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4)
원 전투.
원 전투.
이사이온이 이끄는 벤츠트럭 부대는 길을 따라 바르게 나아갔다.
굽이지지 않고 길게 뻗어있는 영지 간 도로를 평균 100km/h의 속도로, 느리게 달리는 마차들을 추월하며 교대로 운전해가며 빠르게.
부아앙!
“보인다!”
코라도로 백작이 다스리고 있는 직할령에 도착했을 때는 차에 있는 시계로 15시 37분.
영지에서 8시 30분경에 출발했으니 거의 31시간 만의 도착이었다.
끼익. 치익…
이사이온이 차에서 내렸다.
모두가 그의 입을 주목했다.
그의 첫 번째 명령은.
“모두! 차에서 내려 휴식!”
휴식!
“아으으으으…”
기사들과 병사들, 오크들이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켰다.
트럭은 원래 사람을 태우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런데 31시간 동안이나 쉴새 없이 달렸으니, 운전하는 사람이나 트럭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나 지치기 마련이었다.
어차피 코라도로 백작은 한국령에 잡혀있었고, 트럭이 대놓고 근처로 왔다고 해도 습격하기 전까지는 적들도 왜 왔는지를 모를 것이다.
장작불이 타올랐고, 그 위에 올려둔 냄비에서는 스튜가 끌었다.
후르륵…
“하아… 피자 먹고 싶다.”
맛을 보고 있던 조리 담당이 인상을 찌푸렸다.
스튜는 피자를 생각하면 너무 끔찍한 맛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끝내면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라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맛이 없으면 이걸 넣어 보게.”
이사이온이 다가와 조리 담당에게 양념 통을 건넸다.
“이건…”
“페어리더스트네.”
“오!”
사락, 사락, 사락…
조리 담당은 서둘러 스튜에 양념을 부었다.
이사이온은 움찔거렸다.
“아, 너무 많이 뿌렸나요?”
“아니, 다들 먹어야 하니까 많이 뿌려. 더 많이…”
말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페어리더스트(MSG)는 비싸다.
영지민 할인에 직원 할인을 받아도, 2골드는 내야 했다.
한 번 뿌릴 때마다 거의 1실버는 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사이온은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참았다.
그래도 페어리더스트 덕분에 병력들은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주어진 잠시간의 휴식 시간.
“이동 간에 부상 입은 자들은 치료하러 오십시오.”
차에 타고만 왔는데, 다칠 일이 뭐가 있을까?
의 외로 있었다.
“저, 방패에 발을 찍혀…”
“아까 졸던 오크가 넘어지면서 이빨로 무릎을…”
트럭 안에서 덜컹거릴 때마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혀서 부상들이 발생한 모양이었다.
많은 병력이 있으면 이러한 자잘한 부상병들은 생기기 마련이었고, 사실 전장에서 이런 것은 부상 축에도 끼지 못했다.
하지만,
“발을 찍혔다고요? 힐링포션을 드십시오. 오크 이빨이 무릎을? 그쪽도 힐링포션 하나 마시십시오. 또…”
이곳에서는 아주 자잘한 상처조차 모두 힐링 포션 처방이 되었다.
빨간색 힐링 포션이, 마치 지구의 포비돈 용액처럼 넘쳐나는 곳이 바로 한국령이었다.
치료가 끝나고 나서 오는 반사작용을 기다려주고, 완전히 상태가 충분히 회복된 다음에야, 이사이온도 전투를 위한 준비를 했다.
그와 몇몇 기사들은 차에서 상자를 꺼냈다.
“모두, 네 방면으로 흩어져 신호를 기다리라!”
네!
4분의 3 정도 되는 병력이 트럭에 다시 올라탔다.
부릉…
그들은 그대로 코라도로 백작령을 향해 갔다.
정확히는 코라도로 백작령의 동쪽과 서쪽, 북쪽에 있는 문을 향해서.
이사이온의 본대는 남쪽 문 앞을 향해 진군했다.
트럭에는 타지 않았다.
트럭은 수송용으로 끌고 온 것이지, 성벽을 부수기 위해 끌고 온 것이 아니었다.
