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16)
한 남작 보상을 얻다.
한 남작 보상을 얻다.
트럭이 뚫고 들어간 건물에 이목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쟈… 쟈쟈슬리피 자작님이 당하셨다!”
한 기사의 외침이 영주부 전체를 울렸다.
“무슨…”
“저, 정말이야? 영주님이 당하셨다니…”
순간 전투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때 뚫린 벽 사이로 누군가가 빠져나왔다.
그는 갑주를 입고 있는 기사였다.
“단장님!”
그를 알아본 쟈쟈슬리피 자작령의 기사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먼지를 뚫고 나온 이는 자작을 호위하기 위해 따라갔던, 그들의 단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사들의 기대와 다르게 원군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품 안에 누군가를 안아들고 간트레이그 남작의 기사들 앞으로 걸어왔다.
“아, 아니…”
“어떻게…”
시력이 좋은 자작령의 기사들은 안긴 이가 누군지 알아차리고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털썩.
바닥에 내려놓은 죽은 사람, 그는 쟈쟈슬리피 자작이었다.
“다 끝났다. 주군의 명으로 지키던 쟈쟈슬리피 자작이 죽었으니…”
“패배를 인정한다는 건가?”
쿠아멘트가 적 기사단장에게 물었다.
“후우… 전쟁은 그대들의 승리다.”
“레이먼! 가서 백기를 걸고 봉화를 올려라!”
지명 당한 기사가 영주부의 첨탑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를 막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왕국법을 존중하여 종영주의 병력을 주영주에게 인도하도록 허락하겠는가?”
“우리는 왕국법을 존중한다. 여섯 시간을 주겠다. 리라이트 백작가의 병력들은 이곳을 떠나라!”
고개를 끄덕인 적 기사단장이 돌아서서 소리쳤다.
“리라이트 백작가의 기사들과 병사들은 군장을 꾸려라! 우리는 본가로 돌아간다!”
병력들은 서둘러 철수 준비를 했다.
부릉…
콰직! 콰직…
그때 영주부의 안쪽 벽이 부서지며 영수의 트럭이 뒷모습을 드러냈다.
“후우…”
돌아가는 병사들을 보며 영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몬스터가 있고 창칼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이번 일 때문에 약해졌다느니 하는 그런 순두부처럼 말랑말랑한 생각을 해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한숨 돌렸다는 의미의 한숨이었다.
기사들이 달려왔다.
“영수 마법사님! 최고입니다!”
“어떻게 그곳에 쟈쟈슬리피 자작이 있는 줄 아셨습니까?”
“오늘의 일등 공신은 영수 마법사님이십니다!”
기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축하했다.
패잔병들의 눈빛들이 곱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적진의 한복판인 곳이라 이겼다고 이렇게 방심하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만큼 이곳 왕의 힘이 강해서 왕법이 잘 먹힌다는 소리겠지…’
덕분에 10년간 보호가 될 것이지만, 이곳 자작령은 앞으로 많은 잡음이 생길 거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에게는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간트레이그가 고민할 문제였다.
‘이제 대가를 받을 차례군.’
간트레이그 남작의 영주부 마당.
주변에는 오로지 간트레이그 남작 혼자라는 것을 확인한 영수는 차의 시동을 껐다.
부르르르…
철컥.
“아아!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영수 마법사님.”
문이 열리자마자 간트레이그 남작이 밝은 표정으로 두 팔을 벌리고 달려왔다.
하지만, 그가 닿기 전에 영수는 손으로 그를 슬쩍 밀었다.
‘낯 간지럽게 남자끼리 허그라니…’
부담스럽다.
“은혜는요. 다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인데요. 자. 작. 님.”
“자작…”
자작이라고 불러주니 멈칫거렸다.
아무래도 승작을 했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입꼬리가 거의 귀에까지 걸리는 것을 보면.
“크흐! 역시 마법사님은 겸손하십니다. 사실, 고작 프라시아 땅은 대가로는 너무 부족하죠. 필요하시다면 자작령을 드렸을 텐데.”
“아닙니다. 그저 정착해서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곳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솔직히 그가 그렇게 쉽게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왔던 남작령을 자신에게 넘겨줄지 몰랐다.
