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54)
이게 진짜일 리 없어.
이게 진짜일 리 없어.
비비탄 총 사격 개시와 함께 전투가 시작되었다.
퓻퓻퓻퓻!
콰광! 쾅! 쾅!
비비탄 총의 정밀 조준이 먹히는 유효 사거리는 500m, 살상 최대 사거리는 2km나 된다. 거기다 유탄발사기처럼 닿으면 폭발까지 한다.
“궁수는 반격하라!”
반면 국왕군의 궁수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장궁이었다.
퓹뷰븃….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화살이 날아왔다.
투두두두….
하지만, 성벽에 도달하지도 못하고 땅에 꼴아박히는 화살.
장국의 유효사거리는 80m정도, 최대 사거리는 고작 200m정도였다.
반면 성벽과 국왕군의 진영의 거리는 약 300m.
이 거리는 공성장비를 사용했을 때의 유효 사거리였다.
“에잇! 뭘 하고 있어? 투석기! 투석기를 조립해라!”
공성용 장비인 투석기의 조준은 완전 꽝이지만, 최대 600m까지 돌을 날린다.
하지만 국왕군은 기차를 이용하지 않고 행군해서 이제 막 도착했다.
그들이 항복을 권하는 것도 휴식을 취하고 진영을 정비하는 동안의 시간을 벌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공성장비인 투석기는 조립도 되지 않았다.
지휘관들은 현재 후방 어디에 공성장비가 있는지도 모르는 지경.
하지만 성벽에서는 공성장비가 어디 있는지 훤히 보이고 있었다.
“저기 있다! 공성장비를 1차로 노려!”
퓽, 퓽!
콰쾅! 쾅!
“크윽! 공성장비를 지켜라!”
“병력을 뒤로 물려라! 놈들의 사거리가 우리보다 길다!”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없게 한다면서, 이게 대체 무슨?”
국왕군은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국34령 성벽 안쪽 정비반에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었다.
부르릉!
“오! 시동이 걸린다!”
“것 보십시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영주님께서 직접 만드신 아티팩트입니다. 이딴 안티 마나 필드 따위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차에 시동을 건 페르난데스는 신나는 표정으로 조장을 바라봤다.
“영주님께 영광 있으라. 페르난데스, 너의 시험 정신이 아니었다면 오늘 우리는 큰 위협을 겪었을 것이다.”
“제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영주님께서 대단하신 거지요.”
조장은 위에서 사격하고 있던 기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연차 순으로 절반은 내려오게! 돌격이네! 나머지 절반은 성벽에서 엄호하도록!”
“치잇! 고작 며칠이나 차이 난다고…”
연차라고 해봐야 대부분이 최근에 들어왔기에 며칠밖에는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뒤는 맡겨주십시오!”
연차가 딸리는 기사들은 성벽 위에 남았고, 남은 기사들은 성벽에서 뛰어내려 트럭으로 달려갔다.
부르릉…
부릉!
한국34령에 배치된 차량은 세 대로 트럭 한 대, 지프차 한 대, 승용차 한 대였다.
기사들은 그 세 대의 차에 모두 나누어 타고, 창문을 작게 내렸다.
“간다, 문을 열어라!”
철컹.
키리리리리리리리릭
그긍! 긍! 끼이이익…
굳게 닫혀있던 성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적들이었지만, 성문이 열린 것을 그대로 보고 둘 정도로 멍청한 이들은 아니었다.
“성문이 열렸다! 신호를!”
뿌우우우우우우우!
뿔피리가 울리자, 후방에 대기하던 국왕군의 기사단이 움직였다.
“이랴!”
이히히히힝!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동시에 수천 마리의 말이 달려 나왔다.
그 모습은 장관이었다.
“달려라! 초장에 승부를 본다!”
그 위에 타고 있는 기사들은 일반적인 기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비전 기사였다.
비전약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를 독점하고 있는 국왕이다.
물론 다른 귀족들도 비전약을 만들고 비전 기사를 데리고 있지만, 그것은 세금을 내는 댓가로 국왕이 내주는 핵심 재료로 조금씩 만든 기사들이다.
