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48)
필요하면 물어보자.
필요하면 물어보자.
“드래곤이라면…”
드래곤이 뭔지는 영수도 알고 있었다.
최강의 생명체이자 반신적인 존재로, 리자드맨들이 조상이라고 부르는 용이, 인간 발음으로는 드래곤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리자드맨보다 더 도마뱀과 닮았고, 날개까지 달렸다고 한다.
“잡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요?”
영수의 말에 두 기사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막강한 마법사이신 영주님이라고 하지만, 드래곤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드래곤은 마법의 조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법에 능숙하고, 힘도 강합니다. 아무리 영주님이라고 하셔도, 드래곤에는…”
“확실히 드래곤이라면 어렵겠죠. 하지만 영영 못 잡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음, 지금까지 드래곤을 잡으려고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도 인간이 드래곤을 잡는 데 성공한 전례가 없습니다.”
“예전에 인볼 왕국에서 마법사들과 기사들이 힘을 모아 마법과 대형 쇠작살, 함정들을 이용해 드래곤을 잡으려고 했으나…”
“어떻게 됐죠?”
“지금은 인볼 왕국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드래곤은… 재앙 그 자체입니다.”
두 기사의 말을 들으면 무슨 드래곤이 핵폭탄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겁니까? 그 드래곤이 우리 영지라도 노린답니까? 그리고 원래 드래곤이 가만히 있는 인간들을 공격하는 그런 존재입니까?”
“그건 잘…”
“저도 잘…”
영수의 말에 두 기사는 엉거주춤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번에 와이번이 떼로 출몰했다는 것은 그냥 근처에 사는 드래곤이 잠에서 깨어났다는 신호일 뿐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대단한 생명체인 드래곤이 우릴 노릴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이유가.”
“…”
눈을 마주치던 두 기사는 말없이 고개를 돌려 영수를 바라봤다.
“짐작가는 이유라면 하나 있긴 한데…”
드래곤은 흑마법사를 싫어한다고 한다.
1200년 전, 엘프와 마족의 전쟁 때 드래곤들도 마족과 같이 싸웠다고 한다.
인간이 드래곤을 잡은 전력은 없지만, 마족들이 드래곤들을 잡은 전력은 있다고 한다.
특히 마왕에게 많이 죽었고, 강한 마족들에 의해서도 많이 죽었다고.
거기다 인간 중 흑마법사들은 마족들의 편에 서서 엘프들과 드래곤들을 공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영지 내에는 흑마법사가 있고, 흑마법사보다 더 사악한 마법사도 있다.
거기다 영수는 실제로, 마족의 마법까지 사용했으니…
‘명분은 충분한 건가…’
끼록! 끼록!
영수는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지금은 생각하고 있기에 좋은 때가 아니었다.
지금은 성문 위, 하늘 위로는 와이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조심해라!”
또 한 마리의 와이번이 성벽 위 감시탑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영수는 비비탄으로 와이번을 조준했다.
비비탄은 빠르게 멀리 날아가지만,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고 있는 와이번이었기에 움직임을 생각해서 날아갈 곳으로 미리 쏘지 않으면 조준이 빗나간다.
다행하게도 와이번들의 1차 목표는 감시탑이었다.
퐁!
비비탄이 날아갔다.
끼록! 끼록!
퍽!
배 밑으로 난 와이번의 굵은 다리가 그대로 터져나갔다.
‘미스군.’
끼로로로!
와이번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쿵!
엄청난 관통력으로 반대쪽 다리까지 날아가 버린 탓에, 와이번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영수는 땅에 내려온 와이번에게서 눈을 거두고 다시 하늘에 있는 와이번들을 노렸다.
“비켜있어라!”
크히모스는 병사들을 물리며 땅에 떨어진 와이번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걱! 서거걱!
그가 가진 정글도가 춤을 추었다.
땅에서 버둥거리는 와이번은 마치 무 썰 듯이 단숨에 토막이 나버렸다.
