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71)
한국 방문의 해
한국 방문의 해
로널드 드럼프와 만나려고 한 이유는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 떄문이었다.
FDA 승인을 받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한 번 뚫으면 혜택이 많았다. 미국의 FDA 승인을 그대로 인정하는 다른 나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로널드 드럼프와 연결해 그 부분을 쉽게 뚫어보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와의 연결은 무산되었다.
건너 건너 친분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미국의 대통령이다 보니 그전처럼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던 탓이다.
차선책으로 사용 설명서를 동봉한 주문서를 선물을 보내는 정도로 로널드 드럼프 소동은 마무리 짓게 되었다.
그 외의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호운덕 사장이 팔도의 관계자들을 만나러 다녔고, 그들에게 가벼운 시범을 보였다.
결과는?
당연히 팔도에서 동시에 관광기념품이 되고 말았다.
팔도의 관계자들을 만나기 전에 도준이를 통해 작은 여행사를 몇 개를 인수했다.
주문서뿐만 아니라 여러 관광상품을 묶어서 패키지도 준비했고, 주변 상점과 숙박업체를 인수해 수익 사업도 준비했다.
거기다 지역 공항과 연결된 루트를 운행할 버스도 인수해서 기사들을 고용했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커져서 어쩔 수 없이 법인을 하나 더 차리게 됐다.
생각보다 돈이 좀 나갔지만, 통장 잔고의 첫 번째 숫자는 변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영수는 지구와 미드랜드를 오가며 주문서를 가져다 날랐다.
처음에는 만 장을 들고 왔지만, 두 번째부터는 작업 속도가 붙어서 2만 장을 가져올 수 있었고 세 번째 날부터는 하루 최대 3만장 까지 생산이 가능했다.
그 이상도 가능은 했지만, 인간이 된 로빈나르는 자신이 아직도 마족인지 알고 스스로를 너무 혹사시켰다.
그래서 그 이상은 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았다.
최승규 의원과 만난 뒤 5일 뒤부터 패키지 여행이 시작되었다.
디지털 갤러리 인사이드(DG)의 탈모갤이라는 곳에서만 광고를 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반신반의 했다.
실제로 첫날 패키지에 참여한 사람은 팔도를 통틀어 세 명뿐이었다.
그런데 첫 번째 패키지 회원들이 관광지에 도착하고 얼마지 않아, 탈모갤에는 새로운 글 세 개가 작성되었다.
[그동안 즐거웠음.] [저 퇴갤합니다.] [탈탈모갤 하나 만들어야겠다. ㅋㅋ]그중 [그동안 즐거웠음.]이라는 글은 사흘 뒤에 초개념 글에 들어가고 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즐거웠음.]탈모갤 와서 쁘로빠씨아 인증도 하고 탈모 인증도 하고 별의별짓 하던 놈이었음.
며칠 전에 여기서 광고 하나 본 거 있음.
‘어쩌면 머리가 날지도? 고대의 주술사가 만든 특별한 기념품 사러 놀러 오세요.’라고 하는 거.
첨엔 이게 뭔 광곤가 했음.
댓글에 ‘장기 털이 패키지 합니다’ 라는 말도 있고, 진짜 가면 장기털어갈 것 같고 존나 무서웠음.
그런데 솔까 궁금하잖아?
검색좀 해봤지.
경기관광공사 사이트 들어가니까 메뉴가 있더라.
‘이야기거리’ ‘볼거리/즐길거리’ ‘먹을거리’ ‘잘거리’ ‘신비한 기념품’ ‘E관광안내소’ ‘경기관광공사’ ‘경기북부관광’…
신비한 기념품? 이게 뭐냐? 하면서 클릭해봤더니, 갤에서 광고하던 물건이 딱 있더라.
전화해서 물어봤다.
ㅆㅅ끼들아 이거 사기 아니냐?
아닌데요.
머리자라나는 기념품이 어딨냐?
있는데요.
목소리 예쁜데 나 돈 많다. 대머리 남자랑 사귈래?
뚜우뚜우.
어쨌든 사기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라 패키지 신청했다.
존나 사기일까봐 휴대폰 GPS 켜고 휴대폰 위치 확인 서비스 켜두고 친구들한테 미행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가서 보니까 이상한 두루마리를 팔더라.
이걸 머리에 쓰고 위에서 찢으면 덮어둔 만큼에 금색 털이 영구적으로 5센치 자라난다고 하드라.
가격이 100만 원이란다.
실화냐?
실화다.
못 내겠다.
후불로 해라.
그래서 후불로 하기로 하고 해봤다.
그리고 응. 나 이제 탈모갤 안 해.
님들 불쌍해서 후기 남겨준거다.
탈모갤 할 시간에 노가다를 가라.
100만 원, ㅆㅅㅌㅊ한 갓혜자금액이다.
