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ess Who Accidentally Stole Their Hearts RAW novel - Chapter (26)
악녀인데 하트 받아버렸다 26화(26/177)
나와 이스칼리온은 베스릴 가를 빠져나왔다.
……히죽거리는유스릴을 뒤에 붙이고.
‘왜 계속 히죽거리는 거지?’
그것도 저렇게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나는이스칼리온을 힐끔 쳐다봤다.
“유스릴은 왜 저렇게 웃는 거죠?”
이스칼리온은유스릴을 쳐다보곤, 다시 정면을 향해 걸으며 대답했다.
“종종 정신이 나갈 때가 있어.”
“어쩐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해 보이긴 했지.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니,유스릴은 억울한 목소리로 외쳤다.
“영애까지 이러실 겁니까!”
“헛소리를 할 때도 있고.”
나 대신이스칼리온이 덧붙여서 나는 “아하.” 하며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칼리온은 으흐흐흣, 웃고 있던유스릴을 불렀다.
유스릴이 흠칫, 표정을 가다듬었다.
“예, 전하.”
“영애를 델로시프 저까지 모셔라.”
“아니에요.유스릴, 전하를 모셔.”
“이건 빚을 달아두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행동일 뿐이야. 여성을 안전하게 돌려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러니까요.”
“뭐?”
“그건 여성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육체가 약하기 때문이잖아요? 즉, 보호할 대상이라서요.”
“……그런데?”
“그러니까유스릴은 대공을 모셔야죠!”
이스칼리온은 막 저주 같은 거에 걸리는 데다, 마비도 쉽게 된다.
무예나, 마법 실력이 뛰어난 것에 비해 몸은 약한 것 같았다.
그에 비하면 난 마나가 넘쳐서 (다소 큰) 문제인 사람이었다.
“어, 그러니까 영애께선, 그, 약자가…….”
유스릴이 슬쩍 대공을 쳐다봤다.
난 여상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스릴의 호위를 받으시고, 안전히 귀가하세요!”
“……마치 날 약골 보듯 쳐다보는 것 같은데.”
“쉿, 남들이 듣겠어요.”
그리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속삭였다.
“—전하가 약골인 거.”
“…….”
“잘 들어가시고, 가시면 꼭 손 먼저 닦으시고, 따뜻한 물에 몸도 푹 녹이세요.”
“…….”
“그럼 전 베스릴 부인께 가볼게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전하를 모셔 온 게 되었으니 화원의 주인께 사과를 해야겠죠.”
방긋 웃고 인사하려는데, 어딘가에서 으득 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유스릴은 왜인지 등을 돌린 채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것도 끄헙, 꺽! 같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
“……?”
이스칼리온은 눈을 꽉 감은 채로 다시 입을 열었다.
“오해가 두 가지 있다.”
“네?”
“첫째, 나는 베스릴 후작내외의 승낙을 받고 화원에 간 것이다.”
“아아. 페트라 거래를 시작하셨댔죠. 그러면서 관계를 다지셨군요.”
“그리고 둘째. 난 결코 약하지 않아.”
그야 강하겠지.
세르카엘의 술식을 무영창으로 해독하는 실력.
소문으로 듣자하니 오러를 손발처럼 다루는 마검사라고도 하고.
미래에는 전쟁에서 자주 맹위를 떨친다.
하지만 공격력이 세다고 방어력도 강하단 법은 없으니까.
‘근데 약하다는 게 신경 쓰이나? 그렇다면 동맹인으로서 멘탈을 지켜줘야지.’
“그렇죠. 전하는 강하세요. 엄청 강하시죠. 아주 최고예요!”
“…….”
“전하처럼 강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전하가 최고죠. 대공이 힘을 숨김! 대공만 레벨 업! 제국 검신!”
“……그런 말을 듣고 싶단 게 아니야.”
이것도 아니야?
원래 내가 인간 관계에 소질이 없긴 하지만,이스칼리온은 유독 까다로운 것 같았다.
나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되게 어려운 남자시네요.”
“영애만 할까.”
이스칼리온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내가유스릴을 엄청나게 거절하니, 마차까지 데려다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 * *
이스칼리온은 멀어지는 델로시프의 마차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델로시프 영애는 특이한 분이십니다. 소문과는 다른 쪽으로 말이죠.”
“……그래.”
