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36)
거북이 확대범
거북이 확대범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는 것 같았다.
떠어어…
놈은 이쪽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입을 뻐끔거리며 뒤트렁크에서 내리고 있었다.
꾸드득. 꾸득.
“으, 어억! 움직인다!”
“포위망을 넓혀!”
병사들은 잔뜩 쫄아서 떠북이에 대한 포위망을 넓혔다.
지난번 사건으로 워낙에 악명이 높으니까.
‘저놈의 몬스터…’
생각 같아서는 확 퇴치해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걸리는 게 있다.
‘가희한테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가희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말귀를 알아듣는 애완용 동물이기도 했다.
거기다, 일반 거북이로 바꿔치기 한다고 해도 떠북이는 일반적인 거북이와는 특별히 다른 신체적 특성이 있었다.
뿌드드득…
열심히 놀리고 있는 바로 저 발.
일반적인 거북이들과는 다르게 코끼리처럼 둥글고 넓적한 발을 가졌다.
마치 도장인 것처럼 통짜로 원통형이라 다른 거북이들처럼 물갈퀴도 없고 발톱도 없는 저 발, 너무 특이해서 바꿔치기해도 금세 들키고 말 거다.
떠어어…
거기다 저 소리까지.
“우, 움직이지 마!”
멈칫 하는 떠북이.
‘크윽, 몬스터 주제에 말귀를 알아듣지 말라고!’
거기다 저렇게 말귀까지 알아들으니, 그냥 일반적인 거북이를 가져다 놓으면 가희도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떠어…
뿌득, 뿌득, 뿌드득…
떠북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 막아!”
크히모스가 달려가 병사들의 앞에 섰다.
총을 꺼내 들고.
찰칵!
이때까지도 고민을 했다. 그냥 쏘게 내버려둘까.
“다들, 내가 신호하면…”
“후우… 그만! 떠북이 너도 멈춰!”
영수는 한숨을 쉬며 크히모스와 병사들의 앞을 막아섰다.
떠북이도 멈칫하고 서서 영수를 바라봤다.
“지난번 터틀드레이크의 알에서 깨어난 놈입니다. 제가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었는데… 알아서 처리할 테니, 일 보도록 하십시오.”
“애완용이라고요? 하긴, 영주님이라면…”
“떠북이 너, 사람들 다치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떠어어…
놈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보셨지만, 보통 요물이 아니라, 말을 알아듣습니다.”
“그, 그렇군요.”
“후우, 그나저나…”
영수는 한숨을 쉬며 떠북이를 바라봤다.
뿌드득, 뿌드득, 뿌득, 뿌득…
대치 상황이 풀리자 놈은 네 발을 놀려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공격할 생각도, 관심도 없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그쪽으로 가봐야 벽만 있을 뿐이었다.
“일해야 하는데, 신경 쓰이게 어딜 가려고? 거긴 가봐야 벽밖에 없다고.”
떠북이는 영주부의 벽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런데, 그대로 발을 들어 올리는 떠북이.
“어?”
콰직!
벽이 부서졌다.
“뭐 하는 거야 임마!”
영수는 달려가 떠북이를 끌어당겼다.
부스슥!
하지만, 이미 코끼리 같은 놈의 발이 벽을 파고든 뒤였다.
버둥버둥.
떠북이는 영수의 품속에서도 끊임없이 품속에서 버둥거리며 안에 넣었던 발을 길게 빼 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콰지직, 콰직…
“가만히 있으라고!”
영수는 놈을 끌어안은 채로 뒤로 물러났다.
크기가 커지다 보니, 다리도 길이 계산에 실패했다.
놈은 발버둥 치며 품속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덩치가 커져서인지 힘이 엄청났고.
물론, 그래 봐야 5강한 영수에게는 쨉도 안 됐다.
떠어어, 떠어…
“얌전히 있어! 조금 있다가 돌아가야 한다고. 급히 일 처리도 해야 하는데, 네가 작아질 방법까지 찾으려니 머리가 터지려고 한단 말이다!”
떠어어어!
떠북이는 계속해서 발버둥을 쳤다.
그러는 사이에, 잠에서 깬 안단테가 영주부의 마당으로 나와 영수에게 다가왔다.
“아빠. 이거 뭐야? 엄청 귀여워.”
“어… 이건 떠북이라고 터틀 드레이크인데…”
마지막까지 떠북이를 쓱싹해버리는 방법을 고민하던 영수는 안단테의 등장에 그 생각을 멈춰야만 했다.
왜 자신의 딸들은 이 떠북이를 귀여워하는 것일까…
“떠북이?”
떠어…
놈은 머리를 안단테에게 대밀며 부비적 거렸다.
