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09)
불만 있습니다.
불만 있습니다.
“크흐으으… 도대체 내가 대체 뭘 잘못 했다고 내 일에 훼방을 놓는 것이냐!”
“그러는 당신은 왜 우리 영지로 오는 사람들을 죽인 거지? 거기다 간트레이그 자작이 뭘 잘못했다고 영지를 점령하려고 한 건데? 왜 항복도 안 받아준 거고?”
“크윽… 원래 전쟁 나면 민간인은 죽는단 말이다! 약자는 강자에게 잡아먹힌다! 귀족도, 이 세계도! 모두 그렇게 돌아가지 않느냔 말이다! 나는 백작이다! 강자다! 약자들 몇 죽었다고 해서 무슨 잘못이 있느냐? 여기선, 여기선 그래도 된단 말이다!”
영수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그렇구나. 그쪽 논리대로라면 나는 그럼 나보다 약자인 너를 죽여도 되는 거구나. 여기 있는 모든 인간을 죽여도, 나는 강자니까 괜찮은 거겠구나.”
드드드드…
영수의 몸에서 마나가 흘러나왔다.
마음 상태 때문인지, 변환되어 어두워진 마나.
바로 앞에 있는 리라이트 백작이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댔다. 그를 지키기 위해 달려오던 기사들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공포에 몸이 지배당한 것이다.
“아빠…”
뒤에 있던 안단테도 오들거리며 몸을 떨었다.
“카리스마 있어…”
아빠가 너무 멋있어 보여서.
“크… 크윽…”
리라이트 백작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를 깨물었다.
“네, 네놈은 대체 뭐하는 존재냐? 아니 마족이냐? 아니면 드래곤?”
영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자신의 정체가 뭐가 중요한가?
영수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지은 죄였다.
그가 어떤 변명을 한다고 해도,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설마 드래곤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며 유희를 한단 말이냐? 100년 전부터 인간 세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드래곤이여!”
“내가 드래곤이라고 누가 그래?”
“그, 그럼 설마… 마족?”
“우리 아빠 마족 아니야!”
안단테가 빼액 하고 화를 냈다.
“드래곤도 아니고 마족도 아니라면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니 대체…”
“나? 마법사.”
퍽!
영수의 주먹이 얼굴을 때렸다.
코피가 터지며 그대로 기절해버리는 리라이트 백작.
“배, 백작님!”
기사들이 달려들었다.
“조금 따끔할 거다.”
치직, 치지지직…
영수가 기사들을 기절시키기 위해 일렉쇼크 마법을 발동하려고 하는 순간.
부우우웅!
유니목 트럭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발가벗은 기사들의 앞을 막아섰다.
“영주님!”
“저희들이 정리하겠습니다!”
철컥!
탕!
한국령의 기사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맨몸에 맨손인 기사들과 그들이 이 세계 최고의 장비로 무장해도 뚫을 수 없는 갑주와 헬멧으로 무장한 한국령 기사들의 싸움.
“도망치는 사람은 잡지 말고, 덤벼드는 사람은 죽이지 마십시오. 이 일에 가담한 이들은 산채로 끌고 가서 영원히 고통받으며 죗값을 치르도록 할 겁니다.”
“넵!”
“하아아압!”
영수의 명령에 한국령의 기사들은 가차 없이 정글도와 장미칼을 휘둘렀다.
“크악!”
부상자가 속출했다.
“무기도 없는 상대에게 칼을 휘두르다니!”
“주군이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칼을 쓰다니 너희들이 그러고도 기사냐?”
수세에 몰린 리라이트 백작령의 기사들은 한국령 기사들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죽이지 말라고 했지, 다치게 하지 말라고는 안 하셨다!”
영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빠르게 영지가 정리되어 갔다.
갑자기 리라이트 백작가가 숲으로 변하고, 라트 왕국의 국경은 완전히 개방되었다.
2백만이 넘는 백작가의 영지민들은 드래곤이 브레스를 쏘는 것을 봤다.
이 두 소문이 국제 사회에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되었다.
그 전에 뭔가가 성벽을 부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크게 소문이 나지는 않았다.
그 뒤로 소문은 점점 부풀려져갔다.
리라이트 백작가가 드래곤을 잡기 위해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들었다는 둥,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중 가장 그럴싸한 소문은 리라이트 백작이 이곳저곳 자식들에게 땅을 주겠다며 영지를 건드리는 와중에 수호룡이 있던 곳을 건드렸다는 소문이었다.
이것 말고도 별의별 소문이 떠돌았고 국제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진위를 가려줄 당사자 리라이트 백작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으니 확인할 도리는 없었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소문 때문에 한국령에서 이번에 국왕의 직할령이자 코라도로 백작이 다스리고 있던 영지를 소멸시켰다는 소문은 묻혔다.