“저분은 아실까요. 전하께서 하루 만에 이만큼이나 표정을 보인 건 일생 처음 있는 일임을.”
“…….”
“할멈이 알면 기뻐할 겁니다. 벌써 예물을 준비할걸요.”
이스칼리온은 힐끗유스릴을 쳐다봤다.
그 순간.
“아악!”
유스릴이 죽을힘을 다해이스칼리온의 시야 밖으로 다이빙했다.
그를 비껴간 마나격이 콰아아앙—!! 소리를 내며, 거대한 분수를 세로로 갈라버렸다.
“신호도 없이 이러시는 게 어딨습니까! 스치기만 했어도 죽었을 거라고요!”
“그거 아쉽군.”
이스칼리온의 싸늘한 눈빛을 받은유스릴이 합! 입을 다물었다.
“영애와는 그런 관계가 될 수 없어.”
“뭐, 황제는 대공가 간의 결합을 반기지 않을 테죠.”
“서로 목적이 있어서 협력하는 관계란 뜻이다.”
“에이, 그렇다기엔 전하가 너무 평소답지 않으셨죠. 전하의 젖형제로 평생을 봐왔지만, 여자한테 그런 표정을 짓는 건—”
“…….”
“지금 다시 다이빙할 타이밍일까요?”
“고민 중이다.”
“닥치겠습니다.”
유스릴이 어색하게 웃으며 제 입을 톡톡 때렸다.
이스칼리온은 그대로 등을 돌렸다.
“추밀원 늙은이들 동향을 알아봐라. 오르센 후작가에서 회합이 잦은 게 신경 쓰이니.”
“오르센 후작가의 클레아스인가 하는 놈팡이가 신경 쓰이는 건 아니시구요— 우와악!”
이번엔 분수가 가로로 갈라졌다.
유스릴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스칼리온은 성큼성큼 걸었다.
그렇게 얼마쯤.
이스칼리온의 시선이 잠시 뒤를 향했다.
십자 형태로 쪼개진 분수를 본 그는 미간을 좁혔다.
‘내가 약골? 헛소리.’
유스릴의 말마따나 니케아르샤는 특이한 여자였다.
그런 헛소리를 하니까 자꾸 신경이 쓰이잖아.
* * *
며칠 후, 델로시프 저택.
나는 차양막이 쳐진 정원 테이블에서 한가롭게 있었다.
이제는 말하기도 입 아픈 ‘시중 B급’의 앨리스 덕에 아주 쾌적한 환경이었다.
난 느릿하게 신문을 넘겼다.
[델로시프 대공녀, 아켈로스 대공과 밀회?] [화원 파티를 찾은 아켈로스 대공, 참석자 “델로시프 영애와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아켈로스 대공 전격 분석! 제국 발전 도모를 위한 세계 각국 탐방, 제국의 혼란을 우려해 대역을 세운 총명함까지.]신문이고, 잡지고 전부 나와 동맹인의 이야기였다.
이스칼리온이 정체를 드러내고서 며칠.
제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평민, 귀족 할 것 없이 술렁였고, 황제마저이스칼리온과 두 번이나 독대했다고 한다.
‘과연 영향력이 엄청나네.’
그 고생을 하면서이스칼리온과 동맹을 맺은 보람이 있다.
‘그의 영향력은 필시 내게 도움을 주겠지.’
내가 빙긋, 웃으며 다음 장을 넘기던 찰나였다.
“비켜. 시급한 용건이라니까.”
정원을 지키는 병사들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셀레나였다.
‘셀레나가 여길 왜 왔지?’
그것도 방문 요청조차 없이.
이게 큰 무례라는 걸 모를 사람이 아닌데.
‘무슨 일이 있나.’
나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길을 내드려라.”
그제야 병사들이 물러서고, 셀레나는 씩씩대며 걸어왔다.
“델로시프 저택은 오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일주일 전부터 요청서를 보내서 허가받으라잖아!”
“아무래도 보안상. 그런데 방문 요청 없이 올 만큼 급한 일이 있는 거야?”
“아주 엄청난 일이—!”
소리치던 셀레나가 움찔했다.
그러곤 주변을 둘러보고, 내 앞 의자에 털썩 앉았다.
“사람들 좀 물려봐. 아주 중요한 얘기가 있어”
그럴 정도로 은밀한 얘기를 하려는 것 같았다.
나는 앨리스에게 눈짓했다.
