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3)
피자 스트라이크
피자 스트라이크
<토마토는 내가 키우고! 먹는 것은 네 입이냐!>
<네 입이냐! 네 입이냐!>
<맛있는 거 너만 먹냐! 나도 입에 풀칠하자!>
<풀칠하자! 풀칠하자!>
밖에서는 엘프들이 호소력 높은 보이스로 시위를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재미있어 보였는지, 잠에서 깬 안단테가 쫄래쫄래 따라 나가 중간에 껴서 같이 팔뚝질을 하고 있었다.
거기다, 피자가 뭔지도 모르면서 슬쩍 드와프, 오크, 트롤이 끼어들어서는 엘프들이 나눠준 팻말을 박자에 맞춰 들고 있었다.
‘오크 트롤은 영지 내로 안 들어오는 거 아니었어?’
난리는 나지 않았다.
잘생기고 예쁜 엘프들이 많아, 그들만 쳐다보다 보니, 어느새 슬쩍 오크와 트롤이 끼어있었는데도 사람들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관심이 없는 건가…’
물론, 영수는 본인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 때문에 이제는 영지에서 뭐가 살고 있어도 사람들이 잘 놀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다.
“아니, 대모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우리 계약이 이런 계약은 아니잖아요.”
영수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 미안하네. 사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다시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것이라서, 레드 엘프 대모에게 맛에 대해서 설명했더니 그녀가 그런 걸 왜 혼자 먹냐면서, 다른 엘프들을 선동하고는 결국 이렇게…”
미안하다고 말은 하지만, 그린 엘프의 대모는 별로 미안해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러니까 피자를 더 내놓지 하는 표정이었다.
“하하. 미안하게 됐군. 근데 그녀가 너무 맛있다고 설명해서 말이야. 엘프들 특유의 호기심과 궁금증도 있고, 귀가 밝아서 소문이 잘 퍼지는 것도 있고, 정령들도 퍼 나르다 보니 이렇게 되었군. 하하하.”
레드 엘프의 대모는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 결국, 선동은 그녀가 했다는 말은 부정하지 않았다.
“…”
지구도 아니고, 미드랜드에서 파업을 겪게 될 줄이야.
조금 황당했다.
물론, 엘프들이 워낙 자유로운 영혼들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거기다 실제로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적은 편이니 이해는 간다만…
그래도 계약을 했는데…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까? 정해진 일자와 납품량이 있는데 이렇게 일을 안 하시면,”
“음? 우리는 계약서상 납품 일자와 납품량은 항상 잘 지키고 있다네. 우리가 급히 급히 만드는 이유는, 성년식이 필요한 엘프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지금은 급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어.”
그러고 보니, 그건 사실이었다.
엘프들은 모두 운버딘트베타그, 불공정 계약서에 피도장을 찍었다.
계약서가 강제력을 발휘하긴 하지만, 계약 사항을 다 지키면서 저러고 있는 걸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피자가 나옵니까, 스파게티가 나옵니까? 토마토와 재료들을 수확해야 본격적으로 해 드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해 먹으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우리 엘프는 요리를 못 하네.”
“맞아. 요리라니, 숲 속 나무 친구들에게 부탁만 하면 맛있는 열매가 나오고 우린 그거만으로도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해? 그러니 우리에게 해줘야 할 것이오. 영주.”
두 대모는 당당했다.
아니, 이 엘프들은 왜 이렇게 당당한 것일까?
‘으으… 확…’
‘확’ 까지만 생각 했다.
혹시나 정말 하고 싶어질까 봐.
하지만 그래서는 정말 마왕의 환생이라는 누명을 써도 당연한 거다.
영수는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 당장 피자를 내놓으라는 말은 들어 줘서도 안 되고, 들어줄 수도 없는 무리한 요구다.
그렇다면…
“후우… 제가 어떻게 수만이 넘는 엘프들에게 모두 요리를 해줄 수 있습니까?”
“우리도, 딱히 자네가 해주는 걸 먹고 싶지는 않네. 나중에 먹다 보니, 시녀장이 만들어준 게 더 맛있더군. 역시 요리는 손맛이라서, 요리 오래 한 사람이 만든 피자가 더 맛있더군.”