비전 기사야말로 국왕의 진정한 힘!
국왕의 진정한 힘인 비전 기사단과 한국령이 가진 절세의 아티팩트 ‘말 없는 마차’가 이내 격돌했다.
부아아아아앙!
콰쾅!
키히히힝!
물론, ‘말 없는 마차’는 터무니없이 강했다.
부아아아아앙!
퍽!
콰직!
뻥!
비전 기사들이 탄 말은 말 없는 마차와 부딪혀 죽고, 부러지고, 심지어는 터져나갔다.
그러나 비전기사들은 달렸다.
끼릭, 끼릭, 끼릭…
아직 문이 열려 있으니까.
“성문 뭐해! 물 뿌려! 그리고 문을 닫아!”
문 안의 병사들은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촤악! 촤악!
많은 양의 물이 성문의 앞뒤에서 뿌려져 일대가 진흙탕이 되었다. 말의 걸음을 늦추려는 것이다.
드득, 드드득…
도르레가 바쁘게 돌아갔다.
“돌파!”
두두두두두두두두…
수천이 달려들었다.
선두에 선 기사들은 격돌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퓻퓻!
콰쾅!
성벽에서, 차 안에서 유리창 틈으로 쏜 비비탄 총알에 사이드를 노렸던 기사들의 진영도 무너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그닥, 다그닥!
수십 마리의 말은 아직 닫히기 전의 성문을 향할 수 있었다.
그 수십 마리의 말 위에는 비전 기사 수십 명이 타고 있었다.
드드드득…
하지만, 닫히고 있는 문은 너무 좁아서 말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좁은 틈만 남았다.
거기다, 조금 전 뿌린 물 때문에 몇몇 말들은 발을 접질려 넘어지기까지 했다.
“뛰어! 몸 날려!”
키히힝!
기사들은 말을 버리며 그 반동을 이용해 말에서 뛰어내려 문틈으로 몸을 날렸다.
퍽! 퍽! 퍽!
“크윽…”
“컥!”
“켁!”
몇 명인가는 성문에 그대로 몸을 부딪혔다.
드와프가 만들어서 유난히도 특별한 성문, 가속도가 있어서 아무리 비전기사라고 해도 정신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명인가는 그 틈으로 쏙 하고 파고드는 것이 가능했다.
“됐다!”
쿵!
문이 닫혔다.
성문 안으로 들어온 비전 기사는 고작 다섯.
하지만 비전 기사 한 명은 일반 기사 10명 이상을 상대한다. 그만큼 날래다는 것이다.
영지에 남아있는 기사는 고작 열 명이다. 비전 기사들은 물론 남아있는 기사들의 무장을 당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영지에 남은 기사들이 이 다섯 명의 비전 기사를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사이에 한둘이 성문을 여는 것은 식은 수프 먹기.
그런데…
“방패 들어!”
쿵!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성벽 위의 기사들이 아닌, 플라스틱 방패를 든 한국1령 출신의 정예 병사들이었다.
거리는 멀었다.
거의 100미터 정도로 벌리고 서 있는 병사들, 그러나 상대는 그냥 기사도 아니고 비전 기사였다.
100미터를 좁히는 것은 4, 5초면 된다.
“하, 고작 병사놈들이 우리의 상대가 될 것 같으냐?”
비전 기사들은 병사들을 비웃으며 일부러 아주 느린 걸음으로 병사들을 향해 다가갔다.
철퍽, 철퍽.
성문 앞의 흙은 문을 닫을 때 뿌린 물 때문에 질었다.
혹시 기름인가 했지만,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발걸음을 느리게 할 수는 있지만, 비전 기사에게는 이정도의 장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방패 열어!”
처처척!
병사들이 좌우로 움직여 방패막의 가운데를 열었다.
스팟!
비전 기사들은 혹시나 비비탄 총알이라도 날아올까 봐 움찔하며 방패를 들어 올리며 좌우로 흩어졌다.
그런데 병사들 사이로 나온 이는 기사도 아니고 그냥 병사였다.
