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47)
하지만 OOO이 온다면?
하지만 OOO이 온다면?
엘프들과 순조롭게 계약한 영수는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계약의 강제성을 갖기 위해 피를 내서 지장을 찍는 부분도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거기다 엘프들 중 일부는 인간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고 우호적인 분위기가 되자 계약 대상자로서 품격을 지켰다.
라무레스만 보고서 엘프들은 얼굴만 믿는 한량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잘못된 선입견이었다.
결론은 엘프들이 이상한 게 아니라 라무레스만 이상한 놈이라는 거였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려고 한 꼴이랄까?
엘프들 내에서도 라무레스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가 대모의 외아들이기 때문에 다들 대놓고 티 내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엘프들과의 계약은 그와 한 계약과는 달랐다.
3달이 아니라 1년에 한 번만 의무적으로 납품하면 된다는 계약 조건과 2년이 지나면 합의에 따라 재배하는 품목을 바꿀 수 있다는 조건도 써넣었다.
거기다 2년이 지나면 계약을 아예 해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써놨는데, 문제는 엘프들이 종족의 미래 때문에라도 스스로 해약할 것 같지가 않았다.
앞으로도 그들에게는 페어리 더스트가 필요했다.
대모라는 엘프는 앞장서서 다른 엘프들을 계약시키고, 계약과 동시에 바로 목화 재배를 서두르게 했다.
덕분에 이쪽에서는 그들을 재촉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엘프들은 페어리퀸의 희생 이후 얼마 남아있지 않은 페어리 더스트로 지도자가 될만한 재능과 역량을 가진 여자 엘프들에게만 성인식을 진행시켜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선출된 것이 각 부족의 대모였고, 모계 중심 사회인 엘프 사회에서 대모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문제는 엘프들에게 영지의 경비 시스템이 그대로 뚫렸다는 것인데…’
이건 중요했다.
물론, 저들이 정령을 이용해서 단체로 성벽을 뛰어넘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었다 치더라도, 지상에 내려온 엘프들은 막아내야 하지 않았겠는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저쪽에 중요한 물건을 저장해두질 못한다.
MSG도 그렇고, 목화나 면직물 등 다른 물건들의 저장도 문제다.
‘안전모만 가지고는 불충분해, 좀 더 강한 방어구가 필요해. 무기도 필요하겠지?’
문제는 무엇을 가느냐의 문제다.
영수는 수화기를 들어 연구팀에 전화를 걸었다.
-연구팀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사님?
“이사실로 정필현 씨 좀 불러주세요.”
정필현은 지난 세연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 랩실에서 만난 대학원생이다.
그와는 즉석에서 연봉 2억짜리 계약을 맺었다.
그를 고용한 이유는 그에게 중세 및 근현대 산업시대를 조사하고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다.
특히나, 그때 당시 사용되었던 물품들의 제조법이나 설계도를 취미로 모으고 있던 것이 고용의 가장 큰 이유였다.
똑똑.
“들어오세요.”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앉으세요. 다른 게 아니라, 지난번 학교에서 물었던 그 친구 때문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아, 그 좋은 취미 가지신 분 말이군요?”
정필현은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영수는 그가 의자에 앉자 책상 밑에서 그가 좋아할 만한 것을 꺼내 들었다.
철그럭…
“오!”
이음 부위에서 나는 쇳소리만으로도 정필현의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철컹… 덜그럭…
투구가 나오고, 갑옷이 나오고, 칼이 나오고…
영수가 꺼낸 것은 영지의 기사들이 입고 있는 갑옷과 검이었다.
“오오… 친구분이 아주 제대로 하시는군요? 이런 흠집이나 손질 흔적까지… 이건 마치 진짜 중세나 근현대의 기사들이 착용하다가 갓 벗어온 것을 들고 온 것 같군요?”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었다.
저 갑옷은 실제 기사들이 착용하던 것이고, 흔적들은 대부분 몬스터들과 싸우다 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까무러치지 않을까?’
“이번에 그 친구의 마을에서 미래에서 침입한 현대인들이라는 주제로 이벤트를 한다는군요.”
“호오…”
“하지만, 이벤트답게 발란스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총이나 폭탄, 화약류는 제외할 것이고, 저쪽 세계… 아니 저쪽 마을 사람들이 놀랄만한 현대의 무기류를 가져와야 한는군요. 마치,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다가 중세 세계에 떨어진 느낌으로…”
“호오… 재미있는 이벤트겠군요. 하아… 거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저도 가고 싶네요.”