‘영악한 놈…’
“아빠 떠북이가 바다에 가고 싶데.”
“바다?”
떠어…
떠북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바다를 왜…”
떠어…
“바다에서 수영하고 싶데. 그리고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가보고 싶데.”
‘크으…’
누구 딸인지, 안단테는 못 하는 게 없었다.
몬스터들의 말까지는 알아듣는 영수였지만, 안단테는 동물 레벨인 떠북이의 말까지도 알아들었다.
“클, 터틀드레이크가 유사 용족이라고는 하지만, 동물의 피가 강해서 말이 통하는 드래곤들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역시 아가씨는 다르시군요.”
소동 때문에 소란스러웠는지 로빈나르도 어느새 밖으로 나왔다.
“로빈나르는 터틀드레크에 대해 잘 아십니까?”
“레이크에게 들어서 조금은 아는 편입니다. 취향이 독특하던 드래곤이 이종 유희 중 거북이와 교배해서 나온 생명체라는 정도…”
“교배? 교배가 뭐에요?”
“로빈나르 쉿!”
“아빠, 교배가 뭐야?”
“응? 아 하하… 아기가 삼신할머니 엉덩이를 차는… 아니, 여하튼 아직 넌 몰라도 되는 거야.”
영수는 로빈나르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우리 순진한 안단테에게 성교육은 너무 이르다.
“껄걸, 언젠가는 아셔야 할 나이가 올 겁니다.”
“제 딸 성교육은 제가 합니다.”
“성교육이 뭐야 아빠?”
영수의 머리에서 진땀이 흘러나왔다.
떠어어…
“사고 안 칠 테니까 놔 달래 아빠. 벽이 부서졌어도 돈도 많으면서 뭘 아끼냐고 하는데?”
‘그게 내 돈이지 네 돈이냐?’
영수는 안고 있는 떠북이를 노려보며 눈빛으로 말했다.
떠어…
“계속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같이 갔다 올게. 아빠. 사고 치는지 안 치는지 잘 보면 되는 거지?”
“네가 다녀온다고?”
“응! 나 얘가 수영하는 거 보고 싶어.”
안단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후우…”
영수는 하는 수 없이, 떠북이를 놔주었다.
대신 떠북이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안단테 말만 따라서 문으로 조용히 나가라. 우리 안단테한테 해코지하면 즈윽는다. 도망쳐도 찾아내서 즈윽는다. 그냥 바다만 갔다 와라. 뭔 말인지 을지?”
영수는 이를 악물며 작은 목소리로 떠북이를 협박했다.
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쪼르르 달려가 안단테의 뒤로 숨었다.
“안단테, 무슨 일 생기면 아빠 부르고.”
“히힛. 내가 무슨 어린앤가? 가자 떠북아!”
안단테는 등껍질 위에 타고 손가락으로 정문을 가리켰다.
영수는 안단테를 등에 업고 방향 지시하는 데로 나가는 떠북이의 뒷 모습을 살짝 불안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하지만, 사실상 걱정할 것은 없었다.
안단테는 떠북이의 말을 알아듣는 데다가 떠북이보다 수백 수천 배 강하니까.
“그나저나, 며칠 못 오실 것 같다고 하더니… 빨리 돌아오셨군요. 마왕님.”
“필요한 게 있어서 왔습니다. 우선 나이트스톤 재고를 싹 털어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순간이동 말고, 좌표를 모르는 곳에서 지정된 장소로 순간이동 하게 하는 마법 있지 않았나요?”
“리콜 말씀이시군요.”
“네. 그 리콜 스크롤도 급히, 그리고 많이 필요합니다.”
“스크롤은 지금부터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드래곤 로드인 레이크 씨가 가진 지식으로 나이트스톤의 제조를 시작했지만, 재료가 적어서 아직 100알 정도밖에는 못 만들었습니다. 그것으로 되겠습니까?”
“충분할 것 같습니다.”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레이크는 어디에 갔죠? 이렇게 된 김에 터틀드래곤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는데…”
“좀 전에 드와프들을 운반하러 갔으니, 잠시 뒤에 올 겁니다.”
“그럼, 같이 공방으로 가시죠. 일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어이쿠, 마왕님께서 직접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편히 쉬시고 있으면 제가 다 알아서,”
“들어가죠.”
영수는 작업 시간도 앞당기고 레이크도 기다릴겸, 극구 말리는 로빈나르와 함께 공방에 들어갔다.
바다쪽에서 느껴지는 안단테의 기운을 따라가는 길.
레이크와 로빈나르가 영수를 따라왔다.
“…해서 먼 친척이라고 볼 수 있긴 합니다.”
