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7)
플러스 원 전투.
플러스 원 전투.
기차역이 가까워지자, 드와프들은 트롤들에게 업혀 기차역으로 세어나가는 쪽의 정지작업을 한다며 빠져나갔다.
트롤들은 상당히 빨라서, 달리는 마차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였고 마차를 주렁주렁 매달고 달리는 트럭과는 어느새 거리가 벌어져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숲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최전방에 선두로 선 뉴 아트록스의 조수석에 앉은 이사이온은 적이다 싶으면 갈길 요량으로 미니건을 꺼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끊어!”
쿠르릉!
숲 속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땅이 무너져버렸다.
깊은 땅속을 파고 들어가는 뉴 아트록스.
한쪽 바퀴라도 걸쳤다면 괜찮았을 텐데, 여섯 바퀴 밑이 모두 꺼져버리자, 아무리 무적의 트럭이라고 해도 답이 없었다.
빠져버리는 수밖에는…
쿠웅!
“성공이다!”
숲 속에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끼이이익!
뒤따라오던 트럭들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선두에 있던 뉴 아트록스이 뒤에 마차를 연결하고 있던 이주민들은 그대로 트럭을 따라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으앗! 앞에 구멍이!”
“뛰어내려!”
퉁! 퉁!
여러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몇몇 마차는 연결 부위가 부러지거나 뜯겨 나가며 그대로 뒤에 남게 되었고, 뒤에 있었기에 뛰어내려 도망친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쒜에에엑…
그때, 뒤따라오던 트럭을 향해 숲 속에서 뭔가가 날아들었다.
팡!
찌직.
성문이나 성벽을 두들겨도 멀쩡한 유리창에 살짝 금이 갔다.
“화살?”
심상치 않은 크기의 화살이었다.
날아오지 않았다면 창이라고 해도 믿어줄 크기.
“발리스타 화살?”
“미스릴이다!”
누군가 소리쳤다.
발리스타의 화살, 그리고 트럭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무기.
숲에서 날아온 화살은 드래곤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통짜 미스릴 촉으로 만든 최고의 화살.
“드래곤 슬레이어다!”
“일제히! 쏴라!”
숲에서 발사 신호를 보냈다.
쒜에에에엑! 쎼엑! 쎽!
바람을 찢어발기며 날아오는 드래곤 슬레이어.
쿵! 쿵! 쿵! 쿵!
직, 직, 콰직!
그래도, 트럭은 버텼다.
비록 금가고 찌그러질망정.
문제는 이주민이었다.
“끄아아악!”
“사, 살려줘!”
트럭 앞쪽에 있던, 그리고 트럭 사이로 노출되고 있는 마차가 사정없이 드래곤 슬레이어에 꿰뚫렸다.
사람이 죽고, 부상자가 생기고, 비명이 난무했다.
순식간에 소환된 아수라장.
하필, 지휘를 해야 하는 이사이온은 가장 앞에 있던 트럭에 타고 있었다.
즉, 땅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는 소리였다.
쎄에에에엑!
콰직!
끄아아아악!
계속해서 날아드는 드래곤 슬레이어.
화살대는 강철이라지만, 촉은 통짜 미스릴이다.
촉 하나면 미스릴로 숏소드 하나를 만든다.
대부분의 귀족이 영지에 미스릴 검을 보유한 기사 한둘 정도밖에는 없는데, 누가 이런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
철컥!
배후를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기사들은 무기, 비비탄 총을 챙겨 그대로 차에서 빠져나왔다.
쒜에에엑!
드래곤 슬레이어가 날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기사들은 오로지 갑옷과 헬멧에만 의지했다.
“오크들은 모두 나와 방패 들어!”
기사들이 뒤로 달려가 짐칸의 문을 열었다.
끼이이이이…
그때, 숲에 있던 누군가가 가장 가까이서 짐칸의 문을 열고 있는 한 기사를 향해 드래곤 슬레이어를 정밀 조준했다.
쒜에에엑!
드래곤 슬레이어가 기사의 헬멧을 정확하게 관통,
콰작!
아니 때렸다.
“별로 느낌도 안 납니다!”
머리에 드래곤 슬레이어를 맞아 휘청거렸던 기사는 이내 고개를 돌리며 숲을 노려봤다.
뚫리지도 않고, 충격도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그저, 소리에 귀가 좀 울릴 뿐.
“우리는 무적이다! 기사들이어 달려들어라!”
오히려, 기사들의 사기만 올려준 셈이었다.
적들은 드래곤 슬레이어를 조준해 쏴서는 안 됐다.
기사들에게든, 이주민들에게든…
“오크들은 이주민들을 보호하라!”
“이주민들은 모두! 트럭 뒤에 최대한 붙어 있으십시오!”
기사들은 그대로 반전해서 숲을 향해 달려들었다.
쒜에에에엑!
드래곤 슬레이어가 날아왔지만, 그대로.
콰직!
머리로 받아버리고.
퍽!
