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ess Who Accidentally Stole Their Hearts RAW novel - Chapter (4)
악녀인데 하트 받아버렸다 4화(4/177)
<p></p>
<p></p><h2 style=”text-align: center; font-size: 27px !important;” data-p-id=”2″ data-original-font-size=”30″>
<p>4화</p></h2>
<p></p>
<p></p>
<p></p>
<p></p>
<p>나는 잠시 자괴감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p>
<p><br></p>
<p>‘그래,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고 방금 생각했잖아.’</p>
<p><br></p>
<p>저건 아카인의 ‘하…’가 아니라 ‘도파민 포인트’다.</p>
<p>이름 따위 신경 쓰면 지는 거다.</p>
<p><br></p>
<p>‘좋아! 하트 따위 얼마든지 받아주지!’</p>
<p><br></p><div data-p-id=”16″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된 사랑의 배달˚₊·—̳͟͞͞♡</p>
<p><바렌토 자작>님으로부터 ♥가 도착했습니다!</p></div>
<p><br></p>
<p>‘……아니.’</p>
<p><br></p>
<p>반사적으로 바렌토 자작의 동글동글한 얼굴이 떠올랐다.</p>
<p>미묘하지만, 바렌토 자작의 하트 정도야….</p>
<p><br></p><div data-p-id=”2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된 사랑의 배달˚₊·—̳͟͞͞♡</p>
<p><제르노>님으로부터 ♥가 도착했습니다!</p></div>
<p><br></p>
<p>‘아니, 진짜!’</p>
<p><br></p>
<p>하…….</p>
<p>인생 쉽지 않다.</p>
<p><br></p>
<p>‘그래도 어쨌든 하트가 세 개.’</p>
<p><br></p>
<p>하나였다면 어떻게 사용할지 망설였겠지만.</p>
<p><br></p>
<p>‘우선 업그레이드부터 해볼까.’</p>
<p><br></p><div data-p-id=”36″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를 사용해 <♥♡된 사랑의 흥신소>를 업그레이드합니다 ( •̀ ω •́ )✧</p>
<p>두구두구두구—</p>
<p>: ̗̀ ♥ˎˊ: 빠밤 : ̗̀ ♥ˎˊ:</p>
<p>이제 사냥할 때 <인간 관계>까지 사냥 가능합니다=͟͟͞͞➳❥</p></div>
<p><br></p>
<p>‘업그레이드할수록 더 많은 걸 조사할 수 있는 건가?’</p>
<p><br></p>
<p>추가된 항목도 좋다.</p>
<p>인간 관계.</p>
<p>이걸 파악할 수 있는 건 엄청난 힘이 된다.</p>
<p><br></p>
<p>‘귀족 사회는 거대한 인맥으로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p>
<p><br></p>
<p>거기다 바람러 잡아내기에도 좋고.</p>
<p>생각할수록 여러모로 쓸모 있는 능력이다.</p>
<p><br></p><div data-p-id=”49″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뿌———듯! (˶ ᵔ ? ᵔ ˶)</p>
<p>함께 ♥이 가득한 <♥♡된 사랑의 흥신소>를 만들어 보아요 ໒꒰ྀི∩ › ·̮ ɞ̴̶̷ ∩꒱ྀི১</p></div>
<p><br></p>
<p>‘……이 정신 나간 이름만 뺀다면 진짜 완벽할 텐데.’</p>
<p><br></p>
<p>* * *</p>
<p><br></p>
<p>다음 날 오후.</p>
<p>엠마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내게 물었다.</p>
<p><br></p>
<p>“파티에 가신다고요?”</p>
<p>“응.”</p>
<p>“하지만… 발현식에서 실패해서 다들 말이 많을 텐데. 가봤자 짜증 나는 소리만 들을 거예요.”</p>
<p>“내가 그딴 걸 무서워할 거 같아?”</p>
<p>“…그건 절대 아니죠.”</p>
<p><br></p>
<p>뭔가 떠올려선 안 될 것을 떠올렸는지, 엠마의 얼굴이 핼쑥해졌다.</p>
<p><br></p>
<p>“하지만 밖에서 또 소란 피우면 소공작님이 근신령을 내릴 거예요.”</p>
