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48)
무기를 들다.
무기를 들다.
영수와 다희는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우우우웅…
영수는 가희의 학교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이런 시간에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학교에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가희가…
“가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다희가 깜짝 놀라 영수를 바라봤다.
-자기보다 고학년인 아이의 코에서 코피를 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으로… 아, 걱정하지 마세요. 사실 가희가 잘못 한 건 없습니다. 코피 난 아이가 동 학년 다른 학생의 돈을 갈취하고 있었는데 가희가 도와준 것이라…
“바로 가겠습니다.”
영수가 전화를 끊자 바로 다희가 물어왔다.
“오빠, 무슨 일이에요? 가희가…”
“사람을 한 대 때렸데. 코피가 났는데, 선생님은 정의로운 일이었다고 극찬을…”
살짝 황당한 표정이 된 두 사람은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다급히 옷을 입고 집을 빠져나왔다.
부릉!
드르륵!
영수는 교무실의 문을 다급히 열고 들어갔다.
“가희야, 괜찮니?”
“응.”
가희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 가희의 옆에는 두 명의 코 깨진 아이가 있었다.
한 아이는 약간 울상인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한 아이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한 명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 한 명은 가해자일 것이다.
“아이야…”
영수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아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희 아빠님. 가희 덕분에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를 얻었어요. 가희를 우리 학교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응?”
영수가 기대하던 반응은 이런 게 아니었다.
이런 건 가해자가 할 말이 아니지 않은가?
“이 오빠는 내가 때린 거 아니야. 맞고 다니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고 몇 마디 해줬더니, 힘내겠다면서 자기가 자기 주먹으로 코를 깬 거야.”
“아버님, 가희에게 맞은 학생은 여기 있는 오동이 입니다.”
선생님이 다가와 울상인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왕수가 용기를 가지고 제대로 증언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증거도 있고 증인도 있고, 자백도 해서… 아마 오후에 학교 폭력 관련으로 징계위원회가 소집되어서, 강제 전학으로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아… 아프니?”
“죄,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애들 괴롭히지 않고 착하게 살겠습니다. 제가 주제를 몰랐습니다. 으으으…”
오동이라는 애는 벌벌 떨며 영수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 정말 한 대만 때린 것 맞습니까?”
영수는 조심스럽게 선생님께 여쭈어봤다.
“네. CCTV로 확인해봤더니, 때렸다기보다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왕수와 오동이의 사이를 밀어내서 떨어트리려고 했던 것이더군요. 아버님이 한 번 보십시오.”
선생님은 상황이 찍혀있던 폐쇄회로 영상을 옮겨둔 노트 패드를 영수에게 내밀었다.
“으음…”
왕수와 오동이라는 애 둘이 카메라가 잘 안 보이는 구석에서 뭔가를 하고 있고, 어느 순간 오동이라는 애가 가희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가희가 빠르게, 마치 넘어지는 것처럼 달려들었다.
그러다 허우적거리던 발이 가볍게 코를 터치.
그런데… 영수의 눈에는 헛디디는 척하는 게 보였다.
가희를 돌아보니…
“아빠. 발이 미끄러졌지 뭐야? 힛…”
가희가 배시시 웃으면서 잘되지 않는 윙크를 하려고 두 눈을 찡그렸다.
영수는 다시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동이라는 아이가 코를 붙잡고 뒹굴다가 다시 일어나서는 가희에게 화를 내는데…
그때 영수의 눈에 가희의 옷이 펄럭이고, 화면 속 오동이와 왕수의 옷이 시차를 두고 펄럭거리는 것이 보였다.
순간 오동이라는 아이가, 몸을 오들오들 떨었고 가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뒷짐을 지고 돌아다니며 말 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나이 든 분이 아이에게 훈화하는 모습과 흡사했다.
영수는 옷이 펄럭거린 것이 어떤 현상과 비슷한지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마나… 웨이브?’
자신이 뿜어내는 강렬한 마나 웨이브처럼, 땅을 패이게 만들고 산천초목을 떨게 할 정도로 강렬한 것은 아니었다.
미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나 웨이브가 맞았다.
“우리 가희는 천재로구나…”
영수는 화면을 보다 중얼거렸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응? 아니… 어쨌든 우리 가희는 착하고 정의로운 천사야. 거기다 천재이고. 그렇다고.”
영수는 말을 얼버무렸다.
나이트스톤은 물론, 미드랜드에 어떤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다희였다.
비전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나이트스톤만을 먹은 가희가 마법의 도움 없이도 마법 같은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마나 나이트’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드랜드를 알고 있는 영수에게도 설명이 안 되는 일인데 말이다.
‘천재야. 가희가 원래 천재였기 때문이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어. 어릴 때 사고만 안 당했으면, 나이트스톤을 먹지 않았어도 65억분의 1이 되었을 거야!’
“크으…”
영수는 가슴이 꽉 차오르는 뿌듯함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영상에서 나오는 마법사들의 웨이브가 아닌, 마나 나이트의 마나 웨이브를 다시 돌려보았다.
“크으…”
연신 감탄사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이제야 오동이라는 아이가 왜 이렇게 순한 양이 됐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장면에서 가희의 마나 웨이브와 기백에 눌린 것이다.
“저희 교사들이 확인하고 갔었을 때는 가희가 오동이와 왕수에게 인생의 조언을 해주고 있더군요. 후훗. 하는 말이 할머니 할아버지나 할 듯한 것들이라서, 정말 귀여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사랑받으면서 자랐나 보더라고요.”