“뭐야?”
물론, 그도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천도 아니고 가죽도 아닌 붉은색 장갑이었는데, 왠지 질기고 부드러울 것 같았다.
그의 손에는 끝에 작은 쇠 돌기가 튀어나온 검은색 단봉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뭘 하려는 것이냐?”
불길함을 느낀 비전 기사들이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때.
따닥, 따닥.
괴상한 복장을 한 병사가 단봉에 달려있는 단추를 눌렀다.
지지지지지지직!
땅에 강한 전류가 흘렀다.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악!”
“으드드드드드드드드드!”
치직, 치직, 치지지…
비전 기사들은 순식간에 선 채로 전기에 타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병사들은 흥분했다.
“와! 역시 이것도 먹힌다!”
이상한 복장을 한 병사가 손을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
다른 병사들도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상한 복장을 한 병사는 수문장이었다.
문을 지키는 수문장은 주간 2명, 야간 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에게는 근무 시 ‘번개 막대’라는 것이 지급된다.
평시에는 절대 사용할 수 없지만, 갑작스러운 전시에 어떻게 사용하라고 되어있었다.
문을 닫으며 물을 터트려 일대를 물바다로 만들고 성문과 멀어진 상태로, 흙이 젖지 않은 곳에서 땅에 가져다 데면 된다고.
그 이유를 이제 확인하게 된 수문장이었다.
“막아냈다!”
수문장은 환호성을 지르며 하늘을 향해 번개 막대를 뻗으며 단추를 눌렀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직!
번개 줄기가 하늘로 역행하는 기행이 벌어졌다.
번개 줄기는 공중으로 거의 100m가량이나 치솟아서 밖에 있는 이들도 모두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으, 으와아아아!”
병사들이 놀라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수문장이 놀라 단추에서 손을 떼자, 번개가 사라졌다.
사격을 효율적으로 하느라 사방으로 흩어졌던 기사들도 그 번개 줄기를 볼 수 있었다.
“이… 이건…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는 거였던가?”
수문장이 놀라는 사이.
“수문장! 어서 올라오게!”
바로 앞, 성문 위에서 사격을 하고 있던 기사 바레트가 아래를 바라보며 수문장을 애타게 불렀다.
수문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이용해 성벽 위로 올라갔다.
퓻퓻퓻!
콰쾅! 쾅! 쾅!
성벽 밖의 상황은 그 사이에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돌진하는 기사들과 기사들의 비비탄 총알 세례에 의해 적진은 붕괴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몇 귀족 지휘관들과 비전 기사들이 중심이 되어 성벽과 성문을 향해 돌격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숫자만 해도 어림잡아 수십만, 적어도 20만 많게는 60만까지는 되는 병력의 숫자다.
아무리 기사들이 차와 비비탄 총으로 사방을 헤집고 있다고 해도 한계는 있었다.
“수문장, 무기를 넘기고 이걸 받게.”
바레트 기사는 자신이 사용하던 비비탄 총을 수문장에게 넘기며 번개 막대를 인계받았다.
“사용법은 간단하지만, 위력은 상당하네. 발사를 위해서는 이게 필요하고…”
자그락…
바레트는 빠르게 수문장에게 비비탄 총의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사격술의 정확도는 어쩔 수 없지만, 빠른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 비비탄 총의 장점이었다.
“이제 알겠나?”
철컥. 퓻!
쾅!
“이렇게 하는 것 맞지요?”
“맞네.”
바레트는 들뜬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이 단추를 누르면 아까처럼 되는 게 맞지?”
“네.”
더 간단하게 사용법을 전수 받은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휙!
성벽을 뛰어내렸다.
쿵!
“하…”
소리는 대단했지만, 수트와 영주님께 받은 ‘전투화’라는 신발이 충격을 모두 흡수하고 있어서 아무런 충격도 없었다.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옷의 성능을 확인해 놀라던 바레트는 이내 피식 웃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비전 기사들과 일반 기사들, 병사들… 국왕군이 사방을 가득 채우고 달려오고 있었다.