“…”
분하게도 그린 엘프 대모의 말은 사실이었다.
자신에게 요리 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50평생을 시녀로 살았던 시녀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은 그저 흉내에 불과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앞으로는 한 달에 얼마씩 급료를 지급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그것으로 피자를 사 먹는 게 어떻겠습니까?”
“피자를… 사 먹어?”
그린 엘프 대모의 아들인 라무레스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엘프들이 과연 사 먹는다는 개념은 알까?
경제활동에 둔감한 엘프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방법일 것이다.
그래도.
“네. 솔직히, 아무리 영주부가 크더라고 해도 모든 엘프가 먹을 수 있을 만큼 요리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저는 사람들에게 피자와 스파게티를 만드는 법을 알려줘서, 가게를 차리게 할까 합니다.”
“음… 하긴, 엘프들이 다 먹기는 불가능하겠군.”
“지난번에 말한 돈을 주고 사 먹으라는 말이군…”
두 대모는 턱을 괴며 생각에 빠졌다.
“그것 참… 당장에 먹고 싶은데…”
“나만… 아니, 우리만 따로 해주면 안 되겠나? 내, 토마토는 얼른 재배해서 들고 가지.”
“그래. 그렇다면 가서 말려보겠네.”
레드 엘프 대모와 그린 엘프 대모는 아주 이기적이었다.
“…”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네 입만 입이더냐!>
<입이더냐! 입이더냐!>
밖에서는 아직도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두 대모는 고민을 하느라 아직 답을 내리지 않은 상태.
끼이익…
영수가 문을 살짝 열어봤더니, 뭔가 싶어서 인간들까지 와서는 그냥 앉아있었다.
‘군중심리가 무섭네…’
쾅.
영수는 문을 닫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우… 어쨌든 저렇게 성화니, 이제부터 모든 인력을 투입해 피자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다만, 한 조각씩. 그러나… 앞으로는 임금을 줄 테니 사서 먹는 것으로 하죠.”
“으음… 성난 엘프들이 과연 한 조각 가지고 만족할지 모르겠군. 하지만, 내게 한 판을 준다면 내가 가서 협상해보도록 하겠네.”
“아니, 그 정도 조건으로는 안 되지. 한 판만 더 쓰지 그러나? 아, 물론 다른 엘프들에게도 한 조각 더 줄 수 있으면 주고, 물론 굳이 재료도 얼마 없는 거, 우리만 줘도 되네.”
“…”
‘이 이기적인 할머니들이…’
엘프들의 피자 파동은 생각보다 빠르게 제압되었다.
아니, 피자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었다.
모든 시녀와 200명의 아낙들이 충원되었고, 영수는 지구에 가서 부족한 재료를 사 왔다.
드와프들이 즉석에서 만든 화덕에서 끊임없이 피자가 나왔고 그 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공급되었다.
“피자가 먹고 싶다면 일을 해라! 토마토를 생산하고 밀가루를 생산해라! 일하는 자 돈을 받을 것이니,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피자를 먹고 난 엘프들의 머릿속에는 ‘이런 맛 있는 음식을 너무 공으로 달라고 했구나.’ 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그래도 엘프들은 여전히 먹고 싶었다.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하지 않은가?
하지만, 피자를 만들 재료가 없고 아직 판매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은 엘프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준비에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다시 밭으로 돌아갔다.
오물오물…
영수는 미드랜드에서 만든 피자의 맛을 처음으로 음미했다.
‘맛은 있는데…’
아는 맛, 지구에서는 흔한 맛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이곳에는 없는 조합과 자극적인 맛이다.
미드랜드는 빵이 주식이었다.
거기에 고기를 굽거나, 채소를 볶거나 해서 소스를 묻혀서 먹는 게 다다.
그나마 소스도 자연에서 얻기 쉬운 것들을 제외하고는 짠맛 정도가 전부.
영수가 건강하게 만든다고 만들었지만, 이곳의 음식들에 비해서는 정말 자극적인 음식이었다.
‘이거, 나중에 치킨이랑 맥주라도 가져오면 정말…’
영수는 고개를 저으며, 인파가 해산하기를 기다렸다.
모두가 가고,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작고 귀여운, 노란색 안전모를 쓰고 있는 안단테만 남았다.