몸으로 받아버리고…
머리에 맞으면 소리 때문에 타격이라도 받는데, 갑옷에 맞은 기사들은 그냥 그대로 앞으로 달려나왔다.
아예 닿았다는 느낌조차 나지 않는 것이다.
“뭐, 저런 놈들이 다 있어?”
“놈들이 사용하는 투구는 두 방 정도면 완전히 부서진다고 했잖아?”
숲 속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이미 반격은 시작되었다.
“그래도 놈들의 주 무기를 봉쇄했다! 모두 돌겨억!”
숲 속에서 기사들이 뛰쳐나왔다.
그들은 빨랐다.
그리고 기세가 좋았다.
입가에는 미소가, 그들은 심리적 우위에 있었다.
퉁!
그냥, 우위만 있었다.
펑!
비비탄 총에 타격받은 기사가 기세 좋게 뒤로 날아갔다.
몸은 여러 갈래로 나뉜 채로.
“무슨?”
퉁! 퉁! 퉁!
펑! 펑! 펑!
“어떻게, 왜?”
그냥 다 한 방이었다.
“뭐야? 제대로 막아! 너희들이 평 기사도 아니고!”
맞다. 그들은 평기사가 아니었다.
퉁!
콰직!
“…”
하지만, 평기사가 아니라고 소리치던 기사도 한 방에 죽었다.
그는 방패로 막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방패의 파편이 뒤로 뾰족하게 터져나가는 바람에 매우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버리고 말았다.
“뒤, 뒤로 물러나라! 숲으로 가서 다시 드래곤 슬레이어를 발사하면 된다!”
기사들은 도망쳤다.
쒜에엑!
다시 드래곤 슬레이어가 날아들었다.
아군이 죽더라도, 숲 속의 자신들이 살고 보자는 일격이었다.
오크들은 방패를 들고 사람들의 앞을 막아섰다.
쿵! 콰직!
방패는 간신히 드래곤 슬레이어 한, 두 방 정도를 막아낼 뿐이었다.
뚫린 곳은 인간 병사들이 메웠다.
푹! 푹! 푹!
그때, 함정 속에서 누군가의 손이 땅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머리를 내밀자.
“이사이온 경!”
기사들이 달려가 앞을 가로막았다.
그가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았던 탓이다.
이사이온에게는 헬멧을 벗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이빨에는 끈이 하나 물려 있었다.
“올라오십시오.”
구덩이에서 끌어 올려진 이사이온.
눈이 잔뜩 붉어져 있었다.
“퉤에!”
그는 이빨에 물고 있는 끈을 퉤 뱉으며, 허리를 숙여 그 물건을 손에 쥐었다.
“너희들은! 민간인을 건드려서는 안 됐다!”
모습을 드러낸 미니건.
슈우우우우웅…
검고 두꺼운 총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발사된다, 다들 사선에서 나와!”
짧은 경고음.
“피합시다!”
드래곤 슬레이어도 무서워하지 않던 한국령 기사들이 서둘러 물러났다.
그리고.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미니건이 불을 뿜었다.
뿌드득, 구궁, 구구궁… 뿌직! 구구구구구궁……
나무가 부러지고, 뭔가가 터져나가고…
뭐가 터져나가는 지, 이사이온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게 적이든, 무엇이든.
걸리적거리는 것은 모두 터트려버렸다.
그의 뒤를 이어, 다른 기사들까지 트럭에서 미니건을 꺼내왔다.
총 여덟 정의 미니건, 이름만 작은 괴물이 사방을 무지막지하게 초토화 시켜버렸다.
그들이 했던 계약서에 영수가, 기사로서의 거들먹거림을 빼고 성격을 개조하기 위해 써넣었던 내용이 하나 있었다.
[우리의 영지민, 선하고 약한 영지민이 당하는 것을 내 몸과 내 가족이 당하는 것처럼 여겨, 약자를 수호하는 기사가 되어라.]“으아아아아!”
이사이온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났다.
힐링 포션 하나 사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들을 기사 만들어보겠다고 용병으로 떠돌다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는 아버지.
그분들이 오버래핑되자, 이사이온의 감정은 계약서의 강제사항 이상으로 더 격해졌다.
드르르르르르르…..
슈루루루루…
같이 4분여를 갈겼을 때쯤이다.
2천 발이나 들어있던 탄알이 다 떨어졌는지 총열이 공회전을 했다.
부러진 아름드리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발사하기 위한 발리스타의 잔해도 있었다.
“기사들은 살아남은 적을 찾으라!”
과연, 이 속에서 살아남은 적들이 있을지…
“힐링포션을 풀어 부상자를 치료하라!”
이사이온의 명령에 병사들이 짐칸에서 힐링포션을 꺼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발 다친 건 참을 걸…”
병사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못 봐도 수백,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면 힐링포션 한 병 한 병이 아까운데, 이제 남은 것은 고작해야 800개 가량.
자신들이 자잘한 부상마저 힐링포션으로 치료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우선 부상 정도가 심한 사람들부터 치료하라!”
