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6)
을마면 되니?
을마면 되니?
따닥, 따닥…
작은 원룸에는 악취가 풍기고 있었고, 중앙에는 둥그렇게 생긴 하얀색 바위가 있었다.
양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은 바위를 둘러싸고 여러 장비로 쑤시고 찌르고 자르는 등 검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용연향 전문 취급 회사인 영국 로얄 앰버그리즈니즈 중국 지사에서 나온 조사관들이었다.
검사가 길어지자 속으로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용연향을 구분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는 해도, 이쪽 사람들은 전문가…
‘만일, 아니라고 해도 내겐 금화와 은화가 있다…’
조사관들이 급히 오는 사이, 영수는 금은방에 가서 간트레이그 남작에게 받은 금화와 은화를 감정받고 왔다.
놀랍게도 그것들은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순금과 순은이었다.
무게만 따져서 기록에 안 남게 조용히 처분했더니 수중에 돈이 1,200만 원이 생겼다.
용연향보다는 가치가 작겠지만, 앞으로도 이곳에서 싼 물건을 가져가 대금을 금과 은으로 받아올 수만 있다면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무역 루트를 개척하는 셈이다.
‘거기다 지구의 금은 시세는 70배 차이지만 그곳은 100배라고 했다.’
금과 은 사이의 시세 차이가 있으니 거래뿐만 아니라 환율 차이를 노린 환치기도 가능했다.
이곳에서 금을 가져가 은으로 바꿔도 1.4배 이상의 가격에 바꿔오는 셈이다.
‘거래 대금을 모두 은으로 받아오는 것도 좋을 거야.’
딸칵, 화아아…
그 사이 조사관들은 액체가 담긴 유리 플라스크에 고래 똥 조각을 아주 살짝 떼어 넣고는 토치로 가열했다.
그러자 생선 썩은 냄새 가득하던 방에 더 심한 암내가 가득 찼다.
“읍…”
머리까지 어지러워지는 암내에 영수는 다급히 창가로 뛰어갔다.
조사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플라스크에 뭔가를 한 방울 뚝 떨어트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암내가 사라지며 방 안이 향긋한 냄새로 가득 차버렸다.
조사관들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방구석을 바라봤다.
“『허어? 암브레인 레벨이 왜 이렇게 높아!』(영어)”
그동안 구석에서 선글라스도 벗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던, 그들의 상급자로 보이는 조사관이 계기판을 보다가 화들짝 놀라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는 다른 조사관들에게 다가가 향기를 맡아보고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등 여러 가지 것들을 체크했다.
잠시 뒤, 놀란 눈을 한 조사관이 영수에게 다가왔다.
“『이것은 용연향이 맞습니다. 최소로 잡아도 1등급이에요.』”
“『최소요?』”
“5억은 말씀하신 대로 따로 현금으로 뽑았습니다. 잔금은 계좌를 확인해보시죠.”
공증을 마친 후 현지 변호사의 통역에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 뱅킹으로 계좌를 확인했다.
용연향의 무게는 약 120kg이었다. 최상급 용연향의 그램 당 가격은 한국 돈으로 약 38만 원이 책정되었다,
감정 가격이 최소 456억 원이었다. 세금은 그들이 대신 내주기로 하고, 정밀 조사로 등급이 더 높게 나오면 추가 입금도 해주기로 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계좌를 확인하니 451억이 들어와 있었다.
“대금 확인하였습니다.”
“『또 이만한 물건이 발견된다면 연락해주십시오.』”
조사관은 잔뜩 흥분해서는 영수에게 명함을 건넸다.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명함을 지갑에 넣어 보관했다.
‘다음에 또 볼지는…’
지금도 자신의 트럭에는 판 것보다 조금 더 큰 용연향이 한 덩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작은 것을 판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였다.
원재료보다 가공된 물품이 더 비싼 것은 당연한 이치, 영수는 남은 용연향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할 거다. 용연향은 바다에 수없이 굴러다니고 있었고 앞으로도 자주 갈 것이니까.
72시간이면 다시 그곳으로 갈 수 있다.
앞으로 오가면서 거래를 하다 보면 분명 세금 문제가 발생할 거다.
안 낼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호구처럼 낼 생각도 없고.
‘법인부터 세워야겠군.’
조사관들과 변호사를 보낸 영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의 대부분은 고객이었다.
‘그러고 보니 택배 사업도 정리하고 인수인계 해야겠군…’
돈이 생겼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똥 싸놓고 그만둬서 예전 동료들 엿 먹이는 것은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영수는 사업이 망했을 때도 사비를 털어서 퇴직하는 직원들의 월급을 꼬박 챙겨줬었다.
만일 양심 없이 임금을 다 지급하지 않았다면 욕은 먹었겠지만, 택배 일보다는 더 편한 일을 할 수 있었다.
“태극 택배 한영숩니다.”
-한 씨! 너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야! 물건이 밀렸잖아!
인상이 찌푸려졌다.
전화를 한 건 다름 아닌 이세훈이었다.
-뭐 하느라고 하루 종일 전화도 안 받아? 그리고, 내 전화를 차단해? 미친 거 아니야 이 새끼야!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뭐? 책임? 책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 새꺄! 장난하나? 어이, 한 씨. 너 지금 내가 지난번에 사납금 때문에 실수한 것 때문에 나 엿먹이려는 거지?
“거, 나보다 나이도 어리면서 한 씨니 뭐니 하면서 따박따박 반말하지 마시오.”
-뭐?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웁니다. 가서 보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차단해버렸다.