그렇게 고용인들을 물리고, 병사들까지 경비지를 멀리 옮기게 했다.
“그렇게까지 큰일이야?”
“큰일이고말고! 엄청나게 큰일이야. 정말로 엄청나게…… 이 일이 내 입에서 나갔다는 걸 알면 유력 가문이 우리 가문을 노릴 거라고…….”
나는 표정을 굳혔다.
베스릴 후작가의 금지옥엽인 셀레나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정말로 큰일인 것이다.
‘뭐지? 이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회귀 전엔 이즈음에 가족들과 거의 의절하다시피 했다.
그래서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
그러고 보니 오라버니들이 최근 자꾸 사람을 집에 불렀다.
특히 보석으로 유명한 상단의 상인들을.
‘집안의 보석까지 팔아야 할 정도로 대공가가 휘청이는 거야?’
셀레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눈에 바짝 힘을 준 채로 나를 쳐다봤다.
“며칠 고민했지만, 난 말하기로 했어. 그게…… ‘우리’니까.”
“우리?”
“우리! 그러니까 친……! 아무튼 간에.”
셀레나는 무거운 분위기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응.”
셀레나가 눈을 꽉 감았다.
“클레아스 오르센, 네 사촌인 미카린과 바람이 났어!”
* * *
맥이 탁 풀린 나는 푸, 한숨을 내쉬었다.
‘어우,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긴장이 풀린 데다가, 별 얘기가 아니란 걸 깨닫자 내 눈은 반쯤 썩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해석했는지, 셀레나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농담이 아니야. 진짜라니까. 내가 봤어. 그 연놈이 우리 저택 으슥한 곳에서 입을, 이, 입을……!”
입을 맞췄겠지.
원래 걔들은 하루에 열두 번 이상 키스하지 않으면 입술에 종기가 나는 줄 알아.
셀레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일단 진정제라도 좀 먹을래?”
엄청나게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나는 잠깐 고민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앞으로의 일에 도움이 될까.’
일단 셀레나도 좀 진정시켜야 할 것 같고.
잠시 생각하던 난 결론을 내렸다.
“알고 있어.”
“뭐?! 그런데 왜 가만히 있었어!”
“그러니까, 그건…… 안 지 얼마 안 돼서?”
“……율리시즈가 세다리 걸치는 걸 말하기 전에 안 거야?”
셀레나의 표정이 묘해졌다.
“뭐, 그렇기야 하지.”
그보다 훨씬 전이지만.
율리시즈의 세다리 사건을 중점으로 두면 ‘그전’이라는 말이 맞긴 하다.
그런데 이상했다.
고개를 푹 수그린 셀레나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저, 그, 왜…… 왜 울어?”
“너도 그랬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무런 사심도 없이 도와준 거야…….”
이해는 했지.
그치만 사심은 있었다.
너희 집 페트라.
“저기, 셀레나—”
“……이 바보, 그런 걸 혼자만 안고 있었다니. 아무것도 몰랐잖아, 난.”
그러면서 셀레나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나는 그녀에게 안긴 채로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결심했어, 니케. 난 너의 진정한 친구가 될 거야. 네 고통을 내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네 진심에 보답하겠어.”
“……고맙긴 한데—.”
“자, 그럼 누구부터 할까?”
슥, 눈물을 훔치며 일어나는 셀레나를 쳐다봤다.
“뭘?”
물으니 셀레나가 말했다.
“미카린과 클레아스. 둘 중 누구부터 죽이는 게 좋아?”
“어?”
“페트라를 가져왔어. 내가 붙잡을 테니, 네가 입에 처넣어.”
셀레나는 위풍당당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로 둘을 죽일 태세였다.
“잠깐, 잠깐!”
물론 가만 안 둘 거야!
그치만 이렇게 쉽게 깨꼬닥 가게 할 순 없다구—!
* * *
탕.
대문이 닫히고, 셀레나를 실은 베스릴의 마차가 길을 달렸다.
나는 매우 피곤한 표정으로 목을 주물렀다.
‘설득하는 데…… 세 시간이나 걸렸다…….’
“뭐? 죽이지 않겠다고? 아, 그래. 나도 율리시즈를 죽이진 않았어. 왜냐면 세다리이긴 해도 내 사촌과 바람이 난 건 아니니까! 하지만 넌 다르잖아.”