“오오!”
“거의 드래곤의 표피만큼 질기고 단단하다는 와이번의 가죽을 저렇게 쉽게 썰어내다니!”
“크히모스 경 만세!”
“신검 만세!”
기사들과 병사들이 크히모스와 신검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크히모스는 뿌듯한 표정을 하며 하늘 높이 정글도를 쳐들었다.
“영주님, 땅에 떨어진 것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와이번들을 노렸다.
퐁!
퍽!
간만에 헤드샷이 터졌고, 감시탑을 향해 내려서는 와이번의 머리도 터졌다.
하지만 크히모스가 와이번을 잡았을 때와는 다르게, 영수가 잡는 것은 워낙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지라, 소리 지르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퐁! 퐁! 퐁!
영수는 연달아 와이번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퓻, 퓻…
하지만, 세 발을 끝으로 비비탄 알이 다 떨어졌는지, 공허한 가스 소리만 들려왔다.
지직! 지직! 지직!
영수는 품에서 전기 충격기를 꺼내 와이번들을 향해 전격을 날렸다.
파직! 파지직! 파직!
전격이 날아가 와이번들을 맞췄다.
와이번들은 인간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감시탑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날아들었으니 감시탑만 노리고 쏘면 열에 아홉은 와이번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너무 많았다.
둥지에 있다는 와이번들이 전부 다 날아오기라도 했는지, 수십 마리를 잡았는데 아직도 수백 마리의 와이번들이 하늘을 활강하고 있었다.
‘떨어트려 놓거나 뭉쳐놓기만 하면 되는데…’
영수는 공격을 멈추고 몸속의 마나를 방출했다.
드드드드…
“으으…”
마나 웨이브가 퍼져나가자 병사들과 기사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까이에 있는 기사들은 그래도 몸을 떠는 정도로 그쳤지만, 병사들 중에는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이들도 있었다.
‘이건 아니야.’
영수는 다시 마나 웨이브를 회수했다.
이제는 손발처럼 느껴지는 마나 웨이브였지만, 워낙 노리는 범위가 광대해서 병사들과 기사들에게까지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영수는 품속에서 마족을 위한 고급 마계 마법서를 꺼내 들었다.
사락, 사락, 사락…
여기 나온 마법들은 대부분 저주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거기다 여럿에게 하는 마법이 아니라 1인에게 거는 것으로 특화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조합을 생각해 보면 다수에게 공격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라졸슈빈델 – 지속적으로 어지러움증을 느끼게 만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바퓨홍바눈프트 – 이성에게 매우 매력적이게 보이게 만들어 모두 이지를 잃고 달려들게 만든다.]“슈빈델의 이름으로 자라나… 라졸슈빈델!”
영수는 같은 마법을 남발해 영지 바깥쪽에 있는 세 마리의 와이번에게 적중시켰다.
끼로옥, 끽! 끼록!
쿠쿵! 쿵! 쿵!
마법에 적중당한 와이번들은 날갯짓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서 발버둥 쳤다.
“제가 가겠습니다!”
와이번이 떨어지는 소리에 크히모스가 계단을 따라 성벽 위로 올라오려고 했다.
“크히모스는 안에 있으십시오. 마신 차 바눈프트의 눈물을 머금고… 바퓨홍바눈프트!”
영수는 크히모스를 제지하며 땅에 떨어진 와이번들을 향해 다음 마법을 날렸다.
끼록?
끼끼로옥?
하늘을 날아다니던 와이번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마법에 적중되어 땅에 떨어진 와이번들을 바라봤다.
와이번들이 눈이 뒤집혔다.
와이번들은 그대로 땅에 떨어진 와이번들에게 강하해왔다.
‘좋아!’
영수는 전기 충격기를 최고 전력으로 맞춰놓고 와이번들이 모여들길 기다렸다.
“오… 오오 저런 어여쁜 와이번이라니…”
“와, 와이번! 아름다워!”