물론 인구 3만이 안 되는 남작령보다는 거의 10만 가까운 인구가 사는 자작령이니 당연히 좋기는 하겠지만.
“앞으로 여기서 연구를 계속하실 겁니까?”
“겸사겸사… 괜찮은 물건이 있으면 자작님 영지에 가서 팔아다가 돈으로 바꿔올까도 생각합니다.”
“하하하하. 마법사님의 물건은 대단하죠. 투구만 해도…”
대여용으로 줬었던 투구 천 개는 자작에게 영구적으로 대여해주기로 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脣亡齒寒), 간트레이그 자작은 외부로부터 자신의 영지를 지켜줄 거다.
영수가 이곳에서 주로 하려는 것은 양쪽 세계를 오가며 물건을 파는 것인데, 남작령은 그러기 위한 기지이자 자신의 일을 도울 인력을 모집하는 곳이다.
접근성 면에서 대륙의 끝에 있는 이곳 프라시아 땅은 노출도나 접근성 면에서 너무 떨어진다. 하지만, 영수로서는 굳이 크고 외부 노출이 되어있는 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물건만 확실하면, 어디에 있든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상인이니까.
상단을 멀리까지 운용할 필요도 없었다. 간트레이그 자작을 얼굴마담과 1차 보호막으로 삼고 접근성이 뛰어난 그의 영지에서 주로 거래를 하면 되는 거다.
“애초에 영수 마법사님이 아니었다면 자작도 남작도, 아무것도 제 것이 아니게 될 수 있었습니다. 영원히 갚을 수 없는 큰 은혜지요.”
간트레이그 자작은 웃으면서 손에 들고 있는 작은 보석함을 내밀었다.
“이것은…”
“드리기로 했던 보상입니다.”
작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은색, 세공된 제법 큰 보석으로 굵은 알이 박혀있는 제법 큰 반지가 있었다.
‘설마, 영지를 주기로 해놓고 비싼 반지라며 이거 하나 주고 끝내는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영주의 주인임을 나타내는 인장 반지입니다. 전 간트레이그 남작령, 프라시아 지방의 영주임을 의미하는 마법과 복제 방지 마법, 착용자의 손에 딱 맞게 해주는 마법이 걸려 있지요.”
마법이라는 소리에 영수는 반지를 꺼내 왼손 두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착용해봤다.
그러자 반지가 저절로 줄어들며 원래 그랬던 것처럼 손가락 사이즈로 변했다.
‘이런 게 마법이라는 건가?’
흥미롭다.
자신 같은 가짜 마법사가 아니고, 진짜 마법사가 만든 물건이라는 건데…
‘온도에 반응하는 형상 기억합금 같은 건가?’
영수는 논리적으로 반지의 작용 원리를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과연 이 세계의 마법사는 어떤 존재일까?
문명이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발전된 과학을 가진 사람? 아니면 정말 다른 사람들의 설명처럼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
언제고 한 번 만나봤으면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답니까?”
“마법사님들은 절차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들어서… 임명식이나 파티 같은 예식은 빼버렸습니다.”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지 않아준다니 이쪽이야 환영이다.
“반지만 끼면 되는 겁니까?”
“아, 물론 서류작업이 남았지만… 보통 그런 건 귀족이 아닌 가신들이 처리하죠. 가신들에게 처리하라고 일렀습니다.”
‘이 세계의 귀족들은 다 이런 건가?’
무능력하다고 해야 할지, 사람을 잘 쓴다고 해야 할지…
“그럼 이제 영수 마법사님이 아니라, 한 남작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편하실 데로요.”
이곳에서의 평판도, 부르는 것도 별 상관없었다.
영수에게 이곳은 부를 쌓기 위한 전초기지에 불과하니까.
“아무래도 저는 마법사님이 더 입에 익군요. 그런데 영지 이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름이요?”
“영주는 새로 임명되는 때에 한해 자신의 영지 이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대로 하실 겁니까? 아니면 바꿔서…”
“그냥 그대로… 아니, 한국령으로 하겠습니다.”
