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34)
전용기로 너를 보낸다.
전용기로 너를 보낸다.
“이사님 축하드립니다.”
“이제 회사에서 이사님 노리는 여직원들이 정말 많았는데, 벌써 품절남이라니, 안타깝군요. 저라면…”
“그거 성희롱입니다. 권동일 이사님, 월요일에 본사 방문하셔서 성희롱 교육받고 가세요.”
“축하드립니다. 결혼반지는 천연진주로 하라니까, 따로 구하셨다면서요? 아쉽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천연진주 전문 매장을 운용하시는 분이 다른 보석을 찾으실 줄이야.”
딜러 출신 권동일 오프라인 판매 이사, 이홍태 보석부문 사장, 인사과의 김현주 과장 등 등…
많은 회사 사람들이 방문하는 통에, 외국의 정치인들에게 신경 쓸 틈도 없었다.
“와, 여기 생각보다 분위기 엄근진이네요. 진짜 축하드려요. 다희 고게 재택 근무한다고 해서 결혼은 언제 하냐고 놀리고 그랬는데, 저보다 먼저 할 줄이야…”
“어머, 형부 이렇게 보니까 정말 멋지네요.”
거기다, 신부방에서 최종 준비를 하고 있는 다희의 손님들 상대도 자신이 해야 했다.
회사 동료부터, 고등학교 동창, 오늘 축가를 불러주러 온 중학교 시절 친구까지…
거의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아는 척도 해야 했고, 인사도 받아줘야 했고 감사하다고도 해야 했고 결혼식 과정, 끝나고 선물 받는 것, 식사의 안내와 지정된 자석의 안내 등 등…
‘하아, 정신없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생각보다 결혼식은 어려운 일이었다.
거의 예식이 시작하기 직전, 다시 양복을 입은 일단의 무리가 들어왔다.
그들을 따라온 사람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옷차림을 한 사람.
“브라더 한!”
“브라더 수르!”
수르 형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쑵이라 부르는 하얀색 전통 복장에 고트라를 쓴 사람 중에서 영수가 초대한 사람은 수르 형의 가족들밖에 없었다.
두 분의 형수님과 익히 알려진 대로 여섯 명이나 되는 아들딸이 모두 식장으로 들어왔다.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라더 수르.』”
“『멀긴, 비행기 타면 금방인데. 브라더의 결혼식인데, 안 올 수 있겠는가? 얘들아 인사드려라. 나의 브라더인 한이다. 너희들은 엉클이라고 불러라.』
“『결혼 축하드려요. 저는 파티마라고 해요. 엉클 한.』”
다행히도 형님보다는 형수님들을 닮아 올망졸망하고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들을 대표로 큰 딸인 파리마가 인사를 올렸다.
“『그래. 고맙구나. 그럼, 어여쁜 공주님 안으로 들어가시겠습니까? 제가 직접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서양식으로 차려입은 파리마는 치마를 들어 올리며 예를 취하고는 에스코트해오는 영수의 손을 붙잡았다.
“『미안해 브라더. 빨리 오려고 했었는데, 근처에 헬기를 델 곳이 없다면서 헬기를 띄우지 못하게 하지 뭔가? 정부측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했더니 토요일이라고 담당자가 없다더군.』”
“『어차피 브라더 수르가 와야 가족 자리가 찹니다. 가족이 오지도 않았는데, 결혼식을 시작할 리가 없죠. 멀리서 와주신 게 어딥니까?』
영수는 웃으면서 수르 형의 가족을 식장 가장 앞에 있는 테이블, 가족석에 안내해주었다.
“와… 수르느님이라니… 허, 저 자식이 언제 저런 거물을…”
도원이는 수르 형과 들어오는 영수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구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드럼프와 부틴은 수르 형을 보더니 부랴부랴 자리에서 일어나 수행원들을 이끌고 가족석 뒤에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버렸다.
“하하,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국익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상 의원은 그들을 따라다니며 자리를 비켜달라고 양해를 하는 등, 바쁘게 쩔쩔매고 있었다.