뛰어내린 바레트는 혼자.
그러나.
치직, 치직, 치지지지지지지지지직!
“나에게는 번개검이 있다!”
바레트의 말대로였다.
수문장의 손에서 번개 막대를 건네받은 바레트는 어릴 때 상상하던, 거대한 번개를 휘두르며 적을 무찌르는 신화 속의 존재가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흥분했다.
바지지지지직!
번개의 검이 횡으로 휘둘러졌다.
베이지는 않았다.
치지지지직!
“큭!”
“크륵!”
“켁!”
다만, 사방으로 스파크가 튀며 많은 이들을 감전시켰을 뿐.
“하하, 하하하하하!”
바레트는 웃으면서 전장을 뛰어다녔다.
처음에는 혼자 달려드는 바레트를 보며 만만하게 보고 달려오던 비전 기사들은, 어느새 방향을 틀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번개검의 사거리는 100미터.
후웅! 후웅!
지지직, 지직! 지지지지직!
“누가 나를 막을 소냐!”
바레트는 한동안 무쌍을 찍으며 전장을 휘져었다.
위에서 비비탄 총을 쏘고 있던 기사들은 ‘저게 내가 돼야 했는데’ 하면서 짬이 딸려 성문에서 멀어졌다는 것에 분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직, 파직, 파짓, 틱.
“응?”
이상한 소리와 함께, 바레트가 들고 있던 번개막대에서 번개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배터리가 닳고 만 것이다.
“뭐, 뭐야?”
하지만 바레트는 배터리가 닳아서 그렇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영수가 가지고 온 번개 막대, 그러니까 전기 충격기는 원래 배터리가 닳지 않는다.
그런데 배터리가 닳지 않는 전기 충격기는 오로지 영수가 가지고 올 때 단말기에 등록을 한 전기 충격기뿐이었다.
영수는 수문장들에게 전기 충격기를 주며, 나름의 안전장치로 배터리가 닳아서 없어지는 전기 충격기를 주었다.
이곳에서 전원을 충전할 수 없을 테니, 일회용인 셈이다.
물론 그래도 능력은 그대로니 갑작스러운 전쟁 상황에서 문 앞을 방어하기는 충분할 것이라고 영수는 생각했다.
하지만, 바레트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적의 아티팩트의 마나가 다 달았나 보다!”
“뭣들 하나! 다들 돌격!”
기사들이 반전해서 말을 앞세우고 바레트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숫자였다.
“이런 젠장…”
그러나 바레트는 욕을 하면서도 당당하게 서서 신검을 꺼내 들었다.
미스릴 검조차 한방에 잘라버리는 신검이다.
“와라!”
서걱! 서걱! 퍽!
자르고 자르고 몸으로 막아버리고.
“흥! 한국령의 기사들을 조심하라고 배우지 못했더냐?”
바레트는 웃으면서 비전 기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말에 타고 있고, 몸도 빠르고 힘도 강한 기사들인데 그들은 무슨 짓을 해도 바레트의 몸을 벨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검에 맞은 바레트는 조금 아팠다.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는 타격이 누적이 될 것이다.
바레트의 눈에 세 대의 차가 들어왔다.
사방을 헤집고 있지만, 이내 땅을 판다든가 장애물을 깐다든가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차에 대해서도 대비를 한 것이다.
‘숫자가… 너무 많아…’
그렇게 휩쓸었는데도 아직도 수십만 명이 남아있었다.
정말, 지겨운 숫자였다.
이러다간 데미지가 누적될 것이다.
자신도, 차도, 성문과 성벽도…
“젠장, 안티 마나 필드라는데 아티팩트를 사용하다니! 이건 말이 다르지 않소! 대사! 국왕 전하께 건의하여 거짓말을 한 마다르시아 왕국에 가기로 한 보상을 줄이라고 해야겠소!”
“안티 마나 필드를 깔기 전까지만 해도 굽실거리던 위인이, 태세 전환이 너무 빠르군.”
“흥! 여긴 전장이오. 전쟁 중에 누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지 모르지. 마법사면서 마나도 사용 못 하는데… 말을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겠소?”
