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
뇌신강림(雷神降臨)
뇌신강림(雷神降臨)
“예스!”
영수는 환호성을 질렀다.
유리가 대체 얼마나 튼튼한 건지, 산호초 창이 유리컵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창이 부서진 리자드맨은 당황하면서 물러났다.
하지만, 아직 창을 들고 있는 리자드맨들은 자신의 동료의 창이 부서졌는데도 불구하고 트럭을 향해 달려들었다.
쨍! 쨍그랑!
하지만, 트럭은 강했다. 마치 그 어떤 것으로도 부술 수 없는 것처럼.
쨍강! 쨍그랑! 째쟁!
‘하? 저놈들 생각이란 걸 안 하는 걸까?
리자드맨은 마치 생각이 없는 놈들처럼 트럭을 두들겨댔다.
저렇게 해봐야 자신들의 무기가 망가질 뿐인데. 물속에서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산호초를 주워와서 창으로 쓰는 건가?
하지만 얼마지 않아 놈들이 왜 무기를 버렸는지를 알게 되었다.
쉬이잇!
입을 크게 벌리며 목을 길게 빼는 리자드맨들.
“니들이 뱀이냐?”
아니, 물속에서 나왔으니까 뱀장어인가?
콰직!
놈들은 이빨을 내세워 트럭을 물어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리가 달랐다.
끼깃, 쯔즈즈즈즈…
마치 누군가 열쇠로 차를 긁고 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그 단단하다는 리자드맨의 이빨도 버텨내다니!”
어민들이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분명 차가 긁히고 갈리는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그 말은 즉, 완전 무적인지 알았던 트럭이 무적은 아니라는 소리가 아닌가?
영수의 머릿속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만히 있으면 당한다.’
부우아아아앙!
파팍! 파파파팍!
사방으로 모래가 튀었다.
그러나 전진 기어를 넣어도, 후진 기어를 넣어도 모랫구멍이 깊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하악, 하악…
숨이 가빠져 갔다.
트럭에 기스 나는 소리는 나지, 주변은 둘러싼 리자드맨들은 계속 트럭을 물어뜯고 두들겨대지, 바퀴는 꿈적도 안 하는데 저놈들이 트럭을 엎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나갈 수 없는 폐쇄적인 상황까지…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영수는 들숨 날숨을 반복하며 침착을 되찾기 위해 애썼다.
‘침착하자. 침착해. 아직 부서지지 않았어. 유리가 깨진 것도 아니잖아? 침착해. 침착…’
콰직!
그때, 눈앞 유리창으로 리자드맨의 벌려진 입이 덥쳐졌다.
쾅쾅쾅!
카직! 끼기기기긱…
바로 눈앞에서까지 입으로 물고 두들겨대는 통에 전혀 침착해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영수의 눈에 유리창을 물어뜯고 있는 리자드맨들의 이빨이 보였다.
끄그그그…
갈리는 소리는 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차체보다는 약할 유리창에는 기스 조차 나지 않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끄그그…
‘이빨이…’
갈리는 것은 유리가 아니라 이빨이었다.
‘차가 긁히는 소리가 아니었어!’
그동안 무적인 줄 알았던 차가 이빨에 데미지를 입는다고 생각해서 혼란에 휩싸였는데, 그 반대였다.
그 사실을 눈으로 목격하는 순간, 폭풍처럼 조급했던 영수의 마음이 잔잔한 파도로 바뀌며 평안이 찾아들었다.
“흥! 공격해봐라. 그래 봐야 너희만 손해니까.”
부아아앙!
파파파팟!
영수는 다시 엑셀을 밟았다.
리자드맨들이 달라붙어 흔드는 통에 모래사장에서 바퀴가 빠져나왔나 싶더니, 그러진 않았다.
역시나, 어민들의 도움을 얻어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눈앞의 이 리자드맨이라는 놈들을 쫓아내지 못하면 계속 이쪽에 묶여있을 것이다.
‘가만 보자, 공격 수단이…’
분명, 놈들을 공격할 게 있었다.
영수는 단말기를 눌러 가지고 온 목록을 살폈다.
‘가스총!’
액체형이지만 창문을 열어서 문틈으로 놈들에게 날려 보내면, 죽이지는 못해도 괴롭게 만들어서 쫓아낼 수는 있지 않을까?
다급하게 글러브 박스로 손을 뻗었다.