그냥 잠수해도 사람은 빨리 구할거다. 피해 보상금을 내라고는 하겠지만, 해봐야 많아 봐야 몇백 만?
지금에야 그 정도는 돈도 아니다.
하지만, 책임감의 문제다.
똥 싸고 튀는 건 성미에 맞지 않는다.
영수는 전화기를 들었다.
부드드드…
영수의 트럭이 태극 택배 집하장에서 멈췄다.
사무실 창문으로 의자에 앉아 경리와 노닥거리고 있는 이세훈이 보였다.
빵빵!
클락션을 누르자 이세훈이가 고개만 빼끔 내밀어서 밖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잔뜩 붉어지더니 창가에서 사라졌다.
벌컥!
“너어! 이 새끼!”
나오자마자 욕지거리였다.
“너 지금 네가 담당한 동네에서 클레임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알아? 생수가 사라졌다는 거는 또 뭐고? 무단결근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 이쪽이 입은 손해가 얼만지 알아!”
끼익, 탕!
“얼만데요?”
차에서 내린 영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어?”
“얼마냐고요. 돈으로 드리죠.”
영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뺐다.
누런색 뭉칫돈이 한 움큼씩 빠져나왔다.
종이에 싸여 묶여있는 5만 원짜리가 두 뭉치. 한 묶음에 100장, 500만 원이니 무려 천만 원이다.
“미친, 정선에서 한탕 했나…”
‘그건 너겠지.’
이세훈은 얼마 전 사납금이 폐지되었을 때 두 달이나 사납금을 받아 정선에 모두 탕진한 전례가 있었다.
어차피 그의 삼촌이 태극 택배의 간부인지라 경고 수준의 징계로 끝날 거였고 신고한 사람은 어떻게든 찾아내 배제되었을 테니, 모두가 알았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아, 아니 그게 문젠 줄 알아? 네가 오늘까지 안 한 배달 때문에 배달이 밀렸다고 전화가 오잖아! 그러면 뭐냐… 신뢰도가, 응? 맞아. 우리 태극 택배의 신뢰도가 문제란 말이야!”
“그만두러 왔으니까, 반말 좀 작작하시죠? 그리고 오늘 배달이 밀렸다고 누가 그럽니까?”
“뭐?”
부부부부부…
부릉부릉! 부다다다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엔진이 꼭꼭 숨어있는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소리, 따로 개조하지 않아도 남자의 가슴을 뜨거워지게 하는 중후한 4기통 이상의 오토바이 엔진들이 내뿜는 소리였다.
점점 가까워지는 엔진 소리들, 이내 라이트를 켠 오토바이들이 집하장을 향해 쏟아져 들어왔다.
수량에 놀란 이세훈이 눈 앞을 가리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 마당으로 몰려든 오토바이들은 차곡차곡, 줄을 서서 주차를 시작했다.
한 줄당 열 명씩, 총 여섯 줄이나 되는 오토바이 부대였다.
“이, 이게 무슨…”
일제히 오토바이들의 라이트가 꺼지자 선두에 있던 사람이 내려 헬멧을 벗었다.
“한영수님?”
“접니다.”
영수는 손을 들며 앞으로 나갔다.
“오늘부터 일 주일간 저희 최배달 퀵서비스 전세 내신다고 하셨죠?”
“네.”
한영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자신은 그런 남자다.
싼 똥은 확실하게 치우는.
부당, 부다다다당!
밀려있던 배달물들은 퀵서비스 직원들이 모두 들고 갔다.
“이게 무슨…”
이세훈은 마치 눈을 멀쩡히 뜨고 소매치기를 당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어버버 거렸다.
하지만, 오늘 온 60대의 퀵서비스 오토바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전 직원이 출근하는 건 내일부터 입니다.”
“내일도 잘 부탁 드립니다.”
부아아앙!
퀵서비스의 사장은 마지막 남은 택배를 싣고 사라졌다.
“뭐? 이, 이보… 시오. 한 형. 이게 무슨 소리요?”
영수는 그와 말을 섞는 대신 계약서를 던져줬다.
그것은 오토바이 최배달 퀵서비스의 1주간 독점 사용 계약서였다.
쉽게 말해서 전세를 내버렸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60대가 아니라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500대의 오토바이 전부가 집하장으로 올 거다.
다른 동료들의 물건도 배달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님. 내일부터는 전 직원이 1주일간 안 나올 거요. 그거 때문에 피해 본 거 있으면 이메일로 청구하시고요.”
영수는 이곳을 그만두면서 같이 물류를 분류하고 배달하느라 고생한 동료들에게 1주일간의 유급 휴식을 선물했다.
그만큼, 돈이 많으니 할 수 있는 일이다.
“무…”
어이없어하던 이세훈의 눈에 계약서에 쓰여있는 금액이 보였다.
순간, 그의 눈빛이 변했다.
“허허… 거 한 형? 무슨 좋은 일 있으셨습니까?”
형이라고 하며 친근하게 구는 이세훈, 그는 전형적으로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간신배 같은 인물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가는 길에 이 사장님에게도 선물이 있군요.”
“아, 나한테도?”
이세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영훈은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주먹을 꺼내며 이세훈을 향해 중지를 추켜세웠다.
“이익…”
한 방 먹은 표정으로 이세훈이 부들부들 떨었다.
“아, 장난입니다. 이 사장님 좋아해서 그러는 거 알죠?”
딱!
영수는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튕겨 새끼손가락으로 잡고 있던 명함을 이세훈에게 건넸다.
“피해 본 거 있으면, 그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십쇼. 하지만, 개수작 부리면… 변호사랑 같이 찾아가는 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