“…”
새로 임명된 국방상서 요론 백작의 말에 마다르시아 왕국에서 파견나온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입을 다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전 국방상서를 그냥 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예전 라이트딜레이 후작은 말이 통하던 상대였고 경우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지, 그자는 신성모독을 한 자이다…’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고개를 저으며 막사를 빠져나갔다.
“안티 마나 필드에도 불구하고 작동하는 몇몇 아티팩트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대량의 마법 스크롤과 마법 아티팩트로 인해 순식간에 무력화 되는 것은 막았으니, 성과가 있는 것 아닌가? 흥, 우매한 요론 놈…”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밖으로 나와서야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당장에는 정말 힘 없는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이니 기분 나쁜 것은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어쨌든 물량이 있고 대비가 있으니, 지금 준비된 것들은 막아낼 것이다.
파트리스는 높은 첨탑으로 올라가 전장의 결과를 살폈다.
끼이이익!
쿠르릉!
말 없는 마차 한 대가 바닥에 빠졌다.
“구덩이에 빠트렸다!”
“올라온다! 막아!”
기사들이 구덩이에서 올라오려는 것은 병사들이 막았다.
흙을 사용하고, 이것저것 던져 넣어 쌓는 형식으로.
“마차 한 대는 잡았고, 나머지 마차도 시간 문제겠군…”
고개를 들어 보니 성문과 성벽에 병사와 기사들이 개미 떼처럼 붙어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강해서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 강한 무기는 폭발하는 속성이 있어서 성문 아래에 온 적들에게 사용하니 폭발하며 성벽까지 무너트리고 있다는 사실을, 성벽 위의 기사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었다.
“후후후…”
모든 것은 전쟁이 끝난 이후이다.
말 없는 마차도, 저 이상한 무기도, 모두 마법 왕국 마다르시아에서 회수해갈 것이다.
‘그것의 원리만 알아낸다면, 드디어 성스러운 전쟁을…’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음침한 미소를 띄우며 하늘을 바라봤다.
이제 막 해가 정 중앙에 떠 있었다.
“슬슬 출출하군.”
한가하게 밥이나 먹을 생각을 하던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다시 고개를 내리다가, 성벽 너머 저 멀리 하늘에서 태양 아닌 뭔가가 떠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새겠지. 한가하기도 하군 거참.”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주 작은 점같은 것이 점점 커지기 전까지는.
“응? 저런 것은 대체…”
그것은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나는 것은 새의 영역, 새가 아닌 것이 나는 것은 바로 마법의 영역이었다.
안티 마나 필드는 원래 둥그런 반구형이다.
이번 영역은 매우 광범위해서, 하늘 위로도 수십 킬로미터가 포함되고 있었다.
그런데 저 둥근 물체는 안티 마나 필드의 영역을 무시하고 보란 듯이 날고 있었다.
“설마, 한 자작의 새로운 아티팩트인가? 그러고 보니 그런 보고가 있었던 것 같긴 한데, 헬… 리콥터였던가?”
파트리스 마법대사가 기억을 더듬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불길한 소리를 내며 점점 가까워지는 헬리콥터는 이쪽으로 일직선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헬리콥터는 영지 안에 있었다.
거기다 고작 한 대.
한 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전장이었다.
‘피해야겠군…’
파트리스 마법대사는 서둘러 첨탑에서 내려갔다.
아직 거리가 있으니, 오기 전에 피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막 첨탑에서 내려왔을 때.
반짝.
“음?”
파트리스는 헬리콥터에서 뭔가 붉은색이 아른거린다고 느꼈다.
찌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땅에 검은 선이 생겼다.
닿는 것은 모두 잘렸다. 사람도 말도 무기도 모든 것이.
화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락!
그리고 불타올랐다.
파트리스가 급하게 뛰어 내려왔던 첨탑은 절반으로 갈라져 있었고, 불에 타오르고 있었다.
파트리스의 고작 1미터 앞에는 검은색 선이 그어져 있었다.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 무슨 이런 경악스러운 마법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