중의적으로 한국 사람의 영지이자 한 씨인 자신의 나라라는 의미였다.
이름은 대표성을 지닌다.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이 오지를 한국이 발전한 것처럼 눈부시게 발전시켜보겠다는 의지였다.
“한국령의 한 남작이라… 그럼 수도에는 그렇게 알려놓겠습니다.”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재정이나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관리되는 것이죠?”
“재정은 지역 세리들이 관리합니다. 하인이나 그런 부분은 모두 집사에게 맡기기 때문에…”
간트레이그 자작이 대답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니 전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본 것 같았다.
‘귀족들이란…’
“아, 그들은 저를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여기에 남기 때문에 따로 불러서 알아보시면 될 겁니다.”
“그럼 자작님은 어떻게 하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자작령에는 또 자작령의 집사와 세리들이 있으니까요.”
‘귀족들만 바뀌는 건가? 지방 유지나 토호 같은 개념이겠군.’
“이제 남은 인수는 병력 부문인데… 기사들의 대부분은 저를 따라 자작령으로 옮기기로 했고, 상비군도 대부분 저를 따르기로 한 터라…”
이쪽의 눈치를 봤지만, 기사나 병사들이 간트레이그 자작을 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자작령에는 더 많은 기사와 병사들이 필요했고, 세금을 내는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그만큼 보상도 더 줄 테니 그를 따라가는 것은 당연.
원래부터 남아봐야 고향에 애착이 있는 특이한 성격의 사람이거나, 다른 가정사가 있는 사람들 정도일 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새로 모집하겠습니다. 그동안 잠시 영지를 폐쇄하면 되겠죠.”
“아,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당분간은 제가 기사들과 병사들의 일부를 상주시켜드리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아, 하긴 마법사님이 있으시면, 병사는 적더라도 기사단 하나가 들어찬 것이나 마찬가지죠.”
마법사는 아니지만, 트럭과 전기 배터리만 생각해도 얼추 전력은 비슷할 거다.
‘아니, 더 세려나?’
“이것은 남는 기사와 병사들의 명단입니다.”
간트레이그 자작은 명단이 적힌 서류를 건네주었다.
‘그래 봤자 모르는 문자인데…’
그런데 읽혔다.
“…”
“하하… 너무 적지요? 병사가 50밖에 안 되지만, 자경단원 중에서 모집하면 100명 정도는 더 모집할 수 있을 겁니다.”
“기사가 둘이 남았군요.”
“아, 이사가 나이 든 부모님의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하여 같이 가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 효자들이죠. 하지만… 분명 가족 모임에서 봤을 때는 건강했는데…”
마지막 말은 간트레이그 자작이 작게 속삭였다.
“그렇습니까?”
효자? 말을 들어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조금 미심적긴 하지만… 두 사람은 실력도 좋고, 일도 잘하는 편입니다. 그 두 사람에게는 계약할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마법사님도 계약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그 부분은 일단… 자작님을 배웅해드리고, 만나본 뒤에 결정하겠습니다.”
뚜벅, 뚜벅.
끼이익…
응접실의문이 열리고 두 사람의 기사가 들어왔다.
“한 남작님을 뵙습니다.”
“크히모스와 보잭이라고 했던가?”
“넷! 리브 크히모스입니다.”
크히모스는 유난히 덩치가 큰 기사였다.
“내가 처음으로 영지에 왔을 때 본 기사군. 경계가 주특기인가?”
“맞습니다. 기억해주셔서 영광입니다.”
“루바타 보잭 입니다!”
보잭은 근육질이긴 했지만, 워낙에 큰 크히모스와 같이 있다 보니 호리호리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크히모스의 존재감에도 꿀리지 않는 잘생기고 호감 가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간트레이그 자작을 호위하던 기사였지? 그럼, 요인 보호가 주특기겠군.”
“암살 경계가 특기입니다.”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는 것은 영수의 장점이었다.
대부분은 윗사람이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면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는 뭔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다.
‘마법사는 원래 기억력이 좋다고 했던가?’
마법사라고 오해 받다 보니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한편으론 편하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두 사람 다 간트레이그 자작을 따라가지 않은 이유가 부모님의 건강 때문이라고 했던가?”
