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60)
일해롸 드와프
일해롸 드와프
꾹, 꾹.
영수는 자신의 강화 포인트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바로 전에 화폐 모두 모으기 미션이 깨져서인지, 남은 강화 포인트는 2가 되어 있었다.
영수가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는 하나뿐이었다. 그것도 이미 +1로 강화가 되어 있는 상황.
추가된 강화 점수로도 충분히 강화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강화 관련 미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딱 들어맞았다.
‘조심해서 나쁠 게 없지.’
<현재 강화 점수 : 2>
<강화 대상을 선택하세요.>
[차체] [신체] [물품]영수는 [물품]을 눌러 등록되어있는 아이템들을 살폈다.
…
<한국령 영주의 반지(아티팩트) : +1 강화>
…
꾹.
<한국령 영주의 반지(아티팩트)+1를 선택하셨습니다. 강화하시겠습니까? Y/N>
<Y를 선택하셨습니다.>
우우웅…
강화하자마자 휴대폰으로 지난번처럼 문자가 도착했다.
[업데이트 버전이 나왔습니다. https://sarangbakaenanmola.corn 링크를 통해 나의 영지 온라인 버전 2 앱을 까세요.]영수는 링크를 클릭해 업데이트 버전을 다운받으면서 물품을 눌러 강화 상태를 살폈다.
<한국령 영주의 반지(아티팩트) : +2 강화>
숫자가 +2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끼고 있는 반지가 외관상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운로드를 완료한 영수는 경고 알람 무시를 누르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어떻게 변했나 보자.’
앱 메뉴에 있던 [나의 영지 온라인] 앱은 [나의 영지 온라인 Ver. 2]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꾹.
[LOADING………………………………. COMPLETE]여전히 2D기반의 인터페이스로 영지의 모습이 보이는 것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많은 것이 바뀐 것 같지는 않았다.
영수는 초기 화면을 터치해 맵을 이동시켜봤다.
조금 변한 부분이 발견되었다.
영지 외부로도, 맵이 예전 버전보다 더 넓게 멀리 움직였다.
거기다 예전에는 작은 글씨로 되어 있던 것들이 큰 글씨로 바뀌어 있었다.
[확장 가능 1], [확장 가능 2], [확장 가능 3], [폐광 1]…다시 영지맵의 중앙으로 돌아오자 영주부 아이콘이 있던 아래편에 못 보던 아이콘이 추가되어 있는 게 보였다.
[드와프 공방]꾹.
공방을 클릭하자 모여있는 드와프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나저나, 드와프들은 왜 영지에 있는 거야?’
-큰일이야. 드래곤에게 멋도 모르고 개겼으니.
-『그런데, 왜 그에게는 드래곤 접대 자세가 나오지 않은 거지?』
-『에이션트 드래곤이 유희 중인 거 아니겠어? 고룡은 기운을 숨길 수 있으니까.』
-『어휴, 드마 전쟁 이후 드래곤들이 줄어서 더 이상 드래곤을 피해 숨어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더니, 직접 드래곤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다니, 우린 똥멍청이다.』
-『생각해보면, 드래곤이 아니면 페어리 더스트를 누가 만들 수 있겠는가? 귀쟁이에게 당한거야.』
-『그런데 드래곤이 왜 영주를 하고 있지?』
-『왜겠어? 옛날처럼 왕국이라도 세우나 보지. 지금 있는 인간 왕국 중에 한 세 개는 드래곤이 세우지 않았나?』
-『그래도 딸이 드래곤인 것을 드러내고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더 큰 실수를 할 뻔했어. 유희 끝나면 죽이러 왔겠지?』
-『그나저나 해츨링을 인간 사이에서 키우다니 특이한 드래곤이군.』
-『드래곤들은 원래부터 그랬지 않은가. 변덕이 워낙 수프 끓듯 하니, 조상님들이 드와프의 드 자도 도나 두로 바꾸자고 하지 않았는가?』
그들이 모여서 나누고 있는 대화를 듣다 보니, 그들이 영지로 들어온 이유는 자신을 드래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안단테 때문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영수는 어플의 화면 아랫부분에 새로 생긴 동그란 버튼을 발견했다.
그 아래에 작은 글씨로 [통화시 초당 1실버가 부가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초당 1실버라니…’
두 돈 정도 되는 1실버 화 하나가 5천 원 정도이니, 한 마디 전하려면 5천 원이나 든다는 소리였다.