벌컥!
콩!
“앗! 따가! 어후…”
성급하게 문을 열려다가 조수석에 놔둔 예비 배터리에 팔꿈치를 부딪치고 말았다.
번개의 신이 강림한 것처럼 저리다는, 뇌신권(雷神拳)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영수는 저릿함이 사라지라고 계속 팔꿈치를 문질러댔다.
그때, 이빨로 창문을 물어뜯고 있던 한 리자드맨과 눈이 마주쳤다.
동그랗게 뜨고 있던 리자드맨의 눈이 초승달처럼 가늘어졌다.
“쪼개냐?”
영수는 자존심이 상했다.
산호초로 창을 만들어 사용하고 수틀리면 이로 무는 뱀장어 같은 미개한 놈에게 비웃음을 당하다니…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당한 것 같았다.
“이걸 확 전기로 지져 버릴까 보다!”
영수는 배터리를 들고 당장에 뛰어나가 웃고 있는 놈을 지져 버리고 싶었다.
‘잠깐?’
바닥에 떨어진 점프 케이블이 보였다.
이 트럭의 차체는 쇠로 만들었다. 쇠에는 전기가 통한다.
‘이거 가능성이…’
영수는 서둘러 점프 케이블을 단자에 연결했다.
그리고 한쪽 케이블 집게로 조수석 안전벨트 메는 쪽의 쇠 차체를 물어버렸다.
“이건 좀 짜릿할 거다.”
영수는 남은 케이블을 쇠에 접지시켰다.
콰치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피, 피해!”
“마법사님의 번개 마법이다!”
트럭을 중심으로 번개가 방사되었다.
쓰아아아!
치아아악!
펑! 펑! 펑! 화륵!
비명을 고통스러워 하는 리자드맨, 타들어가는 리자드맨, 터져버리는 리자드맨…
‘뭐, 뭐야?’
영수는 화들짝 놀라 접지한 집게를 떼버렸다.
치지직, 파짓, 파짓…
창밖으로 마치 번개가 치는 것처럼, 잔류 전기가 스파크가 되어 사방으로 튀었다.
차를 붙잡고 있던 리자드맨들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몇만 볼트가 흐르는 전선에 감전되어 죽은 모습으로 불에 타거나 터져서 죽어버렸다.
“오오! 마법사님이 번개 마법을 사용하셨어!”
“크으! 역시 마법사님이셔!”
“쎔통이다 이! 오크 같은 리자드맨 놈들아!”
어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영수는 어안이벙벙한 모습으로 자동차에 붙은 UHPB(울트라 하이 퍼포먼스 배터리) 스티커를 바라봤다.
‘야, 아무리 고성능이라고 해도 고작 24볼트잖아?’
24볼트로 전기 낚시 정도를 하는 것은 봤어도, 번개를 치게 한다고?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미 벌어진 사실이었다.
쉬리릿…
멀리서 다른 어민들에게 달려가던 리자드맨들은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한동안 시선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쉬쉿…
두리번거리며 서로의 눈을 확인하는 리자드맨들.
놈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돌려서 바다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저거 봐! 리자드맨들이 도망간다!”
“영주님도 못하던 일을 마법사님이 해주셨어!”
“으아! 고래보다 골치 아픈 놈들이었는데! 놈들이 도망갔으니 야간 조업도 문제없다고!”
‘도망간다고?’
영수의 눈에도 바다를 향해 도망가고 있는 리자드맨들이 보였다.
그냥 놔줄 수는 없었다.
바닥에는 신발까지 연결된 고무로 되어있는 방수 작업복과 고무장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혹시나, 어민들을 돕는 미션이 양식업을 가르쳐주라는 것이 아닐까 해서 직접 바다에 들어가 작업하려고 구해온 것이다.
부스럭…
영수는 서둘러 복장을 착용했다.
철컥.
배터리를 끌어안고 밖으로 나온 영수는 달려가는 리자드맨들의 뒤를 따라 바다로 달려갔다.
쉬쉬쉿…
뒤를 힐끔 돌아보던 리자드맨들은 화들짝 놀라 더 빠르게 뛰었다.
풍덩!
물 속으로 다이빙 하는 리자드맨들.
“놓칠까 보냐!”
사업할 때도 그랬다. 도망치는 상대에게 관용을 베풀었다간 다음에 더 강해져서 나올 뿐이다.
