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14)
더블버블
더블버블
새벽이 되자 닫혀있던 문이 열리고, 경비병들이 밖으로 나왔다.
전신을 가릴 수 있는 커다란 방패와 그들이 쓰고 있는 노오란색 투구는 그들이 지상 최강의 정예군이라는 한국령의 병사들임을 알려주었다.
“아롬님 저게 그렇게 강한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미스릴로도 몇 번을 내리쳐야 뚫리고, 강한 반발력을 가지고 있어서 부수려는 자의 손이 더 다친다고…”
로브를 입은 사내들은 경비병들을 바라보며 수군거렸고, 그에 아롬이란 사내는 유심히 경비병들의 장비를 살폈다.
“한 세트 구할 수 있으면 좋겠군.”
“좀 더 정보를 얻은 뒤,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러다 성문 안에서 기사들이 등장하자, 로브 입은 사내들은 입을 완전히 다물었다.
가장 앞줄부터 통과가 시작되었고 줄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사내들의 검문 차례가 되었다.
“멈추십시오. 얼굴을 드러내고 신원을 밝히기 전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비병들은 방패를 들어 로브 입은 사내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세 사람은 아롬의 눈치를 봤다.
아롬이 머리를 덮고 있던 로브자락의 후드를 벗어 내리자, 다른 세 사내도 따라 벗었다.
“저는 아롬이라고 합니다. 이 친구들은 제 말을 듣고 저를 따라온 친구들로, 솜옷을 구매하려고 일부러 호메이트 영지에서 왔습니다.”
“호메이트라면, 여기서 32 정거장이죠?”
“아니요. 중간에 기착점이 하나 더 생겨서 33개, 무려 4일이나 걸렸지요.”
“그렇군요. 모두 표를 확인시켜주시겠습니까?”
네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이 품속에서 표를 꺼내 경비병에게 건넸다.
“흐음, 잠시…”
경비병은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표에 비춰봤다.
힐끗 보기만 해도, 아롬은 그것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진 마법 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파란색 빛을?’
“이거…”
경비병이 말꼬리를 끌자 세 명의 사내가 긴장했다.
하지만 아롬은 당당한 태도로 경비병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대로 산 정품이 맞군요. 판매하는 곳에서 신분 확인은 했을 테니, 통과시켜드리겠습니다. 잊지 말고 다음번 티켓을 사실 때까지 표는 버리지 말고 들고 다니십시오.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티켓 등록이 상당히 거추장스러워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그럼, 돈 많이 버십시오. 다음!”
경비병들이 방패를 치우며 네 사람에게 길을 터주었다.
성문을 통과하고 한참동안이나 네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걷기만 했다.
골목 다섯 개를 지나쳤을 때.
“여기다.”
아롬이 세 사람을 골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좀 더 가자, 그늘지고 후미진 골목이 있었다.
이곳이 오늘의 최종 집결지였다.
“후아…”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게 아닌가 걱정했었습니다.”
“맞습니다. 경비병이 갑자기 마법 아이템을 꺼내들고는 이거… 라고 하는 순간 얼마나 놀라던지…”
세 사람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랄 것 없다. 미리 들은바 그대로가 아니였느냐? 티켓을 살 때 신분 확인을 철저하게 하고, 문제가 생기면 티켓으로 신분을 조회한다고.”
“이곳은 마다르시아가 아니니, 혹시나 티켓 사는 쪽에서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었습니다.”
“훗. 이곳은 마다르시아가 아니다. 좀 전 경비병이 마법아이템을 꺼내기에 뭘 확인하나 싶었더니, 그저 빛을 비춰 복제 방지용 문자가 제대로 읽히는지 정도만을 확인하더군.”
“아, 그렇습니까? 하하. 영주가 대단한 마법사라고 해서 우리 마다르시아처럼 뭐든지 마법으로 다 하지는 못 하는 군요.”
“큭, 고작 그 정도 수준이라니. 우리 마다르시아였다면, 표를 읽음과 동시에 방문객들의 얼굴과 정보가 수정구에 뜨게 했을 겁니다.”
“후훗…”
다른 마법사들의 마다르시아 칭찬, 한국령 돌려 까기 덕분인지 아롬의 입가에는 계속 짙은 미소가 맺혔다.
잠시 뒤 일행들이 골목으로 들어왔다.
네 명씩 두 팀.
열두 명이 모두 모이자, 아롬이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내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그대들이 가지고 있는 스파이어는 더미로 쓰도록 하라. 지금 내가 준 스파이어는 하이드마나포스를 걸어두었으니, 두 달간은 들키지 않을 것이다. 눈에 띄지 않게 설치하는 법들은 다들 교육받았겠지?”
