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44)
Praise the Waterstone
Praise the Waterstone
완전 수맥이 터져버렸다.
이번에 만들어진 워터스톤은 사막용이었다.
성능은 당연히 너무 좋았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한국1령고, 하늘에는 살짝 구름까지 끼어 있었다.
물은 댐이 무너져 내린 것처럼 빠르게 뿜어져 나왔다.
물이 뿜어져 나왔을 때 안단테가 스위치를 손에 쥐고 안 놔준 것은 약 2초, 당황해서 놓치는 바람에 물에 빠져서 1초, 건져내는데 약 3초 정도.
딱 6초 만에 물은 영주부를 벗어나 광장으로, 영지의 중심부로 모두 쏟아져 내렸다.
뜬금 없는 물난리가 날 뻔했지만, 다행히 드와프들이 영주부 앞 상가를 사서 그 밑에 2만 명이 살 정도의 거대한 지하도를 파둔 것이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
물은 모두 그곳으로 들어갔고, 영지 전역으로 물이 퍼져나가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주부가 삽시간에 물로 가득 차버렸고, 드와프들의 집은 순식간에 침수되어 위험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졸지에 그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물론, 드와프들이야 하루면 또 그런 구조물을 뚝딱 하고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일부는 개인 공방을 만들었기에 여러 작품에 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드와프들은 약간 항의하기 위해 방문했었는데, 안단테가 물 때문에 젖은 머리를 말리기 위해 안전모를 벗고 그들을 바라보자 접대절을 하며 뒷걸음 처서 물러났다.
‘미안한데…’
영수는 라뮤레스를 불러 안단테와 놀아주게 하고, 그 사이 드와프들을 방문해 가지고 있던 설계도를 꺼내주었다.
“『이게 뭡니까?』”
“하수도 설비 관련 설계도입니다. 이번에 생각해보니 각 영지의 하수도 설비를 개선해 홍수를 대비하고, 좋지 않은 하수도 시설로 발생하는 위생 문제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공하수관이라…』”
“『오수관과 우수관을 분리해서 비와 생활 하수를 따로 모은다고… 지금의 것과는 다른 상당히 발전된 형태의 설계도군요.』”
“『이건 마치 예전 드와프들의 수도 드와피안 시티에 있었다고전해지는 설비와 같군요…』”
그들은 설계도에 큰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방식의 설계도였던지 흥은 빨리 식었다.
거기다, 이 설계도는 사실 그들에 대한 보상이 아니었다.
“『근데, 이건… 일감 아닙니까?』”
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속일 생각은 없었다.
“『끙… 음… 드래곤 음… 여하튼 우리 드와프들은… 그래도 보상을 받고 일을 해드리고 하는데…』”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불만 가득한 표정의 드와프들.
“하하하. 설마, 이런 것으로 보상이 되겠습니까? 이번 일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드리려는 설계도는 따로 있습니다.”
영수는 웃으면서 다음번 설계도를 꺼냈다.
펄럭.
드와프들은 이번에도 일감인가 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설계도를 바라봤다.
“『아, 아니 이것은!』”
“『설마!』”
설계도 가까이에 있던 드와프들의 눈이 찢어질 듯이 크게 뜨였다.
“『뭔데?』”
다른 드와프들도 관심을 가지며 설계도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이족보행이 가능한 로봇의 설계도였다.
각 관절 부위에 대한 묘사와 해석이 아주 디테일하게 되어 있었고, 일부러 이쪽의 언어로 해설을 첨부해두었기에 드와프들도 이론에 대해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이건 어떤 것을 동력으로 해서 움직이는 거지?』
그들은 외형 골격이나 무게 중심에 대해서는 빠르게 파악했다. 하지만, 거기에 작용하는 힘이 어떤 것인지는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거기다 그들에게 보여준 이족보행 로봇은 아주 기본적인 동작 원리를 보여준 아주 단순한 모델이었다.
“그리고 한 장 더 있습니다.”
