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29)
입주와 동시에 직업을 얻는 기적 같은 영지.
입주와 동시에 직업을 얻는 기적 같은 영지.
레이크를 가라앉힌 영수는 자초지종을 시작했다.
마족 침공의 당사자이자 선봉장인 로빈나르에게 직접 들은 마왕과 헬스타, 마귀족들과 안단테의 납치 및 마룡으로 변신하는 주술, 그 뒤 드래곤들의 참전과 51세에 불과했던 안단테가 1,200년 간 잠만 잤다는 이야기까지…
믿지 않는 것 같아 로빈나르를 불러 증인으로 세웠다.
레이크는 로빈나르의 마법저항을 뚫기 위해 도구까지 빌려서 마법을 걸어 거짓말을 할 수 없게 했지만, 증언에서 거짓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따님은 몸만 천 살이 넘은…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해츨링 상태라고 봐야겠군요. 드래곤 일족이 보호해야 하는…”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래곤 로드인 레이크를 만나려고 했죠.”
“음…”
레이크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이런 경우가 드래곤의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힘과 성장단계만 보면 오히려 드래곤 전체가 안단테에게 보호를 받아야 하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해츨링인 안단테를 드래곤들이 보호해야 했다.
거기다, 드래곤의 최종 병기급의 강함을 가진 안단테가 실제로는 마왕의 환생이라고 의심받는 ‘인간’에게 보호를 받고 있다니…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환생체라고는 해도 마족은 마족이다… 최강의 드래곤을 마족의 손에만 맡길 수는 없지.’
“해서… 이곳으로 이주 오시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약 100년이면 다른 드래곤들도 성체가 될 텐데, 제가 이곳에서 주도하는 변화 속으로 들어가 유희하며 변화하는 인간도 배우고 그 와중에 우리 안단테와도 어울리고요.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십시오. 하지만, 너무 늦지 않게…”
“좋습니다. 빨리 드래곤들을 데리고 이주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오! 이렇게 빨리나요?”
레이크의 머릿속에서 어떤 의사과정이 진행되었는지 모르는 영수로서는 반색하며 기쁨을 표했다.
물론, 영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는 레이크도 마찬가지였다.
‘배는 좀 천천히 구해도 되겠군…’
드래곤 일족의 이주는 곧바로 진행되었다.
영수는 일단 드래곤들이 영주부에서 주로 생활하는 것으로 합의 했지만, 드래곤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영지 밖에 여덟 개의 레어를 새로 파주기로 했다.
그 작업은 드래곤이 아닌 드와프들이 했다.
어떻게 보면 레어 파는데 동원되는 게 그들의 본업인지라, 누구 하나 불평불만을 표현하지 않았고 모두가 평화롭게 좋게좋게 넘어가는 분위기.
하지만, 영수는 드와프들에게 페어리더스트를 다량으로 넘겨주며 그들의 작업에 대한 보상을 지급해 주었다.
물론, 드래곤들에게도 공짜는 아니라는 말은 했다.
안단테를 돌봐주고 영지 일을 ‘간혹’ 도와주는 대가로 지어주는 거라고.
드래곤들은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톤타를 제외한 모두는 각자 요구하는 사항들을 하나씩 추가로 말해왔다.
레이크는 보석과 금을 요구했다.
원래 레어가 생기면 드와프들에게 보석과 금을 뜯어서 가득 채우는 습관이 있다고.
그러나 이미 드와프들은 가진 재산을 모두 영수에게 자발적으로 바친 이후였고 그들과 노동력 공급 계약도 따로 맺었다.
영수가 그건 들어줄 수 없겠다고 하자, 레이크는 드와프들 몇을 주면 자신이 알아서 뜯어내겠다고 했다.
난색을 표하는 드와프들을 대신해 영수가 그 습관은 좋지 않은 것이라며 선을 그어버렸다.
대신, 레어 곳곳에 금을 도금해주었고 드와프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품을 배치해주자 레이크는 아쉬운 대로 만족을 표했다.
사실 그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레이크는 사실 이제껏 어린 일곱 드래곤들과 한 레어에 부대끼며 사는 것이 불만이었다.
비록 엎어지면 서로 코 닿을 거리에 위치하지만, 독립된 공간을 얻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다음으로는 유일한 골드 일족 여자인 레지나엘리마의 주문.
“저건… 뭐에요?”
엘리마는 인간의 모습으로 영지를 견학하러 돌아다니는 내내 기차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작업하느라 열심히 수동 레일로 왔다 갔다 하는 드와프들을 보더니, 자신의 레어에도 레일을 깔아달라고 부탁했다.
레일을 까는 것은 쉬웠다. 드와프들의 전문이기도 했고.
추가로, 그녀가 타고다닐 핸드카의 디자인은 금으로 된 드래곤으로 상당한 고가의 예술품이었다.
엘리마는 영수에게 마나석을 몇 개 달라고 해서 소음을 없애는 마법뿐만 아니라 단추를 누르면 자동으로 핸드카가 움직이도록 했다.
이때 영수의 눈이 살짝 반짝이는 것을 엘리마는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나는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블루 일족 남자 레이마르, 애칭 마르.
