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58)
대모 영업왕 되다.
대모 영업왕 되다.
“인관이 페어리 더스트를 과지고 있돠고 해서 뫊이 놀뢌는데, 이런 기계 좡치와 설계도를 과지고 있돠니. 설뫄 인관, 좌네 조솽 중에 드와프가 있는과?”
드와프라는 이는 알아듣기 힘든 강한 억양으로 쏘아붙였다.
“저는 인간입니다. 그런데… 이 설계도를 알아보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오, 이 드와프의 말을 알아듣는 겁니까?”
여기와서 처음으로 외국어처럼 느껴지는 드와프의 말투였지만, 아 발음을 와로 하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빠르게 캐치하는 영수였다.
“입술이 두꺼워서 그런지 특정 발음만 억양을 강하게 하시긴 하지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하하! 인간! 쓸데없이 귀만 큰 엘프보다 더 멀쩡한 귀를 가졌군. 맘에 들어. 하하하!』”
드와프는 화통하게 웃으며 설계도를 향해 다가갔다.
“『호오… 생각보다 정밀한 기계 장치군.』”
“알아보시겠습니까?”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 목재와 연장 있는가?』”
“목재와 연장 말씀이십니까?”
“제,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목수가 손을 번쩍 들더니 공장 밖으로 달려나갔다.
“오오… 드와프가 작업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기술자들은 설계도와 기계를 봤을 때보다 더 초롱초롱하게 눈을 뜨고서 설레여했다.
“하메르, 드와프는 엘프처럼 유명한 종족인가요?”
영수는 슬쩍 옆에 있는 하메르에게 물었다.
“유명합니다. 특히나, 그들이 만들어내는 물건이 유명하죠. 미스릴 주화에서부터, 검이나 방어구도 모두 드와프들이 만들어냅니다. 인간은 그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죠.”
“그렇습니까?”
스슥, 슥슥슥…
드와프는 설계도를 펼쳐두고 자기 식대로 흙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기술자들은 눈을 빛내고 그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목수가 마차를 타고 돌아와 연장과 목재를 드와프에게 조심스럽게 건넸다.
“『질 나쁜 연장, 질 나쁜 나무지만, 드와프는 그래도 할 수 있다!』”
팍! 팍! 팍!
드와프는 망설임 없이 정과 망치로 목재를 찍어갔다.
목재가 덩어리로 떨어져 나가는데, 떨어져 나간 결은 일정했고 몇 번 두들기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부품의 형체가 다듬을 필요도 없이 완성되어갔다.
“오오오!”
장인들은 탄성을 질렀다.
드와프는 그 짧은 사이에 톱니바퀴 두 개를 만들어 결합하고 제대로 맞물리는지 실험했다.
‘흠… 저 정도면, 이쪽 영지의 장인들은 모두 손가락만 빨고 굶어야겠는데?’
영수가 흥미롭게 드와프를 지켜보는데 대모가 가까이 다가왔다.
“드와프에게는 목화를 빠르게 자라나게 하는 생명의 축복 같은 능력은 없지만, 저런 손재주를 제공하는 것으로 계약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 가능하겠는가 영주?”
“저런 기술이라면 충분하겠군요. 하지만, 덕분에 영지의 인간들은 손가락만 빨게 생겼습니다. 물론, 제가 그 부분은 잘 조절해야겠지만…”
“저들은 손재주 뿐만 아니라, 채광이나 광물 제련 기술도 뛰어나다네.”
“그렇습니까?”
손재주도 탐났지만, 그보다 채광이나 광물 제련 기술 쪽이 몹시 탐났다.
영지 어디엔가 광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영수는 마침 채광 기술자들도 구해보려던 찰나였다.
“난쟁이 똥자루가 작업을 시작했으니 한동안 걸릴 것 같은데, 이만 다른 종족들의 대표도 만나러 가보시지 않겠나?”
“다른 종족들도 있습니까?”
성문을 나서자 얼굴이 홍당무처럼 시뻘겋게 달아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나 뾰족한 귀나 조각 같은 얼굴, 몸매 등이 피부색을 제외하곤 옆에 있는 대모와 같은 일족이라는 것이 느껴지게 하는 외모였다.
“육체와 마음속에 평화를… 저는 레드 엘프의 대모입니다. 그대가 페어리 더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인간들의 영주입니까?”
