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38)
1주일 간 위임 경영한 결과
1주일 간 위임 경영한 결과
아부다비에서 일을 마친 영수는 바로 가족들이 묵고 있는 호텔을 향했다.
바로 여행을 떠나려고 했지만, 전날에 있던 테러의 결과 비행기들이 연착되거나 취소되어 버리고 말았다.
표를 구하기가 어려워 결국 전세기를 구했음에도, 비행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한국을 떠나는 데에는 하루가 더 걸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미 짜놓은 여행 스케줄은 모두 초기화되고 말았다.
신혼 여행이라지만, 가희를 데리고 떠나는 첫 번째 가족여행이었다.
첫날 밤의 달콤함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정식으로 모두가 한 가족이되 어 보내는 첫 번째 날을 테러범들 때문에 걱정과 한숨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것은 영수에게 매우 큰 실망감으로 와 닿았다.
누가 되었든 최선을 다해 괴롭혀 주는 것은 이미 결정 난 사항.
늦긴 했지만, 그래도 남은 날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이국의 섬에 가서 따듯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여행 스케줄이 망가지는 바람에, 영수는 숙소 인근에서 액티브한 활동을 같이 즐기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보트를 타고 나가 낚시도 하고 돌고래도 봤으며 바다에 나가 수영도 하고, 서핑도 하며 신나게 놀았다.
가희가 신나하는 모습도 보고 다희의 비키니 차림도 보고… 영수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여행을 보냈다.
여행 내내 가희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 번도 수영을 해본 적 없던 가희는 튜브로 시작해 고작 10분 만에 영수가 알고 있던 모든 영법을 마스터했다.
주변에서 수영하던 외국인들은 가희의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마이클 펠프스의 환생’이라고, 아직 죽지도 않은 사람을 말로 죽이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를 정도였다.
그 정도로 가희는 수영을 잘했다.
하지만, 수영만 잘하는 게 아니었다.
서핑도 곧잘 해서, 어느새 아이용 서핑 보드로 어른들도 타기 힘든 파도를 타며 바다를 가지고 놀기에 이르렀다.
이게 다 나이트스톤을 먹은 덕분이지만, 영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가희가 잘난 거다.
“우리 가희 수영선수 할래? 국가대표로 나가는 거야. 이대로면 올림픽 전 종목을 휩쓰는 건 문제 없어.”
“히힛. 아빠 하는 거 봐서. 해줄 수도 있고. 엣헴.”
영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도 가희에게 수영선수를 하지 않겠냐는 권유를 많이 해왔다.
하지만, 가희는 ‘원래 어린 애들은 이것저것 해보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봐야 합니다. 결정은 훗날 알아서 하겠지요.’라며 어린애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을 하며 주변을 놀라게 해주었다.
나이트스톤으로 몸이 좋아진 것은 가희뿐만이 아니었다.
몸 쓰는 것은 자신 없다던 다희도 수 시간 내에 수영을 마스터했고, 어느새 서핑까지 배워서 신나게 타고 놀았다.
이국적인 음식들도 많이 먹었고 하루하루 진이 빠질 정도로 신나게 놀았으며, 밤에는 가희가 자기 시작하면 잠시 밖으로 나가 애정 행각도 벌였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우리 더 놀다 갈까?”
“회사 나가봐야 하지 않아요?”
“회사야 내가 없어도 워낙 경영들을 잘하니, 내가 좀 더 없어도…”
“난 반대야. 유치원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고.”
“유치원 친구들?”
“이제 졸업하고 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뿔뿔이 흩어질 수도 있는데, 친구들에게도 인사 하고 한 살 어린 동생들에게 안녕을 고해야 해. 그런 게 사회생활 아니겠어, 아빠?”
“하하. 가희가 그렇게 하자면 가야지.”
“아빠는 바보. 빨리 한국에 가야, 나 없는 시간에 엄마랑 같이 더 오래 있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에휴, 눈치가 없어서…”
가희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쳐다봤다.
영수와 다희는 살짝 당황하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가, 어느새 검게 탄 서로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힝… 서러워서 나도 빨리 남자친구 사귈 거야.”