“네, 마마.”
“그럼, 스파이어 설치와 정보 조사를 시작한다.”
열하나, 아롬까지 포함해 총 열두 명의 마법사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들이 머물던 자리에는 돌멩이 하나만이 떨어져 있었다.
저벅, 저벅.
얼마지 않아, 그늘진 구석으로 검은 머리의 사내가 걸어들어왔다.
영수였다.
“음? 처음 보는 마법 아이템이네. 역시…”
‘마다르시아는 기술자의 보고인 것인가?’
영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아이템을 들어 마나 구조를 느끼고 기억했다.
그리고는 바로 아무것도 없는 벽돌 건물을 향해 손을 가져갔다.
“이런 식으로 아이템에 잠시 마법을 거는 것도 가능하구나?”
부스럭.
영수가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자.
부스스..
벽돌 틈 사이에서 먼지가 떨어지더니, 예의 아이템이 빠져나왔다.
조금 전 주운 아이템과 같은 아이템이었지만, 꽂혀있을 때는 느낌이 살짝 달랐다.
“하이드마나포스 마법을 아이템 겉에다 씌웠다니…”
하이드마나포스는 마나의 기운을 숨긴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계속 그런 부자연스러운 곳을 찾고 있던 영수였기에 오히려 쉽게 발각되었다.
마나는 기체도 고체도 액체도 아닌 무엇이었다.
자연상의 물체를 그냥 통과해버리는 가상의 입자 같은 것이랄까?
마나는 돌이나 바위조차 뚫어버리고, 그렇게 뚫고 나올 때는 고유한 마나의 파장을 낸다.
한데, 이렇게 고의로 그 파장마저 다 지워버리니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이건 공기 중에 있는 마나를 느끼고 모든 물질의 마나 파장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한 분류법이었다.
모두가 가능한 게 아니고, 영수니까 가능하다는 소리다.
“평소 내가 오지 않는 시간을 노렸다. 라… 좋은 목적 같지는 않구나.”
간첩질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요령것 정보를 가져가서, 퍼트리든 음모를 꾸미든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는 못 할 테니까.
잡을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들키면 말이 달라진다.
영수는 눈을 감고 영지 전체의 기운을 읽었다.
멈춰 있는 36쌍의 아이템 기운이 느껴졌다.
구분 없이 한 무더기로 있는 것들은 12개 정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들의 목적은 바로 이 돌같이 생긴 납작한 아이템을 설치하는 건가 보다.
‘안에서 느껴지는 마법은 비전을 공유하는 마법과 고유 패턴이 같다. 간첩질이 목적인 것 같은데…’
아이템의 회수는 다음이다.
아이템의 안에서는 그것 말고도 다른 마법 패턴이 느껴지고 있었다. 분실 방지나, GPS처럼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신호가 있을지도 몰랐다.
괜히 지금 기능을 해체하거나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가는 타초경사, 놈들이 도망가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었다.
영수는 회수했던 아이템을 다시 원래 있던 장소에 놔두고, 부자연스러운 기운들을 찾아냈다.
그들 중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달려갔다.
사내는 바닥에 툭 하고 자갈 던지듯이 아무렇게나 아이템 하나를 던져두고는 조금 떨어져서 벽이나 나무 같은 곳에 하이드마나포스가 걸려있는 아이템을 쑤셔 넣었다.
그런 식으로 품속에 있던 아이템들을 다 소진한 사내는 그제야 일을 다 했는지 편안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새벽을 여는 상인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영지 중앙으로 가 출근하는 드와프들을 훔쳐보기도 하고, 괜히 영주부를 보며 수첩에 뭔가를 적어넣기도 했다.
거리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었지만, 다른 11명의 첩자들도 일들을 다 마쳤는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말을 걸고 다니는 것 같았다.
영수는 첩자를 따라다니며 관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좋아, 고유 마나 패턴 분석 끝이다.’
영수는 첩자를 따라다니면서도 하이드마나포스 마법을 그대로 둔 채로, 안쪽에서 느껴지는 마나의 고유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허공에 상대가 걸고 있는 하이드마나포스와 똑같은 마법을 띄워놓고, 외과시술을 하듯이 조심스럽게 건드려서 작은 구멍을 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영수라해도 실패했지만, 계속 시도하다 보니 바법을 유지하면서도 눈곱만한 구멍을 뚫는 것이 가능했다.
영수는 바로 상대의 하이드마나포스에 구멍을 뚫고 그 사이로 마나 패턴을 분석하고 다시 마법을 수복시켜놨다.
물론, 다른 곳에 있는 11명을 모두 포함해서.
