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43)
기적의 논리
기적의 논리
‘대체 어떻게. 왜 때문에 저런 식의 답변이 나오는 거지?’
관리적인 성격을 띠긴 했지만, 기사들은 주로 힘을 담당한다.
그래서인가?
영수는 머리 별로 안 쓰는 직종의 사람들을 너무 혹사시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원래 제가 예상하던 답변이 있습니다만… 그것과는 너무 다른 답변이라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모두를 기사로 만들면 됩니다!”
“그러면 모두가 기사기 때문에 차별도 평등도 사라지고, 오로지 실력에 의한 차등만 있을 뿐인 겁니다. 그러니까 병사들이 모두 기사가 되면 실력 위주가 되고, 모두 현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겠습니까?”
두 사람은 입에 침을 물고 완벽한 방법을 발견했다는 듯이 말했다.
‘이건 무슨…’
빵이 없으면 쿠키를 먹으면 되고, 돈 없어서 미숫가루로 끼니를 때운다니까, 그럼 육식을 하라고 하는 식의 당당한 논리는 무엇인가?
“워워. 잠시 진정들 하시죠.”
영수는 손을 들어 아래로 내리누르며 두 사람의 흥분을 자제시켰다.
“저는 두 분이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훈련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나이트스톤을 먹고 나서 신체의 강도가 올라갔음에도 훈련의 강도를 따라올 수 없는 사람들 아닙니까?”
“네. 늦게 입문했거나 신체 기능이 처음부터 너무 떨어져서 기사의 신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어떻게 기사로 만들겠다는 소리입니까? 거기다, 일반 병사들까지 모두 기사로 만들다니요? 물론, 기사 교육은 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탈락자가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기사의 가장 큰 능력은 신체 능력이 일정 경지 이상이라는 소리였다.
지원자들의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받기는 했지만, 나이가 많아 근육과 뼈가 굳어서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든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트 스톤을 먹어도 신체 능력이 일정 이상 좋아지지 않는다.
그런 것을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 모두를 기사로 만들자는 소리를 하다니…
“설마, 이제 나이트스톤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어서 그냥 모두에게 열 알을 먹여서, 무조건 기사라고 하자고 하려는 겁니까?”
영수의 질문에 두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물론 열 알을 다 먹이긴 할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영주님 말씀대로 기사의 경지에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할 겁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이런 답을 하고 있으니, 영수로서도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크히모스가 자신 있는 표정으로 영수를 바라봤다.
“하지만?”
“비전약을 먹인다면?”
“비! 전! 약!”
크히모스와 보잭의 콜라보레이션에 영수는 순간적으로 대략 멍해졌다.
“비전약…”
드래곤로드인 레이크에게는 나이트스톤을 만드는 방법부터 비전기사를 키우는 비전약을 만드는 방법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
드래곤들의 마법 실험에 대한 기록이 모두 그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드래곤들이 비전약의 원조다.
지금 시중에 있는 비전약은 드래곤이 유희를 하는 도중에 흘린 다운그레이드 된 버전의 약이었다.
그래서 최근 기사 전력의 강화를 위해 엘프들을 통해 나이트스톤과 비전약에 필요한 약초들을 재배하고 있었는데…
“비전약!”
영수는 어느새 크히모스와 보잭과 같은 얼굴이 되어, 입에서 침을 튀며 비전약의 이름을 외쳤다.
“그렇습니다! 비전약!”
“오오! 비전약!”
사이비 종교처럼 세 사람은 한동안 비전약을 외치며 미친놈들처럼 서로 바라보며 키득거렸다.
“아!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내다니! 비전약이 있다면, 나이트스톤으로 발전이 멈춘 사람들의 능력도 더 높이 이끌어낼 수 있죠!”
영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맞습니다. 거기다 우리에게는 엘프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나이트스톤과 비전약을 얼마든지 생산해낼 수 있지 않습니까?”
“이제 더 이상 나이도, 성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 다 기사가 되는 겁니다!”
영수는 강한 긍정으로 고개를 거세게 끄덕거렸다.
