받았다니 다행이었다.
니케아르샤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이스칼리온이 툭 내뱉었다.
“미카린 텔시가 잘못했대.”
“…….”
“네 것을 빼앗고, 널 속이고, 널 배신하고, 널 이간하고, 널 기만한 그 모든 것들을 인정한다고.”
“…….”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어. 진심이어야만 했거든.”
니케아르샤는 가만히 이스칼리온을 바라보았다.
왜 이스칼리온이 황제의 허락까지 받아 가며 감옥에 찾아갔는지 알겠다.
서서히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제 걔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후회하든, 잘못을 인정하든, 용서를 빌든…… 아니면 아직까지 현실을 부정하든지요.”
“……그것한테 네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어. 그런데 상관없다고?”
니케아르샤가 씩 웃었다.
“걔가 무슨 수를 써도 절대 빼앗아 갈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
니케아르샤가 이스칼리온을 끌어안았다.
“내 꺼.”
“…….”
“절대 뺏어 갈 수 없는 거.”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이스칼리온은 순간 몸을 굳혔다.
이내 그는 낮은 숨을 내쉬며 니케아르샤를 마주 끌어안았다.
‘이런 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이대로 전부 다 삼켜버리고 싶다.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도록.
이 여자의 전부를 가지고 싶다.
“그래도 사과받으니까 좋네요. 용서는 절대 안 해줄 거지만.”
니케아르샤가 고개를 들고 히히 웃었다.
그 순연한 얼굴에 이스칼리온은 마주 미소 지었다.
자신의 음험한 욕망을 알면 도망갈지 모르니까.
“절대 용서해 주지 마. 한다고 해도 내가 반대야.”
“고마워요, 이스칼리온.”
니케아르샤의 미소에 이스칼리온이 고개를 숙였다.
해도 되는 타이밍인 것 같아서 키스하려는데—
“근데 어디로 가는 거예요?”
니케아르샤는 벌써 끌어안았던 몸을 물리고 창을 가린 커튼을 걷고 있었다.
“…….”
“음?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다.”
“황궁에 가나 했거든요? 13황자나 황태후 폐하도 뵈어야 하니까.”
이스칼리온의 미간에 줄이 생겼다.
‘항상 다른 사람 만날 생각밖에 없는 건가.’
“그런데 황궁에 가는 것치곤 너무 오래 이동하잖아요. 대체 어디 가요?”
이스칼리온은 조금 골이 난 얼굴로 니케아르샤를 쳐다보다 대답했다.
“네가 제일 가고 싶어 하는 곳.”
“……?”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한 마차가 멈췄다.
이스칼리온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차에서 내린 니케아르샤가 깜짝 놀랐다.
“여, 여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