영수가 내비를 장착한 차량은 무적이 되지만, 내비가 장착되지 않은 트럭에는 내구도가 존재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성벽을 부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차체는 미스릴보다도 단단했으니까.
성을 부수는 것은 다른 공성 장비였다.
“모두! 사격 준비!”
기사들이 비비탄 총을 꺼내 들었다.
트럭 대신 벽을 부수는 것은 바로 이 비비탄 총이었다.
화살이 닿지 않는 사거리에서 쏴도 충분히 성벽을 부술 수 있는 파괴력이 나왔고, 휴대도 간편했다.
거기다 모든 기사들이 하나씩 들고 있었고.
트득.
이사이온은 허리를 숙여, 땅에 내려놓은 나무 상자를 열었다.
이것은 영수가 그와 몇몇에게 준 비장의 무기였다.
검은색, 쇠로 만들어진, 총렬 뭉치가 원판으로 둥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기존 비비탄 총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무기.
정식 명칭은, M134-A2 개틀링 에어 소프트 BB 미니건.
이름은 작은 총이라는 뜻을 가졌지만, 애초에 모양부터가 크고 흉악했다.
여섯 개의 총열, 길이 940mm, 무게 11.56kg, 장탄 가능 2,000발, 분당 발사 550이라는 무지막지한 스펙을 자랑하는 놈이었다.
꿀꺽.
이사이온은 긴장한 채로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미니건을 꺼내 올렸다.
배터리를 켜고 가스 호스를 점검하고 탄창을 확인하고 조정간을 안전에서 자동으로.
“전령 앞으로!”
“앞으로!”
부아아아앙…
유니목 트럭이 코라도로 백작령을 향했다.
멈춰선 트럭에 타고 있던 기사는 창문을 내려 성문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전쟁을 선포하며 나지막이 경고했다.
“우리는 한국령에서 왔다. 살고 싶으면 모두 도망쳐라.”
하지만, 병사들과 기사들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부아아앙…
다시 돌아온 유니목 트럭.
그그긍…
코라도로 백작령의 성문이 닫혔다.
화르륵!
봉연이 올랐고, 아마도 다른 쪽 문에도 전투의 소식이 전해졌을 것이다.
적들이 경고의 의미로 병력이 모여있는 곳을 향해 화살을 쏴댔다.
하지만, 화살은 고작 3, 400미터도 오지 못하고 성벽 주변에 떨어져내릴 뿐이었다.
이렇게 경고하고 치는 것은 기습이 아니었다.
굳이 공교롭게 선전포고를 해서 성문을 닫게 하고 준비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굳이 성문이 닫혀있다고 해도 별 상관은 없으니 그렇게 한 것이다.
또한, 전령을 보내 전투를 알린 것은 저들이 문을 닫고 봉연을 올리도록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봉연이 올랐으니, 이제부터 시간을 재라. 정확히 1분 뒤 일제 발사다.”
“1분! 발사 준비!”
기사들은 발사를 준비했다.
이사이온과 함께, 미니건을 들고 있는 기사들은 트럭 위로 몸을 날렸다.
“10초전!”
시간이 흘러갔다.
“4, 3, 2, 1.”
“발사!”
이사이온의 명령이 떨어졌다.
퉁, 퉁, 퉁, 퉁!
기사들이 가진 비비탄 총이 발사되었고.
쿵! 쿵! 쿵! 쿵!
날아간 총알이 성벽을 부서트렸다.
하지만, 성벽은 커서 부서트린 부분은 고작 일부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때.
슈우우우우웅…
미니건이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충분히 예열이 되자, 이사이온은 오른손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콩은 콩인데, 상당히 큰 콩을 볶아 먺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사이온과 다른 미니건 사수들은 좌로부터 우로 몸을 돌렸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성벽이 순식간에 먼지로 뒤덮였다.
그리고,
쿠릉…
거의 4, 5km에 해당하는 부위의 성벽이 그대로 반이 뚜욱 부러지며 무너져내렸다.
이사이온은 전율에 몸을 떨었다.
“모두…”
이것은 어떤 감각일까?
마치 자신이, 엄청난 대마법사가 되는 느낌이었다.
“흩어지면서 성벽을 산산이 부서트려라!”
이사이온이 진군을 명령했다.
“부수자!”
와아아아아!
