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15)
엇나게 끼운 단추.
엇나게 끼운 단추.
영수는 마족이기도 한 카르모포를 시켜 마법왕국 마다르시아에 공식 항의 서한을 배달하고 오라고 햇다.
첩자들을 보석으로 데려가고 싶다면 10만 미스릴을 내놓으라는 으름장과 다음에는 3호가 오지 말고 1호나 0호, 원조가 오라는 추신도 잊지 않았다.
아롬베스크와 함께 온 마법사들은 간첩행위로 10년, 그리고 영지민 납치 공모로 10년 총 20년의 노역형이 떨어졌다.
영수는 마법사들을 이곳저곳에 취직을 시켰다.
마법 수준이 높고 마법 아이템이나 아티팩트에 대한 지식이 많은 다섯 명은 로빈나르의 연구실에 취직했다.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세 명의 마법사는 드와프들의 공방에 취직해 기차 정비를 맡겼다.
그리고 가장 마법 실력이 떨어지는 세 명은 따로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서늘한 냉기가 있는 골방.
“… 혹한의 추위를, 아이스스톤!”
쩌정, 쩌저정!
네모나고 제법 큰 얼음덩어리가 만들어졌다.
깡! 깡! 깡!
사람들이 망치를 들고 얼음덩이에 달려들었다.
콰직!
얼음이 부서지자.
“갓 얼려낸 얼음 나왔습니다. 줄을 서세요.”
“앗! 저부텁니다! 여관에서 필요해요! 콜라용으로 다섯 바구니!”
“저희 카페도 필요합니다! 아이스 커피용으로 세 바구니!”
세 명의 마법사의 노력 덕분에, 한국령에는 아이스 콜라,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음료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거기다, 영수가 안단테의 간식으로 개발한 얼음을 갈아서 그 위에 과일 시럽을 뿌린 빙수가, 시녀들의 입소문을 타고 민간에도 전해졌다.
안 그래도 따듯한 남쪽인지라, 다른 곳은 겨울철일 때도 외투를 입지 않는 한국령 사람들이었다.
찬 음료수와 빙수의 수요로 얼음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너무 폭발적이었다.
“이거…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데…”
영지의 민원을 처리하던 하메르가 인상을 찌푸려야 할 정도로.
톡, 톡, 톡.
-그륵, 너희들 얼음 빙수 먹어봤나?
-크으! 너는 콜롸에 얼음 톼서 먹어봤놔?
-아이스 아메리카노라… 왠지 정령과 대화를 나누기 편해지는 것 같아.
‘더워서 그런가? 얼음이 인기가 많네, 나중에 가서 빙산이라도 하나 만들어줘야겠는데…’
영수는 어플을 통해 여론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니, 이보세요. 그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아니, 9,999조 리터라니요? 장난해요?”
“장난이라니요? 사업 누가 장난으로 한답니까?”
“이봐요. 사장님, 공무원 우습게 보시는 겁니까? 수도권 매립지 예상 매장량이 총 매립량이 2억2,800만 톤이에요. 무게 단위로 환산하면 9,999억 톤을 넣을 수 있다는 말인데, 그건 수도권 매립지의 4,400배가 넘는 부지가 필요하다고요!”
“들어간다니까요? 쓰레기고 뭐고 다 가져오십시오. 그냥 다 매립해줄 테니까.”
“저는 눈이 없습니까? 애초에 아파트 단지 하나도 못 지을 그런 조그만 땅에 수영장만 한 쓰레기통 하나 가져다 놓고, 거기에다가 전라남도의 모든 쓰레기를 다 매립하라니요?”
영수가 휴대폰을 보고 있는 사이, 매립지의 직원실에서 여성 공무원과 호운덕 사장은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공무원은 9,999조라는 말에 실사를 왔다가, 실망하고는 아까부터 저러고 있었다.