“『부틴 드럼프와도 친한가? 브라더?』
“『귀찮은 사람들입니다. 초청도 안 했는데 꾸역꾸역 찾아오더군요. 저만 귀찮게 굴지 알았더니, 형님까지도 귀찮게 굴려나 봅니다. 저 사람들 확 그냥…』”
미국과 러시아의 대도시에 비살상 성격을 띤 브레스라도 한 방 써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훗, 그들 스타일은 원래 그렇지. 나는 걱정 마라. 원래 저런 사람들 상대하는 건 익숙하니까.』”
“식 시작합니다. 신랑은 신랑 대기석으로 와주세요.”
식장의 행사 진행자가 영수를 찾았다.
“『자네를 찾는 것 같군. 가보게.』”
“『그럼,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그럼, 신랑 신부는 마주 보고 키스하세요.”
쪽. 쭈우욱.
와아아!
짝짝짝짝짝!
“이제, 두 사람은 만인의 앞에서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짝짝짝짝짝…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결혼식이 시작되고 사회자의 말에 따라 식순을 진행하는 것들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마지막이었다.
“자, 그럼 다들 모이세요.”
아니,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신랑분, 고개 10도 정도만 돌려보세요. 네. 좋습니다.”
펑!
“좀 더 웃으시고요. 네. 그렇게요.”
펑!
복병인 사진기사.
그의 말대로 움직이고 얼굴 근육을 부자연스럽게 컨트롤 하느라 아주 고생이었다.
거기다, 다희는 무거운 드레스를 입고 그 주문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으니…
‘엊그제 나이트스톤 하나라도 먹으라고 해 둬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몸살이 났을 거야…’
부부의 사진 촬영이 끝나자, 가족들이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가희도 나오고, 수르 형 가족들도 모두 나왔다.
“자 이제 다들 나오세요.”
비로소 단체 사진.
“거기 드럼프씨 왼쪽으로, 부틴 대통령하고 마주 서세요. 예. 웃으시고요. 스마일 드럼프 부틴 스마일.”
사진기사의 명령에는 드럼프도 부틴도 권력을 앞세우지 못했다.
그냥 서라는 대로 서고, 웃으라는 대로 웃고 손짓하는 대로 몸을 틀고…
“자,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식사 맛있게 즐기세요.”
“후아…”
“후우…”
여러 사람의 입에서 이제 끝났다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영수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두 사람 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폐백촬영 같은 것은 생략했기에 이제부터는 돌아다니면서 방문한 사람들과 어울려도 됐다.
다희는 바로 편한 드레스로 갈아입기 위해 들어갔다.
영수는 미리 준비한 선물을 들고, 잠시 후에 뵙겠다는 말을 했던 수르 형을 가장 먼저 찾아갔다.
“『브라더 수르, 결혼식에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 축하하네. 그런데 그건 뭔가?』”
“『결혼식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준비한 선물입니다. 특별히 형님 가족분들 것은 신경을 썼지요.』”
영수는 쇼핑백 가장 위에 있던 함 아홉 개를 꺼내 들었다.
“『이것은 형님 것.』”
영수가 수르 형을 위해 준비한 것은 시계였다.
“『호?』”
이곳에는 없는 금속인 미스릴과 아르마겟디움, 마나석과 흑마석으로 만든 시계였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 시계입니다. 방수 등은 기본이고 평생 전지를 갈 필요도 없고, 고장 나지도 않을 겁니다. 거기다 가지고 있으면 몸을 보호해주는 효과도 있고요.』”
그냥 장인이 만든 게 아니었다.
이 시계는 수백 명의 드와프 장인이 로렉스나 블랑팡, 파텍필립 등 명가 시계를 수십 번이나 분해하고 조립한 끝에 한 땀 한 땀 새로 만들어낸 수제 시계였다.
안에 박혀있는 큐빅 같은 것은 압축된 마나석이었고, 시계를 덮은 유리는 가공된 흑마석이었다.
당연히 안에 마법적인 기능이 내장되어 있었고, 이걸 가지고 있으면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폭풍 때문이 아니고서는 웬만한 위험에서는 모두 생존할 수 있을 마법이 걸려있었다.
“『고맙네. 자주 차도록 하지.』”
“『브라더. 제가 매립장을 만들고 불타는 돌을 만드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는 시계입니다. 차고 다니시면… 위협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으실 겁니다.』”
영수는 작은 목소리로 수르 형의 귀에 속삭였다.
