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55)
공장이 활활활!
공장이 활활활!
“너는 뭐하는 놈이지?”
마법을 건 영수는 녹음기를 틀고 방화범을 깨웠다.
“제 이름은 김운국이고요. 한영대 화학과를 나왔는데 술 마시고 사람 하나를 찔렀다가, 깜빵 갔다 온 다음부터 전공 살려서 명목상 연구소라고 하나 차려서 이일 저일 하는데요. 최근에는 주로 의뢰받아서 방화를 하고 있습니다. 한 건당 2천만 원 정도 받고요. 전부 현금으로 받습니다.”
방화범 김운국의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
“내가 이걸 왜 말하는 거지? 아무르 파스텔에서 시켰다고 말하면 큰일 나는데. 저거 녹음기 아니야?”
“아무르 파스텔?”
“이거 말하면 안 되는데 계속 말하게 되네요. 이번 일은 아무르 파스텔에서 시켰습니다. 의뢰비 5천만 원 받았고요. 만향당 인천 공장의 2라인 건물을 전소시키고 그 불이 옆에 있는 자신들의 공장에까지 자연스럽게 튀도록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왜지?”
“이건 추측인데, 대부분 그렇게 자기 공장에 방화를 해달라는 경우는 보험금을 타 먹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나 해서 조사해봤는데 아무르 파스텔이 최근에 중국의 수출 금지 조치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공장은 키워놨는데 나가지는 않고, 사람들을 고용해 놓는 바람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겠죠.”
“그런데 왜 하필 우리 공장에 불을 지르는 거지?”
“최대 배율로 보험금을 타 먹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약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화재보험 중에는 자신의 공장에서 방화가 일어났을 경우보다 다른 곳에서 불이 나서 넘어왔을 때 보험 배율이 증가하는 약관이 있습니다. 거기다 영업 방해로 손해배상청구 요청도 할 수 있고 일석이조죠. 거기다 혹시 제가 걸리게 되면 이쪽에 사주 받았다고 증언하게 하면, 무리 없이 보험금을 탈 수 있습니다..”
‘우릴 이용해먹겠다? 하…’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왔다.
녹음을 마친 영수는 김운국이라는 사내를 마법으로 재우고 저주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가 자는 사이 손에 피를 내 계약서에 억지로 지장을 찍게 만들었다.
계약서에는 다음의 것들을 적어 넣었다.
의뢰한 사람에게 전화하기.
의뢰 당사자의 이름, 소속 등을 말하게 유도하고 사건 진행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다시 물어 전화 내용을 녹음하기.
그 뒤 아무르 파스텔 공장만 불타도록 만들어 불 지르기.
그 뒤 녹음 파일과 의뢰주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증거, 지문이 묻었을 것 같은 돈이나 돈 가방 등, 의뢰받아 방화했다는 증거 자료를 가지고 특정한 곳에 방문하기.
오늘 자신과 있었던 말 등 모두 잊어버리기 등이 쓰여있었다.
눈에는 눈 불에는 불이다.
생각 같아선 귀찮은 일 하지 말고 자신이 직접 불을 질러버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해봐야 어쨌든 그들이 보험금만 타 먹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증거를 모아서 소방서? 경찰? 검찰? 그런 곳에 넘겨봐야 아무 쓸모도 없을 것이다.
아무르 파스텔 정도의 재력이면 권력과의 유착관계가 있고도 남으니까.
하지만, 증거와 범인을 불이 나면 돈을 줘야 하는 당사자인 보험회사에 가져다준다면?
그때부턴 말이 달라진다.
위요오오오오오오오옹, 위요오오오오오오오오옹.
빼앵! 빼앵!
인천지역에 있는 소방차들이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벌컥!
“팀장님, 안전을 위해서 공장 가동 중단하고 다 대피해야겠습니다.”
“무슨 일이랍니까?”
“아까 누가 계속 불났다고 떠들더니, 옆 공장에서 불이 났나 봅니다.”
“옆 공장이요? 우리 공장은 괜찮나요? 불 안 번졌어요?”
“우리 공장은 괜찮습니다. 아까 무슨 불났다는 소리가 들려서 CCTV 확인하니까 연기가 좀 나긴 하던데, 누가 폭죽을 사용한 것 같다고 하네요. 이사님이 직접 확인했습니다.”
“아니, 어떤 미친놈이 공장 밀집지역에서 폭죽을 터트린답니까? 허 참…”
야간 1라인 팀장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우웅.
마침 한영수 이사에게 문자가 왔다.
