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54)
마법서의 또 다른 힘.
마법서의 또 다른 힘.
엘리베이터에 들어오면서 뒷말이 잘 들리지 않아 전화를 끊었다.
우우웅…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휴대폰을 확인하자, 첨부 파일이 저장된 장문의 문자가 도착했다.
「우리는 그 보약을 갈아서 세 가지 미지의 주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알파, 베타, 감마라 명칭 지은 그 세 가지 성분이 어떤 원소나 분자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실패하였습니다. 지구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원자나 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실험내용입니다.
알파 성분을 먹은 실험용 쥐는 뼈가 너무 강해졌습니다.
놈은 강해진 이빨을 사용해 하루 만에 우리를 갉아먹고 탈출해, 실험실 벽을 뚫고 탈출했습니다. 현재 방제업체에 의뢰해 찾고 있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유출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중입니다.
탄소강으로 만든 우리에 가뒀던 쥐도 탈출을 시도하였고, 도망 즉시 사살되어 실험을 중단했습니다.
베타 성분을 먹은 실험용 쥐는 근육의 형체는 그대로인데, 근력과 근질이 강해졌습니다. 주사바늘이나 매스가 잘 들어가지 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높은 재생 능력을 보여주기에 다른 실험에서 다친 쥐를 가지고 실험해본 결과, 망가진 세포를 재생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암세포 실험 중이던 전이 정도 60%의 쥐에게 먹였을 때 암의 진행 단계가 30%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감마 성분을 먹게 된 쥐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통상 쥐가 낼 수 있는 속도의 1.5배 이상의 속도를 내었습니다.
어린 쥐들에게 각 성분을 실험했을 때는 그 효과가 성인 쥐에 비해 3분의 1정도 낮았습니다.
청소년기에서 성인기 사이에 해당하는 쥐들이 성인 쥐보다 1.3배 정도 더 높은 효과가 나왔습니다.
추가로, 실험을 진행한 로이슨 펠트 박사와 그의 실험실 스탭들은 이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신약 개발에 스탭이 필요하다면 실험실에서 나와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허락하신다면 로이슨 펠트 박사에게 연락처를 알려주겠습니다.
그런데, 대체 이 약은 어디서 나신 건가요?
첨부파일
Detail-report.cloc」
영어로 쓰여있는 원문 레포트를 살펴봤다.
알아보기 힘든 전문 용어와 함께, 사진이 동봉되어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
나이트스톤은 확실히 보약이 맞았다.
어린 시절에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효과가 3분의 1로 주는 데다가, 평생 10개 이상 효과가 누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기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나 해당하는 거였다.
가희는 치료가 목적이지 기사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이정도라면 가희가 먹어도 충분했다.
‘람찬에게 판매 대금으로 나이트 스톤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했었지… 조금만 기다려라. 가희야.’
영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윤사라에게 문자를 남겼다.
「로이슨 펠트 박사와 스탭들에게 3일 뒤에 한국에서 보겠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들을 고용할 생각이다.
나이트 스톤이 아니라, 힐링 포션을 연구시킬 생각이다.
물론, 그들이 피로 지장을 찍는다면 말이다.
영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가희와 다희씨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영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쇼핑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신나게 뛰어다니던 가희는 그새 지쳤는지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차가 주차장에 도착하자, 영수는 조용히 안전벨트를 풀었다.
“가희는 좀 더 재우죠. 우선 제가 짐부터 내릴게요.”
영수는 다희 씨에게 속삭이며 먼저 밖으로 나왔다.
트렁크로 가서 실은 짐을 꺼내기 쉽게 정리하고 있는데, 다희씨가 바로 따라 나왔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좋아서 한 건데요 뭘…”
“영수 씨, 저는… 저는 부족한 여자예요. 제게 영수씨는 너무 과분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다희 씨만 아니라 저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 반쪽을 찾으려고 하나봐요. 자책하지 마세요. 저는 다희 씨의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좋습니다.”
“저는 가희를 사랑해요. 제게는 가희가 최우선이에요. 영수 씨는 그다음이 될 거에요. 제 상황이나, 그런 것들이 너무 미안해서…”
“호오, 세상에서 다희씨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사람이 저라니… 너무 기분이 좋은데요? 저도 좋아합니다. 물론, 저는 다희 씨랑 가희 두 사람을 똑같이 좋아하죠.”