‘사실 아공간은 우주처럼 무한해서 지구 전체를 담아도 될 정도라고는 하는데…’
“제가 금방 드러날 일 가지고 사기를 치는 것 같습니까? 일단 쓰레기를 가져와 보시라니까요?”
“지금 그냥 땅을 파서 묻어버리겠다는 것 아니면, 태워서 공기 중으로 날려버리겠다는 소리로밖에는 안 보이지 않습니까?”
“저도 사실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해 보면 안다니까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네요.”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호운덕 사장.
영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사무실을 향했다.
“드론이라도 넣어 보시라니까, 왜 드론은 안 되는데요?”
끼이익.
“인간이나 살아있는 생명체는 안 돼도, 드론은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신호를 못 받을 뿐이죠. 우리도 실험해봤는데, 원하신다면 안에 드론이라도 넣어 보시죠. 단, 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누구… 시죠?”
여 공무원은 왠지 모를 카리스마에 움찔하며 말을 더듬었다.
“제 소개를 하죠. 만향당의 이사 중 하나인, 한영수라고 합니다.”
영수는 공무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호운덕 사장을 바라봤다.
얼굴이 금세 1년은 늙어버린 것처럼 시들시들해져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 잠시 나가 계시면…”
“저야,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호운덕 사장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영수는 웃으면서 그녀의 앞에 미리 프린트해 가지고 온 종이를 꺼내놓았다.
“이게 뭐죠?”
“읽어보시죠.”
펄럭.
[시공간 연속체의 통로 생성기를 통한 쓰레기 매립에 대한 이론]본 연구는 양자역학과 이론 물리학을 최소 100년 정도는 앞당길 위대한 발견이자 발명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닥터 로이슨 펠트의 연구팀이 모두 투입되었다.
…………..
……….
…….
따라서. 이번에 발명한 시공간 연속체 통로(웜홀)생성기는 사실상 무한정 발생하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실험 및 연구 조사, 닥터 로이슨 펠트 연구팀.
(대표 사인) 로이슨 펠트
과연 저런 허술한 자료를 누가 믿을까?
“…”
‘믿나?’
“지금, 제게 장난치시는 겁니까? 제가 웜홀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 같았어요? 그리고 로이슨 펠트라는 사람이 어째서 한국어로 사인을 한 거죠?”
“최근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한국어 사랑이 남달라요.”
“아니, 아무리 제가 공무원이라고 해도, 이렇게 무시하면 안 되죠? 저 일대 나온 여자예요!”
“이해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냥…”
딱!
영수가 손가락을 튕기자, 여공무원이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처음부터 마법으로 할 걸 그랬나?”
영수는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마법을 걸었다.
그녀의 입에서 서류 결재 루트가 술술 풀려나왔다.
과장에 청장, 시장을 통해 도지사에게 가야 최종적으로 허가가 나는 구조.
영수는 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인상착의를 모두 확인한 뒤 여자에게 걸린 마법을 해제하고, 결재를 의심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계약만 걸었다.
끼이이익…
“제가 오해했군요. 그럼, 결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공무원이 빠져나가자, 호운덕 사장이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왔다.
“좋은 말을 하고 가더군요. 잘 되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셨습니까?”
“미남계로 성공했습니다.”
“아… 돈으로 매수하신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어쨌든, 연구실에서 나온 보고서를 가지고 설득을 했지요. 하지만, 그녀 위의 과장, 청장, 시장과 도지사에게도 서류가 통과하는 것은 제 노력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흠… 한 이사님께서 직접 하시겠다고요?”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같군요. 저는 그럼 이만.”
영수는 호운덕 사장에게 인사하고, 딱지 끊을 각오를 하고 차를 밟아 그녀보다 먼저 나주시청에 도착했다.
부웅!
주차장에 차를 댄 영수는 시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그녀의 상관을 찾은 영수.
딱!
손가락을 튕기자, 시청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대로 굳어버렸다.