「옆 공장에 불이 났다고 하는 것 같군요. 불가피한 일이니, 라인을 중단하고 모두 쉬십시오. 내일 오전, 오후 파트도 모두 쉬라고 전달해주십시오. 소방청에서 작업해도 안전하다고 하면, 그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하십시오. 모두 유급휴가입니다. 저는 바쁘니, 모두에게 대신 전달해주세요.」
“크으…”
“왜 그러시나요?”
팀장의 감탄사에 예의 직원이 이유를 물어왔다.
“우리 이사님이 모두 집에 가서 쉬라고 합니다. 그것도 유급으로요. 내일 오전, 오후 파트도 모두 쉬고, 소방청에서 작업해도 안전하다고 하는 다음 날까지, 모두 유급휴가랍니다.”
“우와!”
“옛날에 있던 공장 같으면, 이런 일 터졌어도 소방관이 와서 대피시키기 전까지 일하고 있으라고 독촉 문자 보낼 텐데!”
“확실히 우리가 좋은 분을 모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자, 다들 일 그만하십시오. 그럼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입니다.”
팀장은 웃으면서 작업 종료를 선언하고, 바로 전원을 꺼서 라인을 중단시켰다.
직원들은 대피를 서둘렀다.
뭐든 타면 유해한 물질이 나온다지만, 화장품 공장에는 여러 가지 화학 성분이 있어서 불타면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더 많이 나왔다.
다들 멀찍이 대피하는데, 아무르 파스텔 인천 제3공장으로는 끊임없이 소방차들이 달려가고 있었다.
“어우… 아주 활활 잘 타네.”
팀장은 불타는 공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부아아앙!
소방차의 뒤를 따라 기자들과 방송국 차량일 줄을 이었다.
화재는 실시간으로 전국에 생중계되었고, 아무르 파스텔의 이름과 함께 옆에 있던 만향당의 이름도 전국에 오르내렸다.
영주부에 도착한 영수는 짐칸에서 하나씩 짐을 내렸다.
“이건… 뭡니까?”
영주부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라무레스가 다가와 장난감에 관심을 가졌다.
“애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왜? 너도 관심 있어?”
“내, 내가 무슨 어린앤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라무레스의 나이는 스물여섯.
인간이라면 나이 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엘프치고는 어린 나이다.
당기면 날아가서 도는 팽이의 화려함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애다.
“우리 애가 가지고 놀 건데,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하나 줄까?”
“우리 애면…”
라무레스의 얼굴이 사색이되었다.
그는 영수가 말하는 애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제, 제가 어찌 위대한 분의 것을 감히…”
그는 질린 표정을 하며 손사래를 치며 뒤로 물러났다.
“아빠!”
막 잠에서 깬 안단테가 영수를 향해 달려와 안겼다.
라무레스는 놀란 표정을 하며 안단테에게 고개를 수그렸다.
“우리 안단테 아빠 없는 동안 잘 잤어요?”
“안단테는 안 잘라고 했는데, 막 갑자기 잠들었어. 근데 아빠 오자마자 깼어! 잘했지!”
“그래. 잘했어요.”
영수는 안단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그대로 수그리고 앉아 목 위에 태웠다.
“그럼 아빠가 뭘 가져왔나 볼까?”
“이게 뭐야?”
“우리, 안단테가 가지고 놀 장난감이지.”
“장난감?”
“이거 봐라?”
뾰로롱.
“와아…”
아이스크림콘같이 생긴 플라스틱 막대에 달린 단추를 누르자, 소리가 나고 온갖 색이 반짝거렸다.
“나도, 나도 해볼래.”
안단테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손을 내밀어 영수를 재촉했다.
“너무 세게 누르지 말고, 살살 눌러야 한다?”
“응!”
뾰로롱.
콰직!
“…”
“아… 아빠 부서졌어.”
안단테가 곤란한 표정으로,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괜찮아. 그런 거 더 있어. 이번엔 조금 살살 해야한다.”
영수는 안단테가 안심하도록 웃어주면서 어린공주 마술지팡이라는 장난감을 건네줬다.
안단테는 이번엔 조심스럽게 집고 단추를 눌렀다.
샤라랑.
“우와…”
“그거 천천히 두 바퀴 돌리면, 단추 안 눌러도 소리 난다?”
“진짜?”
안단테는 허공에 지팡이를 천천히 두 바퀴 돌렸다.
샤라랑.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겠다!
빛이 반짝이며 지정된 대사가 흘러나왔다.
“신기해!”
“그거 잠깐 가지고 놀고 있어, 아빠가 방에다가 재미있는 거 설치해줄게.”
영수는 장난감에 빠진 안단테를 잠시 내려놓고 TV와 DVD 플레이어, 가전제품 등을 꺼내 침실로 가져갔다.
