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1)
누가 기찻길을 내었는가?
누가 기찻길을 내었는가?
한국에서의 일을 처리하다 보니 무려 사흘 만에 미드랜드에 도착한 영수.
“아빠!”
안단테가 달려와 격하게 반겨주었다.
물론, 안단테는 사흘 내내 잠을 자고 있었고 매번 자신이 오면 깨어나서 이렇게 달려왔지만, 그래도.
‘미안하네…’
영수는 달려오는 안단테를 두 팔로 안아 들었다.
“우리 딸! 잘 있었어요?”
“응! 아빠 가고 코 자고 있었어!”
“아빠 없으면 너무 심심하지?”
“모르겠어. 아빠 가면 갑자기 졸려서, 그냥 자. 히힛.”
“오늘은 아빠가 많이 놀아줄게. 아, 맞다. 안단테 피자 한 번 먹어볼래?”
“피자?”
안단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수는 혼자 오래 살았고 직접 요리를 만들 줄도 알았다.
거기다 대학 다닐 때 잠시 화덕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기에, 피자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줄도 알았다.
지난번에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가희가 먹을 피자를 직접 만들어줬었기에 가장 문제인 도우를 만드는 방법과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드는 방법도 이제는 숙달했다.
그런데, 미드랜드에는 피자가 없었다.
밀가루도 있고 치즈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토마토가 없었다.
그래서 토마토 페이스트의 그 새콤달콤한 맛을 내지 못했다.
‘페이스트를 많이 만들어서 나중에 미트볼 스파게티도 만들어줘야겠다.’
“이번에 아빠가 토마토라는 걸 가지고 왔어요.”
“토마토?”
“일단, 피자는 점심에 먹고 오늘 아침에는 토마토를 먹어볼까?”
토마토는 외국 사람들에게는 채소였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토마토는 과일처럼 취급되었다.
영수가 토마토를 처음 먹은 것은 할머니의 집에서였다.
할머니는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주셨다.
아삭하며 부드러운 토마토와 완전히 녹지 않은 설탕의 바삭한 식감.
설탕 뿌린 토마토 자체도 맛있지만, 사실 나중에 접시에 남은 국물을 입에 털어 넣는 것이 영수가 기억하기로는 꿀맛이 따로 없었다.
“응! 먹을래!”
영수는 웃으면서 안단테를 식당에 데려다주었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영수는 직접 영주부의 주방을 향했다.
“여, 영주님.”
시녀장이 놀라 달려왔다.
“아, 저는 크게 신경 쓰지 마시고 작은 도마와 식칼, 접시도 빌려주세요.”
“조치하겠습니다.”
시녀 장은 군말 없이 영수가 원하는 것들을 가져다주었다.
영수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토마토와 설탕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이곳도 단맛을 낼 때는 꿀과 조청 같은 것을 쓰던가?’
지난번 사탕수수를 가져올까 했지만, 대체식품이 있기에 가져오지 않았었다.
지구에서도 다희는 가희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설탕을 거의 쓰지 않았다.
단맛은 꿀이나 조청 같은 것으로 대처할 수도 있겠지만, 토마토에는 설탕을 뿌려 먹지 않으면 그 맛을 낼 수가 없었다.
설탕만 낼 수 있는 맛이란 다르니까.
‘사탕무나 사탕수수를 가져와 볼까…’
현대인에게는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둔갑시켜서 음식에 중독을 만들고 비만의 주범이라는 이유로 설탕을 백색마약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에 밥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사람은 거의 없는 동네였다.
거기다, 조미료는 워낙 상류층의 것이라 하층민들은 음식을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먹을 뿐이었다.
좀 싸게 공급해서, 한 끼라도 맛있게 먹게 하면 어떨까?
이곳에서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테지만, 가져온다고 해서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설탕 때문에 음식 조절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워낙 풍요로운 삶을 사는 현대인의 핑계이기도 하니까…’
거기다, 그런 건강 문제도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이라는 본질을 가진 안단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문제였다.
도도도도도…
사르륵…
영수는 토마토 다섯 개를 썰어 한 개만 작은 접시에 담고, 큰 접시에는 네 개 분량을 옮겨 담았다.
“시녀장님, 양이 많으니까 다른 시녀 분들하고 함께 드셔 보세요.”
“영주님, 그것은…”
“토마토라는 겁니다. 어쩌면 다음번에 팔 상품은 이게 될지도 모르겠으니, 드셔 보시고 나중에 꼭 무슨 맛인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한 접시는 안단테와 애피타이저로 먹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단테는 식성이 좋으니까, 원래 내오시려는 애피타이저도 내주셔야 합니다.”
영수는 시녀장에게 윙크를 하며 토마토가 담긴 접시를 들고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
“짜잔!”