“그렇군요. 기사란 하나의 특권 계층… 오히려 기사와 병사를 나눈 것이 문제였습니다. 기사는 병사의 하위 개념으로, 모두 기사화하면 오히려 더 이상 기사와 기사포기자, 병사 등의 개념이 무의미해집니다. 더불어, 모두에게 엘리트 교육을 시켜 관리로 사용하면…”
영수의 머릿속에는 다시금 그림이 그려졌다.
“그래서 저희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그렇습니다. 병사를 모두 기사로 만들어 교육을 시키고, 실력과 짬 주특기에 따라 분화를 하고 배치하는 것이지요.”
크히모스의 말에 영수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두 분은 제가 원하는 대답 이상으로 더 좋은 답변을 들고 오셨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지금 있는 자리가 오히려 두 분께 부족할 정도 군요.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영수는 두 사람을 극찬했다.
두 사람은 처음 이렇게 큰 칭찬을 받아서 그런가?
유난히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주저하고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보잭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영주님, 사실 이 의견은 저희 두 사람만의 의견이 아닙니다.”
이어 크히모스도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사실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저희 둘은 사실 병사들의 주특기에 따라 구분하는 것을 고민했었는데…”
“이사이온이 그냥 다 기사를 만들어서 관리화시키는 게 어떻냐고 말을 해줘서, 그때부터 고민하다가 비전약이 나왔습니다.”
“이사이온이요?”
“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서 죄송합니다.”
두 사람은 죄송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니, 오히려 두 사람은 칭찬받을 일을 했다.
안 그래도 두 사람의 일을 분리해서 이사이온에게 한 분야를 책임지게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고개를 떳떳하게 드십시오. 미드랜드 최고의 기사단장과 최고의 훈련장께서 왜 고개를 숙이십니까?”
영수는 웃으면서 두 사람의 어깨를 주먹으로 툭 쳤다.
“안 그래도 이사이온에 관해서 드릴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사이온에게 병사들이 담당하던 행정 쪽 부분을 담당하고 관리하도록 할까 합니다.”
“이사이온을요?”
크히모스가 고개를 번쩍 들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영수를 바라봤다.
“물론 크히모스는 그대로 기사단장을 하며 전 병력의 전투 투입 및 경비를 담당하시고 보잭은 모든 병사들의 훈련을 맡아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훈련은 기사화를 말합니다.”
“이예!”
크히모스는 두 손을 하늘로 높이 뻗으며 영주부가 터져나가라 쩌렁쩌렁하게 함성을 질렀다.
“드디어! 드디어 해방이다! 으하하하! 그놈의 서류 작업 하기 정말 싫었는데, 이참에 다 넘겨줘야지! 크하하하하! 아우, 집돌이이던 내가 어디 처박히는 게 싫어질 정도가 될 줄이야. 전장에 나가는 게 편하다고.”
“것 봐, 내가 이사이온하고 같이 회의하자고 하길 잘했지? 우리 둘 말고 가장 영주님 밑에서 험난하게 구른 사람이라고. 내가 악독한 영주님 밑에서 구른 만큼 그에게 좋은 수가 있을 거라고 하지 않았…”
보잭은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돌려 영수의 눈치를 살피려고 했다.
하지만 영수는 자리에 없었다.
바로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자리를 뜬 것이다.
“후우… 다행이다. 영주님은 가셨어.”
“식겁했다. 야…”
‘하지만, 제 귀는 밝습니다…’
달려가고 있는 영수는 두 사람의 말을 귓속에 담고 머릿속에도 담았다.
물론, 그로 인해, 이사이온에게 부여되려던 몇 가지 임무가 두 사람에게 추가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다.
근 1주일, 폭풍 같은 일 처리가 끝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수의 일이 끝났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영주님 한국25령의 점령이 끝났습니다. 이번 점령으로 피해자는 0명이며 적들 중 부상자는 2,372명이 발생하여…”
“포션 처리하세요.”
“그리고 약 80명 가량의 기사가…”
“한국 1령으로 호송해서 감옥에 가두세요. 아군화 작업 이후 바로 고용하겠습니다.”
“영지의 금고를 털었더니 84미스릴 52플레티넘 가량의 재산과 80만 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미스릴화는 드와프에 귀속 기차의 제작에 쓰고, 나머지 금전과 식량은 모두 털어서 영지 정비에 사용하세요. 다음!”
“예비 한국31령 공격 계획과 현재 작업 중인 귀족에 대하여…”
방문하자마자 주차장으로 일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것은 여전했다.
