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23)
저 자작인데요?
저 자작인데요?
영수는 완성된 파이어스톤 1천 개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왔다.
집에 들러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마친 영수는 가희와 다희에게 인사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정신이 너무 지쳐서 편하게 쉬고 싶었지만, 당분간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
영수는 만향당 그린 에너지에 들러 파이어스톤을 전해주었다.
파이어스톤만 가지고는 전기가 생산되지 않는다. 플랜트(발전기)를 만들어야 했다.
플랜트는 이곳에서 가공을 거쳐서 부품화해서 따로 나간다.
파이어스톤이 있으니 2, 3주 내로 영국으로 부품들이 도착할 것이다.
‘발전소만 했어야 하는데…’
플랜트만 설치하는 것이면, 영수는 만향당 그린 에너지에 들러 파이어스톤을 전해주는 것으로 일이 모두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발전소 건립을 위해 잠시 외도했던 부업, 매립지 사업이 마치 본업처럼 되어버렸다.
영수는 본업을 넘은 부업 때문에 해외로 출장을 가야만 했다.
이번 목표지점은 지구의 거의 반대편에 있는 영국, 그것도 맨체스터였다.
파이어스톤을 전달해준 영수는 인천공항까지 차를 달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행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수르 형이 보내준 전용기를 타자마자 영국으로 갈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피유우우우우우우우…
이륙하는 비행기.
실내는 가죽과 대리석 등으로 모던하고 깔끔하게 장식이 되어있었고, 좌석은 고작 네 개밖에 없었다.
‘이런 건 무게가 어느 정도 하려나…’
영수는 휴대폰으로 전용기의 가격대와 주문 방법, 제원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한다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나와 있는 것이 없었다.
‘비행기 회사에 전화나 메일을 보내면 되나? 개인 이름 말고 회사 이름으로 해야 받아주려나…’
지금에야 돈이 많아졌지만, 예전부터 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이런 걸 구매하는 것은 금수저라 부르는 사람들 중에서도 상위 열댓 명 정도밖에는 없을 것이다.
10대 그룹의 총수 같은 사람들.
진짜 10대 그룹 총수 가문에는 조금 모자란 감이 있었지만, 영수도 잘 아는 금수저가 하나 있었다.
물론 알고 있는 금수저라고 해봐야, 성삼봉이었다.
“삼봉아. 너 혹시 전용기 어디서 사야 하는지 아냐?”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박 상무님밖에 모르지 임마.
“아니, 어차피 너는 기대도 안 했어. 박 상무님께 여쭤봐.”
-기다려봐…… 전세기 빌리는 방법은 아신다네, 예전에 한 번 일 처리 하셨다고. 전용기는 좀 더 알아보셔야겠다는데? 왜? 사게?
“살까 고민 중이다.”
-격납고는? 관리는 어떻게 할 건데? 어느 비행장에 넣고, 어디를 그렇게 다니려고? 너는 매일 아무도 모르는 이상한 곳에 왔다갔다 하는 것 같던데, 가려는 곳에 활주로는 있어?
“활주로? 아… 그러고보니 거기에는 활주로가 없으려나?”
-에휴. 돈 있다고 쓸 생각 하지 말고 모아라.
“지난번 매립지 건설, 그거 회사일 도와주면서 내 개인 능력 쓴 거잖아? 내 주머니에 하나당 세금 제하고 1조씩 꽂혔다?”
-자랑… 하냐?
“뭐, 어쨌든 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지. 필요해서 사려는 거고. 네 말대로, 활주로 문제 때문에라도 전용기는 잠시 보류해봐야겠다.”
-알았다. 일 잘하고 와라.
성삼봉과의 전화를 끊고, 영수는 전용기 구매 계획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결국, 배를 사가야 하나…’
영수는 다시 요트나 보트, 쾌속정에 대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행기에 비하면 역시나 배는 속도가 문제다.
끼긱, 끼긱, 끼기기기기…
비행기는 경유지 하나 없이 다이렉트로 날아 맨체스터 공항의 활주로에 내려섰다.
철컥.
“『환영합니다. 미스터 한. 수르 왕자님께서 기다리시고 있습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자마자 수르 형쪽 사람들이 맞이해주었다.
영수는 버스를 타고 비행장 내에 있는 곳을 향했다.
그곳은 헬기장이었다.
“『여어! 브라더 한!』”
수르 형이 손을 흔들며 영수를 맞이해주었다.
“『브라더 수르!』”
차가 멈추지도 않았는데, 영수는 창문을 열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조심!』”
눈 깜짝할 사이, 영수는 경고성을 발하고 있는 수르 형 옆에 서 있었다.