“저는 가희에게서 떨어질 수 없어요. 계속 이렇게 만나고, 서로 사랑하게 되더라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영수 씨도 싫어하게 될 거에요.”
“저는 다희 씨가 나이 들어서 늙고 병들어도 계속 좋아할 겁니다. 가희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가족이 될 거고, 가희는 건강해질 겁니다. 학교도 갈 거고, 언젠가는 수학여행도 가겠죠. 다희 씨와 제가 오붓하게 보낼 시간은 충분합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겁니다.’
영수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희씨를 안심시켜주고 허리를 숙여 트렁크 안에 몸을 집어넣었다.
부스럭 부스럭…
쇼핑백의 손잡이를 한쪽으로 몰아 두 손으로 붙잡은 영수는 짐들을 꺼내며 허리를 세웠다.
어느새 다희 씨는 트렁크 앞에 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 준비됐습니다. 그럼 이제 가희를 깨헙…”
영수는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다희 씨가 까치발을 들며 자신의 목을 감고 입술을 부딪쳐 왔기 때문이다.
피할 수 있는 속도였지만, 피하지 않았다.
조금은 어색한 뽀뽀에 가까운 키스가 끝나고, 다희 씨가 까치발에서 내려와 붉게 물든 자신의 볼을 가리며 수줍게 말했다.
“저도 좋아해요…”
영수는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다희 씨, 생각보다 더 화끈하네요.”
속으로 생각만 하려고 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입 밖으로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죄, 죄송해요.”
다희 씨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았다.
“계속 죄송할 게 뭐가 있어요. 좋기만 한데.”
영수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쇼핑백을 내려놓고 다희 씨를 뒤에서 번쩍 껴안아 일으켜 주었다.
“어맛…”
떠어…
갑작스러운 떠북이의 소리가 들려왔다.
영수와 다희 두 사람은 흠칫 놀라 뒷좌석 창문을 바라봤다.
떠북이가 마치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하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두더지잡이의 두더지 내려가듯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가희의 뒷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떠어…
계속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던 떠북이는 조그마한 손에 의해 슬쩍, 아래쪽으로 사라졌다.
“이제 들어갈까요?”
부스럭, 부스럭…
다희 씨와 급히 떨어진 영수는 쇼핑백을 들고 뒷좌석을 향해 다가갔다.
가희는 계속 모르는 척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피식하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데이트를 마친 영수는 만향당의 창고로 차를 몰고 갔다.
오늘은 3개의 축과 6개의 타이어, 8기통 엔진을 가진 544마력짜리 G63 AMG 6X6 G-Wagen을 벤츠 전문 튜닝사 브라부스(Brabus)사를 통해 700마력까지 파워를 끌어올린 브라부스 G700이 도착하는 날이었다.
G700은 G바겐의 오프로드 주행성에 6개의 바퀴로 안전성을 더하고, 거기다 짐칸까지 달린 슈퍼 SUV 차량이었다.
G700으로 바꿔탄 영수는 다시 아까 왔었던 뉴토아 아울렛을 향했다.
가희에게 사줬던 장난감들과 뿐만 아니라, 사고 싶어 고민했던 것들도 봐두고 있다가 이번에 모두 사버렸다.
보로로나 캐니 언니 관련 아이템들과 DVD도 쓸어담듯 사 왔다.
거기다 TV, DVD플레이어,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도 구매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사탕 같은 것들도 왕창 사서 드라이아이스로 포장했다.
모두 안단테에게 가져다주려는 것들이었다.
저쪽에는 전력 설비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영수는 휴대용 발전기를 여섯 대나 사고 연료를 잔뜩 말통에 실어 짐칸에 실었다.
이로서 저쪽으로 넘어갈 준비는 끝났다.
꾹, 꾹…
‘평택 쪽 포인트는 다 막혔네…’
계속 평택에서 출퇴근을 했더니 72시간 딜레이가 걸리고 말았다.