‘그건 안 된다. 가희야. 남자친구는 이 아빠가 내주는 12가지의 시련을 받고, 여러 검증을 통해…’
신혼 여행을 마친 영수는 한국으로 가져올 아이템들을 챙기기 위해 바로 미드랜드를 향했다.
“영주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영수가 오자마자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하메르가 달려와 반겨주었다.
그의 표정은 왠지 초췌했다.
“몸이 안 좋아 보이는데, 나이트스톤이라도 하나 더 먹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후우… 괜찮습니다. 단순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니… 우선 집무실로 가시겠습니까? 보고할 것도 좀 있고, 직접 결재해 주셔야만 하는 서류들이 좀 있습니다.”
영수는 하메르의 말을 따라 집무실을 향했다.
끼이익…
문을 열자, 집무실 바닥을 가득 메운 보고서와 서류의 산들.
“많이 있었으면, 집무실을 확장했어야 겠네…”
‘좀 있다’가 ‘산더미’만큼이니 ‘많이 있다’라고 했었으면 대체 분량이 얼마나 되었을까?
“하메르, 제가 고작 1주일밖에는 안 비웠던 것 같은데… 이거 평소보다 서류가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보시면 알 겁니다. 이번에는 중요한 보고서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시간순으로, 보기 쉽게 분류해두었으니 차례대로 하시다 보면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저보다 더 고생하셨을 하메르니까… 그래도 일하기 전에 안단테와 식사할 시간은 있겟죠?”
“과연… 그렇게 해서 일과 시간 내에 일을 다 끝내실 수 있으실 지는 의문이지만… 잔업을 하시는 건 영주님 본인이 선택하실 문제죠. 제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하메르는 일을 다 끝내고 가라는 은연중 협박성에 가까운 말을 내뱉으며 물 흐르듯 스르륵 뒷걸음질 쳐 집무실에서 빠져나갔다.
이곳에 쌓여있는 서류의 양을 보니, 하메르가 초췌한 표정인 것도 이해가 갔다.
거르고 걸러서 모인 게 방을 가득 채울 정도면, 거르는 작업을 한 사람이 봐야 했던 서류는 얼마나 많았겠는가?
물론, 적극적으로 일을 분업화시켜서 행정 조직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하메르지만, 그래도 최종 결정자다 보니 이보다 더 많은 서류를 봤어야 할 거다.
돌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니 1주일 동안 제대로 시달린 것 같았다.
영수는 부엌으로 가며 주머니에서 나이트스톤을 꺼내 들었다.
‘미안하지만, 하나 더 먹어야겠어…’
시녀장에게 들러 나이트스톤을 건네준 영수는 은밀히 약을 하메르의 식사나 차에 섞으라고 지시하고, 모르는 척 안단테와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영수는 안단테와 놀고 싶었다.
일주일간 놀아주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안단테를 놓아주어야 했다.
“후아… 많기도 하다.”
휴가를 갔다 오면 이렇게 일을 몰아서 하려니 죽을 맛이다.
거기다, 대체자가 있다고 해도 결국 영주는 자신이라 일을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 영수는 가장 작은 번호가 쓰여있는 서류부터 손에 가져갔다.
앞번호의 서류들은 대부분 기차 사업부에서 나온, 새로운 노선 확충에 대한 경과와 결과를 보여주는 서류들이었다.
지난번 라트 왕국 내 영지들 모두에 기찻길을 깔고, 다른 왕국에까지 기찻길을 깔자고 지시했었다.
그에 계속 배제하고 있던 중립파 귀족들의 영지에까지 기찻길을 까는 협상을 했다는 보고서였다.
결과대로라면 이제 몇 개의 영지를 제외하고는 라트 왕국 모든 영지에 기찻길이 깔릴 예정이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기찻길 설치를 거부한 영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영수도 기억하고 있는 귀족의 영지였다.
중립파 귀족의 수장이었던, 램파드 후작.
그렇게 기찻길을 원하던 그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끝까지 영지에 기찻길을 까는 것을 반대했다.