“『놀라셨군요. 제가 좀 빨라서.』”
“『허… 대단한 친구인 줄은 알았지만, 놀래주는 방법도 참 많군… 그런데 혹시 축구 해볼 생각은… 없겠지. 가지.』”
수르 형은 조금 아쉬워하며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전용 헬기를 향해 직접 안내해주었다.
실버 계열과 블랙으로 멋을 내고, 후미 날개에 노란색으로 깔끔하게 포인트만 준 8인 이상이 탈 수 있을 것 같은 헬리콥터.
‘그래… 그러고 보니 헬기도 있었지?’
헬기를 보자, 영수의 얼굴 표정이 환해졌다.
“『타지.』”
영수는 수르 형을 따라 헬기에 올라탔다.
‘8인승이 아니라…’
안에는 고작 4인이 탈 수 있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기차의 마주 보는 석처럼 앞뒤로 의자가 있는.
운전하는 사람이 타는 앞의 두 자리까지 포함하면 총 여섯 명 정도가 앉을 수 있을 거다.
물론, 앉는 게 아니라 그냥 서서 타거나 공간 조정을 하면 운전석을 제외하고도 10명은 더 타고 갈 수 있을 것 같긴 했다.
‘화려하네…’
내부는 거의 전용기처럼 화려했다.
바닥에는 목재로 마감이 되어있었고, 아이보리색 가죽과 검은색 가죽 투 톤으로 처리된 편안한 의자에 비행 하면서도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개인용 책상이 달려 있었다.
창도 넓어서 뷰가 좋았고, 온도나 조명을 조절하는 것, 그 외 용도를 모르겠는 단추나 수납공간도 있었다.
‘이런 거 하나 사면… 그냥 넘어가겠는데?’
훙, 훙, 훙…
영수가 헬기를 두리번거리며 미션을 깰 계획을 세우는 사이 헬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헬기가 떠오를 때 잠시 진동으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제외하자, 실내는 조용했다.
군대에서 장교를 하고 온 친구의 말을 들으니, 헬기에 타면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음 때문에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옆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 헬기는 프로펠러 자체도 소음이 적은 것 같았고 작은 소리조차 방음처리로 잡아버린 것 같았다.
“『매립지 건설도 건설이지만, 이번에 설치하는 플랜트 사업 잘 해봐 브라더.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세계 여러 나라가 주목을 하고 있어. 그리고 좀 더 보안이나 안전에도 좀 더 신경 쓰고.』”
옆에 앉아 있던 수르 형은 평상시의 목소리로 조언을 해줬다.
“『감사합니다. 브라더 수르. 그런데… 이 헬기는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이거?』”
수르 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맞은편에 앉은 수행원을 바라봤다.
“『유로콥터 C145 메르세데스 벤츠 럭셔리 스타일입니다.』”
‘이것도 벤츠네…’
영수는 지금 타고 있는 헬기에 강한 끌림을 받았다.
“『브라더 수르, 이런 헬기는 얼마 합니까?』”
“『그러게… 얼마지? 얼만지 모르고 사서. 대략 지난번 준 차랑 비슷하려나? 잘 모르겠네… 이거 얼마였지?』”
“『대공 방어 옵션까지 추가해서 1150만 달러에 샀습니다.』”
“『그렇다네.』”
수르 형의 대답에 감사를 표하며, 영수는 반대편의 좌석 사이로 슬쩍 비치는 운전석을 바라봤다.
둘이 앉아 있었는데, 둘 다 소곤소곤거리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간혹 모니터만 힐끔거리기만 할 뿐, 손까지 떼고.
저런 상태로도 헬리콥터가 간다고?
“『이거… 운전하기 어려운가요?』”
“『운전?』”
수르 형은 비서를 바라봤다.
이건 비서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내가 알아봐 줄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런 걸 사고 싶어도 아는 사람이 브라더 수르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알아봐 주실 때 자동 운전이나, 시범적으로 운전사가 필요 없이 운행되는 헬기 같은 게 있다면, 그것으로 알아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영수는 이왕 신세지는 김에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했다.
“『훗. 나만 믿게.』”
수르 형은 앞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어주었다.
자동 운전이 된다고 하면 바로 헬기를 살 생각이다.
아니, 자동 운전이 되지 않더라도 일단 미드랜드로만 가져가면 될 것이다.
일단 수집용이라고 포인트에만 가져다 두고, 주행 연습은 미드랜드에 가서 해도 되는 것이다.
방음이 잘 된다는 것은 밀봉도 잘 된다는 말.
속도도 빨랐다.
유로콥터 C145 벤츠 럭셔리 스타일은 딱 바다를 건너가기 좋았다.
“『감사합니다. 브라더 수르.』”
‘나중에 요인 보호용 악세서리 하나 만들어서 선물해드려야겠다.’
맨체스터 매립장 부지에 도착한 영수는 바로 설치를 진행했다.