잠시 뒤, 첩자는 시간이 다 되었는지 근처에 있는 상점에서 별 흥정도 하지 않고 누비옷 몇 벌을 사더니 성문을 향해 갔다.
‘상인인 척하는 건가?’
다른 11명의 첩자들도 성문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그들은 시차를 두고 네 사람씩 뭉쳤다.
자연스럽게 밖으로 빠져나간 이들은 기차역사 근처에 있는 한 여관으로 들어갔다.
미리 약속된 건지 다른 팀들도 모두 같은 여관으로 들어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제야 그들은 마법을 사용해 바람의 방벽을 두르더니 대화를 시작했다.
물론, 영수는 아주 작은 구멍을 뚫었고 귀에 집중해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훔쳐 듣기 시작했다.
“다들 가진 스파이어는 모두 뿌리고 왔겠지?”
“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쓸만한 정보를 가져온 자들은 없나?”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 엘프와 드와프들이 있다는 소문인데… 알아보니 여기에는 사실 오크와 리자드맨들까지 살고 있다는군요.”
“오크와 리자드맨?”
“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트롤들이 살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제가 기찻길을 칭찬하면서 드와프들의 공이 대단하다고 하니, 상인이 그러더군요. 사실 드와프들은 관리 감독과 레일을 만들기만 했지, 길을 정비하고 시공하는 것은 트롤들이 다 했다고요.”
“그게 사실인가?”
“이곳에 사는 드와프들이 1만, 2만 정도 되는 것으로 압니다. 아무리 드와프들이 광산과 동굴을 제집처럼 만든다고 해도, 우리가 통과해온 수십개의 터널을 만드는데는 공사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하긴, 아무리 드와프들이라고 해도 그렇게 많은 터널을 단기간에 만들기는 불가능했겠지…”
“저는 포션 상인에게 이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곳이 유난히 힐링 포션이 싼 이유는, 미드랜드에 넓게 퍼져있던 트롤들이 모두 이곳 인근의 숲에 와서 살면서 영주에게 세금으로 피를 바쳐서라고요.”
“호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있던 트롤 대이동의 방향성이 이쪽을 향하고 있더라니…”
그 이후로도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물고 온 정보에 대해 떠들어댔다.
그러다 대화를 이끌어나가던 목소리가 그들을 조용히 시키며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가는 길에 트롤들 몇 마리를 납치해가도록 하지. 안 그래도 최근 사육하던 놈들이 집단으로 서로의 머리를 까부수며 자살하는 바람에, 힐링포션 납품에 차질을 빚,”
콰직!
여관 벽이 뚫리며.
“짜잔!”
영수가 여관 안으로 등장했다.
“아! 영주 니임! 손해배상 청구할 겁니다. 앞으로는 정문을 이용해 주십시오.”
급사가 벽을 부수고 왔다며 영수를 타박 주었다.
다른 영지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마법사들은 잠시 상황판단 하는 것이 늦었다.
“현재, 공무집행 중입니다. 영주부에 말해놔서 드와프들 보내서 바로 고쳐드리죠.”
영수는 여유롭게 급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여, 영주라고?”
그제야 마법사들은 동요했다.
그들은 고개를 돌려 파란색 머리 사내를 돌아봤다.
“아롬베스크님 어떻게 하죠?”
“아차. 안녕? 간첩 혐의에 납치 미수까지 모의중이신 따끈따끈한 현행범씨들?”
“와, 왕이시어.”
다들 파란 머리 사내를 바라봤다.
“스크롤을 꺼내라!”
사내는 말함과 동시에 품속에 손을 넣어 마법 스크롤을 꺼내 들었다.
‘좌표가 있는 롱웨이텔레포테이션 스크롤이군.’
쫘악!
아롬베스크는 지체 없이 스크롤을 찢었다.
팟!
쫘악! 쫘악!
팟! 팟!
열두 명의 마법사들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영수는 그들이 어느 좌표로 갔는지 외웠다. 거기다, 이미 그들의 고유 마나 패턴도 알고 있었고.
“어디 낚아 보실까?”
영수가 허공을 향해 손을 둥그렇게 돌리자, 영수의 앞에 어두운 먹구름 같은 것이 몰려오고는 허공에 검은색 구멍이 뚫렸다.
영수가 그곳에 손을 집어넣고 빼자.
“억?”
목덜미를 잡혀 쑤욱하고 딸려 나오는 파란 머리의 사내.
“네가 대장이냐? 아롬베스크?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그러고 보니, 마법왕이라는 사람의 이름과 같군.”
“어떻게?”
“별거 아니고 마계에서 자주 쓰는 다크 포털이라는 마법이래. 나도 몰라. 그 이상은. 그냥 쓸 줄만 아는 거니까.”