본편은 지금부터였다.
펄럭!
“『이… 이건!』”
“『파이어스톤 증기기관 기반의… 동력 장치가 설계된 머시너리 골렘?』”
드와프들의 ‘머시너리 골렘’이라고 하는 부분만 제외하면 설명은 맞았다.
영수가 가져온 설계도는 원작자에 의해 ‘스팀펑크로봇 설계도’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만향당 연구소의 관리소장이자 영수에게 여러 설계도를 전해주는 정필현이 직접 디자인한 작품이었다.
디자인만 구상하고 실제 만들어보지는 못해서 과연 통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필현은 상당한 실력자였다.
그의 디자인에는 현대 산업디자인의 정수가 녹아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앞에건 기초 공학이고 뒤에 건 응용이야. 머시너리 골렘… 이거라면!』”
“보상은 만족스럽습니까?”
고작 이런 설계도가 어떻게 보상이 될 수 있냐고?
물건의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었다.
“『이, 이거라면 그 어떤 보상보다도 더 만족스러운 보상입니다.』”
“『저희들의 보금자리에 물을 뿌린 것은 저희들에게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였군요.』”
“『그렇게 지원해주시고 마음대로 하도록 시간을 주셨는데도 지금까지 고작 그딴 쓰레기들만 만들고 있었으니…』”
“『더 꾸짖어 주십시오. 드래곤님!』”
드와프들에게 영수가 준 것은 그 어떤 보상보다 가치 있었다. 그들 종족의 목표는 마계와의 전쟁 전에 있던 기술, 머시너리 골램을 현세에 재현해내는 데 있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가져다준 것은 지구 로봇 공학의 정수가 녹아 있는 설계도를 가져다 주었다.
지금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나라 하나를 줘도 살까 말까 한 가치를 가진 설계도를 가져다준 것과 같았다.
드와프들의 삐짐은 풀리다 못해 더 큰 충성도가 되어 돌아왔다.
“『아이구, 이거 이런 귀한 걸 얻고 죄송해서 어쩌죠?』”
“『이거, 우리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빨리 가서 하수도인지 뭔지 공사를 하도록 하세나!』”
드와프들은 으쌰으쌰 하며 장비를 들고 전투적으로 영지 전체를 해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풀로 의욕이 차버린 그들이 한국1령에 하수도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에는 하루, 각 가정에까지 모두 적용할 때까지는 이틀이 걸렸다.
다른 영지들도 다 그들이 설비를 바꿔야 했지만, 이미 그사이 철도 공방에서는 크고 아름다운 무언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가장 가까운 바다나 호수와의 거리는 약 450km.
아무것도 없는 사막의 한가운데에 헬기 두 대가 덩그라니 파킹되어 있었다.
헬기에서 내린 사람들은 한 곳에 모여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검은 머리의 동양인 뒤쪽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펑!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생긴 사막 가운데 거대한 구덩이.
반 형으로 직경이 50미터 정도는 되었다.
“『대체, 어떻게…』”
“알면 다칩니다. 훗…”
구덩이 앞에서 익숙한 한국어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가 말하길, 알면 다친다고…』”
뒤에 서 있던 사람은 그 말을 번역해 멍하게 서 있는 사람에게 전달했다.
몸을 부르르 떠는 사이 검은 머리의 동양인, 영수는 주머니에서 워터스톤을 꺼내 구덩이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걸 누르면.”
딸칵.
콸콸콸콸콸…
영수가 스위치를 누르자 워터스톤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가득 차 버린 구덩이.
딸칵.
“이렇게 물이 생겨납니다. 어때요? 이거라면 내륙에서도 물을 구하기 쉬워지겠죠?”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통역을 담당하던 사내는 놀라서 통역도 잊고 바로 직통으로 말을 내뱉었다.
그러다가 아차.
“『이거라면 내륙에서도 물을 구할 수 있다고…』”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제발… 제발 저희에게… 저희에게 팔아주십시오!』”
번역이 전달되자 에티오피아의 농림부 장관 쎄페라 데라보가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본 사람처럼, 혹은 현세에 강림한 신을 본 사람처럼.