아는 사람만 아는 소문이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그 사실을 아는 사라람들, 이번 드래곤 브레스 사건에 깁히 개입하고 있던 발을 뻗고 자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아… 망했다… 변경의 그자식… 리라이트 백작에게 비전 기사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었어! 이익… 젠장!”
쾅!
라이트딜레이 후작은 단상을 걷어찼다.
그의 얼굴은 그동안의 불안감 때문에 어느새 10년은 더 늙은 것 같이 초췌해져 버렸다.
1주일 동안이나 식사를 하지 못했다.
그 맛있다는 페어리 더스트를 사용해도 입맛이 돌지 않았다.
그저 쓰라린 술로 하루를 연명해갈 뿐이었다.
지금도 그는 가만히 서 있는데도 다리가 계속해서 부들부들 떨렸다.
언제 브레스가 자신의 영지에 떨어져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잠만 자려고 하면 말 없는 마차에 타고 후작가로 쳐들어왔던 한 자작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드래곤으로 변하는데…
술에 완전히 취해 인사불성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잡도 들지 못했다.
“나도 언젠가 리라이트 백작처럼…”
죽기 전에 뭔가를 하려고 해도, 겁이 나서 할 수가 없었다.
원래 자신이 이런 겁쟁이가 아니었는데…
하지만, 상대가 대놓고 활동하는 드래곤이라면 누구라도 겁을 먹을 것이다.
말 그대로 인간 외의 존재가 아닌가?
똑똑.
“후작님. 지난번 문의에 대한 답변이라며 마다르시아에서 사자들이 왔습니다.”
“마다르시아? 됐으니까 꺼지라고 해. 나는 더 이상 한 자작에게 관여하지 않겠다고.”
“마법왕 아롬베스르크가 직접 보낸 이들이라고 합니다.”
“마, 마법왕이?”
이주민들의 이주가 완성되고, 리라이트 백작령에서 잡아들인 죄인들도 모두 영지로 수송했다.
리라이트 백작에게는 무기징역과 강제노역형이 떨어졌다.
끝까지 반항했던 기사들에게는 징역 10년과 강제 노역형이 주어졌다.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공정한 계약서가 쓰여졌고 그들은 한국령의 성벽 확장 공사에 모두 투입되었다.
확실한 징계 이후, 영수는 이주 과정에서 죽은 이주민 가족들을 위로하고 달래기 위해 애썼다.
성 외곽이라 해도 이미 숲은 트롤과 오크들이 장악하고 있어 다른 몬스터들이 올 리 만무했지만, 불안해하는 그들을 위해 영지 내부에 보금자리를 따로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국가 유공자라는 개념과 유공자 연금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또한, 가장 우선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시켜주었으며, 정착 자금도 다른 이주민들보다 더 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족을 잃은 슬픔을 보상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영수도 잘 알고 있었다.
“후우… 하메르, 이주 피해민들에게 보상할만한 것이 또 있을까요?”
“이정도면 영주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은 충분히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리라이트 백작에게 복수도 해줬고, 위로금도 지급해줬으며 집과 직업까지 주었습니다. 거기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영지에 살게 해 주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보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음… 알겠습니다. 간혹 제가 없더라도 불편한 일이 있다고 하면 최대한 신경써주도록 하십시오.”
“불편한 일에 대한 말이 나와서 생각해보니, 영지 밖에서 사는 이주민들이 경비 병력을 늘려달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경비 병력이요? 트롤과 오크들이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트롤과 오크들이 있다고 해도, 그들 또한 몬스터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인간 병사들을 늘려달라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조금 더 안전한 영지를 만들기 위해서 대대적으로 군사력을 보강할까 생각했는데, 이참에 늘리도록 하죠.”
“어느 정도 늘리실 생각입니까?”
“아무래도 영지가 두 개가 생기며 인구수가 늘었으니 병사들을 1만 정도로 늘리고, 기사들을 2천 정도로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보잭이 하고 있는 훈련 프로그램에 넣어 병사들도 모두 정예화하는 것으로 하고요. 현재 1차 훈련생들 중에 탈락자와 이탈 희망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들부터 병사로 받으십시오.”
“그런데 1만에 2천의 기사면… 너무 많은 것이 아닙니까?”
“재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두 영지를 가진 데다가, 인간 말고 다른 종족들도 살고 있죠. 거기다 기차 사업도 있으니… 저는 딱히 많은 숫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영주님께서 직접 나서셔서 힘을 보여주셨으니 다른 곳에서도 조심하지 않겠습니까? 영주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쟁 억제력이 있을 텐데요.”
“억제력이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봐도…”
영수는 자신이 전쟁 억제력이 된다는 부분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간단했다.
원자폭탄이 생겨나고 일본에 두 발이 떨어져 내린 이후, 세계 전체가 휘말릴 정도로 거대한 전투는 종결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가장 강한 국가이자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조차 테러를 당하는 등, 큰 전쟁은 사라졌지만 작은 전쟁들은 세계 각국에서 종종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미드랜드에서 드래곤 브레스의 파괴력은 마치 핵무기와 같았다.