[사진]B4
[사진]F털
사진 봤냐?
가봐라.
그리고 이 글은 성지가 된다.
(ㅇㅇ) 사기인 듯. 223.41.*.*
(ㅇㅇ) 외국 놈이냐? 금발은 무슨 116.39.*.*
(ㅇㅇ) 라고 장기 털린 놈이 223.39.*.*
(ㅇ) 고인의 안녕을 빕니다. 58.121.*.*
(1234) 탈모약 먹고 여유증 생겨서 남들 장기 팔이로 전직? 210.99.*.*
(헐대박이네) 저도 다녀왔습니다. 61.83.*.*
(여기가거기냐) 저도 다녀왔습니다. 2人 221.165.*.*
(M자º) 저도 다녀왔습니다. 3ㅅ 이만 퇴갤합니다.
(우울한빡빡이º) 오, 성지다! 순례합니다.
(닉네임막지음º) 성지순례 합니다.
(히이익) 성지순례 합니다. 175.223.*.*
.
.
.
(ㅇㅇ) 저도 다녀왔습니다. 300人
탈모갤을 시작으로 각지의 커뮤니티로 글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심지어 Redit, 3ch 같은 해외 유명 커뮤니티로도 번역해서 글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얼마 뒤 FaceAlbum, TWETER, OUTSTARGRAM 같은 곳에도 번역된 글과 후기가 줄지어 퍼 날라졌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로널드 드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웨터에 이런 문구를 남겼다.
Thanks for your present Korea.(선물 고마워요 한국.)
My friend very happy.(제 친구가 매우 행복하답니다.)
But, my friend said you not have a model that grows more than 2inch?(그런데 내 친구가 말하길, 2인치 이상으로 더 자라는 모델은 없냐는데요?)
[사진]트웨터의 트웻에는 영수가 선물한 스크롤 사진과 드럼프 대통령이 남긴 말이 남아있었다.
친구를 팔았지만, 누가 봐도 그건 그의 이야기였다.
전 세계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가 거의 매진되었다.
비자를 발급받은 사람들의 목적은 ‘관광’.
그런데 갑작스럽게 한국을 찾는 사람들의 짐 속에는 공교롭게도 5만 원짜리 지폐 20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항공사들은 다급히 한국행 비행기 운행을 증설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유례없는 관광 특수를 맞이했다.
“로빈나르, 그런데 이 마법서의 마법들은 어떤 원리로 발동하는 거죠?”
빈 주문서에 라브카브라슴을 저장하는 작업을 마친 영수가 마족을 위한 고급 마계 마법서를 가지고 와서 로빈나르에게 물었다.
“이건 마신들에게 흑마력을 담보로 제공해서 가진 권능을 빌려다 쓰는 마법들입니다.”
“라브카브라슴 주문에 남쪽의 마신인 찬 하 라브카가 나오던데… 그럼 이건 라브카라는 마신의 권능인가요?”
“아, 이 마법은 조금 특별취급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권능을 이용한 저주가 아니라 아바타 신체를 옮겨놓는 마법이죠.”
“아바타 신체요? 그럼… 그 털이 실제로는 마신의 털이라는 겁니까?”
지구에서 스크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 정체가 마신의 털이라는 말에는 조금 불안했다.
지구에서도 마신이라는 놈의 일부가 아바타로 소환되는데, 전체가 소환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지구는 마법과는 전혀 상관없는 동네다. 만일 그쪽에서 마신이 소환된다면…
‘아니지? 아바타면 약해지고, 거기다 이곳에 가져오면 현대 무기도 무시 못 하는데… 핵 한 방이면 죽으려나…’
“정확히는 그가 키우는 짐승입니다. 라슴이라고 하늘의 달보다 더 거대한 갯과 짐승의 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짐승이 있어요?”
“마계에 없는 건 확실합니다만, 아무래도 신화니까요.”
신화라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도 마신도 아니고 마신이 키우는 짐승이라니 그나마 좀 안심이 가는 영수였다.
“권능도 아니고 아바타 신체라… 확실히 설명하신 고급 마계 마법서의 특징과는 좀 다르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아바타 소환이기 때문에 마족을 위한 초고급 마계 마법서에 있어야 하는 주문인데, 아무래도 전투에 도움도 안 되고, 실제 마신의 아바타도 아니다 보니 고급 마계 마법서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고급이요? 고급과는 뭐가 다른 건가요?”
“고급은 권능을 빌려다 쓰는 것이 주라면, 초고급은 마신 몸의 일부를 아바타 형식으로 강림시키는 마법들입니다.”
“마치 마족들이 아바타 형태로 중간계에 강림하는 것처럼 말입니까?”