매립지로 설정된 부지에 마법을 걸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일은 없었다.
일과를 마친 영수는 우선 맨체스터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행할 발전소를 보고 왔다.
이미 며칠 전 한국에서 날아온 사람들은 예전에 있던 오래된 화력발전소의 시설을 갈고 플랜트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선 플랜트는 맨체스터에만 2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력이 제대로 생산되고 환경 개선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부터 영국 전역에 설치가 된다고.
“『여기까지가 내가 주관하는 사업이고, 이 다음부터는 이 사람과 진행해 브라더. 나는 축구 관람 일정이 있어서 가볼 테니, 한국 가기 전에 만나서 식사를 같이하지.』”
“『감사합니다. 브라더. 그럼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영수는 수르 형에게 공손하게 인사하고 형이 소개시켜준 영국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
“『한국에서 온, 만향당의 이사 영수 한입니다.』
“『재무부의 밀튼 프레드입니다. 우선 미팅 장소로 가볼까요?』”
악수를 끝내자 영국의 관료는 영수를 가까운 시청으로 데려갔다.
시청 내에 마련된 응접실에 영수를 데려다준 관료는 차를 내주고는 잠시 기다려 달라며 밖으로 나갔다.
차를 마시는 사이, 그는 두어 명의 사람들과 함께 다시 들어왔다.
“『매립지 설치 금액이 세금을 제하고, 한국 돈으로 1조 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물론, 환전된 금액으로 외화도 받으시고요.』”
이것저것 제지 않고 바로 본론이 나왔다.
영수로서는 오히려 이런 직설적인 스타일이 좋았다.
“『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쉬운 일도 아니죠. 그런 일에는 댓가가 따르니까요. 하지만, 당장에 거금이 없다고 해도 연간 사용료를 내는 식으로 임대 전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정말로 매립 효과가 그쪽에서 말씀하신 만큼이라면, 얼마든 할 생각이 있습니다. 확인해 본 결과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등 각 국의 만족도가 좋다고 하더군요. 현재 정부에서는 그에 관련된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임대가 가능하다는 말은 따로 전하도록 하죠.』”
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맘대로 큰돈을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르 형과 다르게 영국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결정이 나고 부지 선정이 완료되면 제게 말해주십시오. 그런데 가급적 영국에 방문하고 있을 때 한 번에 처리하고 싶군요. 돈은 나중에 주셔도 되니까요.』”
“『그 부분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발전소 관련된 문제로 넘어갈까 하는데요.』”
“『지금 설치하고 있는 20개 말고, 나머지 517개에 대한 이야기군요.』”
“『그 부분이야, 당연히 이번에 맨체스터 지역에 설치하는 발전소의 환경 평가가 끝나면 자동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리려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고요?』”
본론은 발전소 설치가 아니었던가?
재무부의 관료 말고, 이번엔 뒤따라 왔던 관료가 앞으로 나섰다.
“『저는 공훈 심사단에서 나온 켈릭 홈즈라고 합니다.』”
“『공훈 심사단이요?』”
발전소랑은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이름이었다.
“『만일, 이번 발전소가 환경 기준을 통과하고, 정말 영국 내의 모든 발전소를 만향당의 것으로 대처하게 된다면, 그 공로를 높이 사 여왕님께서 1등급 대영 훈장을 내리시기로 하셨습니다.』”
사내는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심장까지 두근거리며 영수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듣는 영수의 표정은 김빠진 콜라처럼 심드렁했다.
“『훈장이요? 주시면… 받겠습니다.』”
“『노, 놀라지 않으시는 겁니까? 1등급 대영 훈장을 자국인도 아닌, 시민권도 없는 외국인에게 내린다는 파격을 행하시는 겁니다.』”
“『아. 그렇군요. 대단합니다. 놀라운 일이군요.』”
영수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영혼이 없는 반응이라는 게 이런 표정일 것이다.
‘갑자기 일 얘기 하다말고 웬 훈장이람…’
영수는 속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들은 명예롭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굳이 그런 명예는 필요가 없다.
괜히, 그동안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고 꼭꼭 숨겨오던 자신의 얼굴만 팔리지.
“『이해를 잘 못하시는 군요. 1등급 훈장, 나이트 그랜드 크로스 오브 더 브리티시 엠파이어(GBE), Sir가 되는 겁니다. 즉 정식으로 기사에 임명된다는 말입니다.』”
“『아아… 기사요?』”
영수는 놀라는 척을 했다.
하지만, 사실 전혀 놀라지 않았다.
‘미드랜드에서 저는 국왕보다 강한 자작인데요…’
오히려 귀찮달까?
“『저, 그런데 그 훈장 받으면 조용히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공식 석상에 얼굴 팔리는 것은 별로라서요.』
“What?”
관료들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