어디에 떨어지든 멸망으로 간다.
한국령에 드래곤이 있고, 건드리는 이들에게 드래곤 브레스가 떨어져 내린다고 해도 과연 인간이 가만히 있을까?
분명, 그래도 건드리러 올 것이다.
자기가 하면 안 들킬 줄 알고.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하지…’
영수는 보잭을 불러 병력 확충 계획을 알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가 훈련시키던 병사들 중 탈락했거나 중도 포기한 이들을 병사로 받아들여 그들을 간부로, 군사 조직 체계를 개편했다.
그들에게는 기존 병사들에게 지급하던 안전모와 방패, 정글도 뿐만 아니라 추가로 방탄조끼도 주었다.
유사시에는 비비탄 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군사 훈련도 시켰고.
영수가 영지를 안정화시키는데 힘쓰고 있던 사이.
“마왕님! 드디어 성공입니다!”
로빈나르가 달려와 연구하고 있던 마법 열원의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성 회장의 사퇴 이후, 아무르파스텔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계열사가 서로 나눠 갖고 있던 지분은 회사가 정당한 가치를 주고 사들였다.
그렇게 산 주식은 모두 시장에 공개되어 일반인들도 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무르파스텔은 계열사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모자란 돈은 계열사를 팔아넘겨서 마련했다.
이번에 판매된 아무르파스텔의 대부분 계열사를 사들인 것은 성삼봉의 외가인 가람기업이었다.
그들은 무려 4개의 기업을 사들였고, 그 과정에서 한 개의 계열사를 처분했다.
처분된 계열사는 가람 에너지.
언론에서는 성삼봉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잡음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모든 교통정리가 끝나고, 다섯 형제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털고 그 자금과 함께 계열사를 맡아 독립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사상누각이었고 막내인 성삼봉이 가져가게 된 파스텔 그린 에너지는 합병으로 인해 가장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잡음이 많았지만, 윗선에서는 가장 공정한 처사라며 불만을 일축했다.
그도 맞는 말이 형제 중 막내인 성삼봉이 가장 좋은 회사를 가져갔지만, 가장 적은 지분을 들고 있었던 탓에 실탄(자금)이 부족했다.
반면 다른 형제들은 사상누각인 계열사를 가졌지만, 실탄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았다.
계열사가 완전히 분리된 후 바로 다음 날.
만향당이 성삼봉에게 파스텔 그린 에너지를 1조원이라는 금액으로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가치만 해도 거의 8, 9천억에 가까운 파스텔 그린 에너지였다.
발전시설도 잘 돌아가고 있어서 분명 수익을 내는 회사였다.
실제 가치는 최소 1조 5천억에서 2조 원 사이일 거라는 평가가 되는 회사를 1조에 판매하다니…
하지만, 평소 성삼봉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놈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며 이해하고 넘어갔다.
이후 성삼봉의 이름이 공식석상에서 나오는 일은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가지고 있는 돈을 들고 외국으로 날랐다든가, 어딘가의 술집에 빠져서 돈을 펑펑 쓰고 있을 거라는 식으로 치부해버렸다.
그런데 사실, 성삼봉은 만향당 그린 에너지라는 이름으로 바뀐 회사의 사장실로 아직도 그대로 출근을 하고 있었다.
“후우… 박 상무님 그냥 출근하지 말까요? 저 솔직히 이제 돈 많습니다.”
“저, 절대! 그러시면 안 됩니다!”
큰 소리를 낸 박 상무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폈다.
“대체… 그 사람에게 무슨 짓을 당하시려고요?”
“후우… 일 시킨다고 사람 잡아놓고 일을 안 시키니 불안해서 말입니다. 도망치면 자기가 어떻게 찾겠습니까?”
“과연… 도망치면 못 찾을까요?”
“…”
박 상무의 말에 성삼봉은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매일 매일 출근할 때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두 사람 중 한 명이 직접 당한 것도 있고 두 눈으로 목격한 것이 있었기에 두려워서 도망치지 못하고 있었다.
“불러다 놓고 바로 일을 시킬 것 같더니, 매일 출근도장 찍는 게 일이고…”
벌컥!
그때 갑자기 사장실의 문이 열렸다.
문 뒤에는 한 손에 수정 같은 것을 들고 있는 영수가 있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성삼봉은 몸을 부르르 떨며 영수를 맞이해주었다.
영수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심심해서 불만이 많았나 본데, 그래서 가져왔다. 불.”
“뭐?”
영수는 웃으면서 그에게 한 손에 들고 있던 수정을 내밀었다.
아니, 마나석을 내밀었다.
“이게… 네가 말하던 그거냐?”
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말한 발전기는 준비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