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24)
업고 가서 드리프트.
업고 가서 드리프트.
평택 공장.
한쪽 공장 건물은 이미 그제부터 완공되어 향수 원액을 정제하는 중이었고, 한쪽 공장 건물은 이제 막 완공된 상태였다.
이제 막 완공된 공장을 들어가니 벤츠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중 특출나게 티나는 차가 한 대 있었다.
그것은 국산 카고 트럭, 소위 택배 트럭으로 불리는 놈으로 영수가 몰고 다니던 것이었다.
“내비랑, 단말기랑…”
영수는 예전에 타던 트럭에 올라 내비게이션과 단말기 등 익숙한 장비들을 떼어냈다.
영수는 그대로 트럭 옆에 주차되어 있는 아트록스로 다가갔다.
아트록스에는 트레일러가 달려있었다. 원래 한국에서는 트레일러 차량은 면허가 없으면 몰면 안 된다.
영수는 무면허였지만, 여기서 몰 것이 아니니 별 상관은 없었다.
‘운전 연습한다고 생각해야지…’
트레일러 위에는 짐이 잔뜩 실린 다목적 트럭 유니목과 오프로드 차량인 G바겐이 실려있었다.
트레일러 트럭은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서 저쪽 세계의 도로를 달리기 어려웠다. 그래서 우선 트레일러 체로 저쪽으로 옮겼다가 가서는 유니목이나 G바겐을 타고 다닐 생각이다.
철컥.
차에 오른 영수는 대시보드에 내비와 단말기를 연결하고 단말기에 유니목에 실은 물품 목록과 유니목, G바겐을 등록시켰다.
도도도도…
‘그나저나 크긴 크네…’
좁았던 택배 트럭과는 달리 악트로스의 실내는 매우 넓었다.
운전석은 고급스러운 가죽 시트였고 앉으면 뒤에서 누군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운전석 앞뒤 공간도 넓었고 넓은 실내를 활용한 대시보드에는 내비와 단말기를 연결하고도 조작하는 데 불편이 없었다.
각종 수납공간과 두 개나 달린 컵홀더, 운전석 뒤의 접이식 침대, 운전석 뒤에 달린 미니 냉장고까지… 거짓말 조금 보태면 안에서 회의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역시 돈 쓰길 잘했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영수였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악트로스의 차량 중량만 9톤이다. 뒤에 단 트레일러와 유니목, G바겐, 짐들까지 생각하면 못해도 수십 톤은 나갈 거다.
가지고 갈 수 있는 무게가 12톤이다.
하지만, 영수에게는 아직 강화 포인트가 2개나 남아있었다.
꾹, 꾹. 꾹.
<차체를 선택하셨습니다. 강화하시겠습니까? Y/N>
<Y를 선택하셨습니다.>
<내비를 달아 들고 올 수 있는 총 중량이 24톤으로 늘었습니다>
<차체를 선택하셨습니다. 강화하시겠습니까? Y/N>
<Y를 선택하셨습니다.>
<내비를 달아 들고 올 수 있는 총 중량이 48톤으로 늘었습니다>
‘처음엔 6톤이었던 건가?’
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무게가 2배씩 늘어났으니 계산해보면 그 정도였다.
이로써 차체 중량은 최종 48톤으로 늘어났다.
이 정도면 차량들의 무게와 짐을 생각해도 넉넉하다.
‘주문했던 유니목 텐트카랑 6발 G바겐도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권동일에게 차에 대해 상담하고 몇 개를 더 주문했었다. 하지만 한국에 없는 차들이라 현재는 배를 타고 한국으로 건너오는 중이었다.
아쉽지만, 이 정도만 가져가도 사실상 큰 문제는 없었다.
유니목이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 다목적 트럭이다보니, 타겟으로 잡고 있는 미션을 깨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션 : 몬스터 로드를 확보하시오.>
<보상 : 강화 포인트 2, 기억지점 포인트 2.>
<미션 : 영지의 아이들을 늘리십시오.>
<보상 : 강화포인트 1, 기억지점 포인트 1.>
‘그런데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늘린다는 거지?’