그의 표정에는 경애심이 철철 넘쳐 흘렀다.
하지만, 영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 아아아…”
쎄페라 데라보는 절망했다.
그러나 이내 영수의 입이 열리고…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그냥은 드리기 힘들고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 말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농림부 장관들 좀 연결해주세요. 그럼 줄 테니까.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에만 물이 생기면, 자칫하다가 전쟁 난다고요.』”
세페라 데라보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구덩이에서 올라와 바로 증발하는 수증기와 영수가 등지고 있는 태양 때문인지, 왠지 영수의 등 뒤로 태양 빛이 원형을 이루며 갈무리 지고 있었다.
“Oh… My… God…(오… 나의… 신이시어…)”
“아니, 신 아니라니까요?”
영수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날 우연히도, 아프리카 각국의 농림부 장관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신을 보았다는 증언을 했다.
검은 머리의 동양인의 몸을 하고 있는 신이었다고, 모두 한 입을 모아 말했다.
근위병의 교대식이 열리고 있는 버킹엄 궁전 앞 그린 파크.
“Praise the Waterstone!(물의 돌을 경배하라!)”
“Praise the Waterstone!(물의 돌을 경배하라!)”
“Praise the Waterstone!(물의 돌을 경배하라!)”
영국 각지의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EU, 영국 국적을 가진 자들이 각지에서 모여들어 하나의 구호를 연발하고 있었다.
시위 같아 보였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꽃다발과 팻말,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Praise the Waterstone!(물의 돌을 경배하라!)”
누군가를 환영하고 있는 모양세.
부우웅…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
벤츠가 자랑하는 리무진 방탄 차량 세 대가 거리로 들어왔다.
검은색, 진한 선팅 때문에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그 세 대 중 공원에 있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Praise the Waterstone!(물의 돌을 경배하라!)”
“후우…”
차에 타고 있는 사람, 영수로서는 밖의 상황에 얼굴이 뜨겁기만 할 뿐이었다.
“『창문을 열까요? 얼굴을 보여주시는 것도…』”
“『누구 인생 조질 일 있습니까? 지금 남의 일정 털린 것도 민감한 문제인데 신상정보까지 털리라는 말인가요?』”
“『후훗. 미스터 한이시라면, 굳이 신상정보가 털린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훈 심사단의 제임스 호퍼는 입가에 짓궂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신사는 무슨, 완전 악동이고만…’
영수는 이를 드러내며 으름장을 놓았다.
“『어쨌든 열기만 해보십시오. 저는 그냥 이대로 가버리겠습니다. 작위고 뭐고…』”
“『농담입니다. 긴장을 푸시라고요.』”
“『긴장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귀찮을 뿐이죠. 후우…』”
영수는 고개를 저으며 밖을 바라봤다.
찰칵! 찰칵!
팡! 팡!
멀리서 들려오는 셔터음과 가까이서 강하게 터져 나오는 플래시, 정말 저렇게 해서 선팅한 차량을 뚫어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영수는 창가를 향해 손을 휘저으며 중얼거렸다.
“오스쿠리닷아베니미엔토(어둠강림)”
그 순간.
“『엇?』”
“『앞이 갑자기 어두워졌어…』”
밖에 있던 사람들의 틈에서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놀란 표정의 후퍼.
“『어떻게 하신 겁니까?』”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자신의 비전을 공개한 적 있습니까? 영업비밀입니다.』”
영수는 차가 궁전으로 들어오고 한참 뒤에야 손가락을 튕겼다.
딱!
걸었던 흑마법을 해제되며, 다시 빛이 찾아왔다.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이 또한 이적이라며 좋아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미 그들 중 영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이것은 궁전 근처의 건물 옥상이나 고층 창가에 자리 잡고 거대한 대포 카메라로 들이대던 사람들 또한 동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