셀레나는 길길이 날뛰었다.
바람핀 연놈을 한시 빨리 정리해야, 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무슨 말인진 알아.’
나도 회귀 전의 일을 겪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테지.
‘하지만 단순히 독을 먹이는 거론 안 돼.’
그들은 내 영혼을 처참하게 찢어발겼다.
사랑한 모든 것들에게 배신당해서.
내가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웃었다.
내 앞에서 내 가족들을 살해하고 델로시프를 빼앗을 계획을 세우고.
날 죽이고 나면 얻을 것들을 계산하고.
음식을 열흘씩 주지 않다가, 쓰레기 같은 수프를 들고 와선 내가 개처럼 핥아먹는 걸 즐겁게 바라봤다.
내 어머니의 사진 앞에서 ‘딸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하고 땅에 머리를 박으며 몇백 번을 사죄하게 만들었다.
이 많은 일조차, 내가 겪은 모든 것의 일부였다.
‘그러니까 쉽게 죽여선 곤란해.’
“아가씨?”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그때.
레널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락받고 왔습니다. 무슨 일이신지요.”
셀레나가 해준 말들 중엔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다.
특히.
“드럽게 입술 비비는 것만 웃긴 게 아니야. 무슨 세기의 사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소설을 썼다구.”
“자주 그래.”
“미친 것들. 뭐? 대공이 마음에 안 들면 조사해 줘? 그럼 독을 먹이는 건 내가 해? 그따위 말을 하더라니까.”
“……뭐?”
“무슨 비유겠지. 아니면 그만큼 사랑한다는 뜻이거나. 남작가의 딸이 어떻게 대공을 암살해? 아무리 남자에 미쳤어도 살인까지 하겠어?”
여자에 미쳐서 아내를 키메라로 만드는 남자도 있다.
미카린과 클레아스는 정말로 선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미카린의 목적이 정말로 대공을 죽이는 걸까?’
아니.
내가 아는 미카린은 자기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렇지 않을 때는 딱 한 가지 경우밖에 없다.
‘남자를 꼬실 때지.’
회귀 전에 불륜충들을 그렇게 꼬시는 걸 봤거든.
그러니까 미카린의 진짜 목적은…….
‘이스칼리온과 접촉하려는 거야.’
그렇게 해서이스칼리온과 나를 멀어지게 하거나, 아니면…….
‘불륜 칙칙폭폭에이스칼리온을 끼워 넣으려는 거겠지.’
“클레아스가 거래 중인 정보 길드를 알고 싶어.”
이스칼리온을 조사하는 큰일에 집안의 정보부를 이용하진 않았을 터.
꼬리가 잡히면 멸문까지 갈 테니, 정보원을 샀을 거다.
“워낙 보안이 철저해서 대가문의 정보는 알아내기 힘듭니다.”
“그렇겠지…….”
“—만,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널드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실은 아가씨의 계략……이 아니고, 계획을 도울 수 있을까 해서 여러 곳에 사람을 심어뒀거든요.”
“그래?”
“특히 아가씨와 사건이 있던 인물, 그 인물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말이죠. 그중 클레아스 오르센 님이 있습니다.”
뭐?
나는 깜짝 놀라서 레널드를 쳐다봤다.
‘이 앨리스스러운 남자 같으니!’
스토커 같다는 소리가 아니라 유능하다는 뜻이었다.
물론 좀 스토…… 그런 느낌도 없지 않긴 한데.
“클레아스의 조사 보고서가 필요해.”
“금세 가져오겠습니다.”
레널드는 정말로 금세 보고서를 가져왔다.
진짜 빨랐다.
내가 방에 막 도착했을 때, 함께 들어올 정도였으니까.
“이런 중요한 자료는 떼어놓지 않고 다니거든요. 그래서 제 마차엔 숨겨진 공간이 있죠, 하하하!”
난 얼른 레널드가 넘긴 자료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었다.
“……이자가 정보원으로 의심된다고?”
“예. 길드에 의뢰한 흔적은 없습니다. 아예 정보원을 키워서 여러 군데 숨겨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자가 의심되는 이유는?”
“주에 두 번을 만났는데, 아주 은밀했습니다. 아, 이자의 사진을 가져다드릴까요? 그것도 제 마차에—.”
“아냐. 얼굴을 알아.”
최근에 만났으니까.
나도 두 번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