다른 중립파의 귀족들이 기찻길을 깔아준다고 하자마자, 어떤 조건이든 받아들이겠다며 나온 것과는 대비가 되었다.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지 않고 고립을 선택하면, 피해는 영지민들이 모두 덮어쓰지… 하아, 전형적인 귀족 반응이라고 해야 하나…’
화난 상태로 보고서를 넘기던 영수는 한 대목에서 멈칫했다.
사자를 폭행 후 감금. 구출 작전 및 영지 점령 작전 수립. 한국3령 편입 작전 시작.
‘바로 전쟁을 시작했구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사락!
영수는 바로 서류를 넘겨 내용을 확인했다.
램파드 후작의 영지에는 여섯 대의 트럭과 40명의 기사, 400명의 병사와 1천 명의 오크들이 투입되었다.
그 뒤 보고서에는 장비와 식량 사용 및 보급 사항 등이 쓰여 있었다.
‘일 처리 잘했네.’
영수는 적극적으로 움직여준 하메르의 선택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뒤로는 전쟁 과정에 대한 보고서가 첨부되어있었다.
과정은 복잡했지만, 결과는 당연히 승리.
그 뒤로 램파드 후작령에서 얻게 된 재화와 전후 영지의 상황 등에 대해 세밀하게 쓰인 보고서가 줄을 이었다.
영지 상황에 대한 보고가 끝나고, 한국3령 편입 작업 진행에 누가 어떻게 투입되었고 세리 몇 명에게 영주 대리 일을 나누어 맡기고 중앙에서 몇 명을 파견해 행정 작업을 돕게 했다는 등의 진행 과정이 쓰인 보고서가 나왔다.
그 뒤로는 담당자들에 대한 인사 보고서가 첨부되어있었고, 영수는 그 보고서들을 읽고 최종 임명 동의 서류에 하나하나 사인을 했다.
마지막에는 쪽지 형식으로 쓰인, 크히모스가 직접 쓴 전투 관련 보고서가 나왔다.
작전 피해 보고.
사망자 0
부상자 874 (아군 피해 전무)
치료 873 (제외 1명 램파드 후작 영지 이송 후 영주님의 처우를 따름)
전쟁을 치렀는데 사망자도 생기지 않았고, 아군 중에는 부상자조차 발생하지 않았다니…
‘내가 없어도 깔끔하게 처리했구나.’
영수는 속으로 군사부에게도 엄지를 추켜세워주며 다음 보고서 뭉치를 향했다.
귀족의 영내 소동 진압 및 한국4령 점령 등에 대한 보고서
다음번 보고서도 점령 보고서였다.
서루쟈 자작, 관광중 귀족임을 내세우며 난동, 제압 후 영지로 차를 탄 기사들과 병사들을 투입, 바로 점령전에 돌입.
‘망설이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잘했네.’
영수는 자신이 지시한 사항이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빠르게 서류를 확인한 영수는, 사인해야 할 곳을 찾아 사인을 하고 바로 다음 서류 더미로 넘어갔다.
램파드 후작령 점령 관련 항의 방문 과정에서 중립파 귀족들의 난동 제압 및, 한국5, 6, 7령 점령에 관한 보고서
영수는 밑에 있는 보고서 꾸러미를 순차적으로 넘기려다 말고 빠르게 다른 보고서들의 타이틀을 살폈다.
8령, 9령, 10령….
“엄청… 점령 중이구나.”
문제를 일으키는 귀족들의 영지는 무조건 점령하라고 명령을 내려놓은 것은 자신이긴 했지만, 정말이지 무섭게 점령하고 있는 중이었다.
보고서 끝 무렵에는 한국16령 점령 중이라는 보고서까지 있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한국1령과 한국2령이다. 자신이 없던 1주일 사이에 영지가 14개나, 하루 2개꼴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수는 가장 최근의 소식을 살폈다.
[한국 17령 후보 영지 세밀턴 후작령 점령에 관한 중도 경과 보고서]경과 : 라트 국왕의 사자 항의차 방문, 난동 부림.
난동 부린 당사자의 직위 확인.
국왕의 직할령을 다스리는 귀족 세밀턴 후작으로 판명.