‘레드 엘프라…’
딱 보기에도 얼굴색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 아닌가 싶었다.
“저는 한영수라고 합니다. 마법도 조금 쓰고요. 이쪽 근처에 사는 인간들 사이에서는 영주이자 남작이라는 소리도 듣고 있습니다.”
“호오… 지금껏 만나본 인간 영주나 귀족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작위부터 말했는데, 상당히 특이한 분이시군요.”
“내가 뭐라고 했는가? 아주 재미난 친구라고 했지?”
대모의 말에 레드 엘프 대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분인 것 같아서 좋습니다.”
“우호적인 분위기로 시작해서 좋군요. 계약하러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계약의 조건은 이쪽 대모님을 통해 들으셨겠지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한 밭 분량의 목화라는 식물의 솜을 수확할 때마다 페어리 더스트를 받는다고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섯 명을 소개할 때마다, 페어리 더스트를 한 봉지씩 더 받는다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거기다 수확할 때 마다 도 한 봉지씩 해서 위에 있을수록 더 받는다고…”
레드 엘프 대모가 눈을 반짝거리며 물어왔다.
“… 네.”
“호호호. 당장에 계약하지요. 그런데 페어리 더스트의 양은 충분한 겁니까? 그린 엘프와 다르게 우리들이라면 1년에 네 번, 다섯 번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그린 엘프?’
라무레스쪽 엘프들을 그린 엘프라고 부른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물론, 그런 느낌이 있었기에 별로 혼란스럽진 않았다.
‘어쩐지, 초록색 옷감이나 이파리로 만든 옷을 많이 입고 다니더라니…’
“그들은 우리 그린 엘프들과 다른 형태의 생명의 축복을 가지고 있다네. 우리는 식물을 빠르게 자랄 수 있게 돕지만 한 번에 여러 개를 하지 못하지. 하지만, 레드 엘프는 대지와 공기 중으로 넓게 그들이 가진 생명의 축복을 퍼트려서 빠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단기적으로야 우리가 더 빠르게 키워내지만, 장기적으론 레드 엘프를 당해낼 수 없다네.”
“그렇습니까? 많은 도움이 되겠군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페어리 더스트의 양은 충분하니까요.”
“숫자가 좀 많습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대량으로 싸게 사면 25Kg에 5만 원 정도인 MSG다.
100g당 200원 꼴이니 가격이나 공급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5만 명이 넘어간다고 해도 말입니까?”
“5만이라…”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인원이 목화를 재배한다면, 영지 내의 사람들이 먹을 곡물을 재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 봤을 때 나의 영지 어플의 통계에서 경작 가능한 영지는 아직 80%정도 남아있었다.
그러나 2만 명의 그린 엘프들이 오면서 남은 경작지는 40% 정도로 줄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숫자는 2만, 나머지 3만은…’
“힘든가?”
생각을 정리하고 있던 영수에게 대모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코앞까지 들이밀며 물었다.
“저도 목화가 많으면 좋긴 한데, 그렇게 되면 영지 내에 식량을 키울 경작지가 부족할 것 같군요. 영지 밖의 땅을 경작지로 개척하면 될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아직 영내에 경작지를 개척할 정도의 인력은 없습니다.”
“역시 그렇지?”
영수의 대답에 대모는 기대하던 반응이라는 듯이 베시시, 해맑은 표정으로 웃었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또 다른 종족을 데리고 왔다네.”
“또 다른 종족이요?”
“경작지 개척은 기가 막히게 하는 종족이지. 혹시, 영지 밖의 남는 땅들은 경작할 생각 없는가?”
나의 어플로 보면 현미경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작은 글씨로 숨어있는 아이콘들이 있었다.
[확장 가능], [폐광], [폐농업지구], [폐상업지구], [폐시가지], [폐유적] 등 등…폐(閉)가 붙었다는 것은 개(開)도 가능하다는 소리였고, 작게 쓰여져 있는 이유는 그것이 숨겨진 기능이라는 소리였다.
당연히 그 부분을 다시 열 생각이 있는 영수였다.
“마침, 여기가 예전에는 후작령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정도의 크기로 확장할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만…”
“그럼 부르겠네.”
대모가 정령을 부리고 얼마지 않아 숲 속에서 누군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토끼?’