<p>“그래서?”</p>
<p>“저는 그저 아가씨가 걱정이에요.”</p>
<p>“그럼 걱정하고 있어. 거기 너, 이리 와서 내 머리 좀 빗으렴.”</p>
<p><br></p>
<p>머리칼을 빗는 건 총애받는 하녀가 하는 일이다.</p>
<p>지목을 받은 하녀가 얼떨떨한 얼굴로 빗을 드는데, 엠마가 홱 가로챘다.</p>
<p><br></p>
<p>“어휴, 우리 아가씨 고집은 누가 말려요~. 내가 아가씨한테 항상 져드려야지. 다 아가씨 위한 마음에서 하는 건데, 아가씨는 그것도 몰라주고.”</p>
<p><br></p>
<p>엠마가 푸념하듯 중얼거리며 내 머리카락을 빗었다.</p>
<p><br></p>
<p>‘내가 진짜 하녀한테까지 호구였구나.’</p>
<p><br></p>
<p>애정을 받아보지 못해서,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착각했다.</p>
<p><br></p>
<p>‘그래, 더 날뛰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더.’</p>
<p><br></p>
<p>나는 미소 지으며 엠마의 시중을 받았다.</p>
<p>나가기 직전, 엠마가 드레스룸에서 구두를 꺼내왔다.</p>
<p><br></p>
<p>“아가씨, 그 드레스엔 이 구두가 더 잘 어울릴 거예요.”</p>
<p><br></p>
<p>나는 가만히 엠마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p>
<p><br></p>
<p>“그래, 고마워.”</p>
<p>“아가씨는 저 없으면 안 된다니까요?”</p>
<p><br></p>
<p>그 건방진 말을 흘려들으며 나는 구두를 유심히 내려다보았다.</p>
<p><br></p>
<p>* * *</p>
<p><br></p>
<p>파티장에 도착한 나는 바로 깨달았다.</p>
<p><br></p>
<p>‘하. 이래서 내가 파티에 가는 걸 그렇게 말렸구나.’</p>
<p><br></p>
<p>다정하게 나란히 선 클레아스와 미카린의 모습이 보였다.</p>
<p>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와중에도 드레스 자락 사이로 서로 손가락을 은밀하게 얽고 있다.</p>
<p>손바닥을 간질이고, 손목 안쪽을 더듬는다.</p>
<p>그리고 은근히 주고받는 눈빛.</p>
<p>불륜충들이 아닌 척 서로를 더듬거리는 걸 보니 토기가 치밀었다.</p>
<p><br></p>
<p>‘우선 클레아스부터 털어볼까.’</p>
<p><br></p><div data-p-id=”110″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를 사용해 <흥신소>에 의뢰하시나요?</p></div>
<p><br></p>
<p>‘그래.’</p>
<p><br></p><div data-p-id=”114″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사냥할 사랑: 클레아스</p>
<p>대상 <클레아스>의 등급이 너무 높아 조사할 수 없습니다.</p></div>
<p><br></p>
<p>‘…예상했던 대로네.’</p>
<p><br></p>
<p>엠마를 조사할 때.</p>
<p><br></p><div data-p-id=”120″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
<p>대상 <엠마>의 등급이 현저히 낮아 바로 조사가 완료됩니다!</p></p></div>
<p><br></p>
<p>등급 이야기를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p>
<p>지금 당장 클레아스를 털어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p>
<p><br></p>
<p>‘이것도 정보지.’</p>
<p><br></p>
<p>힐끗 ‘조사 실패 메시지’를 보는데, 미카린이 날 발견했다.</p>
<p><br></p>
<p>“언니?”</p>
<p><br></p>
<p>미카린은 당황조차 하지 않았다.</p>
<p>더없이 반갑다는 듯 활짝 웃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떨어져 나와 나를 반겼다.</p>
<p><br></p>
<p>“언니, 오늘도 안 오실 줄 알았는데…. 오셔서 너무 좋아요!”</p>
<p>“보고 싶었어, 니케. 오늘에서야 이 예쁜 얼굴을 보네.”</p>
<p><br></p>
<p>클레아스 역시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p>