“저는 레어에서 빠져나갈 때만이라도 물을 통과했으면 좋겠어요.”
블루 일족 여자 레이마스, 애칭 마스,
두 드래곤은 조금은 다르게 하지만 공통되게 레어 인근에 자신들의 몸을 담글 수 있는 물을 원했다.
드래곤의 몸이 오죽 큰가?
그들의 몸에 맞는 수영장을 파는 것은 그들의 레어를 파는 것처럼 대공사였다.
그들은 영수에게 마나석을 부탁하더니 저절로 물을 만들어내고 호수를 정화하는 마법 장치를 만들었다.
이때도, 영수의 눈이 살짝 반짝였는데 마르와 마스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완성된 수영장은 인간 기준에서는 거대한 인공 호수 두 개였다.
제법 운치가 있어서인지 동물들도 자주 왔다 갔고, 트롤들과 로빗들은 아예 자신들의 주거지를 호수 근처로 옮겨버렸다.
레드 일족 여자인 에스토비아프렌데, 프렌데는 특이한 더욱 특이한 주문을 해왔다.
“제 레어는 톤타랑 합쳐주세요. 어차피 둘이 짝이 될 거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톤타 이놈은 제가 하루에 한 번씩 패주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아이예요.”
영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두 드래곤의 레어를 합쳐버리라고 지시했다.
“아니, 제 의사는 왜 묻지 않으시고…”
“닥쳐 톤타! 너 잘 만났다. 일로 와 이 멍청아! 나가서 조사만 하고 오랬더니 또 사고를 쳐?”
퍽, 퍽, 퍽…
실제로는 마나로 몸집이 커진 톤타가 프렌데 보다는 강했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형성된 주종관계인지라 톤타의 반항은 깔끔하게 제압되었다.
다음은 그린 드래곤의 남자인 하르말베이.
“제 레어에는 숲을 만들어주세요. 숲과 함께 있으면 안정되는 느낌이라서요.”
베이는 지하에다 숲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왔다.
엘프들도 있고 그린드래곤의 브레스는 엘프들의 생명의 축복과 같은 효과가 있어서 숲을 조성하는 문제는 쉽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레어는 지하에 있어서 나무가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결국, 베이의 레어 천장은 전부 유리로 바꿔주었고 거대한 온실이 되도록 만들었다.
하다 보니 대공사가 되어서 당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공사가 오래 걸렸고, 상황 진척도를 체크할 때마다 영수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린 일족의 여자 하르말하스.
“제 레어 천장에서 나무뿌리가 보이도록 해주세요. 하지만, 그 나무는 맛있는 즙이 나오는 엠보레아 나무여야 하고요.”
하스의 주문은 나름 평이해 보였고 친환경적이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원하는 대상인 엠보레아 나무가 눈이 덮인 차가운 곳에서만 자라나는 나무라는 데 있었다.
한국령은 대륙의 남단에 있어 따듯했고, 겨울의 구분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하스의 레어 위에는 눈을 만들어야 했고, 겨울처럼 차가운 날씨도 조성해야 했다.
그 문제는 요청한 당사자인 하스가 마나석을 가져가서 해결했다.
덕분에 하스의 레어 위에만 겨울이 조성되었고, 영지의 사람들은 그 위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레어 위라고 대놓고 말해줬는데도, 워낙 그런 부분에 무신경해진 한국령 사람들이다 보니 그 또한 신기한 모양.
거기다 바로 옆에 있는 유리 온실 레어도 상당히 신기한 형태였다.
강화된 유리라, 그 위에서 아래를 보면 아찔하기도 하고.
결국,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그린 일족의 레어는 한국령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코스가 되어버렸다.
두 그린 드래곤이 시끄럽다고 항의해 왔지만, 그건 둘이 자처한 것.
영수는 따로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할 생각이 없었다.
영수가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자, 드래곤들은 레이크를 앞세워 우르르 찾아왔다.
“레어 인근으로는 사람이나 다른 종족들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게 드래곤의 입장입니다.”
영수의 얼굴이 굳었다.
“레어는 사유지입니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구워삶든 어떻게 하든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나머지는 제 영지입니다. 제 영지에서는 제가 법이고요. 불만이 있으시면, 설계를 원안으로 돌리시면 됩니다. 그럼 인간이나 다른 종족은 자연스럽게 떠날 테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안타깝지만 다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아니, 돌아갈 생각은 없는데…”
애초에 드래곤들이 와주길 바랐던 것은 영수지만, 아쉬워하는 것은 오히려 드래곤들 쪽이 되었다.
한국령에는 드래곤들도 못 먹어본 특이한 먹을 것들도 많았고, 새로운 볼거리도, 각종 인종과 몬스터까지 섞여 살고 있어서 드래곤에 대한 거부감도 적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하기까지 하고 집도 공짜로 만들어주는 데다가, 드래곤만 할 수 있는 일자리와 합당한 보상도 준다니…
“괜찮습니다. 설계를 변경한 드래곤들이 참아야죠. 로드로서의 명이다. 불만 있으면 설계를 기본형으로 변경하든가.”
