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19)
이 전화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하여…
이 전화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하여…
나이 7, 8천 살이 넘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풋내기 레드 드래곤 에스토비도톤타.
그는 현재 인간으로 변해, 톤타라는 인물이 되어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제게 도망을 치다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정신마법은 대체 어떻게 거신, 큭… 인식을 하고 있는데도 해제를 할 수가 없으니…”
톤타는 두 손을 싹싹 비볐다.
“해제해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 도망갈 텐데.”
“헤, 헤헤… 다시는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이 계속 제한이 되기 때문에 풀어주시는 것이 효율상 좋지 않을까 하여…”
“봐서요.”
‘도망을 치다니…’
영수는 딸과 같은 종족이기도 한 드래곤이기에 잘 해주려고 했었다. 몸도 그래서 치료해준 것이고.
그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른 종족들이 알고 있는 드래곤들과는 다르게 너무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었다.
영지에서 유희하며 쉬운 일을 돕게 시키면서 월급도 넉넉하게 주려고 했었다.
정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애누리 없이 영주 딸 암살 미수에 괘씸죄까지 추가되었다.
“자, 그럼 가실까요? 타세요.”
“어디에…”
영수는 차에 타며 뒤 트렁크를 열었다.
“여기.”
영수는 뒤 트렁크를 가리켰다.
일단 시키니 바로 달려와 냉큼 올라타는 톤타.
트렁크는 짐을 싣는 곳이지만, 오픈카에 2인승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짐짝이기도 하고…’
부우우우웅… 끼이익.
“영주님 오셨습니까? 아까 안단테 아가씨가 날아오르시던데, 아? 같이 오셨군요?”
“아찌들 영지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핫. 감사합니다. 아가씨.”
그그긍…
경비병들은 안단테를 보며 싱글벙글 웃으면서 문을 열어주었다.
영수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맺혔다.
“저 병사들에게도 마법을 건 건가, 대체 어떤 마법을 걸었기에 그 거대한 드래곤을 보며 저런 미소를 짓는 거지?”
뒤 트렁크에 탄 톤타가, 아무 생각 없이 중얼거렸다.
“…”
그의 방해만 없었다면, 영수는 기분이 좋아져서 주차하고 난 뒤 톤타에게 건 마법의 해제를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내려라. 네가 일할 곳을 소개시켜주마.”
영수는 톤타를 데리고 로빈나르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자, 톤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공방 안의 물건들을 확인했다.
“음… 흑마력을 내포한 물건들이 너무 많은데…”
애초에 공방의 주인이 마족이니 그럴 리 밖에, 하지만 로빈나르는 완전히 인간이 되었기에 톤타는 인식할 수가 없었다.
물건이 쌓여있는 곳을 지나자, 인간 몇몇이 돌아다니며 마나석을 붙잡고 정교한 마법진 같은 것을 세공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꿀꺽…
톤타는 마법적으로 스캔하지 않아도, 그들에게도 자신과 같은 정신계 마법, 불공정계약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저렇게 되는 건가…’
“로빈나르, 작업 중에 실례하겠습니다.”
“아, 마왕님 오셨습니까?”
“마, 마왕?”
“로빈나르. 좀 전에 잡은 따끈따끈한 레드 드래곤입니다.”
“아, 안 그래도 조금 전부터 드래곤이 기운을 풍기는데, 아가씨 치고는 너무 약해서… 어떻게 처리할까 했더니 아가씨가 직접 처리하시더군요. 죄송합니다. 아가씨가 아니라 제가 직접 처리했어야 하는데…”
“로빈나르에게는 버거웠을 수도있습니다. 그리고 침입자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 톤타라는 놈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평소에는 로빈나르를 상관으로 받들라고 했으니 다른 마법사들처럼 공방에서 일을 시키시면 됩니다.”
“드래곤 조수입니까? 만들 수 있는 물건들이 많아지겠군요. 껄껄껄.”
‘여긴 대체… 도망쳐야 해. 여길 나가야…’
톤타의 눈이 방황했다.
그러나 나가고 싶어 한다고 해도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아, 그리고 최근 얼음이 많이 부족하다고 민원이 들어오는 것 같은데, 얼음 떨어졌다고 할 때마다 이놈이 가진 마나 다 쥐어짜서 얼음도 만들게 하십시오.”
“조치하겠습니다. 클클…”
“나, 나가야 하는데…”
‘정신계 마법에 걸려서 힘이 들어가지 않아!’
찰싹!
로빈나르가 톤타의 등짝을 소리 나게 쳤다.
“그럼 잘 일 해 보자꾸나. 톤타야.”