“와아! 토마토다! 지난번에 TV로 봤어!”
안단테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격하게 반겨주었다.
영수는 다가가 안단테를 무릎 위에 앉히고 포크로 토마토를 찍어주었다.
“아아.”
츄릅… 아삭, 아삭…
안단테는 토마토를 한입에 넣고 오물오물거리며 턱을 움직였다.
예전에는 먹으면 바로 삼키고는 했는데, 최근 DVD에서 식사 예절을 배우더니 어떤 음식이든지 스무 번씩 꼭 꼭 씹어먹게 된 안단테였다.
꿀꺽.
“어때?”
영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다.
“맛있어!”
안단테가 환하게 웃었다.
영수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전염되었다.
설탕 묻힌 토마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더 먹고 싶은데…”
달그락, 달그락…
안단테는 숟가락을 놀려 접시에 남아있는 국물을 찍어 먹었다.
“와! 엄청 맛있다!”
국물의 맛을 알게 된 안단테는 접시를 들고, 말릴 새도 없이 그대로 국물을 흡입했다.
후루루룩.
그 맛을 알기에, 영수의 입가에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맺혔다.
“아빠, 더 주세요!”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식사를 못 해요. 골고루 먹어야 몸이 건강해지는 거 알지? 나중에 또 줄 테니까, 그때 또 먹자.”
“더 먹고 싶은데…”
안단테가 너무 아쉬워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었다.
토마토가 없는 것도 아니라고 속으로 변명하며 영수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새로운 토마토를 하나 꺼냈다.
“그럼, 이번 건 설탕을 뿌리지 않고 먹어볼까?”
“응!”
안단테는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영수는 나이프로 토마토를 잘라 포크로 찍어주었다.
아삭, 아삭…
토마토를 입에 넣고 꼭꼭 씹어먹는 안단테.
그런데, 하나를 씹어먹더니 다시는 포크를 가져다 데지 않았다.
“아빠, 나는 하나만 먹어도 될 것 같아.”
“풋…”
웃음이 터져나왔다.
설탕을 안 뿌린 토마토는 아이들의 입맛에 잘 안 맞을 수 있었다.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은,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영수의 몫이었다.
영수는 웃으면서 토마토를 모두 먹었다.
물론, 영수에게도 설탕 뿌린 토마토가 더 맛있었다.
시녀들에게도 토마토의 인기는 좋았다.
물론, 설탕 뿌린 토마토가 말이다.
“그럼, 오늘부터는 시범적으로 이 밭에서 토마토를 길러주십시오.”
“토마토? 그것도 옷감인가?”
“아닙니다. 이번엔 먹을 겁니다. 한 번 드셔 보시지요.”
영수는 주머니에서 토마토를 꺼내 대모에게 건네주었다.
아삭.
그녀는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음, 아삭하고 안에 든 과즙은 조금 짭짤한… 보통 과일은 단맛이 생명인데, 이 과일은 좀 특이한 맛이군. 물론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만…”
“과일이 아니라 채소입니다. 생으로도 먹지만, 굽거나 찌기도 하고, 페이스트로 만들어서 빵 같은 곳에 발라먹기도 합니다. 항산화 작용도 있고, 요리와 만났을 때 제법 맛있는 편이지요.”
“항산화?”
“몸속의 산소를… 아, 오늘 점심때 제가 이걸 써서 요리해 볼 테니, 와서 드시겠습니까? 고기나 치즈는 드시죠?”
“엘프들은 요리하기 귀찮아서 고기를 안 먹는 거지, 딱히 고기나 치즈를 가리지 않는다네. 신전의 수행자도 아니고, 새로운 작물을 써서 만든 요리라… 호기심이 동하는군.”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한 시간쯤 후에 꼭 와주십시오.”
영수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모에게 토마토 씨를 건넸다.
“자신만만하군. 오늘 요리가 맛있어야 할 걸세. 아니면, 내가 다른 엘프들에게 일을 대충대충 하라고 말 해둘 거야.”
“후훗. 걱정하지 마십시오.”
영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안녕을 고하고 다시 영지로 돌아왔다.
부엌에서는 미리 만들어둔 도우 반죽이 적당히 도톰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영수는 토마토에 십자를 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
한 번씩 돌리고 얼른 건져낸 영수는 껍질과 꼬다리를 떼고 칼질을 한 뒤 믹서를 찾았다.
‘아…’
생각해 보니 여긴 믹서가 없었다.
“시녀장님, 혹시 여기 재료를 가는 것은 없나요?”
“갈판 말씀이십니까?”
“네. 그거요.”
음식을 배우기 위해 영수가 피자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시녀장은 나무로 만든 갈판을 가져다주었다.
홈 사이에 재료를 넣고 도르래 같은 것을 힘으로 누르며 굴리는 방식이었다.