영수는 웃으면서 아롬베스크의 말에 모두 대꾸해주었다.
“치익!”
아롬베스크는 다급히 손에 마나를 모아 영수를 향해 날렸다.
거대한 마나탄이 영수를 덮쳤다.
파삭! 파삭!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마나탄.
아롬베스크는 여전히 영수의 손아귀에 잡혀있었다.
“푸우… 먼지 날리니까 그런 것 좀 하지 말아줄래?”
영수는 다른 손으로 바람을 일으켜 먼지를 날려 보내며 툴툴거렸다.
그러나 아롬베스크가 마나탄을 날린 것은 영수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었다.
“… 거대한 폭발적 우레와 같은 광대한 처절한 폭풍이어! 스틸파이어스톰블리자드자이언트익스플로전!”
아롬베스크의 온몸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쿠콰콰코카콰콰콰코카카쾅!
허공에서 번개가치고, 허공에서 불이 폭발하고, 허공에서 거대한 우박이 생기며 영수의 몸을 때렸다.
이 마법은 영수가 지금까지 본 마법 중 가장 강했다.
인간이 쓴 마법치고는.
파스슥, 푸싯, 푸시시시…
“어우… 하지 말라고, 먼지만 날린다니까?”
어차피 고작 한 줌 먼지가 될 뿐.
영수에게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
“어, 어떻게?”
“나한테 잡힌 이상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암브로카히브.”
영수는 먼지를 털다 말고, 기습적으로 상대에게 마법을 걸었다.
“크윽! 도망쳐야 하는데, 어떤 마법을 걸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대로라면 마법왕이라는 이름이, 내 내 입이 왜 속마음을. 으, 으으윽, 크윽! 설마 마계에서만 사용하는 정신 조작이라니리리릭…”
갑자기 하얗게 거품을 무는 아롬베스크.
아니, 바로 거품은 붉게 물들었다.
“어? 큐어, 안티포이즌, 큐어디지즈, 안티커즈!”
영수는 다급히 알고 있는 마법을 사용해 아롬베스크를 치료하려고 하는 한편 상대의 몸에 있는, 걸치고 있는 모든 것들의 마법적 기운을 해제해버렸다.
“워어어버버버부버어버버버버….”
괴성을 지르더니, 어느 순간부터 아롬베스크의 몸까지 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보글, 보글, 퐁.
공깃방울이 올라오다 끊겼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그사이 아롬베스크가 눈앞에서 녹아 걸쭉하게 변해버렸다.
이게 어떻게된 일인가…
‘마법이 아니었어…’
영수는 해답을 원했다.
쑤욱, 퍽!
“크억!”
쑥! 퍽!
“컥!”
퍽!
“여, 여긴 어디야? 억! 쿠악!”
영수는 다크포털에서 빠져나오는 열한 명의 마법사들에게 모두 ‘주먹’의 마법을 적중시켜 무력화시켰다.
“분명, 좀 전의 아롬베스크라는 사내가 마법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마법도 독도 아닌데, 녹아서 사라져버렸습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영수는 질문과 동시에 그들에게 암브로카히브를 걸어 거짓말을 못 하게 했다.
“그분의 이름은 아롬베스크 3호…”
“마법왕 아롬베스크님의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 한 몸이자 다른 몸인 분으로, 그분 또한 왕이시며…”
“마법왕 아롬베스크님의 피 한 방울을 배양하여, 그곳에서부터 세포를 증식시켜…”
11명이 하는 말을 동시에 듣고 있던 영수는 더욱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전자 조작을?’
영수는 걸죽하게 녹은 아롬베스크의 몸을 담아 영주부로 돌아가 로빈나르의 연구실을 찾았다.
“오늘, 제 눈앞에서 사람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혹시 유전자 조작 이나 배아 복제에 대해 아십니까?”
“마왕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군요. 그런데 이걸 어디서 봤던 기억이, 흐음…”
로빈나르는 턱을 괴며 걸죽한 액체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사이 다른 실험을 하고 있던 카르모포가 다가와 걸죽한 액체를 살폈다.
“이거… 어디서 나셨습니까? 이건, 블러드 도플갱어의 잔해군요.”
“블러드 도플갱어요?”
“마계 남서쪽에만 사는 놈들입니다. 마수면서도 마족이기도 한 객체인데, 상대방의 피를 통해 능력과 모습을 복제하는 놈입니다. 특히나 오래 산 블러드 도플갱어가 강한 마족의 피를 얻게 되면 하급 마족 이상 되는 힘을 갖게 되죠.”
“흐음…”
‘설마, 마법왕도 마족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