물론, 예전 같으면 조금 부담스러울지도 모르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제 가진 돈이 1만 미스릴이 넘는 영수에게는 크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꾹.
“지난번에 부서진 성문이 있는데, 고쳐 놓으시면 페어리 더스트 100봉지 드립니다.”
말을 마친 영수는 서둘러 버튼에서 손을 뗐다.
-『다, 다들 들었나?』
-이건 드래곤 님의 목소리야.
-『어디서 들려오는 말이지?』
-『어디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계셔…』
드와프들이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영수를 찾았다.
그 모습을 보자 영수의 입가에는 피식하고 웃음이 맺혔다.
영수는 다시 버튼을 눌렀다.
“설마, 100봉지는 부족하다는 겁니까? 아니면 드래곤이 시키는 일은 하기 싫어서…”
-『하, 하겠습니다!』
-『부, 부디 노여워 마시길…』
한 드와프가 머리를 땅에 박자, 다른 드와프들도 바로 따라 머리를 땅에 박았다.
이윽고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를 챙겨서 부리나케 밖으로 빠져나갔다.
드와프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그들이 머물러 있는 곳의 모습이 비로소 제대로 보였다.
‘이런 곳이 있던가? 여기가 대체 어디지?’
이곳은 어딘가의 실내였다.
벽은 돌과 흙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창문이 하나도 없었다.
벽에는 램프가 걸려 있었는데, 영주부에서 보던 촛불을 태우는 램프가 아닌 기름을 태우는 형식의 램프였다.
영수가 화면의 좌우로 터치하자 화면이 좌우로 움직이고, 위아래로 터치하자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가운데를 누르자 앞으로 움직여지기까지 했다.
업그레이드 되면서 추가된 기능인 것 같았다.
영수는 화면을 조작해, 조금 전 드와프들이 빠져나간 입구를 향해 다가갔다.
문을 통과하자, 계단이 위로 이어지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자 창문이 달린 집이 보였다.
거기서 더 앞으로 나아가자, 집 밖으로 화면이 바뀌었다.
영수는 화면을 돌려 집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곳은 영주부 근처에 있는 상가였다.
‘지하였어?’
드와프들과의 계약이 파경에 이르고, 안단테와 식사를 하고 제우고 하는 시간은 고작해야 두어 시간 남짓이었다.
그렇다면 드와프들은 그 시간동안 상가를 사서 지하에 이런 동공을 만들어 놓았다는 말인데…
그야말로 놀라운 능력이 아닌가?
영수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우측 상단에 말려 있는 스크롤 형태의 아이콘을 발견했다.
손을 가져다 데자 화면이 바뀌었다.
[건축의뢰], [제작의뢰], [채광의뢰]꾹.
영수가 제작의뢰를 클릭하자, 화면이 바뀌며 이번에 가져온 방적기와 방직기 설계도가 포토 앨범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설계도의 옆에는 커다란 + 아이콘이 있었고 [설계도를 등록하세요.]라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영수가 방적기의 사진을 클릭하자, 화면이 바뀌었다.
완성된 제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방적기 : 14실버 + ( 0 ) -] [주문]영수는 제품 아래의 +버튼을 눌러봤다.
그러자 0이라고 쓰여있던 숫자가 1로 바뀌었다.
‘흠…’
꾸욱…
계속 누르고 있자 숫자가 빠르게 올라갔다.
숫자가 100이 되자 손을 멈춘 영수는 아래에 있는 주문 버튼을 눌렀다.
주문 버튼을 누르자, 화면은 원래 드와프 공방을 클릭했을 때의 화면으로 돌아와 있었다.
“된 건가?”
당장에 뭔가가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상단에서 아주 잠깐 ‘- 14골드’라는 글자가 스쳐 지나갔을 뿐이었다.
드와프들은 짧은 다리를 바쁘게 놀려 성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헉, 헉, 아이구 다리아파라…』”
“『왜 하필 선발대로 와가지고…』”
“『아우 쒸, 귀쟁이 어디 갔어? 페어리 더스트를 앉아만 있어도 얻을 수 있다고?』”
그들은 대모를 욕해봤지만, 이미 말이 달려나간 이후였다.
드와프들은 계속해서 툴툴거렸지만, 끝까지 이 사태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을 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드래곤에 대해서 툴툴거리고 있었는데,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가?