신체 능력이 인간 레벨을 넘어선 영수였기에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가는 갈판 밖으로 다 튀어나갈 것이라 영수는 천천히 공을 들여가며 토마토를 갈았다.
갈았다가 비우고, 갈았다가 비우고…
단순한 작업인지라, 보고 있던 시녀장은 안절부절못했다.
“영주님, 그런 작업은 제가 직접 하는 것이…”
“괜찮습니다. 제 딸에게 제가 직접 만들어주고 싶어서 하는 거라서요. 음식은 아무래도 정성 아니겠습니까?”
“아아… 영주님은 정말 세상에 없는 자상한 아버지이신 것 같습니다.”
이후로 시녀장은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계속 부담스럽게 쳐다봤다.
너무 부담스러운 나머지, 영수는 필요한 게 있어도 도와달라고 하지 못하고 직접 부엌을 돌아다니며 조리 도구 등을 찾아야 했다.
토마토를 다 가는데 성공한 영수는 양파,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그리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다진 마늘과 옥수수를 꺼냈다.
‘피자용은 토마토만 있어도 되지만, 스파게티도 만들어줄 거니까…’
통통통통통통통통…
꺼낸 채소들을 잘게 잘라둔 뒤, 화로 위에 팬을 올려 달구기 시작했다.
적당히 팬이 달궈지자, 영수는 팬 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았다.
치이이…
“흠, 흠…”
향이 퍼지자 시녀장이 냄새를 음미했다.
“고소하니, 향이 좋은 것 같습니다. 영주님.”
“아, 여기는 마늘이 없나요?”
“마늘이요? 지금 볶고 있는 것이 마늘이라고 하는 겁니까?”
“네.”
마늘도 없다니, 키워야 할 식품에 하나 추가였다.
거기다 마늘은 향신료이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고 하니 굳이 생태계를 파괴할 거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럼 조리 시작합니다. 지금 만들려는 것은 제가 오늘 만들 피자와 저녁에 만들 스파게티의 근본인 토마토 페이스트라는 겁니다.”
영수는 적당히 마늘이 볶아진 위에 채를 썬 양파를 올렸다.
화악, 화악!
적당히 숨이 죽자 파프리카도 올려 볶고, 그 위에 물기를 뺀 옥수수 콘과 양송이버섯을 넣고 볶았다.
채소에서 채수가 자작자작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수는 그 위에 간 토마토를 넣고 열심히 볶아주기 시작했다.
물이 밖으로 빠져나와 수분이 생기고, 한참을 볶아주다 보니 어느새 끈적끈적해지며 보글보글 공기 방울이 올라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음…”
살짝 숟가락으로 떠 맛을 본 영수는 소금과 후추, 바질로 간을 하고 다시 맛을 봤다.
간이 안 맞아 조금 더 소금을 넣은 영수는 좀 더 끓인 뒤 마지막으로 간을 봤다.
“완벽하군.”
영수는 말린 파슬리 가루를 뿌리고 팬을 화로에서 꺼냈다.
“끝입니까?”
“이제 거의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도우만 만들고, 구워내기만 하면 되니까요.”
탁, 탁.
영수는 밀가루를 손에 묻히며 숙성시킨 반죽을 손으로 뜯어냈다.
반죽을 주물러 둥그렇게 만든 영수는 밀가루를 뿌려둔 도마 위에 반죽을 올렸다.
탁!
‘영화나 드라마 보면 손가락 위에서 돌려서 만들던데…’
아쉽게도 영수가 배운 방식은 밀대로 미는 방법이었다.
영수는 밀가루를 뿌리며 밀대로 밀어 도우를 넓게 폈다.
반죽이 영수의 몸통 넓이만큼 되자, 영수는 도우를 철 쟁반에 옮기고 포크로 찍어 구멍을 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숟가락으로 페이스트를 도우에 바르고 미리 준비해둔 양념 된 고기, 잘라둔 채소 등을 올렸다.
그리고 치즈를 뿌리고, 화덕 오븐에 넣는 쇠판에 올리면.
“자, 이제 굽기만 하면 됩니다.”
영수는 쇠판을 들고 화덕 오븐을 향했다.
화덕은 이미 달궈져 있었다.
“이정도 온도로 예열된 오븐에 10분에서 15분 정도 구워주면 완성입니다. 아니면 타서 맛이 없어요.”
“그렇군요.”
“도우가 얇은 편이니 11분 정도에 빼면…”
<<뿌우! 뿌우 뿌우!>>
그때였다.
밖에서 마법적 기운이 느껴지는 뿔나팔 소리가 들려온 것은
<한국1령 한국2령의 영주 영수 한 자작은 칙명을 받으라!>
“이게 무슨…”
영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영주의 집무실.