“으, 으악!”
톤타의 비명이 마법 공방 가득 울렸다.
톤타가 마법 공방에 취직하고 3일이 지났다.
일과를 마치고 식사를 끝낸 7시, 톤타의 방.
“히힛. 여기 괜찮은데?”
침대에 누워있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3일간의 강제 노역은 할 만했다.
그의 일과는 아침 8시부터 시작된다.
첫 번째 일, 우선 영주부 앞 광장에서 빙산을 만든다.
거대한 빙산을 만들어놓고 나면, 일꾼들이 출근해 얼음을 부순다.
그럼 그 얼음이 가게와 가정의 얼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매되는 것이다.
그 뒤 그는 영주부의 식당에 가서 시녀들과 함께 아침을 먹는다.
이곳 영주부의 식당은 대단했다.
피자, 치킨, 햄버거, 핫도그, 등 등 등… 다른 영지에서 볼 수 없던 음식들의 근원지가 바로 이곳 요리부에서 일하는 시녀들의 손 끝이었다.
그녀들은 영주님이 준 레시피를 연구하여 어디서도 맛본 적 없는 특이한 음식들이 매일 하루 하나씩 새로 만들어냈다.
아침 식사에서 괜찮은 반응을 얻은 음식은 바로 그날 오후에 있는 요리부 쿠킹 클래스라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에게 공개되었다.
거기서 요리를 배워 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하면, 영주부에서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어 가게를 지어준다.
이런 루트로 영지에 새로운 음식들이 퍼져나가는 것이다.
식사를 마친 톤타는 영주부 안에 있는 로빈나르의 마법공방으로 간다.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영주가 맡긴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아티팩트나 마법아이템을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최근 하는 일은 마나석, 흑마석의 에너지를 연료로 일정한 온도의 불꽃을 유지시키는 장치, 파이어스톤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단순한 작업이라 그리 어려울 일도 없었다. 적당히 인간보다는 좀 더 잘하고, 로빈나르라는 사람의 작업량을 따라가는 척이라도 하면 열심히 한다고 칭찬을 듣는다.
그걸 3시간 정도 하다 보면 이제 점심시간이다.
1시간 동안 시간이 주어지는데, 역시나 목적지는 영주부 식당이었다.
메뉴가 자주 바뀌기에 하나도 질리지 않았다.
뷔페 스타일로 얼마든 음식을 가져다 먹을 수 있었기에 선택의 폭도 넓었고, 혼자서 수십 접시를 먹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다.
식도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톤타에게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면 얼음을 한 번 더 만든다.
그리고 다시 마법공방에 가면 오전에 3시간 동안 하던 일을 4시간 동안 반복하면 된다.
그럼 남은 시간에는 오늘의 일에 대해 모여서 30분 정도 회의를 하고 발전 사항이나, 개선사항들을 토론한다. 그리고 다음날 일과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딱 5시가 되면 퇴근이다.
물론, 톤타는 이때 마지막으로 빙산을 만들러 가야 한다.
빙산을 만들고 나면 그 뒤는 완전한 자유시간이다.
하지만, 톤타는 어디 가지 않고 방에서 빈둥대면서 6시까지 기다린다.
그럼 다시 영주부 식당이 열린다.
7시까지 자유롭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막 식사를 끝내고 자신의 방에 온 참이다.
“크으… 천국이야. 천국… 돈도 많이 주고 말이야…”
짤랑.
톤타는 묵직한 주머니를 던졌다 받았다.
마법공방에서 일이 끝나면 일당으로 1골드를 준다.
1골드 벌기가 쉬운 줄 아는가?
원래 이곳에서 다른 강제노역은 일당을 10실버에서 20실버 정도를 쳐주지만, 마법사는 나름 고급 인력이라고 돈을 더 주는 데다가 얼음 판매 수익이 어마어마해서 자신에게는 특별히 다른 죄수들의 두 배에 해당하는 일당을 준다고 했다.
유희할 때마다 돈을 벌기 위해 직접 일을 해봐서 안다.
가장 위험하다는 상단 호위 용병도, 등급이 높은 이들이 1주일에 1골드 정도를 받는다.
그런데 하루에 1골드라니…
“여긴 정말 드래곤의 천국이야…”
돈주머니를 주물럭거리던 톤타는 다시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야시장에 가서 길거리 음식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대로 야시장을 향하는 톤타.
“…”
지구로 가기 전 안단테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는 톤타가 뭐 하나 지켜보러 왔던 영수는 할 말이 없었다.
‘보고로는 들었지만…’
톤타는 너무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은데?’