여기서 더 툴툴거리는 것을 들켰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드래곤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애꿎은 대모를 욕했다.
그러던 중.
“으헉!”
갑자기 가장 앞서가던 한 드와프가 움찔하며 멈춰 서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심지어 눈까지 뒤집히는 것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응? 자네 갑자기 왜 그러는가?』”
다른 드와프들이 걱정스럽게 자리에 멈췄다.
그때, 눈이 뒤집힌 드와프의 입이 움직였다.
“한. 방. 적. 기. 개. 당. 십. 사. 실. 버. 사. 용. 일. 백. 개. 만. 들. 기. 주. 문.”
“응?”
“뭐, 뭐야? 이 친구 와를 와라고 화지 왆고 와롸고 뫌했어!(뭐, 뭐야? 이 친구 아를 와라고 하지 않고 아라고 말했어!)”
“한. 방. 적. 기. 개. 당. 십. 사. 실. 버. 사. 용. 일. 백. 개. 만. 들. 기. 주. 문.”
“『뭐, 뭐야? 한방적기…』”
“『개당 십사 실버 사용?』”
“『일백 개 만들기 주문? 이거 뭐야? 설마…』”
“한. 방. 적. 기. 개. 당. 십. 사. 실. 버. 사. 용. 일. 백. 개. 만. 들. 기. 주. 문.”
세 번 같은 말을 반복한 이후 그의 눈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응? 자네들 왜 그렇게 나를 보는가? 잘생기긴 했지만, 부담스럽군.』”
그는 조금 전에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전혀 기억 못 하는지 뻔뻔한 소리를 입에 담았다.
“『한 방적기는 그 드래곤님이 만드신 기계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고 보니…”
“뭔 소린데?”
그 드와프는 자신의 입으로 말해놓고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다른 드와프들을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으헉!”
또 다른 드와프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을 까뒤집고 입술을 움직였다.
“한. 방. 직. 기. 개. 당. 이. 십. 일. 실. 버. 사. 용. 일. 백. 개. 만. 들. 기. 주. 문.”
“『우, 우악! 드래곤 님이다!』”
영수는 주문하는 김에 방직기도 추가로 100개 주문하고 영지 화면으로 완전히 나왔다.
‘어떻게 했는지는 가서 확인해보면 되겠지.’
영수는 어플을 끄고 바탕화면으로 나왔다.
아직 다른 기능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차피 지금이 아니라도 어플을 확인할 시간은 충분했다.
지금 영수가 궁금한 것은 따로 있었다.
영수는 인터넷을 켜고 포털에 들어갔다.
[밤새 아무르 파스텔 공장, 화재로 전소.] [‘음모론’의 저자 정주 작가는 노벨 문학상을 어떻게 또 받았나?] [아무르 파스텔 공장 의문의 화재, 방화로 추정.] [인천, 남동구, 아무르 파스텔 공장 화재로 1,790억원 손해 [인천 남동구 공장 화재 현장, 발원지는 다른 곳에 있을 수도?]포털 메인의 뉴스 섹션, 최상단 다섯 개 중 네 개가 아무르 파스텔 공장 화재 관련된 뉴스들이었다.
영수는 그중 가장 마지막에 있는 기사를 클릭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아무르 파스텔 공장에서 일어난 화재의 발원지는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아무르 파스텔 공장은 중국과의 외교 단절 여파로 잠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으며, 휘발성 원료들은 모두 다른 공장에 옮겨두었던 상태로 불이 날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무르 파스텔 공장에 불이 나기 전, 옆에 있는 M사 공장에서 연기가 치솟았다는 소리가 있으며, 누군가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에 소방당국과 경찰은 CCTV확보에…
아무르 파스텔에서 어떻게든 보험 수당을 올리려는 수작으로 띄운 추측성 기사였다.
“애들 쓴다.”
영수는 그들의 한심한 행태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입꼬리 한쪽이 삐죽 올라가 있었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의 RG손해보험 빌딩 앞.
“네, 조금 전에 전화 드렸던 사람입니다. 지금 빌딩 앞입니다.”
어눌한 말투로 전화하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김운국이었다.
휴대폰을 들고 있지 않은 그의 손에는 서류 봉투를 들려있었다.
“말씀드린 녹음 파일과 증거 자료 다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