몬스터 로드야 대략적인 계획이 섰지만, 두 번째 미션인 영지의 아이들을 늘리라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영 답이 안 나온다.
영유아 사망률을 줄이라는 건지, 아니면 강제로 아이들을 갖게 정책을 하라는 건지…
아무래도 단시간에 깰 수 있는 미션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미션을 깨야만 다음번 미션이 나오니, 좀 더 고민해야 할 사항이었다.
‘우선 유아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 있나 조사해봐서 진주 대금 받으면 백신이라도 들고가야겠네…’
영수는 다시 메뉴로 나와 [경로관리]를 눌렀다.
[???] [지구]<현재 설정된 경로 : 1개>
<현재 기억지점 : 2개>
<남은 기억지점 포인트 : 1>
지구를 클릭하자 현재 있는 곳을 중심으로 내비가 떴다.
영수는 바로 내비의 현위치를 클릭했다.
<기억지점 포인트를 사용해 기억지점을 설정하시겠습니까?>
<Y/N>
<Y를 선택하셨습니다.>
<기억지점 설정을 완료하였습니다.>
<현재 기억지점에서 ‘<지구>-이름없음1’의 이름을 변경하세요.>
맵 위에 동그라미와 육망성이 그려지고 메시지가 떴다.
바로 뒤로 가기를 누르자 현재 설정된 경로가 2개 현재 기억지점이 3개로 변했다.
경로가 두 개라는 것은 지구에서 저쪽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저쪽에서 저쪽으로 혹은 지구에서 지구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소리 같았다.
‘나중에 기억지점을 많이 지정하면 지구에서 저곳에 갔다가 저곳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가능하다는 소리일까?’
실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설정된 경로가 리부트되는 데에는 72시간이 걸린다.
회사에서 나올 때는 3일 동안 찾지 말라고 했는데, 간지 얼마 안 돼서 슬그머니 다시 가는 건 좀 그렇다.
거기다 3일 뒤에 또 자신을 찾지 말라고 하는 건 좀 그랬고, 일단 가서 미션 상황 봐서 해야 할 것 같았다.
영수는 핸들 뒤에 꽂혀있는 키를 가볍게 눌렀다.
드르드드…
방음 시공 때문인지 작고 고르게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위이잉…
그릉그릉그릉…
살짝 창문을 열자 유로6 엔진의 육중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야수가 울어대는 것처럼, 예전에 작은 트럭을 타고 있을 때와는 다른 든든한 느낌이었다.
엔진이 예열되는 동안, 영수는 옷을 벗고 이번에 받은 전신 타이즈형 맞춤형 탄소 어쩌구 방검복을 입었다.
여기에 마스크만 있으면 딱 미국식 히어로다.
쫄쫄이 같지만, 그 위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걸 입고 다니면 몸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영수는 내복을 입은 것처럼 그 위에 겉옷을 다시 걸쳤다.
치익, 치익…
유압장치가 자동으로 조정되며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소리다.
“이제 가볼까?”
영수는 짙은 선글라스를 끼며 내비를 클릭했다.
꾹꾹.
주차장과 저쪽 세계의 해변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클릭하고…
<목적지가 선택되었습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Y/N>
<Y를 선택하셨습니다.>
트럭이 빛에 둘러싸였다.
눈 부신 빛은 사라졌다.
드르르르…
진동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졌다.
눈앞에는 한국령의 귀퉁이, 평화로운 어촌 마을이 펼쳐지고 있었다.
“꺄아아악!”
“도, 도망쳐!”
“미, 미친! 100년 만에 터틀 드레이크라니!”
아니, 평화롭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마을로 도망치고 있었다.
저 멀리, 병사들과 기사도 보이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그들은 사람들을 도와주러 온 게 아니고 사람들과 같이 도망치고 있었다.