언제부터인가, 안단테가 건물 벽 구석에서 입술을 삐죽 내밀고 영수의 주변을 둘러싼 관리들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영수를 포함해 모두 다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못 보는 척을 했다.
“부우…”
입에 바람을 넣고 아랫입술을 삐죽 내미는 안단테는 귀여웠다.
안단테는 벽 구석에서 나와 주변을 서성거렸다.
어떻게 말을 하지 않아도 다들 한마음 한뜻이 돼서 안단테를 아는 척하지 않았다.
“히잉… 심심해…”
저렇게 삐치는 모습도 귀여워서 흐뭇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하면서도 모두의 입가에는 훈훈한 아빠 미소가 맺혔다.
‘그래도 더 기다리게 하면 안 되겠지.’
“다들 가져온 서류를 주세요.”
영수는 관리들에게 서류를 받아서 한 번에 사인하고 명령을 내리며 일 처리를 끝냈다.
대부분 근 1주일간 해왔던 일의 반복이라, 예전에 사인한 서류와 보고서가 매뉴얼이 되었던 덕에 과정부터 논의가 필요한 것들은 없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내일 또 뵙겠습니다.”
“내일 또 뵙겠습니다. 영주님.”
“크으… 영주님이 부럽습니다. 우리 딸은 벌써 머리가 굵어서는 한국령 특제 드와프 명품 세공을 직원 할인가에 사다 달라면서 속만 썩이는데, 저렇게 귀여운 따님이시라니…”
관리들은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안단테에 대해 부럽다는 듯이 한마디씩 하며 자리를 비웠다.
영수는 웃으면서 고개를 돌려 안단테를 바라봤다.
“많이 기다렸어?”
“부우…”
“하하하. 밥은 먹었어?”
“부뿌뿌…”
안단테는 삐진 듯이 고개를 돌리며 영수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영수가 다가가자 마치 주꾸미가 달라붙듯 바짝 하고 영수의 팔에 매달려버렸다.
“아빠가 일이 많아서 많이 기다렸지요?”
“뿌우…”
안단테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어서 그런데, 같이 갈까?”
안단테는 대답하는 대신 영수의 팔을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영수는 웃으면서 안단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로빈나르의 공방을 향했다.
똑똑똑.
“들어오십시오.”
끼이익…
“완성은 되었습니까?”
“되었습니다! 워터스톤.”
로빈나르가 눈을 빛내며 주먹만 한 돌멩이를 영수에게 건넸다.
“마나석을… 상당히 압축했군요.”
“무려 1천 개를 압축한 겁니다.”
파이어스톤을 만드는데 마나석 한 개와 흑마석 하나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마나석 1천 개는 상상을 불허 하는 수치다.
그러나 하루에 마나석 대륙에서 캐내지는 마나석의 숫자를 생각하면, 1천 개라고 하더라도 전혀 부담이 안 가는 숫자이기도 했다.
“이거라면 미드랜드 가장 깊숙이 있는 건조한 사막에 있더라도 물을 끌어올 수 있을 겁니다.”
“북쪽으로 왕국 두 개 건너에 있다는 불의 대지라는 곳 말입니까?‘
로빈나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지도와 내비의 축적으로 보면 불의 대지라는 곳은 남쪽 끝인 한국1령과 약 2천km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이정도라면 어디서라도 충분히 물을 생산해낼 수 있겠군요.”
영수는 워터스톤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로빈나르도 영수를 따라 나왔다.
“끄고 켜는 것은 어떻게 합니까?”
“이 단추를 한 번 누르면 나오고 다시 한 번 누르면 멈춥니다.”
로빈나르는 주머니에서 스위치를 꺼내 영수에게 건냈다.
그런데 그때.
“나 그거 가지고 놀래.”
영수의 팔에 매달려 있던 안단테가 스위치를 스틸했다.
딸칵.
“아, 그!”
당황하는 로빈나르.
“안단테, 아빠가 조금 있다가 장난감 줄 테니까, 이건 잠시…”
“마, 마왕님! 사막 전용으로 만들어서 출력이 강합니다! 바로 끄지 않으면…”
솨아아아아아!
순간 둑이라도 무너진 듯 주머니에서 물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