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2)
경로를 탐색합니다.
경로를 탐색합니다.
갑자기 바뀐 낮과 밤 그리고 처음 보는 초록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
키는 인간과 비슷했지만, 생김새나 우락부락한 몸을 보면 인간으로 진화하다 만 동물 같았다.
그들 중 덩치가 가장 큰 초록 인간 하나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10미터 앞쪽에 누워있었다.
딸칵.
“괜찮습…”
치인 사람의 상태가 걱정돼 문을 열고 빠져나가려던 영수는 그대로 멈칫했다.
다시 보니, 초록 인간들의 손에는 도끼며 칼 같은 살벌한 무기들이 들려있었다.
팡!
문을 잠갔다.
저런 무기로 찍어대면 과연 문이 버텨내기는 할까?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자신은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남은 물건을 마저 배송하기 위해 원룸촌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취릭?”
‘지구는 아니야.’
만일 지금 환각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여기가 지구가 아닌 것은 확실했다.
끼리릭…
영수는 조심스럽게 사이드를 내리고 엑셀 위에 발을 올려 언제든지 달아날 준비를 했다.
부스스…
“취췻! 닥쳐 약한 오크들!”
그때 수풀을 헤치면서 다른 초록 인간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초록 인간이 나타났다.
“…”
시끌벅적하던 사위가 고요해졌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른 이들은 숲에서 나온 머리 큰 초록 인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같았다.
“췻? 족장?”
놈은 누워있는 초록 인간에게 달려갔다.
‘족장 그리고 약한 오크…’
여기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부르고 하는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초록 거한이 족장이라고 부르는 초록 인간은 이쪽 때문에 머리가 깨져 즉사해 있었다. 둘이 친한 것 같은데, 그게 문제였다.
“취릭, 형이 왜 누워있어?”
거기다 형제라니…
찰싹! 찰싹!
아무리 몸을 흔들고 뺨을 때려도 족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죽어있으니까.
초록 거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분노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어떤 놈들이야! 취익! 하긴, 너희같이 약한 오크 놈들이 그랬을 리는 없고…”
주변에 있는 다른 약한 오크들을 바라보던 거한은 이내 트럭을, 정확히는 트럭에 앉아있는 자신을 똑바로 쳐다봤다.
“췻! 너구나!”
훙, 훙, 훙, 후웅! 후웅!
초록 거한은 양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도끼를 위협적으로 휘둘러댔다.
너무 빨라서 눈으로 쫓기 힘들었고 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취췻! 죽어라!”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는 거한.
그는 두 개의 도끼를 하늘 높이 쳐 올렸다.
영수는…
부아아앙!
영수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며 강하게 액셀을 밟았다.
“취잇!”
콰직!!
“뀍!”
자칭 오크 족 최고의 전사는 트럭에 받히는 순간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하늘 높이 날아갔다.
도끼를 두 개나 들고 있는 게 대순가? 이쪽은 차 무게만 1톤이 넘는 트럭이었다.
쿠당탕!
공중에 부웅 떴던 오크 족 최고의 전사는 트럭이 지나가고 나서야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사이드미러로 보니 잠시 몸을 부들부들거리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가 푹하고 땅으로 꺾였다.
부아아앙!
‘무기를 들고 있었으니 정당방위다.’
도망치는 영수는 속으로 정당성을 부여하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취췻!”
초록 인간들이 소리를 내며 더 모여들었다.
아찔했다.
그런데 순간 가희와 가희 고모의 해맑은 미소가 떠올랐다.
‘이런 곳에서 개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어!’
영수는 액셀을 더 강하게 밟았다.
“췻! 어엇!”
초록 인간들이 서둘러 트럭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췻… 족장 형제 다 죽었어…”
남아 있는 초록 인간, 오크들은 트럭의 뒤꽁무니를 보며 중얼거렸다.
“취칫… 그럼…”
“췩!! 해방의 날이다!”
쿠어어어!
한동안 숲 속에는 초록 인간들의 끊이지 않는 기쁨의 함성이 들려왔다.
부아아앙!
하지만, 그에 놀란 영수는 더 강하게 엑셀을 밟을 뿐이었다.
덜컹, 덜컹, 퉁!