<p>미카린의 손목 안쪽을 더듬던 그 손을.</p>
<p><br></p>
<p>“그래? 그런 것치곤 한 번도 찾아오지 않더라.”</p>
<p>“우리 니케 기분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았어. 내가 네 기분을 풀어줘야 했는데.”</p>
<p><br></p>
<p>내민 손을 무시하자, 클레아스가 다정하게 내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p>
<p>미카린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p>
<p>하지만 입매가 미세하게 굳은 게 보였다.</p>
<p><br></p>
<p>“미카린, 어디 불편한 데 있어?”</p>
<p>“네? 그럴 리가요. 모처럼 언니가 파티에 참석하신 모습을 보니 너무 좋은걸요!”</p>
<p>“그래.”</p>
<p><br></p>
<p>애써 기분 좋다고 하는 미카린을 바라보는 클레아스의 눈이 참 애틋했다.</p>
<p>그런 클레아스를 향해 미카린은 괜찮다는 듯 아픈 미소를 지어주었다.</p>
<p><br></p>
<p>‘염병.’</p>
<p><br></p>
<p>내가 무슨 둘 사이를 찢어놓는 이물질인 줄 알겠다.</p>
<p>알고 나서 보니 염병첨병질이 다 보였다.</p>
<p><br></p>
<p>‘둘의 로맨스에 날 조미료로 이용하는 수준인데.’</p>
<p><br></p>
<p>난 멍청하게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낸다고 좋아했다.</p>
<p><br></p>
<p>‘아, 당장 까발리고 싶다.’</p>
<p><br></p>
<p>동네 사람들!</p>
<p>얘네 불륜한데요!</p>
<p>날이면 날마다 오는 그저 그런 불륜이 아니에요!</p>
<p>무려 다섯 명이서 돌아가면서 하는 불륜 열차!</p>
<p>불륜 칙칙폭폭!</p>
<p>이 기회에 공짜로 구경하세요!</p>
<p><br></p>
<p>‘후우, 참자.’</p>
<p><br></p>
<p>지금 까발려 봐야 클레아스 말고 나머지가 미카린이랑 아직 어떤 사이인지 확실하지도 않거니와.</p>
<p>이 둘이 살짝 망신을 당하긴 하겠지만 그뿐.</p>
<p>내게도 오물이 튀겠지.</p>
<p><br></p>
<p>
<p>“니케 성격이 얼마나 더러운데 클레아스가 오래 버틴 거야.”</p></p>
<p>
<p>“그나마 역대급 각성자가 될 거라는 게 니케 장점이었는데 이젠 그것도 아니잖아.”</p></p>
<p>
<p>“대공가에서도 내놓은 골칫덩이고.”</p></p>
<p>
<p>“킥킥, 어떻게 하면 사촌한테 뺏겨? 방계보다 못한 본가네.”</p></p>
<p><br></p>
<p>—같은 뒷말이 날 따라다닐 거다.</p>
<p>회귀 전에 들었던 말을 생각하면 확실하다.</p>
<p><br></p>
<p>‘하지만 그냥 넘어가긴 빡치니까.’</p>
<p><br></p>
<p>
<p>“항상 파티에서 언니랑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데.”</p></p>
<p>
<p>”그 여자랑 닿는 것만으로 소름 끼쳤어. 당장 밀어내고 널 내 옆에 두고, 남들이 보든 말든 이렇게, 너와 함께 하고 싶어.”</p></p>
<p>
<p>”클레아스…!”</p></p>
<p><br></p>
<p>이 한 몸 희생해서 쟤네 둘이 가장 싫어하는 선물을 줘야겠다.</p>
<p><br></p>
<p>“클레아스.”</p>
<p><br></p>
<p>나는 클레아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p>
<p>내 손끝이 그의 뺨을 간지럽히듯 지나 귓바퀴를 스치고 떨어졌다.</p>
<p><br></p>
<p>“아….”</p>
<p><br></p>
<p>클레아스가 당황한 듯 움찔했다.</p>
<p>내가 먼저 이렇게 클레아스에게 다가가는 건 처음이기 때문일 거다.</p>
<p>나는 클레아스가 조금만 가까이 붙어도 부끄러워서 떨어졌으니까.</p>
<p><br></p>
<p>“니케?”</p>
<p>“여기 묻었어.”</p>
<p><br></p>
<p>입꼬리를 살짝 올리자 클레아스가 머쓱한 얼굴로 제 뺨과 귀를 어루만졌다.</p>
<p>스친 부분이 붉었다.</p>
<p><br></p>
<p>“그냥 말해줘도 되었을 텐데.”</p>
<p>“싫어?”</p>
<p>“아니, 싫을 리가……<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21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클레아스가 답지 않게 뚝딱거렸다.</p>