세밀턴 후작령으로 진군 중.
정보 취합 결과 국왕파 귀족들의 함정으로 밝혀짐.
특수 지원 파견 관련 회의, 영주대리 독단으로 확정.
“하메르!”
영수는 큰 목소리로 집무실에 붙어 있는 영주대리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하메르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현재, 세밀턴 후작령을 치고 있다면서요? 그런데… 함정인 줄 알면서도… 저를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출발시킨 겁니까? 이건… 너무 위험한 결정 아닙니까?”
“안 그래도 그 때문에 특수 지원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고서 말미에 쓰여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고요.”
“특수 지원이요?”
“언제 오실지 몰라서 일단 선조치 후 보고 드리려고 했습니다. 제 임의로 판단하여 기사들의 전투를 보조하기 위해…”
세밀턴 후작령지군의 요격 군 기지의 지휘관 천막 안.
순순히 영지를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영주 대리 하메르-
와그락!
“이, 이런 무식한 항복 권유 문서라니! 이런 개 같은!”
세밀턴 후작의 큰아들 볼칸은 한국령의 사자가 주고 간 항복 권유문을 화를 내며 거칠게 구겨버렸다.
“흥분하지 마십시오. 놈들은 자신들의 죽을 자린지도 모르고 지옥으로 찾아 들어왔습니다.”
볼칸의 앞에 앉아 있던 제스터는 웃으면서 그를 안심시켜주었다.
그는 라트 왕가가 행하는 어둠의 작전을 실행하는 언씽 기사단의 수장이었다.
그가 이곳에 와 있다는 말은 이번 작전이 국왕의 명령에 의해 실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국왕은 항상 완벽하게 준비가 되지 않으면 나서지 않는다.
즉, 언씽 기사단이 직접 나섰다는 말은 즉, 아주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소리였다.
“이번 작전을 성공해 한 자작의 병력을 제거하고 말 없는 마차만 뺏으면 됩니다. 그것이 신호탄이 될 것이고, 국왕전하 뿐만 아니라 그들을 노리고 있는 우리의 동맹 세력들이 제대로 된 역습을 시작하겠지요.”
“하지만, 놈들이 이 작전에서 살아남기라도 한다면…”
쿠르릉!
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삐이이이…
펑!
그러더니 이내 진짜 신호탄이 터졌다.
“함정이 발동했다!”
“한 놈도 빠짐없이 함정에 빠졌습니다!”
“말 없는 마차 가두기! 성공!”
밖에서 들려오던 소리를 듣고 있던 제스터의 입가에는 미소가 맺혔다.
“놈들이, 드디어 함정에 빠졌군요. 이제 수문을 개방해 놈들을 수장시키고 국왕 전하께 말 없는 마차를 전해드리면 됩니다. 이제 비로소 동맹들을 끌어올 수 있겠군요.”
“저는 국왕전하께서 직접 지휘하실 때부터 이 작전이 성공할 줄 알았습니다. 역시, 국왕 전하께서는 다르십니다. 아아! 전하! 전하는 역시 다르십니다! 영영 번창 번영, 라트 왕국이여 영원하라!”
작전이 성공했다는 말에, 볼칸은 바로 말을 바꾸며 국왕을 칭송하는 말을 했다.
제스터는 묵뚝뚝한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만 인상을 찌푸렸다.
파르르르… 파르… 파르르…
그런데 어디서 바람이 부는 것인지, 천막의 천이 거칠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
병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저건 뭐야?”
“저, 정말이었어?”
“소문이라고, 한 영주가 그런 거였다더니 소문이 사실이었단 말이야?”
“지, 진짜! 진짜가 나타났다!”
제스터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는군요.”
“제가, 직접 나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놈들! 이게 무슨 소란이냐!”
펄럭!
볼칸은 천막의 입구를 거칠게 열어 재끼며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대로 멈칫.
“헉…”
“왜 그러십니까?”
“그, 그린 드래곤…”
후으으읍.
들려오는 거대한 숨 들이키는 소리에 제스터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브레스다!”
쿠콰콰콰콰콰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