쫑긋 선 하얀 털이 달린 귀와 커다란 검은 눈 툭 튀어나온 앞니와 코 옆으로 달린 수염까지, 누가 봐도 토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뒤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갑빠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고릴라처럼 유난히 발달한 근육질 가슴과 유난히 짧은 발, 기다란 손 하며…
머리 밑으로는 귀여운 토끼라고 보기가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왔는가?”
“…”
대모가 웃으면서 손짓을 하자 토끼 머리를 한 근육질 털복숭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소개시켜준다고 했던 로빗이네. 수인이지.”
“수인이요?”
“수인을 모르는가? 마법사라 알고 있을지 알았더니… 하긴, 수인이 인간들에게 친숙한 존재는 아니지. 그들은 동물과 유사한 형태를 한 숲의 인종 중 하나라고 보면 되네.”
“그런 종족도 있군요.”
‘하긴, 돼지를 닮은 오크도 있는데 뭘…’
영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에서 하는 분류는 엄연히 달랐지만, 영수에게는 엘프, 드와프, 수인, 오크, 리자드맨 등 모든 종족들이 인간과 조금 생김이 다를 뿐 여러 인종 중 하나로 인식됐다.
지구가 흑인, 황인, 백인 같이 피부의 색으로 종족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쪽은 생김새로 구분하는 게 아닐까?
“로빗은 식물을 직접 키우는 재주는 없지만, 밭의 개척과 관리 특화된 종족이라고 보면 되네. 팔힘이 좋고 손이 길어 땅에서 돌을 잘 골라내고, 무거운 것들도 잘 운반하지. 거기다 주식은 잡초라서, 이들이 관리하는 밭에는 잡초를 보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지.”
“그럼, 이들은 개척만 해주고 가는 겁니까?”
“개척 이후에도 같이 있으면 여러모로 쓸만할 것이네. 영내의 다른 경작지에 자라는 잡초들을 모두 먹어치울 것이고, 특히 그들의 똥은 신이 내린 식물의 열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물의 성장을 도와준다네.”
그녀의 말을 듣고 잇던 로빗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럼, 이들에게는 밭의 개척을 맡긴 이후에 전체적인 경작지의 관리를 맡기면 되겠군요.”
“그렇지!”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영역이 애매해서… 개척이나 잡초 뽑기 같은 경우는 엘프들의 정령으로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자네, 지금 로빗의 똥을 무시하는가? 로빗의 똥은 농부들에게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보물이라네. 그 똥을 먹고 자란 나무들은 과실을 더 맺고, 곡물들에도 더 많은 낟알이 자라난다네.”
대모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가슴을 내밀며 화를 내자 로빗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모의 옆에서 그녀의 자세를 따라 했다.
“흠… 엘프들이야 능력이 가시적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지만, 로빗의 능력은 제가 본 적이 없어서…”
‘똥이 무슨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전용 비료도 아니고…’
아무리 자신이 이쪽의 똥들로 많은 이득을 봤다고는 하지만, 눈으로 보지 않았기에 영 신뢰가 가지 않는 영수였다.
거기다 영수에게는 대모가 MSG를 받기 위해, 친척들 개인정보만 빌려서 허위 가입자 수만 늘리는 보험 아줌마처럼 보였다.
“그래, 그 부분은 나도 이해를 하네. 그럼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떤가?”
대모는 마치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예의 가슴속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하나 꺼내 들었다.
“로빗들은 이런 조건으로 계약하는 걸세.”
“이런 조건이라…”
그녀는 미리 써둔 계약서를 영수에게 내밀었다.
「하나. 로빗은 한국령 외부의 경지 개척과 모든 영지 내부의 경지 관리를 도맡는다.
둘. 로빗과는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연장하는 것으로 한다.
셀. 로빗에 의한 수확물 증산이 없을 시 계약은 파기 될 수 있다.
넷. 로빗이 관리하는 밭에서 잡초가 하루 이상 방치되고 있을 시 언제든 계약은 파기 될 수 있다.
다섯. 로빗의 페어리 더스트 정산은 1년 후로 하며, 수확물 증산이 없을 시 정산품을 지급하지 않는다.
여섯. 로빗의 모든 페어리 더스트는 그린 엘프의 대모가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