“의식이 있는 자는 데려와라! 이놈들을 주문서로 어디서 온 놈들인지 밝혀내도록 하겠다!”
장내가 정리되어 갔다.
앞서 정지작업을 위해 떠났던 트롤들이 시끄러운 소리에 걱정되어 뒤로 돌아 트럭이 있는 곳에서 나타났다.
그릉?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왜 갑자기 이렇게 되었냐고 걱정하는 표정들이었다.
이사이온은 살벌한 표정으로 한창 살아남은 적을 심문하고 있었다.
찌익!
영수가 주었던 주문서를 찢었다.
“어디서 온 놈들이냐!”
“으으… 리라이트 백작가의 기사라고는 절대 말 하지 않겠다. 말 하면 안 된다. 나도 죽고, 백작님도 죽고, 가족들도…”
말을 하면 안 되었지만, 기사는 계속 말을 했다.
암브로카히브, 거짓말을 못 하게 만드는 주문서의 힘이었다.
서걱!
이사이온의 장미칼이 적의 목을 베었다.
이제 필요한 정보는 다 얻었다.
“샘버슨 경, 3조와 4조 기사들이 구덩이에 빠진 인원을 구조하고, 이 인원을 잘 수습해서 인솔해서 기차역으로 가십시오.”
“이사이온 경은 어쩌시려는 겁니까?”
샘버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는, 나머지 기사들을 데리고… 리라이트 백작령으로 가겠습니다.”
이사이온의 눈에는 귀화가 어른거렸다.
뿌우! 뿌우!
한국1령 앞 기차역으로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영수는 직접 마중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치익…
기차가 멈춰 섰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렸다.
“여기가…”
그들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기차역 역사는 아직 짓고 있는 중이었다.
드와프가 있는데도 계획이 자주 바뀌는 바람에 역사가 계속 확장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이 성인 줄 알았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면 아무것도 없는 길 한가운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체… 영지는 어디 있는 거죠?”
약간 지친 듯, 아니 많이 지친듯한 음성들이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집을 만들어놨습니다. 따듯한 환영 음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수는 영지에 남은 기사들을 시켜 사람들을 인솔하게 했다.
이주민들은 그들을 따라 영수가 지어둔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주민이 모두 내린 뒤에야 기차에서 병사들이 내렸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다 같이 오면 피자에 치맥 한잔 해야죠. 그런데, 이제 몇 번 남은 겁니까? 기사들은 마지막에 오나요?”
영수가 다가가 병사들에게 물었다.
어두운 표정의 병사들.
“그것이, 기사님들은 모두…”
병사들이 그간의 일을 전했다.
영수가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감히…”
슝, 슝, 슝… 슈르르르르르…
미니건의 거대한 총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단추만 누르면 된다.
단추만 누르면 돌아가는 여섯 개의 총열에서 비비탄이 쏟아져 나가, 거대한 성벽을 부술 것이다.
뿌드득.
이사이온은 각오를 다졌다.
“비록, 탄알은 조금 부족하지만… 이 감정… 크게 한 방 먹이지 않고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파스란 경과 소르크 경은 둘이서 귀족 둘을 해치웠다더군요. 그런데 우리는 무려 40명입니다. 무엇을 망설이십니까?”
이사이온이 피식 웃었다.
“맞습니다. 그럼 가봅시다.”
철컥.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쿵!
미니건에서 탄환이 발사되었다.
수십 초 만에 수백 발이 나갔다.
슈르르르…
그러나 탄알이 부족해, 더 이상 발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성문은 완전히 뚫렸습니다.”
어차피 진격을 위한 진입로 확보하고, 적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발사했을 뿐이다.
“차에 타십시오! 모두 진격합니다!”
기사들은 두 대의 유니목 트럭에 나눠 올라탔다.
이대로 리라이트 영지의 영주부로 돌격할 것이다.
“목표는 리라이트 백작의 목이다!”
부아아아앙!
많은 사람들을 끌고 오느라 제 속도를 내지 못했던 유니목 트럭이 간만에 빠르게 달렸다.
거의 시속 120km/h에 육박.
펄럭…
그런데, 그런 트럭 위로 그림자가 생기더니 순간 빠르게 지나갔다.
펄럭, 펄럭…
유니목이 달려가는 방향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
뭔가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사령관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이사이온은 고개를 올려 주춤거리며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이번 작전에 동원된 트럭 모두를 합쳐도 그 크기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동체를 가진 날아다니는 생명체가 있었다.
지상 최강의 생명체.
거기다 저 특이한 검붉은 동체는…
“아, 안단테님?”
후으으으읍!
“정지! 이 기운은… 브레스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차들이 멈춰 섰다.
펄럭! 펄럭!
그들은 볼 수 있었다.
날개를 홰치는 거대한 드래곤 안단테를.
그리고 그녀의 머리 위에 서서 가슴을 부풀리고 있는 한 남자를.
“영주님이?”
콰아아아아아아!
리라이트 백작의 영주부를 향해, 브레스가 쏟아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