영수는 어쩔 수 없이 퇴근이 한창인 5시경에 평택을 출발해 인천을 향했다.
한창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밀렸다.
짐까지 많이 싣고 있어 더욱 안전 운행을 하느라, 영수가 인천에 도착한 것은 오후 8시 30분 경이었다.
라인 중 하나는 야간조가 출근해 돌리고 있었지만, 야간에는 라인을 하나만 가동시키기 때문에 공장은 제법 한산했다.
띳.
드르륵…
리모콘을 눌러 창고의 문을 연 영수는 차를 창고 안에 주차 시키고 다시 리모콘을 눌러 창고 문을 닫았다.
드르르륵…
‘아 그러고 보니 방에다가 설계도를 가져다 놨겠군.’
지난번 트레일러로 갈 때 방적기와 방직기들은 미리 가져다 뒀다.
하지만, 설계도는 말을 써놓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게 그린다는 과제를 해결하느라 정필현이 한창 머리 굴려 작업하고 있었다.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으니, 지금쯤이면 아마 이사실에 가져다 두었을 것이다.
철컥.
차에서 내린 영수는 돌아서 다시 리모콘을 눌러 차고 문을 열었다.
드르르르…
그런데 열리고 있는 창고의 문틈 사이로, 멀리 떨어져 있는 2라인 건물 벽에 붙어서 이상하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저기는 오늘 야간에는 쉬는 라인이라 사람이 없어야 할 터였다.
영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근처에 있는 CCTV를 확인했다.
설치된 CCTV는 고정식으로 건물의 네 귀퉁이에 설치 되어 있었다.
‘흠… 저 각이면… 저렇게 벽에 붙어서 가면 사각이려나? 뭐 하는 거지? 수상한데…’
수상한 인물이 자리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품속에서 둥그런 막대를 꺼내고 잡아당겼다.
취이이이…
불꽃과 함께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조명탄?’
“불이야! 누군가 불을 질렀다!”
그는 마치 범행 장면을 목격한 사람인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조명탄만 가지고는 불내기는 어려웠다.
거기다 지금 터진 조명탄은 불꽃보다는 연기가 더 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도주할 때 CCTV에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개조 연막탄인 것 같았다.
프로의 냄새가 났다.
그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벽에 이것저것을 붙였다.
아마 저것은 진짜로 불을 붙이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각 라인마다 원료를 보관하는 곳이 있었다. 그리고 그 원료를 보관하는 곳에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휘발성 물품을 저장해두는 곳도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이 바로 저장고 옆이었다.
불을 붙이기 전에 지금 잡아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몸이 좋아지고 빨라졌다고 해도 이 창고에서 공장까지는 거리가 수백 미터는 떨어져 있었다.
영수가 뛰어 도착하기도 전에 불을 붙일 것 같았다.
‘벤츠로 들이받으면 쉬운데…’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하고 싶지만, 지구에서 저쪽처럼 하면 철창행 신세를 면할 수가 없었다.
그때 영수의 눈에 조수석에 있는 마법서가 들어왔다.
“불이야!”
괴한은 소리 지르면서 품속에서 타이머를 꺼내 연료에 결합했다.
철컥.
기폭 장치의 조립은 완전히 끝났다.
이제, 단추 하나만 누르면 기름과 화학약품들이 반응할 거다.
그리고 정확히 15초 뒤면 불이 붙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에 설치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네이팜은 아니지만, 벤젠과 스티로폼 등에 화합물을 합성해서 만든 네이팜-B탄과 같은 화합물이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그 불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사내는 몸을 가볍게 하기위해 옷을 벗고 뛸 준비를 하며 씨익 웃었다. 그런데…
쎄에에엑!
괴한은 위험하게 들리는, 뭔가 빠르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봤다.
“책?”
그의 눈에 검은색 책 한 권이 들어왔다.
퍽!
“컥!”
책에 정면으로 얼굴을 맞은 괴한은 그대로 뒤로 자빠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쳤다.
그는 그대로 손발을 추욱 늘어트렸다.
기절한 것이다.
“잡았다. 이놈.”
직선거리 600미터 정도 떨어진 차고 안, 책을 던진 자세 그대로 서 있던 영수는 담담하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