레이크는 터틀드레이크라는 종족이 왜 드래곤의 친척뻘인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드래곤이 마족의 폴리모프와 드래곤의 폴리모프를 합친 마법으로, 드래곤의 존재감을 갖는 거북이로 변해서 태어난 변종이 터틀 드레이크면 리자드맨도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태어난 겁니까?”
“네. 그들도 드래고노이드(dargonid;드래곤 유사 생명체)입니다.”
“너무 괴리감이…”
“드래곤들은 1만 살을 사는데, 그 드래곤은 9천 년 동안이나 짝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생명체로서 종족 번식의 욕구는 있었던 것이죠.”
“하긴, 드래곤은 못해도 1천 년간 자식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은 9천 살 이전까지만 한다고 했던가요?”
레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터틀드레이크는 기본적인 지능과 함께 드래곤의 단단함과 거대함을 물려받았습니다. 리자드맨의 경우에는 몰아서 폭식하는 식욕을 물려받았는데, 몰아서 폭식이 아니라 계속 폭식하도록 변해버렸죠.”
“그래서… 떠북이는 계속 커진다는 겁니까?”
“드래곤의 특징은 마법적인 겁니다. 마법적인 요소, 즉 마나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크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지구에 있어서 마나를 접하지 못해서 몸이 커지지 않았다는 건데…
“마나를 제거하면, 다시 작아지고요?”
“아닙니다.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것뿐입니다.”
“음…”
결국, 다시 작아지게 만드는 건 무리라는 소리다.
“크기만 줄이는 것은 마족의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하시면 될 겁니다. 마족의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하면, 타인의 모습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로빈나르가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말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바닷가에 도착했다.
“히히. 이것도 먹어봐.”
촵촵촵…
떠북이는 안단테가 주는 해초, 조개 등을 꾸역꾸역 받아먹고 있었다.
카작, 카작!
덩치가 커져서인지, 평소에는 연한 거북이 사료만 먹던 놈이 단단한 각종 갑각류 어종을 과자처럼 손쉽게 씹어먹고 있었다.
‘어찌, 아까보다 더 커져 있는 것 같은데…’
영주부에서 봤을 때까지만 해도 말 만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던 떠북이였는데, 이제는 말 두 마리 만해졌다.
딱, 명절에 고향 내려가면 살쪄서 온다는 느낌이었는데 문제는 너무 많이 쩠다.
“너, 너무 쑥쑥 크는 거 아니야? 폴리모프.”
영수는 떠북이에게 마법을 써서 다시 예전 사이즈로 작게 만들었다.
“하아… 이리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손바닥만 했는데, 너 지구에 가서도 커지거나 하는 거 아니지?”
떠어…
“그건 자기도 모른데 아빠.”
“후우…”
“이제 갈 시간이다.
떠어어…
“아빠 떠북이가 나중에 짝짓기해야 할 때도 데리고 와 달래. 근데, 짝짓기가 뭐야?”
“그, 그건. 아, 아이가 황새를 물어다주는…”
영수는 또 다시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언젠가는 성교육은 할 거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 안단테 이만 가서 잘까? 아빠가 저쪽에 급한 일이 있어서…”
영수는 말을 얼버무리며 작아진 떠북이를 조수석에 태웠다.
그리고는 내비를 클릭해 지구의 기억지점을 클릭했다.
번쩍!
펑!
뭔가 터지는 소리.
팡!
터져나오는 에어백.
우지직!
기울어버리는 차.
“헛?”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차가 완전히 한쪽으로 쏠려버리고 있었다.
떠북이가 있는 쪽이었다.
떠어어…
마치 이건 내 잘못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떠북이.
영수는 아차 했다.
놈의 무게를 생각하지 못했다. 미드랜드에서야 차체가 무적이니 버텼는데, 지구에 오니 못 버티게 되어 바로 망가져 버린 것이다.
“모르는 척하지 마, 이게 다 네가 돼지가 돼서 그렇잖아?”
마족들의 폴리모프 마법은 존재 자체를 모양에 욱여넣는다.
크기가 작아졌다고 해서 무게까지 줄여주지는 않는다는 것은 오늘 첨 알게 되었다.
“라이터(경량화)!”
두드드득.
움푹 찌그러졌던 차가 다시 원상태로 회복되었다.
철컥.
영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차를 확인했다.
역시나, 바퀴는 터져 있었고 휠까지 다 찌그러져서 차의 오른쪽 바닥이 도로에 닿아 구겨져 있었다.
‘이 돼지 자식, 몸무게가 2톤 이상을 넘는 건가?’
벤츠를 타면서 차가 이렇게까지 망가져 보긴 처음이었다.
“『죄송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영수에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