선생님은 영상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음… 얘들아 아프지 않니? 코는 괜찮아?”
상황 파악을 끝낸 영수는 코피 난 두 아이에게 다가갔고, 다희는 가희에게 다가갔다.
“가희야. 정말 미끄러진 거야? 거짓말과 장난으로 넘어가려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닌데…”
가희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발로 바닥을 비볐다.
“폭력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했지? 유치원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 엄마가 뭐라고 했어?”
“그건 다른 애들이 그냥 오줌을 싸고 무안해서 운 건데…”
“그래. 그때는 가희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다고 했었지? 하지만 이번에는 가희가 다른 사람을 상처 입게 했어. 상처 입힌 사람에게 사과는 했어?”
“미안해. 엄마.”
“미안한 사람은 내가 아니지 않을까?”
“으응. 미안해요. 오동이 오빠… 많이 아팠어요?”
가희는 오동이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괜찮아. 내가 잘한 게 있나? 잘못은 내가 했지. 그리고 미안하다 왕수야. 그동안 많이 괴로웠지? 나는 그동안… 공포를 모르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 그래서 내가 정말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옛날에는 죽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 싹 사라졌어. 그래서 가희, 너한테 정말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나 도와주다가 입학 첫날부터 교무실에 불려 오고.”
가희는 오동이에게 사과하고, 오동이는 왕수에게 사과하고, 왕수는 가희에게 사과했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보기 좋은,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아이들의 훈훈한 모습이었다.
오동이나, 왕수의 말 중에서 중간중간 심각한 내용의 것이 있긴 했지만…
“선생님, 잠시 따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영수는 조용히 선생님과 함께 교무실 옆 복도로 나갔다.
드르륵.
얼마지 않아 바로 다시 들어온 선생님과 영수.
“가희야. 오늘은 고생했다. 어머님, 오늘은 가희도 수업이 다 끝나서, 이만 데리고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될까요?”
“네. 아이들의 증언과 자백도 확실하고 증인이랑 이런 물적 증거까지 확실하니까요. 이만 데리고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이만 데리고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 네…”
“이만 데리고 가셔도 될,”
계속해서 반복되는 말을 하는 선생님에게 살짝 이질감을 느껴지려는 찰라, 영수가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다희야. 먼저 가희랑 차로 가고 있어. 여기 있는 남자애들한테 한마디만 하고 갈게.”
“먼저 가 있을까요?”
“응. 혹시나 병원비 들면 말하라고 하려고, 전화번호도 남기고 부모님께 명함도 전해드려야 하는, 그런 것 때문에.”
영수의 말에 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희와 함께 교무실을 빠져나갔다.
영수는 문이 닫히는 순간 눈을 빛냈다.
치직.
교무실에 있는 CCTV들은 전원이 끊겨 녹화를 멈추었고, 안에 있던 사람들도 마치 전원 꺼진 로보트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헤이스트.”
휘휘휙!
영수는 자신의 몸에 속도 향상 마법을 걸고 교무실을 바쁘게 오갔다.
“후우…”
영수가 움직임을 멈췄을 때, 손에는 수십 장의 종이가 들려 있었다.
모두의 손가락에서는 피가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었다.
“힐링.”
영수가 손을 휘젓자 모두의 손에 있는 상처가 모두 회복되었다. 뿐만 아니라 두 아이들의 살짝 부풀어 있던 코의 부기도 빠졌다.
“징계 위원회까지 손 보려면… 리멤버타겟.”
오늘 있었던 해프닝에서는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았고, 따라서 아무도 전학을 가지 않았다.
다만, 오동이라는 아이는 같은 학급 아이의 돈을 빼앗은 것 때문에 선생님과 부모님께 크게 혼났다. 반성문도 써야 했고.
영수는 두 아이의 기억을 손보지 않았다. 혹시나 어린 이들의 기억에 손대면 잘못 자라날까봐.
그래서 두 아이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니, 어른들이 좋게좋게 넘어가는 모습에 의아해했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날 이후로 오동이는 왕수와는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거기다 오동이는 180도 바뀐 삶을 살게 되었다.
과연 영수의 마법 때문인지, 누군가에 대한 공포나 동경 때문인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우우웅…
다희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머, 가희 담임 선생님 아니세요?”
가희의 담임선생님이 또 다시 전화를 해왔다.
‘설마, 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소 뚜껑 보고 놀란다고, 영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희를 바라봤다.
“예. 예. 호호호. 가희가 원래 조금 발육 상태가 좋지 않긴 하지만, 체력은 최근 들어 엄청 좋아졌지요. 네. 맞아요.”
영수는 귀를 기울여 다희의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잡아내려고 했다.
“네. 이이도 옆에 있어요.”
그런데 그때, 다희가 스피커폰을 눌러 소리를 켰다.
-그래서 두 분께 드리는 말씀인데… 가희가 스포츠에 매우 발군인 것 같습니다. 허락만 해주시면, 방과 후에 하는 체육 특기 준비생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체험을 하게 할까 하는데요.
“체험이요? 가희가 좋아해야만 한다면 상관이 없지만…”
-엄마! 엄마! 나 해볼래! 해볼래!
옆에서 가희의 신나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셨는지 모르겠는데, 가희는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요.
다희가 영수를 바라봤다.
당연히, 저렇게 기뻐하는 데 하게 해 줘야 하지 않은가?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을 표시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아, 맞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준비하는 체육 특기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잠깐…’
-아, 네. 육상과 역도…
‘휴…’
-그리고 펜싱이 있습니다.
“서, 선생님!”
영수가 급히 다희의 휴대폰을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