‘이런…’
그 뒤를 쫓아 마을로 달려가는 지난번 타고 온 트럭만 한 크기의 튼실한 다리가 달린 거북이…
‘여긴 왜 올 때마다…’
데자뷰가 느껴졌다.
지난번에는 리자드맨이더니, 이번에는 발 빠른 거대 거북?
이 동네는 터가 안 좋은 건지 수맥이 흐르는 건지… 아무튼, 마가 낀 동내인 것은 확실했다.
끼릭.
영수는 액셀을 밟았다.
그릉!
강하게 울어대는 아트록스의 유로6 엔진.
그르렁거림에 거북이가 고개를 돌렸다.
뀌어어!
놈의 타겟이 바뀌었다.
타겟은 당연히 자신이 타고 있는 아트록스 트럭이다.
차에 속도가 붙었다.
뀌어어!
덩치 큰 거북이 놈도 속도가 붙었다.
쿵쾅쿵쾅!
가까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발소리.
순식간에 계기판에 표시되는 앞차와의 거리가 300대로 줄었다.
띠! 띠! 띠! 띠!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의 경고음이 들려왔다.
벤츠가 자랑하는 차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제동이 걸리는 장치…
부아앙!
…는 당연히 땠다.
띠이이이!
시끄러운 경고음.
“덩치도 작은 게!”
앞차와의 거리가 10으로 줄어든 순간.
뀌이?
거북이 놈이 슬쩍 몸을 틀었다.
눈이 안 좋은지, 거리감이 없는 건지, 가까이 와보고 나서 생각보다 크다고 생각한 거다.
차의 왼편으로 돌아가 버리는 거대 거북.
“어딜!”
영수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이이이익!
아무리 제동이 좋은 벤츠라고 해도 관성 때문에 차가 밀렸다.
거기다 뒤에 꼬리처럼 트레일러가 달렸을 때는…
트레일러가 급격히 왼쪽으로 틀어졌다.
뀌잇!
퍽!
‘홈런!’
트레일러에 받힌 거대 거북의 몸이 허공으로 부웅 떴다.
쿠우웅!
놈은 뒤집힌 채로 바닷가의 집 위로 떨어지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자, 잡았다!”
“와아아아!”
“마법사님이 돌아오셨다!”
“이 멍청아 영주님이지!”
“와아아아! 마법사님 만세!”
“영주님 만세!”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집에 사람은…’
다행히 모두 뭍으로 도망쳐서인지 부서진 집안에 사람은 없었다.
“후우…”
한숨을 쉬며 핸들에 몸을 기댔다.
“전복되지 않은 게 다행이네…”
그대로라면 차가 뒤집혔을 거다. 하지만 트레일러로 거북이를 받으면서 운동 에너지가 거북이에게로 쏠리며 간신히 뒤집히는 것을 면했다.
이윽고 사람들과 같이 도망치던 병사들과 기사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들은 뒤집혀 움직임을 멈춘 대형 거북이 주변에서 경계하듯 쭈뼛거리며 가까이 다가갔다.
‘터틀 드레이크라고 했나 저거?’
거북이치고는 너무 크고 다리 근육이 말처럼 선명했다. 그래서인지 빨랐고, 어쩌면 놓칠 뻔했다.
“주, 죽었습니다!”
“오오! 해체하자!”
“비교적 연한 가슴을 잘라라!”
병사들과 기사가 터틀 드레이크를 타고 올라가 놈의 복부를 가르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유난히 병사들보다 덩치가 커 보이는 게, 기사는 크히모스인 것 같았다.
“주구우운! 찾았습니다!”
이내 그는 밝게 웃으며 피투성이가 된 팔을 위로 들고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철컥!
영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내렸다.
“주군! 받아주십시오.”
빠르게 달려온 크히모스는 바로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의 손가락에는 터틀 드레이크의 초록색 피가 묻어있는 자그마한 빨간 구슬이 들려있었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