비몽사몽하게 만드는 마법으로 사람들이 선 상태로 졸기 시작한 것이다.
영수는 뚜벅뚜벅 환경과 과장이라는 사람에게 다가가, 손가락에 피를 내고 빈 서류에 피로 도장을 찍었다.
딱!
하아암…
사람들은 일제히 하품을 하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수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장과 도지사에게도 도장을 받아냈다.
스스스슥, 슥.
“운버딘베타그!”
이 일이 있고 바로 이틀 뒤.
발전소와 쓰레기 매각장이 동시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을 계기로 만향당 그린 에너지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나라 내부보다는 다른 나라에 소식이 더 빨리 퍼졌다.
그런데. 애초 회사의 설립 목적과는 조금 다르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우웅…
“왠 일이야? 삼봉아?”
-해외에서 바이어가 왔다.
성삼봉이 영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벌써? 어딘데.”
-아랍에미리트야.
“중동? 오! 발전소 몇 대를 지어달라는데?”
-아니, 발전소 말고 쓰레기 매립장을 지어 달래.
“…”
영수는 이 전화 이후로도, 성삼봉에게 여러 번 전화를 더 받았다.
해외에 만향당 그린 에너지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친환경 쓰레기 매립 전문 업체’라고…
며칠 뒤 영수는 만향당 그린 에너지 사장실로 출근했다.
“조건은 무조건 원 플러스 원이라고 해라. 아니, 최소 원 플러스 텐 정도는 해야지 수지가 맞을 거다.”
“플랜트를 끼워서 팔라는 말이지? 매립지는 하나만 설치해도 웬만한 나라 수백 년간 매립할 만큼 용량이 있다고 했던가?”
“음…”
영수는 뭔가 말하려다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매립지가 아무리 용량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일부러 줄여서 발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줄이자고?”
“그래. 용량을 줄여야 매립지를 더 짓지. 그러면 접근성 같은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일정 면적당 한 개씩은 설치를 할 수 있을 거야.”
“네 마음대로 해라.”
“그래도 여전히 대단한 용량이라… 발전소 열 개까지는 힘들 것 같고, 한 다섯 개 정도? 우선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발전소는 시범 삼아 한 개만 짓고, 정말 친환경적이라면 연내에 세 개를 더 지어보겠다고 하더라.”
“흠, 매립지 하나에 발전소 네 개라…”
“그런데 매립지는 네가 직접 설치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무래도, 출장을 가야 할 것 같은데…”
“가기만 하면 어려운 건 아니니까. 알았다. 일단 1주일 뒤쯤으로 약속을 잡아놔. 미리 부지를 설정하면, 가서 만들어준다고.”
“알았다.”
‘출장도 있고, 거기다 결혼도 있고… 당분간 미드랜드에 못 갈 수도 있겠네. 마법왕이라고 했던가? 당분간 마법 쓰는 이들의 침입에 대비를 해둬야겠군.’
“로빈나르, 혹시 마법사들이 하이드마나포스를 쓰면 잡아낼 수 있습니까?”
“하이드마나포스요? 흠… 흑마나가 충만한 마계라면 모를까, 제 수준으로는 미드랜드에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 느낌이 독특해서 한 번 기억하면 잊혀지지 않을 텐데…”
영수는 로빈나르가 서 있는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하이드마나포스를 사용했다.
주변을 이질적인 마나로 바꾸어 마치 공기처럼 느껴보게 하려는 것이다.
“안 느껴지시나요?”
“예?”
“주변을 하이드마나포스의 기운으로 모두 바꾸었는데. 다시, 지금은 해제했고요. 지금은 다시 걸었습니다.”
“하하. 마나의 감각은 타고나는 겁니다. 제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마왕님. 마족들 중 미드랜드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높은 작위를 가진 마귀족이나 마왕님만 가능할 것입니다.”
“음… 그럼 제가 없을 때는 하이드마나포스를 사용한 마법사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겁니까?”