“엘프보다 아름다운 와이번이라니…”
그런데 마법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부작용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종족의 이성들도 유혹한다는 것이었다.
“오! 와이번 레이디여! 나를 받아주시오!”
후욱… 쿵!
철컹! 철컹!
성벽 위에 있던 기사들은 말릴 새도 없이 성벽을 뛰어내리더니, 와이번을 향해 달려갔다.
심지어 병사들도 성벽을 뛰어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흡!”
드드드드…
“크억!”
“크허허억!”
영수는 마나 웨이브를 퍼트려 발동시켜 병사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전기 충격기를 들어, 뭉쳐있는 와이번들을 향해 발사했다.
콰지직! 콰지직! 콰지직!
쿠콰콰콰쾅! 콰쾅! 꽈과광!
마치 낙뢰가 떨어진 듯, 사방으로 번개가 튀어나갔다.
와이번 퇴치가 끝나고, 얼마지 않아 집무실에서 회의가 시작되었다.
“드래곤을 잡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잡으려는 시도는 있었죠. 그때 사용된 방법은…”
기사 카르헤인이 인간이 드래곤을 잡기 위해 뭘 했는가에 대한 브리핑하고 있었다.
그는 마다르시아 왕국 출신답게 아는 것이 많았다.
“마법이요? 드래곤은 마법의 조종입니다. 손짓 한 번에 모든 마법이 무효화 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이름을 가진 통짜 미스릴 촉으로 이뤄진, 창대보다 더 큰 화살이 있었습니다. 발리스타라는 공성병기로 그것을 쏘았죠.”
“어떻게 되었습니까?”
“소용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와이번보다 수십 배나 큰 덩치로, 수백 배나 빠르게 날아다니는데, 그 어떤 명사수라도 맞출 수가 없었죠.”
“그런…”
기사들은 카르헤인의 말을 듣고 상당히 아쉬워했다.
“그런데 신마전쟁 때.”
쿵!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라무레스가 책상을 내리쳤다.
다른 엘프들 덕에 3개월 치 목화를 낸 그는 다시 예전의 정신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를 회의에 참석시킬 생각은 없었는데, 영내의 다른 엘프 무리에게 왕따를 당하는지 끼지 못하고 돌아다니던 라무레스가 와이번 사냥하는 것을 정령에게 들었다면서 무단으로 회의에 끼어들었다.
“엘마 전쟁.”
“… 예… 어쨌든 엘마 전쟁 때가 드래곤이 싸워서 진 유일한 시기지요. 마왕은 당연히 드래곤보다 강했고, 그 휘하의 마족들 중에도 드래곤보다 강한 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드래곤도 죽던 절망적인 때였어. 우리 엘프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아는가? 아니, 세계수와 페어리 퀸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죽고 중간계는 마족에게 점령당했을 것이지. 그러니 항상 우리 엘프에게 감사하고 살도록.”
“…”
엘프를 워낙 많이 보다 보니 기사들도 더 이상은 라무레스의 외모에 혹하지 않았다.
기사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라무레스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영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니까, 카르헤인의 말을 들어보니 드래곤과 마족이 싸우면 마족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물론, 충분히 강한 마족이면 말이죠.”
“그럼 마족을 소환하면 되는 건가…”
영수가 중얼거리자 라무레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마족을 소환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마족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가? 그리고, 그대는 설마 흑마법사였던 것인가?”
“흑마법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마족이 위험한가? 소환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네.”
“그러다가 잘못되면, 다시 중간계가 점령당할 것이야! 원래 엘마 전쟁도 흑마법사가 마왕을 소환하는 탓에 벌어졌다는 것을 모르는가?”
“그런가?”
영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제는 드래곤도 얼마 없고, 세계수는 물론 페어리 퀸도 없다. 대체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할지는 내 휘하에 마족과 계약한 적이 있다는 흑마법사는 있으니까. 그를 불러서 물어보도록 하지. 카르헤인.”
“네.”
“파타피시를 불러오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