<p>소름 끼치도록 싫었으면서, 그런 티 한 번 안 내고 언제나 능숙하고 여유 있게 나를 대했는데.</p>
<p>하긴. 솔솔 뿌려야 맛난 조미료가 갑자기 확 쏟아지니 당혹스럽겠지.</p>
<p><br></p>
<p>‘미카린 표정을 보니 내가 생각보다 더 매운 조미료 같고.’</p>
<p><br></p>
<p>미카린은 애써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지만, 난 알 수 있었다.</p>
<p>쟤 개빡쳤다.</p>
<p><br></p>
<p>“그럼 난 이만.”</p>
<p><br></p>
<p>간단하게 둘의 기분을 망친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뒤를 돌았다.</p>
<p>더는 쓰레기를 만지고 싶지 않기도 하고, 파티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p>
<p>그 순간, 커다란 손이 내 팔목을 붙잡았다.</p>
<p><br></p>
<p>“어디 가?”</p>
<p><br></p>
<p>클레아스였다.</p>
<p>나는 조금 당혹스러운 기분으로 그를 바라보았다.</p>
<p>소름끼쳐서 밀어내고 싶었던 이물질이 알아서 떨어져 나가주잖아.</p>
<p>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p>
<p><br></p>
<p>“내가 너한테 말해야 해?”</p>
<p>“어…?”</p>
<p>“굳이 말할 필요 없잖아.”</p>
<p>“무슨 소리야. 난 네 약혼자야.”</p>
<p><br></p>
<p>픽 웃음이 나왔다.</p>
<p><br></p>
<p>“너도 오늘 미카린과 파티에 왔잖아. 나한테 말하지 않고.”</p>
<p>“…네 사촌이니까 신경 쓴 것뿐이야. 널 생각해서 네 사촌을 챙긴 거였어.”</p>
<p>“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신경 안 쓰니까.”</p>
<p><br></p>
<p>탁.</p>
<p>나는 클레아스의 팔을 쳐내고 다시 뒤를 돌았다.</p>
<p>회장을 벗어날 때까지 오랫동안 뒤통수가 따가웠다.</p>
<p><br></p>
<p>* * *</p>
<p><br></p>
<p>‘신경 안 쓴다고?’</p>
<p><br></p>
<p>클레아스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니케아르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p>
<p>왜 자신을 두고 미카린이랑 노냐고 앙탈 부리는 게 아니었다.</p>
<p><br></p>
<p>‘진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p>
<p><br></p>
<p>자신을 바라보던 무심한 눈동자.</p>
<p>건조한… 오히려 귀찮아 보이던 표정.</p>
<p><br></p>
<p>‘왜…<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264″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니케아르샤는 감정이 빤히 보이는 여자였다.</p>
<p>가만히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p>
<p>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언제나 무한한 애정이 가득 차 있었다.</p>
<p><br></p>
<p>‘그런데 왜 지금은……<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270″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얻어맞은 손이 욱신거렸다.</p>
<p>처음이었다.</p>
<p>니케아르샤가 이렇게 자신을 밀어낸 건.</p>
<p>동시에 또 처음이었다.</p>
<p><br></p>
<p>
<p>“싫어?”</p></p>
<p><br></p>
<p>아스라이 속삭이던 목소리.</p>
<p>뺨을 타고 귓바퀴를 스치던 손끝.</p>
<p>느릿하게 깜빡이던 긴 속눈썹.</p>
<p>웃는 듯 아닌 듯, 사람 애달프게 하는 고혹적인 미소.</p>
<p><br></p>
<p>“…….”</p>
<p><br></p>
<p>클레아스는 손을 들어 제 뺨을 매만졌다.</p>