약점을 보일 때 파고들어 최대한 타격을 줘서 회생불가로 만들어야만 내가 살 수 있다.
바다에 도착한 영수는 그대로 배터리에 달려 있는 점프 케이블을 바닷물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치지지지직!
바다 위에 노랗고 푸른색의 번개가 쳤다.
극고압의 전류가 흐르다 못해 물 위로 튀는데 영수에게는 단 한 줄기도 날아가지 않았다.
얼마지 않아 잠수해 들어갔던 리자드맨들이 그대로 물 위로 둥둥 떠올라 버렸다.
“와아아아아!”
어민들은 안도의 환호성을 질렀다.
‘아직, 살아있는 놈들이 남았어…’
영수는 바닷물에서 점프 케이블을 빼며 육지 쪽으로 몸을 돌렸다.
쉬쉿…
쉬릿…
육지 안쪽까지 침투해 들어갔다가 아직 바다로 들어가지 못한 리자드맨들이 살아있었다.
그들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영수를 피했다.
원래라면 물로 들어가 도망쳤을 리자드맨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동료들이 어떻게 되는지 봤는데 바다로 들어갈 만큼 멍청한 놈들은 아무도 없었다.
쉬쉬쉬…
혀를 낼름거리며 고갯짓으로 의견을 교환하던 리자드맨들은 이윽고 해변을 따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딜!”
영수는 놈들의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모래 속으로 발이 푹푹 빠져들어갔다.
놈들은 발이 모래를 밟고 뛰기 적합하게 되어있는지 빠르게 도망갔고.
하지만, 놈들이 물로 들어가는 순간 전기로 지질 생각으로 영수는 거의 바닷물에 반쯤 발을 걸쳐놓고 놈들을 따라가고 있었다.
쉬쉬쉬… 살려…
멀어지는 놈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던 혓소리와는 다른 소리가 섞여 있었다.
쉬이이…
쉬쉬싯… 도망쳐…
“쉬쉿… 내가 마지막으로 남아서 막겠다! 다들 도망쳐! 모두에게 알려. 복수는 생각도 말라고!”
그때 한 마리가 도망가는 대열에서 이탈해 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영수는 멈칫했다.
“쉬쉬쉿… 인간 마법사, 건드려서 미안하다. 마법사인 줄 알았으면 공격하지 않고 도망쳤을 것이다.”
“…”
“쉬쉿… 원통하다. 손이 이래서 그물을 만들지 못하니… 조상님들은 인간들의 그물을 빌려 가려고 했을 뿐이라는데…”
개구리같이 긴 물갈퀴가 나 있는 투박한 손이 보였다. 저래서야 뭘 쥘 수는 있어도 정밀한 작업은 무리일 거다.
“쉬쉬싯… 서로 말이 안 통해서일까? 어쩌다 우리 위대한 용의 후손 리자드맨이 인간을 죽이고 뭔가를 빼앗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된 것인지…”
“…”
한 마디 없는 영수와 다르게, 혼자 남은 리자드맨은 말이 많았다.
“쉬쉬쉿… 그래, 시간을 끌수록 동료들이 도망갈 시간을 더 벌 수 있다. 제발, 공격하지 말아다오 마법사야.”
“야.”
쉬쉿?
영수의 부름에 리자드맨이 긴장하며 산호초 창을 꼬나쥐었다.
“너, 내 말 알아듣냐?”
“쉬쉬쉿? 어떻게 하등한 인간이 우리 위대한 용의 후손 리자드맨들의 말을 하는 것이지?”
‘그냥… 지질까?’
배터리를 안고 있는 영수의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하지만, 이내 침착을 되찾고 리자드맨을 노려봤다.
“야…”
“쉿?”
영수는 바닥에 배터리를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내말 들리면 대가리 박아.”
“쉬릿?”
케이블을 손에 쥔 영수가 리자드맨을 노려봤다.
“죽, 고, 싶, 냐?”
치직!
꽈광쾅!
두 집게를 부딪치자 그 사이에서 번개가 생성되어 리자드맨의 머리 옆을 스치며 날아가 땅을 움푹 패이게 만들었다.
“쉬… 쉬…”
리자드맨의 다리 사이로 흐르는 뜨거운 물줄기.
“죽기 싫으면 땅에 대가리 박아.”
리자드맨이 바싹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