“『음… 그런 귀한 것을? 고마워. 계속 차고 다니도록 하지.』”
“『다른 가족분들의 것도, 모양과 착용하는 부위는 다르지만, 기능은 똑같습니다.』”
“『정말 고맙네. 브라더. 신혼 여행을 위해서 내 전용기를 줄 걸 그랬어. 중국에 일정이 급히 잡혀서, 이럴 때를 대비해서 그냥 하나 더 사놨어야 하는데…』”
“『큭, 괜찮습니다. 브라더. 일등석으로 다 예약해놨습니다.』”
수르 형은 영수가 주는 악세서리들을 직접 꺼내 자신의 부인들과 아이들에게 직접 착용시켜주었다.
악세서리들은 반지와 목걸이, 회중시계 등 여러 형태였지만 수르 형에게 준 것과 똑같은 기능이 들어있었다.
참고로, 수르 형 가족에게 준 악세서리들은 다희의 결혼반지와 가희에게 준 목걸이에 들어있는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영수는 돌아다니며 방문해온 사람들에게도 악세서리를 나누어주었다.
반지도 있었고, 목걸이도 있었고, 넥타이핀이나 회중시계 같은 패션 아이템도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연회가 끝나자 모두가 서둘러 돌아갔다.
이제는 가족들의 시간이 되라고, 눈치 없게 끝까지 남아서 술을 마시거나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빵, 빵.
밖에서 클락션 소리가 들려왔다.
“타시죠. 제수씨. 우리 가희도.”
웨딩카의 운전대를 잡은 도준이가 창문을 열며 가족들을 환영해주었다.
세 사람은 함께 웨딩카에 올라탔다.
“그럼, 인천 국제공항으로 출발합니다.”
부르릉…
중국에서의 일정이 있어 영수보다 조금 일찍 출발한 수르는 가족들과 함께 전용기에 탑승했다.
“『얘들아, 아까 엉클이 준 악세서리 다들 가지고 있지?』”
“『네!』”
“『그거, 귀한 거니까 잃어버리지 말고 지금 꺼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당신들도 꼭 하고 다니고.』”
“『여보. 이게 귀한 거라고요?』”
“『특이하긴 하지만, 금도 백금도 은도 아닌데…』”
수르의 두 부인은 받아서 함에 넣어두었던 악세서리를 꺼내 들었다.
“『브라더 한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 그는 꼭,』”
말을 이어나가려던 수르의 눈에 부기장의 모습이 들어왔다.
지금쯤 조종석에 앉아 이륙 준비를 해야 하는 부기장이었다.
잔뜩 긴장하고 있고 움직이는 폼이 어색해서, 자신도 모르게 그를 경계하게 되는 수르였다.
“『무슨… 일인가?』”
부기장이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알라후 아르바크!(알라 신은 위대하다!)”
그의 왼손에 뭔가 있었다.
딸칵.
펑!
숨겨져 있던 폭탄이 화염을 내뿜으며 터져버렸다.
비행기가 폭발하고, 인천공항의 사방으로 잔해가 튀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사이렌이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했다.
화륵! 화르륵!
가득 실은 항공용 개솔린에 옮겨붙은 불꽃이 넘실거리며 사방을 화염으로 물들었다.
아스팔트까지 녹아버릴 정도의 열기.
치이이이이익!
소방관들이 활동을 개시했다.
퍼엉! 펑!
화르르르륵!
불을 진압하는 도중에도 여러 번이나 폭발이 일어나 구급대원들은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이 멈추고, 공항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항에 있던 기자들은 열심히 셔터를 놀렸고, 공항의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누구 인지를 알려주었다.
<아랍에미리트의 왕자 수르가 탄 전용기가 이륙 직전 갑자기 폭발…>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세상이 놀랐다.
치이이익!
“여기 팔! 아니, 사람이다!”
한 구조대원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 속,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의 팔을 발견했다.
“뭐해!”
“3차 4차 폭발 일어나기 전에 빨리 옮겨!”
구조대원들이 달려들어 비행기의 잔해를 들어 올렸다.
깔려있던 사람은 남성이었다. 검댕이 묻은 아랍 전통 복장을 입고 있었고.
꿈틀.
사내의 손이 움직였다.
“아! 수르씨가 살아있다!”
“『후우… 이 재는 어떻게 하지 못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