로드인 레이크의 말애 드래곤들의 불만은 일소되었다.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영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굳은 인상을 풀었다.
“그런데, 드래곤들에게도 일자리를 주신다고 하셨죠? 유희하는 셈 치며 한 번 해보라고.”
레이크는 로드답게 다른 드래곤들이 꺼내지 못할 질문도 이때다 하며 바로바로 꺼냈다.
순간, 영수의 얼굴에는 웃음이 피어나고 톤타의 얼굴에는 인상이 와락 찌푸려졌다.
“일자리에 대해서는 일단… 식사하면서 논의해볼까요?”
“식사요? 이번엔 뭐가 나오죠?”
“지난번 먹은 밀크 세이크라는 거 정말 맛있던데.”
“저는 아이스 코코아요!”
“초밥이라는 거 여기서 처음 먹어봐요. 그리고
드래곤들은 초롱초롱 눈을 빛냈다.
그들의 관심은 어느새 먹을 것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갔다.
톤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하지 못했다.
영수가 일자리 이야기가 나오면 드래곤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앞서 식당을 향해 가던 영수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아, 맞다. 원래 인간은 계약관계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나중에 계약서도 하나 쓰셔야 하는데, 그건 식사하시면서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괜찮죠?”
톤타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상관없습니다. 인간의 관례라는데, 이곳에 왔으면 이곳의 법을 따라야겠죠.”
로드인 레이크는 드래곤들을 대표해 대답했다.
톤타의 마음속 절규는 듣지 못한 채로…
[로빈나르 마법공방 소속 비행 수송단]“준비되었습니다. 출발하십시오.”
영주부 마당에 있던 영수가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후우… 갑니다. 꽉 잡아라. 드, 와, 프 들.>
으드득…
이를 가는 레이크.
펄럭, 펄럭, 펄럭…
날개가 펄럭이고 그의 동체가 허공으로 떠오르자, 목에 연결되어 있던 거대한 쇠 바구니가 같이 떠올랐다.
“우왕!”
“놘돠! 놜와!”
바구니 속 드와프들.
처음으로 비행하는 그들은 아주 큰 목소리로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살다살다, 드래곤을 타고 날아다니는 드와프가 될 줄이야… 이 일에 자원하길 잘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야. 후대에게 알려서 평생 자랑해야지…』”
“『나는 죽어서 조상님들을 만나면, 조상님들에게도 자랑할 거다. 어디 조상님들 중에 드래곤 타본 드와프 있겠냐고. 큭큭.』”
드와프들은 저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숙덕거렸다.
그런데…
애시당초 그들은 귀가 좋지 않아서 자신들의 목소리 조절을 제대로 할 줄 모른다.
휘휘휘휘휘…
그래도 바람까지 불고 있으니 좀 낫지 않을까?
으득…
‘이자식들이…’
문제는 드래곤의 귀는 매우 밝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크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비롯한 모든 드래곤들이 영수가 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것만으로는 강제력이 없었을 텐데, 그 뒤에 자신의 피를 한 방울 떨어트려 도장도 찍었다.
그 이후 영수가 마법을 걸었는데, 이 마법은 미드랜드 마법의 조종이라고 자랑하던 드래곤도 해제 불가능한 절대적인 마법이었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억울하진 않았다.
다른 드래곤들에 대한 대우는 톤타보다는 심하지 않았으니까.
톤타는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 마나석 대륙을 왕복한다.
반면 다른 드래곤들은 그저 하루에 한 번만 왕복한다.
거기다, 7일을 주기로 5일 만 일하면 이틀은 자유시간인데, 톤타는 7일에 6일을 일한다.
비행시간 외로는 로빈나르의 마법공방이라는 곳에서 두 시간만 일하면 일이 끝난다.
이 또한 톤타보다 시간이 짧았다.
단순한 작업이고 대우도 좋았고 나오는 식사들도, 식탐이 적은 레이크조차 맛있게 먹을 정도로 좋았고 새로운 것들이 많았다.
거기다 톤타와는 다르게 다른 드래곤들은 죄인이 아닌 고급 일력이라며 1주일에 2플래티넘이라는 주급을 주었다.
유희하며 마법사 행세로 돈을 모으는 것보다 더 고수익이었고, 모두가 돈이 없어서 오히려 돈맛을 더 잘 아는 드래곤들이었기에 소소하게 돈 쌓여가는 행복도 느끼고 있었다.
만일, 톤타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드래곤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뭘 하든 항상 톤타와 비교가 되었기에 드래곤들은 자신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행복한 것이다.
영수가 로드를 만나고도 톤타를 죄인에서 사면해주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원래 행복이나 부는 상대적이야. 비교 대상이 있어서 그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지지…’
멀어지는 레이크를 바라보며 그의 뒤꽁무니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던 영수는 품속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내비 어플을 켠 영수는 바로 미션을 확인했다.
<미션 : 영지에 혼자 들어오는 사람들을 주시하시오.>
<보상 : 강화 포인트 1>
“이제, 이것 하나만 깨면 새로운 미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