“우리 영지에서는… 안단테님이 가능하시겠군요.”
“안단테가요?”
안단테가 대단한 드래곤이라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자신이 없으면 누가 깨우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몇날 며칠동안 잠만 자는 아이였다.
“물론, 다른 드래곤들도 가능할 테고요. 약한 놈들이긴 하지만, 미드랜드에서는 나름 마법의 조종 소리를 듣는 태생 마나 생명체니까요.”
“다른… 드래곤이요?”
안단테 말고 다른 드래곤도 있는 것일까?
1,200년 전 큰 전쟁 이후, 원래는 드래곤들과 교류가 잦았다는 드와프들도 엘프들도 드래곤을 못 본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게이트가 파괴되는 순간, 몇 마리가 살아서 날아올랐으니 다 죽지는 않았을 거라지만…
그린엘프의 대모는 원래도 얼마 없던 드래곤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살아남은 드래곤은 두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닐까 하고 예상한다고 한다.
“알겠습니다. 로빈나르.”
“도움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영수는 로빈나르의 연구실에서 나와 안단테의 방을 향해 갔다.
“드래곤이라…”
자신은 무적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도 늙어서 죽게 될 것이다.
그때가 가까이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그때가 되면 안단테도 선택을 해야 했다.
인간들과 같이 지금처럼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드래곤들과 함께 살 것인지.
‘다른 드래곤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아빠!”
“우리 안단테, 잘 놀고 있었어요?”
“응! 이것 봐라? 내가 라무레스 체스로 100판째 이기고 있다? 히히. 되게 못해.”
안단테의 앞에는 대모의 아들 라무레스가 머리를 싸매고 앉아 있었다.
“끄응… 내가 이겨야 정상인데… 심지어, 내가 먼저 알게 된 게임인데다가 기사들도 다 이겼는데…”
애초에 본체의 뇌 용량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안단테는 델타고고 라무레스는 원숭이 수준이다.
하지만, 라무레스는 은근히 승부욕을 불태우며 계속 안단테에게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안단테. 아빠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응!”
“그래, 그럼 잘 느껴봐. 이게 보통 마나고, 이게 하이드마나포스라는 마법을 쓴 건데…”
“부자연스러워.”
“옳지. 옳지.”
영수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띄워졌다.
“혹시 안단테 나중에 아빠 여기 없을 때, 이런 마법 쓰고 돌아다니고 있는 애들 있으면 네가 좀 잡아다… 카르모포 아저씨한테 데려다줄 수 있니?
“응! 응!”
안단테는 믿으라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졸리면 자고, 그냥 느껴질 때만 잡으면 돼. 알았지?”
“응!”
영수는 귀여운 안단테의 볼살은 어루만지다가, 찰떡을 주무르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아 그냥 계속 주물럭거렸다.
“히힛…”
안단테도 싫지 않은지, 영수가 볼을 주무르는데도 그대로 두고 라무레스랑 체스를 두기 시작했다.
물론, 이번에도 이긴 것은 안단테였다.
‘말은 해뒀지만… 잠귀가 어두운 아이라서 크게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다. 로빈나르와 아이템을 연구해 볼까? 마계에서는 가능하다고 했던가? 그냥, 성문과 성벽에 인공적으로 마계 환경을 조성하면…’
영수가 로빈나르와 아이템을 연구해본다고 하는 것은 드래곤의 특성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안단테는 현재 수면기에 있었다.
깨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본능적으로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드래곤이 깨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한 약속이 있으면 잠에서 깬다.
영수는 드래곤을 딸로 둔 아빠였지만, 드래곤에 대해서는 너무도 몰랐다.
하지만, 드래곤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될 기회가 멀지 않은 곳에서 찾아오고 있었다.
뿌우! 뿌우!
“이곳인가. 로드의 명령을 어기고 막무가내로 유희하는 놈이 살고 있다는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