“안단테. 피자 먹자.”
“응! 나 배고파졌어. 헷.”
안단테가 웃으면서 달려왔다.
다른 엘프들나 이종족들에게 해주는 것은 귀찮았지만, 저 미소를 보기 위해서는 얼마든지 만들어줄 것이다.
전 재산을 피자 재료에 소모해서라도.
“영주님! 모든 기사들이 면허를 땄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제 피자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이사이온을 위시로, 이틀만에 운전면허를 딴 기사들이 수료식과 함께 우렁차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돌아오시면, 피자에 술도 한잔… 이곳에 없는 차고 탄산 거품 많은 맥주도 한 잔씩 드리겠습니다.”
“오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병사분들과 오크분들도 드립니다.”
와아아아아!
병사들과 오크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이미 뉴 악트로스, 뉴 아록스, 뉴 아테고, 유니목 등 벤츠에서 만든 트럭 스무 대에 나눠서 탑승하고 있었다.
그것 말고도 영수가 알음알음 갖다놔서 더 많은 차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스무 대만 동원했다.
다른 차들에는 사람이 탈 수 있는 컨테이너가 실려있지 않거나, 짐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총 병력의 절반이 간다.
병사들의 기본 무장은 안전모와 대형 진압용 방패, 그리고 진압용 몽둥이로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했다.
오크들의 기본 무장은 안전모와 아크릴 방패로 무기는 예전에 병사들이 사용하던 것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비비탄 총 등 최신예 무기로 무장한 인간 병기인 기사들까지.
저렇게 무장했던 두 기사가 가서 두 영지에서 귀족을 생으로 잡아 끌고 나왔을 정도인데, 거기다 트럭들까지 가세했다.
과연 미드랜드에서 한국령의 병력을 막아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마법 왕국 정도이려나…’
물론, 그것도 자신이 참전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원정군 총사령관 이사이온!”
“넵!”
영수는 이사이온을 불렀다.
원래는 크히모스가 기사단장이지만, 그는 이미 국왕에게 전언을 전하기 위해 혼자 떠난 상태였다.
오크들도 이번 전투에 참여하기에, 영수는 그들을 통솔하는 이사이온을 사령관으로 앉혔다.
“이곳에서 코라도로 백작가로 가는 길은 얼마나 걸립니까?”
“마차로 간다면 족히 꼬박 8일이 걸리는 곳입니다.”
“흠… 왕복 6일이면 되겠습니까?”
“4일이면 됩니다! 제가 직접 운전할 테니, 믿어 주십시오!”
“의욕은 좋습니다. 하지만 점령도 중요하지만, 점령 후 백성들의 인도도 중요합니다. 만일 백성들의 인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백성들 수송에는 차를 쓰십시오. 차의 힘이 좋으니, 람찬이 상행에 쓰는 것처럼 그곳 영지의 마차를 징집해 연결하면 됩니다.”
“넵!”
“그럼, 부디 모두 안전운행하기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기사들의 우렁찬 함성에, 영수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살아서, 다치는 사람이 없어야 피자를 드립니다. 알겠습니까?”
“피자를 위해서 병사 한 사람, 오크 한 명 다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치면, 아끼지 말고 포션을 쓰시고요.”
“네!”
“그럼, 이만 출정하십시오.”
영수는 이사이온을 향해 한국 군대식으로 경례를 했다.
생소한 예법이었지만, 이사이온도 바로 영수를 따라 경례했다.
“모두 가서 건강히 돌아온다! 붉고 하얀, 아름다운 피자를 위하여!”
피자를 위하여!
피자를 위하여!
옼옼, 피자!
출정 구호가 이상했다.
그리고, 이번 전쟁의 목표 의식도 이상했다.
원래, 여기선 영지의 이름이나 영주의 이름이 나와야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미 군중심리가 그렇게 작동했다.
군중심리는 무서워서, 정상이었던 영수마저 변하게 만들었다.
“모두 무사히 돌아오면! 피자에 새로운 요리인 치킨까지, 원 플러스 원으로 드리겠습니다!”
치킨!
피자!
오오! 원 플러스 원!
와아아아!
그렇게, 역사를 새로이 장식할 원 플러스 원 전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