“맞습니다. 사실 마족의 특징은 창조주인 마신들에게 물려받은 것이죠. 하지만, 마신들은 마족들과는 다르게 신체 전체를 강림시키지는 못합니다. 그것이 마신이 사는 차원계의 규칙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신이 전체를 강림시키지 못한다는 말에 내심 안심이 되는 영수였다.
“그런데… 마족들이 마신에게 물려받은 것은 그게 답니까?”
“하나 더 있습니다. 중간계 나이로 2천 살이 지난 마족은 각성을 통해 자신만의 특정한 권능을 각성하죠.”
“신들처럼 말입니까?”
“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능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마족들은 각기 하나의 권능만을 각성합니다.”
“로빈나르가 각성한 권능은 뭡니까?”
“쌍방향 차원게이트를 만들 수 있는 설계도를 떠올릴 수 있는 권능입니다.”
“설계도를 떠올릴 수 있는… 권능이요?”
상당히 특이했다.
“원래 권능 각성은 간절히 소망하는 것 중 하나가 무작위로 생겨나지요. 저는 각성 전에 마왕님을 만났는데, 너무 고마웠고 힘이 약해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왕님을 돕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로빈나르가 다시 아련한 표정을 하며 멀리 어딘가를 바라봤다.
“마왕님께서 저를 거둬주시지 않았다면 전 권능을 각성하기도 전에 죽었을 겁니다. 전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쓸데없는 권능이었음에도 그 권능이 무엇인지 알아보라며 제게 책을 주시고 공부를 독려해주신 마왕님… 마왕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이 자리에…”
또 과거의 마왕 이야기에 울쩍해지려는 것 같아 영수는 얼른 주제를 바꾸었다.
“그럼, 다른 마족들도 로빈나르와 같은 권능을 가질 수 있는 겁니까?”
“같은 것은 어렵지만, 비슷한 권능이라면 가질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강해지길 원하기 때문에 이런 전투에 도움되는 능력을 각성하지는 않는 편이죠.”
“그래요? 그럼 마계에서 다시 미드랜드로 침공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겠군요.”
“디오디몬 발락님 같은 자상한 마왕님이 마계에 다시 생긴다면 모를까… 지금은 예전으로 돌아갔겠죠. 마계는 원래 쓸데없는 권능을 가진 마족들은 살아남지 못하는 비정한 곳입니다.”
“그렇군요…”
로빈나르는 또 생각에 잠겨버렸다.
원래 로빈나르에게 마법의 원리에 대해 물어본 것은 지구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대머리에 가깝던 탈모인들은 5cm만 되어도 그 길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드럼프도 혹시 길이가 좀 더 긴 게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여자들이라든가, 원하는 스타일이 있던 사람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아쉽다는 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족들의 마법의 특징을 알아내면 바꿔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야기가 좀 무거워졌다.
“길이나 컬러는 어쩔 수 없는 건가… 물론, 컬러야 염색이 있으니 상관없다만…”
영수의 중얼거림을 듣고 있던 로빈나르가 입을 열었다.
“한영수님, 혹시 라브카브라슴으로 자라나는 털의 길이를 조금 더 키우시려는 겁니까?”
“네. 사실 그걸 고민하는 중인데…”
“제가 권능으로 머릿속에 알고 있던 설계도를 연구하기 위해 마왕님의 도움으로 많은 책을 읽었다고 말씀드렸던가요?”
“혹시 방법이 있는 겁니까?”
“마법 해부학에는 아바타 소환 마법의 소환 위치를 변경하는 방법이 적혀있습니다. 라브카브라슴은 라슴의 배 쪽에 난 털 중 가장 작은 털을 소환하는 것으로 아는데, 마력의 흐름을 바꿔 그 위치를 바꾸면 길이는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할 겁니다.”
“그렇습니까? 좀,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잠시만 기다려보십시오, 가만있어보자,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로빈나르는 라브카브라슴 마법을 중얼거리더니 왼손에 마법을 대기 상태로 발동시켰다.
그 상태로 오른손 검지에 조금 성질이 다른 마나를 입히더니 발동되어 대기 중인 마법을 조심스럽게 건드리는데…
영수는 그가 마법을 건드릴수록 마법의 성질이 아주 미약하게 변한 것이 느껴졌다.
“라브카브라슴 하나!”
로빈나르의 라브카브라슴이 발동되었고, 그것이 영주부의 벽에 적중되었다.
적중된 부분에서 금색 털이 자라났고 그 길이는 거의 1미터에 달했다.
스슥, 슥슥…
“에데르 34, 차코 22, 브레트 17…”
로빈나르는 중얼거리면서 종이 위에 뭔가를 적어넣었다.
“어떻게 한 겁니까?”
“아, 마법을 건드려서 아바타 소환 지점의 좌표를 조금 앞쪽으로 옮겨보았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라슴은 금색 털을 가진 짐승인데, 배와 하체 쪽은 털이 짧고 위로 갈수록 털이 길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오호…”
영수는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왠지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