“아쉽지만 회원제고 거기다, 아직 동양인에게는 개방되지 않는다는군. 소수 흑인 친구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노예를 자청하고 들어가는 거라…”
“크윽… 점점 더 가고 싶군요. 하지만, 확실히 당시의 세계관에 동양인은 어울리지 않겠군요. 하지만, 한둘 정도라면…”
“이벤트를 한다면 꼭 알려드리죠.”
“네. 부탁드립니다.”
정필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검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음…”
통! 통!
그는 무기와 갑옷을 두들겨보더니 주머니에서 바로 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 들었다.
“한 번 긁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필요하다면 부수셔도 됩니다.”
“어이구, 제가 어떻게 이런 훌륭한 물건을 부술 수 있겠습니까? 살짝만 긁어보면 됩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조심스럽게 갑옷과 검의 한쪽 끝을 살짝 긁었다.
그윽!
흠집은 생각보다 쉽게 났다.
“크아! 고증 보소…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재현하다니, 대단하군요.”
정필현은 엄지를 추켜세우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사님도 보셨으니 알겠지만, 원래 중세시대의 철기는 지금의 강철이나, 스테인리스강에 비하면 경도도 낮고 무르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이 무기들도 살상력이 있고 중량이 있어서 위협적이긴 합니다만…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쓰던 그라인더로 강철판을 갈아서 만든 정글도가 더 위협적일 겁니다. 아니, 주방용 식칼만 해도 이 갑옷을 찢어낼 수 있을걸요?”
“그 정도입니까?”
“네. 그때의 강철과 지금의 강철은 경도나 강도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당시 제련 기술이 너무 낮아서 말이죠.”
‘여기서 가져가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지구에서보다 더 효과가 좋아지거나 강해지지…’
만일 강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워낙 저쪽 세계의 갑옷이나 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낮으니 현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칼을 가져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
하나의 방법을 찾자 다른 방법은 더욱 수월하게 풀렸다.
“이벤트 컨셉이 컨셉이니 만큼, 대충 공업소에서 갈아서 만든 정글도 몇 개랑… 캠핑용으로 가져간 식칼만 해도 큰 위협이 될 걸요? 식칼만 해도 기본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경도나 강도가 어마어마하니까요.”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컨셉을 숲에 가서 서바이벌 게임을 하려고 했다가 중세시대로 떨어졌다는 건 어떠세요?”
“서바이벌 게임이요?”
“그러면 정글도나 식칼, 캠핑용 장비를 가져갈 명분도 있고, 가스식 비비탄 총 같은 원거리 공격 무기나, 서바이벌용 전술방패 같은 방어구도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호오! 그것도 좋겠군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친구가 고마워 할 겁니다.”
“크으… 그 친구분이 너무 부럽습니다. 이사님… 나중에, 혹시 그곳으로 가실 일이 있거나 하면, 저도 꼭 데려가 주십시오.”
“하하. 알겠습니다.”
영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정필현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물건들을 검색했다.
딸칵, 딸칵.
타타타탁…
정필현이 말해준 전술방패라는 것도 하나의 가격 10만 원 정도 했고, 비비탄 총만 해도 50만 원이 넘었다.
거기다 대부분 해외 직구 물품이었다.
영수는 검색창에서 서바이벌 장비 전문 상점을 검색했다.
찰칵!
주소가 나와 있는 부분을 사진으로 찍고, 칼들은 어디서 사고 만들까 조사하던 영수는 문뜩 그런 생각을 했다.
‘굳이 전술방패를 살 필요가 있을까? 플라스틱은 저쪽으로 가면 무조건 강화되잖아.’
인터넷 쇼핑을 검색해보던 영수는 한 가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부드드드드드…
치익. 치익…
지구 시간으로 새벽 1시, 이쪽 시간으로 오후 1시경.
영수는 트레일러가 하나 더 달린 아트록스를 끌고 영주부 마당에 나타났다.
철컥.
탕!
영수가 트럭에서 내리자, 마당에 있던 병사가 다가왔다.
“영주님 오셨습니까?”
“내릴 짐이 있으니 사람들을 불러주시겠습니까?”
“넵!”
끼이이이…
철컹, 철컹, 철컹…
영수가 컨테이너를 열어 물건 내릴 준비를 하는데, 멀리서 크히모스가 다급히 달려왔다.
“영주님 실험실에서 오시는 길입니까?”
“네, 목화 재배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서 이것저것 가지고 왔습니다.”
나의 영지 어플로 봤더니 엘프들이 힘을 모아 생명의 축복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모와 라무레스의 밭은 이미 목화솜이 가득했고, 정령이라는 놈들이 돌아다니면서 목화솜을 수확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오는 길에 미리 사둔 방적기와 방직기, 그리고 방직기 시범 가동용으로 무명실을 가져왔다.