명령을 내린 이사이온은 다시 미니건을 잡았다.
두르르르르르르……..
코라도로 백작령에는 먼지만이 가득했다.
다그닥, 다그닥…
수도 라트 브라타니아의 정문, 말 한 마리와 특이한 복색을 한 사내가 들어오고 있었다.
“정지!”
병사들은 그를 멈춰 세웠다.
가죽처럼 보이는 검은색 전신 수트에 이상한 투구를 쓴 사내가 수상해 보이지 않을 리 없었다.
“멈춰 서서 신원을 증명할 만한 것을 제출하라! 라트 브라타니아에 온 목적 무엇이냐?”
병사가 창을 겨누며 뭊자, 사내는 손을 들어 이상하게 생긴 투구의 눈 가리게를 들어 올렸다.
“이곳이 수도인가?”
“그렇다. 말에서 내려 신원을 증명하고 목적을 밝혀라.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령의 기사 크히모스. 주군 대신 국왕 전하에게 말을 전하러 왔다.”
수도에서 국왕에게 이렇게도 적은 수식어만 붙여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검귀대공 일버른 공작 정도?
자신을 당당하게 밝힌 크히모스는 말에서도 내리지 않고, 그대로 말을 몰아 병사를 지나치려고 했다.
당황하던 병사는 뒤를 돌아 기사를 바라봤다.
“어, 어떻게 할까요?”
“한국령… 한국령이면 페어리더스트와 면 옷이 유명하지. 그리고 그곳 영주가 아주 고위급 마법사로 기사들의 갑주가 매우 특이하고, 두 명의 기사가 미하오스 자작과 뭐라던 남작의 영지에 당당하게 침입해, 두 귀족을 사로잡아 버렸다던데…”
주춤.
고위급 마법사라는 말에 한 번, 두 명의 기사가 귀족의 영지에 침입해 당당하게 사로잡았다는 말에 또 한 번.
크히모스의 앞을 가리려던 병사들이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기사가 고개를 저으며 크히모스의 앞으로 달려나갔다.
“잠시 멈춰주시오. 당신의 이름이 크히모스고 기사라고 해도, 일개 영지의 기사를 수도에서까지 알아주지는 못하오. 그대가 한국령의 기사단장이라면 모를까.”
“내가 바로 그 기사단장이다.”
담담한 크히모스의 목소리에 기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쪽에 서 있던 서기를 불렀다.
사락, 사락, 사락…
“음… 여기 있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오?”
“리브, 리브 크히모스.”
“확인되었소. 그대의 앞에 무운이 깃들길.”
이름을 확인한 기사는 막아서고 있던 크히모스에게 길을 터주었다.
원래는 더 자세한 확인이 필요했다.
하지만, 수도에서도 소문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한국령이 최근 귀족 권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검귀 대공인 일버른 공작과 어떤 딜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자신의 계파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한 자작의 편의를 봐달라고 말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이었다.
그리고 저 기사도 그런 힘이 있으니, 저렇게 당당한 것이다.
기사의 판단은 옳았다.
크히모스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눈빛이 꽂혔다.
사람들이 이상한 옷을 입었다고 쳐다보고 수군거렸지만, 그는 당당했다.
이것은 갑옷이다.
고작 싸구려 철판 따위가 아닌, 라트 왕국의 그 누구도 입지 못할 주군께서만 내려주실 수 있는 ‘신갑’이다.
크히모스는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대로를 따라 주욱 말을 몰았다.
수도라 해도 다른 영지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다른 영지의 영주부 격인 왕성이 성벽의 중앙에 위치해서, 대로를 따라가면 왕성이 나오는 것도 그랬고.
하지만, 수도는 컸다.
크히모스가 왕성에 도착하는 데에는 무려 한나절이 걸리고 말았다.
“워.”
푸르르.
크히모스는 말이 제자리에서 멈췄다.
왕성의 성벽이 보였다.
왕성만 해도 최소 한국2령, 거의 자작령 만할 것이다.
예전 후작령의 영주부가 남작령인 한국1령이 된 것을 생각하면, 왕성 안은 수만 명이 자급자족하고 살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정지! 누구냐!”
“열 받은 주군의 말씀을 국왕에게 전하려고 온 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