<p>니케아르샤의 손끝이 스쳤던 자리가 이상하리만치 예민하게 느껴졌다.</p>
<p><br></p>
<p>“클레아스.”</p>
<p><br></p>
<p>제 팔을 꼬옥 붙드는 손길에 클레아스는 순식간에 상념에서 깨어났다.</p>
<p>미카린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p>
<p><br></p>
<p>“왜 그러세요?”</p>
<p>“아무것도 아니야.”</p>
<p>“설마 언니한테 설렌 거 아니죠?”</p>
<p><br></p>
<p>귀엽게 질투하는 미카린을 보고 클레아스가 미소 지었다.</p>
<p><br></p>
<p>“그럴 리 없잖아. 그냥… 갑자기 달라졌으니까.”</p>
<p>“달라졌으니까?”</p>
<p>“…우리 계획에 차질이 있을까 걱정한 것뿐이야.”</p>
<p><br></p>
<p>미카린이 “치.” 하며 클레아스의 품에 몸을 기댔다.</p>
<p>회장 곳곳에 드리운 커튼이 그들의 밀회를 가려주었다.</p>
<p><br></p>
<p>* * *</p>
<p><br></p>
<p>나는 회장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뒤뜰로 향했다.</p>
<p><br></p>
<p>‘분명 이쪽으로 나가는 걸 봤는데……<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311″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과거, 나는 그냥 죽은 게 아니다.</p>
<p>바퀴파이브에게 살해당했다.</p>
<p>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불륜파이브의 권능은 대단하다.</p>
<p>이대로 가다간 또 살해당할 수도 있다.</p>
<p><br></p>
<p>‘내게도 손잡을 권능자가 필요해.’</p>
<p><br></p>
<p>그것도 거대한 힘을 가진 불륜파이브에 대적할 만한, 압도적인 권능자가.</p>
<p>나는 그런 힘을 지닌 존재를 딱 한 명 알고 있다.</p>
<p>그런 생각을 하며 모퉁이를 도는데.</p>
<p><br></p>
<p>‘아……<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324″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달빛을 받으며 정원수 사이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p>
<p>큰 키에 넓은 어깨.</p>
<p>각 잡힌 정결한 옷태.</p>
<p>밤이 채색한 머리카락은 오묘한 빛을 띠고 있었다.</p>
<p><br></p>
<p>“아켈로스 대공.”</p>
<p><br></p>
<p>커다란 등이 우아하게 움직였다.</p>
<p>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눈동자가 날 응시했다.</p>
<p>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흥신소를 불렀다.</p>
<p><br></p><div data-p-id=”337″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를 사용해 <흥신소>에 의뢰하시나요?</p></div>
<p><br></p>
<p>‘응.’</p>
<p><br></p>
<p>그가 나를 보고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p>
<p><br></p>
<p>“델로시프 공녀?”</p>
<p>“절 아시네요? 따로 인사한 적은 없는데.”</p>
<p>“제국 제일의 미인을 몰라볼 순 없지.”</p>
<p><br></p>
<p>나는 픽 웃었다.</p>
<p>오랜만에 듣는 말이었다.</p>
<p>델로시프의 개망나니, 마녀, 가짜 각성자, 사기꾼… 그런 별명만 들었는데.</p>
<p><br></p>
<p>“어쩐지. 파티에서 스칠 때마다 시선이 느껴지더라.”</p>
<p>“저런. 들켰군.”</p>
<p><br></p>
<p>그가 하나도 곤란하지 않은 얼굴로 웃었다.</p>
<p>나는 마주 웃으며 물었다.</p>
<p><br></p>
<p>“그럼 그것도 아세요?”</p>
<p>“……<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358″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신분 사칭죄의 최고형이 사형이라는 거요. 제보자에게는 포상금도 준다던데.”</p>