돌을 밟았는지 차가 급격히 흔들리는 바람에 영수의 몸이 공중으로 떴다가 내려왔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으면 몸이 창밖으로 날아갔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후우… 뭐가 어찌 됐든 도로가 있다는 것은 문명이 있다는 것이고, 비포장도로밖에 없다는 것은 아주 낮은 레벨의 문명이라는 건데…”
영수는 속도를 좀 더 늦추며 지금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분명 고개 숙이기 전까지는 신호등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비가 고장 난 것 같아서 때리느라고 잠시 주변을 놓치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이렇게 변해 있는 건지…
‘그러고 보니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기 전에 뭔가…’
고개를 돌리자 먹통이 된 줄로만 알았던 내비에는 영상이 출력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나왔던 부분만 표시되어 있고 가는 방향은 검은 미탐색 맵하며, 상단에 떠 있는 하얀색 글자들까지…
“미션?”
<튜토리얼 미션>
<미션을 완료하면 다시 지구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미션 : 인간을 만나 가진 물건으로 거래하라.>
<보상 : 강화 포인트 1, 기억지점 포인트 2, 지구귀환.>
<상태창 및 포인트 확인 우측 상단 메뉴 확인>
“…”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그중 두 번째, ‘다시 지구로’라는 문구가 특별히 눈에 걸렸다.
“… 다시 돌아가야 하는 건가?”
초록 인간 둘을 차로 쳐놓고 도망 나왔다.
돌아갔다가는 거래를 트기도 전에 그들의 도끼에 찍혀 사망하지나 않을까?
일단 직진하기로 했다.
길이 있다는 것은 사람 사는 곳이 이어진다는 소리이니, 끝까지 가다 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나?
무슨 포인트니 하는 알 수 없는 말들은 무시했다.
일단은 지구로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나마 야근 시작하기 전에 기름을 넣어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덜컥거리면서 굴러갔다.
얼마쯤 갔을까?
-전방 200미터 앞에 검문소가 있습니다.
끼이이익!
영수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차를 멈춰 세웠다.
“검문소?”
영수는 잠시 고민했다.
내비가 검문소라고 말하는 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지구가 아니잖아?
“…”
부릉…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안 되면 차로 치고 도망가버리지…’
영수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우거진 수풀을 파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부스스, 푸스스스, 촤악!
수풀을 완전히 빠져나오자 가장 먼저 영수의 눈을 반기는 것은 밝은 빛이었다.
영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속도를 줄였다.
웅성웅성…
앞에서 소음이 들려왔다.
빛에 적응한 영수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다.
푸르륵.
돌돌돌돌…
“새치기들 하지 맙시다!”
“거 참, 검문받을 때는 무기에서 손 놉시다. 원 살벌해서…”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는 말, 마차, 사람들과 원시적 무기로 무장하고 가죽 갑옷 같은 것을 입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 병사들…
돌로 쌓은 기다란 성벽과 성문 그 위로 간혹 보이는 건물의 첨탑들까지…
“하하… 하하하!”
드디어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에 영수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음? 뭐야, 몬스터 로드에서 마차가 나왔잖아?”
“저거 봐! 마차에 말이 없어!”
사람들의 외침이 영수의 웃음을 멈추게 했다.
“마, 마법사의 마차다!”
“마, 마법사라니…”
검문소 앞이 소란스러워졌다.
“비, 비상! 뭐, 뭣들 하시오! 빨리 비켜드리지 않고!”
병사들이 소란스럽게 움직이며 검문소 앞을 가로막고 있던 사람들을 좌우로 물리며 길을 텄다.
“마법사?”
들려오는 생소한 호칭에 영수는 자신도 뒤로 물러나야 하나 고민하며 사이드미러를 확인했다.
철컹, 철컹, 철컹…
그때 혼자서 철제 갑옷으로 무장한 병사 하나가 트럭을 향해 달려왔다.
“저는 기사 크히모스라고 합니다. 길을 텄습니다. 마법사님. 영지로 들어가시죠.”
기사는 트럭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고개 숙인 병사의 투구에 달린 실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영수는 다시 한 번 뒤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했다.
길이 갈라진 방향 하며 병사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고개를 숙이며 물러선 방향이 한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
아무래도 맞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