“네. 그렇습니다.”
나이가 좀 더 많은 크히모스가 앞으로 나와 대표로 대답했다.
“나와 계약할 생각은 있는가?”
“비록 이미 다른 주군을 모셨지만, 남작님만 괜찮으시다면 저희 두 사람은 한 남작님께 충성을 바치고 싶습니다.”
“충성을 바치고 싶습니다.”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튕겼다.
틱!
응접실 밖에 있던 집사가 영수에게 서류를 가져다주자 두 사람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마도, 계약서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 받은 서류는 집사에게 하녀들을 시켜 두 사람을 조사해오라고 한 것이 지금 도착한 것이다.
“두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지시했네. 조사해보니, 두 사람의 부모님은 건강하시더군. 직접 농사도 지으시고, 보잭의 부모님은 5년 전에 막내를 낳으셨다고 했던가?”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간트레이그 자작에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더군.”
“그, 그것은…”
크히모스는 눈에 띄게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크히모스, 자네는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잠만 잔다고 하는군. 심지어 휴가 때도 말이야. 사실 집이 가장 좋지 않은가? 밖으로 나가는 것도 싫고.”
지목당한 크히모스가 고개를 떨궜다. 그 큰 덩치가 한 번에 쪼그라든 느낌이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이런 저의 성향이 남자답지 못하고 특히나 기사로서는 잘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특히나 그의 덩치와는 안 맞는 특성처럼 보이지만, 크히모스는 지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집돌이였다.
자기 집이 편하다는 게 뭐가 문제겠는가?
하지만, 이곳은 지구가 아니다 보니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보잭, 그쪽은 만나는 여자들이 많더군. 이곳이야 첩을 들이는 일이 불법은 아니다만… 결혼이 목적도 아니고, 많은 여성들과의 관계를 버리고 자작령으로 가는 것이 싫은 건가?”
보잭은 겉으로 보기에는 카사노바였다.
카사노바는 도전을 즐기는 성향이 있어야 하는데, 그의 경우에는 아니었다.
조사해보니 그가 만나는 여자가 모두 동네에서 같이 자란 동연배의 여자 친구들이었고, 그가 먼저 꼬신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그녀들이 먼저 다 저를 좋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누구 한 사람만 좋다고 할 수가…”
‘얼굴이 잘생긴 데다가 거절을 잘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가…’
두 사람의 경우를 이해는 하겠는데, 보잭에게만은 괜한 질투가 느껴지는 영수였다.
“크흠, 결국 부모님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이 이뤄놓은 것이 아깝고, 도전하는 것이 싫고 익숙한 생활을 하는 것이 좋아서 간트레이그 자작을 따라가지 않은 거지?”
“…”
두 사람은 확답을 하지 않고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괜찮아. 이미 자작은 떠나고 없으니까. 그런데 대답하기 전에 이것만 기억해. 내게 하지 않은 거짓말은 참을 수 있어. 하지만, 내게 거짓말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 맞습니다.”
“… 죄송합니다.”
두 사람은 어렵게 입을 뗐다.
하지만 영수는 이것보다 더 특이한 사람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초, 중,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도 성적과 관계없이 가까운 곳으로 진학한다.
사회에 나가서는 능력이 좋아 스카우트 제의도 오지만, 다른 곳으로 이직도 안 하고, 한 회사에만 충성을 바친다.
문제가 있다면 회사가 커져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가거나 해외로 장기 파견을 보내려고 한다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인데…
‘그냥 집과 가까워서 다니는 사람…’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한 곳에만 머무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정도는 약과다.
특이한 유형이지만, 어찌 되든 이곳을 잘 아는 기사가 남아줬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런데도, 아직도 나와 계약할 의사가 있다는 건가?”
“네…”
“허락만 하신다면…”
두 사람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그럼 계약하지.”
“네?”
“왜? 두 사람은 나와 계약하는 것이 싫은 건가?”
“아, 아닙니다!”
“한 남작님께 충성을 바칩니다!”
두 사람은 다급히 예를 차렸다.
영수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