그리고 나머지 한 컨테이너에는 MSG가 들어있었다.
“마침 잘 오셨네요. 제가 실험할 것이 있어서 그런데, 혹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시… 실험이요?”
크히모스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이 잔뜩 경직되었다.
“마법적인 실험이 아닙니다. 방패를 가져왔는데 크히모스경이 가진 검으로 내리쳐서 부술 수 있나, 없나 정도만 알 수 있으면 되니까요.”
“하. 하…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아아! 설마 지난번 가져다주신 투구와 비슷한 강도입니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강도는 아직 실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었다.
철컥.
조수석으로 간 영수는 사온 물건들을 밖으로 꺼냈다.
가스 충전식 비비탄 총과 그라인더로 갈아온 정글도, 서바이벌용 검은색 플라스틱 전술방패와 투명한 아크릴판이었다.
콰직! 콰직!
영수는 전술방패를 팔에 차고 모서리로 땅을 두들겼다.
그냥 땅이 푹푹 파이고, 밑에 있는 돌이 깨지는 것을 보니 실험을 해보지 않아도 확실히 강도가 강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방패를 베어보십시오.”
“투구와 같은 재질이면 반발력이 상당할 텐데…”
땅이 파이는 것을 본 크히모스가 멈칫거렸다.
예전에 간트레이그 자작의 기사단장인 쿠아멘트가 투구의 강도를 실험해보겠다고 칼로 두들겼다가 반발력에 손을 다친 것을 눈으로 직접 봤기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네. 그래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혹시나 기사가 혼신을 실어서 내리치면 베이지 않을까 해서요. 특히, 지난번 쿠아멘트 님보다 덩치가 더 크신 크히모스 님이라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까?”
“음… 확실히 궁금하긴 하군요.”
영수가 호승심을 자극하자, 크히모스는 손을 검을 향해 가져갔다.
스르릉…
“그럼… 공격하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흐으읍!”
크히모스는 눈을 부릅뜨며 크게 호흡을 들이키고는 검을 하늘 높이 번쩍 쳐들었다.
쌔액!
빠르게 내려오는 검.
꽈지직!
“끄악!”
크히모스가 비명을 질렀다.
검이 휘어져 버릴 정도로 강한 충격을 버텼으니, 손에 그 힘이 고스란히 전달돼 통증이 밀려온 것이다.
지난번 쿠아멘트가 실험하던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역시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종족이었다.
‘역시 단단해…’
영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크히모스에게 다가갔다.
“혹시, 어디 다치신 것 아닙니까? 팔이 부러졌다거나…”
“후우… 반발 때문에 아프긴 하지만… 기사들은 그 정도로 부러질 정도로 몸이 약하지 않습니다.”
“잘 되었군요. 혹시 이것도 베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크히모스가 당황한 표정으로 영수를 바라봤다.
영수는 얇고 투명한 손잡이가 달린 아크릴판을 들고 그 너머로 크히모스를 바라봤다.
“하나 더 하실 수 있죠?”
영수는 웃으면서 지난번 지구에 가져갔었던 예비용 검을 크히모스에게 던져주었다.
“해… 보겠습니다.”
크히모스는 ‘역시 사악한 마법사’ 표정을 지으며 검을 잡고 일어섰다.
사실, 그에게 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지난번 엘프들의 침입을 전혀 캐치하지 못하고 있었던 크히모스에게 내리는 벌의 의미도 있었다.
스르릉…
“흐아아압!”
콰직!
크히모스는 검은 멀쩡했다.
그리고 공격을 당한 영수는 처음으로 뒤로 밀렸다.
“오…”
크히모스는 감고 있던 눈을 슬슬 뜨며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음…”
아크릴판으로 대충 만든 방패는 만들어 파는 전술방패보다 약했다.
힘을 해소해주지 못했고 살짝 흠도 생겼다.
‘그렇다고 해도 방어구로서는 상당히 쓸만해.’
“둘 다 괜찮은 방패인 것 같습니다. 앞에 실험하신 물건이 워낙 좋긴 하지만요.”
“나중에 더 가져와야겠습니다. 먼저 실험한 방패는 영지의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지급하고, 지금 실험한 방패는 오크들에게 줘야겠군요. 오크들은 무게가 있어서 잘 밀리지도 않을 테고 말입니다.”
“오크들에게… 그런 방패를 주신다고요? 위험하지 않을까요?”
“아, 물론 이번에 가져온 것은 방패뿐만이 아닙니다.”
영수는 땅에 내려놓은 그라인더로 간 정글도를 주워들었다.
‘될까?’
휘익!
푹!
정글도가 바닥에 놓여진 방패에 박혀 들어갔다.