“히힛. 잘 됐다. 나중에 로드가 뭐라고 하면 정신 마법 때문에 붙잡혀서 일했다고 하면 되니까, 이 기회에 맛있는 거 많이 멀고 돈 많이 벌어놔야지.”
아니,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해서 로드에게 핑계 댈 생각에 기뻐하는 것 같았다.
드래곤이라는 종족이 어쩌다 저렇게 된 걸까?
‘진짜 궁상맞다…’
영수는 톤타를 바라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다음에 드래곤을 보면 용돈도 좀 주고,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톤타 쟤는 빼고.
영수는 해외 출장 일정을 모두 몰아서 마치고 한국에서 간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우웅…
그런데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Sheikh –Sour- Bin Zayed Al Nahyan]지난번 만났던 수르 형이었다.
“『브라더 수르?』”
-『브라더 한, 오랜만이군. 지난번 내가 부탁했던 것 있지?』
“『맨체스터에 매립지와 발전소를 건설하는 건 말씀하십니까?』”
-『응. 영국으로 날아와. 전용기를 보냈어. 맨체스터로 쓰레기 처리 설치해줘.』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그런데… 발전소는 얼마나 설치하실 겁니까?』”
-『잠시만, 비서에게 확인해 볼 게.』
수화기 너머로 서류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복귀한 수르형.
-『확인해보니까. 파이브(5)…』
“『다섯 개나요?』”
영수는 놀랐다.
대부분의 계약이 2개에서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면 화끈하고 시원시원하기도 했고.
-『파이브헌드레드 서티 세븐(537)개. 라네.』
다섯은 백 단위 앞에 붙는 숫자였다.
537개.
“…”
생각해본 적도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플랜트 하나는 200MW(메가와트)급이다. 이정도면 연간 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500개라고만 잡아도 1억5천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 산업용 전력으로 쓰고도 남을 전력량이다.
이대로면, 아무리 공업단지인 맨체스터라고 해도 소화할 수 없는 전기량이다.
영국대륙 전체라면 모를까.
-『나는 맨체스터에만 지으려고 했는데, 우리쪽의 제안을 확인해 보던 영국 정부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화력 발전소를 그쪽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발전소로 바꿀 거라고 하더군. 안 그래도 예전 그레이트 스모그 때문에 영국 사람들이 공기에 민감해서 말이야.』
역시, 영국 전체가 맞았다.
-『거기다 겸사겸사 난방비도 절약하겠다는 것 같더군.』
지열 난방 이야기도 나왔다.
-『물량은 충분하지 브라더?』
“『당장에 사용할 수 있는 파이어스톤이 100개 정도… 나머지는 바로 만들어 오겠습니다.』”
-『그럼 부탁하네.』
수르 형과의 전화를 마친 영수는 외출할 채비를 했다.
“급한 일이라도 생기셨어요?”
다희가 국자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보골보골보골…
뒤에서 국이 뜨겁게 끓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돌박이를 넣은 된장국이다.
꿀꺽…
“응. 발전소 문제로 조금 준비할 게 있어서.”
“오빠, 그런데 점심은요? 이제 거의 다 차렸는데… 가희도 오늘은 견학 가서 좀 늦게 온다고도 했고. 급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요…”
멈칫.
외출 채비를 하던 영수는 다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오늘 하루만에 다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 먹고 가도 될 것 같아 다희야.”
영수와 다희의 얼굴은 왠지 붉게 닳아 올라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영수는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집에서 나왔다.
집에서 나온 영수는 만향당 그린 에너지가 아니라 그대로 미드랜드를 향했다.
미드랜드에 도착한 영수는 바로 로빈나르의 공방을 찾아갔다.
“로빈나르, 지금 파이어스톤 몇 개 정도 만들어뒀죠?”
“오늘 작업 마감하면 1,000개 정도 완성될 것 같습니다. 톤타라는 녀석이 일을 참 잘하는군요.”
유례없는 로빈나르의 칭찬에 영수는 한쪽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톤타를 힐끔 바라봤다.
‘저래 보여도 드래곤인가?’
“우선 오늘은 600개만 챙겨주시고요.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얼마나 만들 수 있을지 재고 좀 파악해주세요.”
“몇 개 정도 필요하신 겁니까?”
“흠…”
영수의 계획은 이번 영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든 발전소의 대체였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발전소를 말이다.
“아무래도… 못해도 2만 개 정도는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수의 말에 로빈나르의 안색이 살짝 굳어졌다.
“재고가 없는 겁니까?”
“네. 흑마석은 아직 수십만 개가 넘게 남아있지만, 마나석은 고작 500개 정도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