“크흠, 나 그랑파르 코라도로 백작은 라트 왕국의 국왕 전하이신 국왕 전하이신 소셰이지 파르먼 사지스 투베른 라트 3세님의 칙명을 받고 왔으니, 영수 한 자작은 라트 왕국의 국왕님이신,”
“그 부분은 스킵하고 빨리해주시죠.”
영수는 슬쩍 마나 웨이브를 내뿜으며 칙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구…욱왕 전하의 칙명을 받들라.”
“시간 없으니 더 짧게 말해주십시오. 그래서 목적이 뭡니까?”
어차피 국왕 눈치를 안 본다지만, 영수는 더욱 강하게 칙사를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피자가 오븐에 들어간 지 8분이 지났다.
잘못하면 탄다.
거기다, 피자를 하나만 만들 게 아니라 과일도 넣어 보고 허브도 올려보고 치즈도 바꿔서 다양한 피자를 만들려고 했었다.
점심시간은 다가오고 안단테는 잔뜩 기대하고 있을 텐데…
“그… 그러니까, 저…”
“요약해서 알려주십시오.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찾아와서 법이라면서 남의 집무실까지 쳐들어오고, 이게 무슨 결례입니까?”
칙사 코라도로 백작은 직위가 높으면서도 영수에게 쩔쩔맸다.
직위가 높아서 대우를 받으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백작인 코라도로는 영수보다 힘이 없었다.
국왕파의 귀족으로 직할령을 다스리고 있는데, 영지는 한국2령 보다 작았고 거느린 사람들의 숫자도 적어서, 자신이 거느린 전 병력을 데리고 와도 영수에게 안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등에 엎고 있는 국왕도 경계하는 상대라는 사실도 잘 안다.
“이게, 너무 길어서 저도 요약 하는데 시간이…”
“공식 문서는 대부분, 마지막 줄에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긴 한데…”
코라도로 백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 아래로 내려가 글을 읽기 시작했다.
“으음… 그 쇳덩이를 길에 까는 부분에 대해…”
“기찻길을 말씀하시는군요. 기찻길이 깔리는 곳의 인근 영주들에게는 라이언 대공을 통해서 이미 말 해뒀고, 잡음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그, 저도 그 정식 명칭은 잘 모르는데… 그, 기찻길이라는 것이 문제가…”
“어떤 게 문제라는 겁니까?”
“그, 영지를 제외한 길과 개척되지 않은 땅은 영지 인근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왕의 국토라서…”
“어차피 몬스터들에게 내주는 땅이면서, 지금 그곳에 대한 사용료를 내라는 겁니까?”
영수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게… 그 부분을 읽어보자면…”
코라도로 백작은 기다란 칙서에 얼굴을 파묻었다.
영수의 말이 맞다.
국왕은 사용료를 내라고 하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비싼 금액을… 한국2령을 내놓으라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저렇게 서슬퍼런 분위기인데, 그걸 어떻게 말하나?
코라도로 백작은 왠지 목 주변에 서늘함을 느꼈다.
“그게, 아…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저는 그럼 대로 읽자면… 영지 인근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왕의 국토라서 무단으로 점거를 하고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응당 보상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그 쇳덩이를 깔기 위해 산을 깎는 등 파괴행위를 하고 있으며, 그 길을 따라 몬스터를 봤다는 사람들의 목격담이 늘어나고 있어, 국가 전체의 위험성을 증일대 시키고 있음에 그에 따라… 이게, 결론인데 이게…”
“그에 따라?”
“그에 따라서…”
코라도로 백작은 말을 더듬거렸다.
끼이익…
그때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영주, 새로운 요리는 준비됐는가?”
그린 엘프의 대모였다.
갑자기 집무실로 쳐들어온 그녀를 보자 코라도로 백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 엘프?”
그녀의 겉모습에 반해버린 것일까? 코라도로 백작이 잠시 멍하니 있었다.
대모는 희번뜩하게 눈을 뜨며 기분 나쁘게 자신을 쳐다보는 코라도로 백작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이 오징어 똥 같은 놈은. 자네 엘프 처음 보나? 왜 그렇게 기분 나쁘게 보지? ”
“그래서 뭐다? 1분도 없으니까, 결론 마저 하시죠.”
영수는 마나 웨이브를 코라도로 백작쪽으로 쏘며 그를 재촉했다.
정신을 차린 그가 자신을 돌아봤다.
코라도로 백작은 눈을 질근 감았다.
“그, 그에 따, 따라서 사용료로 엘프를 노예로 바치도록 하라!”
지금 뭘 들은 건가…
멈칫.
영수에게 다가가던 대모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멈췄다.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죽고 싶다고 했냐?”
그런데 말은 영수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