완전히 다 뚫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적은 힘을 줘서 그런 거고 조금 전 크히모스가 내려치듯이 때렸다면 방패는 반 토막이 났을 것이다.
“오오… 그것은 무엇입니까? 저 방패를 뚫는 검이 존재하다니… 설마! 이건 전설 속의 용사가 썼다는 신검인 겁니까?”
크히모스가 눈을 반짝이며 달려왔다.
“앞으로 이 검은 기사들에게만 지급할 물건입니다. 이거라면 혹시나 하는 상황에서 오크들도 제압할 수 있겠지요.”
“그렇겠군요. 역시, 영주님이십니다.”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반짝이고 있는 크히모스에게 정글도를 건넸다.
“이건 크히모스겁니다.”
“저, 정말입니까?”
영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크히모스는 신줏단지 모시듯 그 검을 받아 들고 천을 꺼내 날을 닦았다.
지구에서는 고작 강철판을 그라인더로 간 투박한 모습의 정글도였지만, 이곳에서는 신검이라니…
‘확실히 놀라운 세상이야…’
“그런데 그건 뭔가요?”
“아, 이건…”
비비탄 총이었다.
“장난감이라고 해야 할지 무기라고 해야 할지…”
영수는 탄창에 비비탄이 들었나 확인하고 장전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찰칵.
영수는 익숙한 자세로 조준경을 바라보며 영주부의 경계탑 끝을 노렸다.
거의 200미터 정도 되는 거리였다.
“저 꼭대기까지 날아갈 수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끼리릭…
영수는 숨을 멈추며 천천히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퐁!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비비탄이 날아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속도가 빨랐다.
콰직!
파스…
비비탄에 맞은 경계탑의 최상층에 있던 벽돌이 그대로 부서져 내렸다.
“허?”
‘비비탄 총까지 강화되다니…’
나중에 안전을 위해 미국에 가서 기억지점을 설정하고, 총기 마트를 쓸어올까 했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허어… 무서운 위력을 가진 원거리 무기군요. 화살보다 더 작은 조그마한 것이 나간 것 같은데 저런 위력이라니.”
사실 이번에는 방패와 칼만 가져오려고 했었다.
비비탄 총은 말이 나온 김에 혹시나 하고 가져와 봤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다각…
“음?”
영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급한 말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다그닥, 다그닥…
“영내에서 말을 달리다니… 제가 가보겠습니다.”
군례를 올린 크히모스는 새로 생긴 정글도를 들고 자신만만한 발걸음으로 영주부 밖으로 달려나갔다.
“오! 크히모스경! 큰일입니다! 영주님 계십니까?”
“무슨 일입니까? 로만 경? 갑자기 몬스터라도 온 겁니까? 어딥니까? 제게 신검이 있으니, 제가 앞장서지요!”
“신궁이 아니라면 신검이 백 자루가 있어도 안 될 겁니다.”
“예?”
“갑자기 와이번이 떼를 지어 나타났습니다.”
“네? 와이번 떼라고요? 아니, 와이번이 떼를 지어 나타나다니, 그런 경우에는 하나 밖에는…”
끼이이익…
크히모스가 이마를 찌푸리고 있을 때, 영수가 영주부 밖으로 나왔다.
“엇! 영주님. 안에 있으셨습니까?”
로만이 달려와 군례를 올렸다.
“와이번 떼가 나타났다고요? 크히모스, 와이번은 어떤 몬스터입니까?”
“와이번은 날아다니는 몬스터들 중에서는 최상종이라고 불리는 놈들입니다.”
“아…”
날아다니는 몬스터도 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이었다.
‘하긴, 물에서 사는 몬스터도 있는데 날아다니는 몬스터가 없을까?’
날아다닌다니 성가시긴 하지만, 어차피 상관없었다.
전기 충격기의 사거리는 충분히 길었고, 거기다 자신에게는 파워업 된 비비탄 총도 있었다.
“가시죠.”
차르륵.
영수는 비비탄 총을 어깨에 메며 앞장섰다.
영주부에서 실험했다가는 살림살이를 다 부술 분위기였는데, 마침 잘됬다.
‘총알이 어디까지 날아가나, 몬스터에게 어느 정도 피해를 줄 수 있나 실험도 해봐야겠군.’
“영주님, 하지만 와이번 때보다 더 큰 일이 있습니다.”
“더 큰 일이요?”
“와이번들은 특정한 곳에만 모여서 삽니다. 하지만,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서 사냥할 때에도 혼자고, 심지어 인간에게 공격당하더라도 동족들이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런 와이번이 떼로 날아다니는 경우는… 한 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어떤 경우죠?”
“와이번의 둥지 주변에 살고 있는… 드래곤이 깨어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