‘발전기는 밖에 설치하고, 전선은 저기 창문으로 빼면…’
방 안에 냉장고와 TV 등을 설치한 영수는 전선을 밖으로 빼서 발전기에 연결하고 발전기를 가동시켰다.
부르릉…
샤라랑.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겠다!
“으악!”
그 사이 라무레스는 안단테가 지팡이로 가리키자 죽는 척을 하고 있었다.
영수가 다가가자, 뻘줌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는 라무레스.
“너… 애들하고 상당히 잘 놀아주는구나?”
“정령들은 애들하고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령하고 자주 놀다보니…”
개똥도 쓸데가 있다더니, 라무레스는 의외로 안단테와 죽이 잘 맞았다.
물론, 드래곤이라고 아직은 겁내고 있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안단테의 지팡이를 상당히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미니카라도 하나 사줘야겠네…’
어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 녀석에게도 키덜트 속성이 있는 건지…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잘 놀아준다면, 오는 김에 라무레스 것도 하나 집어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수였다.
“계약서 다시 쓰자. 너는 목화밭에서 아무 도움도 안 되는데, 우리 안단테랑 하루에 여덟 시간 정도만 놀아주는 걸로.”
앞으로 자신이 없을 때도 안단테를 봐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무래도 잘 됐다.
조금 못 미덥긴 하지만, 그래도 흑마법사인 파타피시에게 맡기는 것 보다는 나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으음… 그래도 될까요?”
영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잘할 수 있어?”
“하하. 정령들하고 몇십 년을 같이 놀았는지 아십니까?”
라무레스는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어려서부터 정령들과 같이 잘 놀았다니, 아이들은 잘 돌보겠지만… 강제로 하루에 여덟 시간씩이다.
그냥 아이들도 여덟 시간이면 벅찬데, 그 아이가 드래곤이라면?
‘안단테에게 죽이지는 말라고 당부해둬야겠군…’
영수는 그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계약서를 다시 썼다.
“자, 여기 피로 지장 찍고…”
“그런데 왜 하필 매번 피로 지장을 찍어야 합니까?”
“다른 엘프들은 군말도 없던데, 너는 어려서 그런지 피가 무섭구나?”
“제가 어리다고요? 누가? 흥!”
라무레스는 콧바람을 내뱉으며 단검을 건네받았다.
그렇게 영수는 목화밭 노예 한 명을 잃고, 육아노동 노예 한 명을 손에 넣게 되었다.
-친구들 안녕? 캐니 언니에요. 오늘은 또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볼까요?
장난감으로 놀아주던 영수는 잠시 가신들에게 지시 좀 하고 오려고 DVD를 틀었다.
그런데 그 효과는 엄청났다.
DVD를 틀어놓았더니 안단테는 멍하고 TV 앞에 앉아서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영상을 시청했다.
“캐니 언니…”
영상에서 나오고 있는 장난감과 과자, 과일 같은 것들도 손에 쥐여줬지만, 같이 따라서 만질 생각도 하지 않고 영상을 보는 것에만 집중했다.
“와… 어떻게 사람이 저 안에…”
심지어, 같이 놀아주면서 돌보고 있으라는 라무레스도, 안단테의 식사를 가져왔던 시녀도 넋을 놓고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초에 말도 못 알아듣는 데다가 아이들이 보는 건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영상 자체를 신기해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영주님, 마침 계셨습니까? 워어… 저거 뭐야. 사람이…”
보고하러 침실로 들어왔던 크히모스도 영상을 보는 순간 멈칫했다.
-자 토핑은 이렇게, 키위도 이렇게 예쁘게 올려주고…
“마, 맛있겠다…”
꿀꺽.
꿀꺽.
“나가죠.”
영수는 크히모스를 강제로 끌어냈다.
“네? 아, 영주님, 잠시만… 잠시만 보면…”
영수는 아예 크히모스의 뒷목을 잡아끌고 밖으로 나왔다.
복도로 나왔는데도 그는 침실 쪽에서 고개를 떼지 못했다.
“영주님, 저거 뭡니까. 어떻게 사람이 안에 들어가 있는 건지… 마법인 겁니까? 저도 잠시만 보고 오면 안 될까요?”
“보고할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요?”
“정신 차리십시오!”
영수가 호통을 치자 크히모스의 흐리멍텅했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히끅!”
눈앞의 사람이 어떤 사람인질 떠올린 순간, 크히모스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보고하십시오.”
“지, 지난번 잡은 포로 심문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지난번 영주님이 직접 잡으신 포로가 어제 정신을 차렸는데, 도저히 입을 열지 않습니다!”
“입을 열지 않는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