<p>“공녀가 포상금에 관심 있을 줄 몰랐군.”</p>
<p>“대공을 사칭한 건 얼마를 받게 될까요?”</p>
<p>“글쎄, 적어도 천만 골드부터 시작할 것 같은데.”</p>
<p>“그럼…저한테 얼마 주실 거예요?”</p>
<p><br></p>
<p>그가 날 바라보았다.</p>
<p>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p>
<p>그 여유가 과연 끝까지 갈까?</p>
<p><br></p>
<p>“적어도 천만 골드보다는 더 줘야겠어요. 그치?”</p>
<p><br></p>
<p>나는 또박또박 힘주어 그의 이름을 발음했다.</p>
<p><br></p>
<p>“유스릴.”</p>
<p>“……<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374″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지금껏 느긋하기만 했던 그의 표정이 일변했다.</p>
<p>경계, 의심 그리고 적대감.</p>
<p>찰나에 드러난 동요.</p>
<p>나는 씨익 웃었다.</p>
<p><br></p><div data-p-id=”381″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line-height: 1.6 !important;”>
<p>사냥할 사랑:<span style=”text-indent: 17.664px;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81″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유스릴</span></p>
<p>대상 <<span style=”text-indent: 17.664px;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81″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유스릴</span>>의 등급이 높아 조사할 수 없습니다.</p></div>
<p><br></p>
<p>그래.</p>
<p>이것도 정보가 된다니까?</p>
<p><br></p>
<p>“하, 이것 참.”</p>
<p><br></p>
<p>짧게 고민하던유스릴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p>
<p><br></p>
<p>“…제 이름까지 아시는 걸 보니 이미 거의 다 알고 계시겠군요.”</p>
<p><br></p>
<p>아니. 딱 세 개밖에 몰라.</p>
<p>하나는 방금 알게 된 네 이름.</p>
<p>두 번째는 나중에 ‘진짜 아켈로스 대공’이 나타난다는 것.</p>
<p>마지막은….</p>
<p><br></p>
<p>‘그 누구도 네 내력을 못 알아냈다는 거지.’</p>
<p><br></p>
<p>물론 이름까지 포함해서.</p>
<p>나는 팔짱을 탁 꼈다.</p>
<p><br></p>
<p>“이제 나는 진짜 아켈로스 대공이 보고 싶은데, 천만 골드 씨?”</p>
<p><br></p>
<p>* * *</p>
<p><br></p>
<p>니케아르샤가 떠난 뒤.</p>
<p>유스릴은 홀로 정원에 남아 한숨을 푹 쉬었다.</p>
<p><br></p>
<p>“…소문은 믿을 게 못 된다더니. 망나니가 아니잖아? 오히려… 델로시프 대공을 쏙 빼닮았어.”</p>
<p>“글쎄.”</p>
<p><br></p>
<p>아무도 없는 수풀 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p>
<p>밤바람처럼 녹진하면서 부드럽고, 동시에 언제든 돌풍으로 돌변할 흉포함을 숨긴 목소리.</p>
<p><br></p>
<p>“내가 보기엔 망나니 맞는 거 같은데.”</p>
<p>“예……<span style=”font-size: 18px !important; text-indent: 1em;” data-p-id=”416″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48″>?”</span></p>
<p><br></p>
<p>유스릴이 의아한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p>
<p>그곳엔 한 남자가 반쯤 밤에 녹아든 채, 깊은 어둠처럼 서 있었다.</p>
<p><br></p>
<p>“그것도 개망나니.”</p>
<p><br></p>
<p>그렇게 중얼거리는 남자의 얼굴에는 비스듬한 미소가 그림처럼 맺혀 있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