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76)
강력한 차에는 강력한 면허가 따른다.
강력한 차에는 강력한 면허가 따른다.
부릉… 끼익! 부각, 부각, 부우웅… 끼익!
요란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
영지에서 멀지 않은 숲 속.
길게 뻗은 길이 있었다.
굽이진 길이 있었다.
둔덕이 있고 언덕이 있고 물 덩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길들에는 하얀색으로 표시된 선이 있었다.
“T자 코스 선 밟았습니다. 3점 감점!”
“큭!”
G바겐에 타고 있던 람찬이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이곳은 미드랜드에 처음으로 생긴 운전면허 시험장이었다.
시험감독관은 영수가 하고 있었다.
“『기계 마차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이에 대해서도 시험을 한다는 거지? 제법 합당하군.』”
시험장의 코스를 만든 것은 드와프 기계 장인들이었다.
그들은 코스를 다 만들고도 구석구석에 남아서 군침을 흘리며 G바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드와프들은 영수가 타고 다니는 차가 마법으로 가는 마차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호세뉴에게 마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기계라고 했던 말이 최근에 와서야 퍼져서는 관심이 폭발하듯 늘어버렸다.
부우웅…
람찬이 S자 코스를 지날 때였다.
“『또 밟았습니다!』”
드와프들이 깃발을 들고 기쁘게 펄럭거렸다.
“윽! 저 드와프놈들…”
사이드미러로 드와프들을 확인한 람찬이 몸을 부들부들거렸다.
드와프들은 깔깔거리며 웃으며 비웃고 손가락질했다.
마음 같아서는 받아버리고 싶은 람찬.
하지만, 이것도 테스트의 일부란다.
로드레이지 적발 테스트라나?
“선 밟아서 3점, 분노해서 2점 더 감점! 70점까지 10점 남았습니다.”
영수는 기계적인 말투로 남아있는 점수를 불러주었다.
“후우…”
람찬은 평상심을 유지하며 마지막 코스에 들어갔다.
첫날부터 애를 먹던 주차 코스였다.
부웅, 끽, 붕, 끽, 붕, 끽…
한참을 시름하던 람찬, 그러나 시름한 보람이 있는지 어느새 선 안에 차가 완전히 들어섰다.
“선 밟아서 3점, 시간 초과 2점. 5점 남고 주차 통과하셨습니다.”
“와아!”
람찬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럼 나머지는 거기서 잘 빠져나오는 것뿐이겠네요. 5점 남았으니,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크윽!”
5점이라는 소리에 불안해진 람찬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떨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콰직!
경로를 이탈해 나무를 받아버렸고 최종 불합격했다.
“와와와와와와!”
드와프들은 마치 생사 대적이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져 내린 것처럼 기뻐했다.
“크윽, 드와프 놈들…”
기뻐하는 드와프들을 보며 람찬이 치를 떨었다.
“『그럼, 이제 저희들에게도 기회가 오는 겁니까?』”
“『저희들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드와프들이 달려와 G바겐 앞에 매달려 영수를 바라봤다.
“음… 한 번 해보시죠.”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람찬을 내리게 하고 기계 장인의 대표인 호세뉴를 태워주었다.
하지만…
“『크윽! 다리가!』”
드와프들은 운전을 하기에는 다리가 너무 짧았다.
“크크크크큭! 이 짜리몽땅한 드와프놈들, 내려라! 내 차례다!”
결국, 람찬이 면허 시험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73점.”
결국, 미드랜드에서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따는 명예를 얻게 된 것은 람찬이 되었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땄다! 와아아아아!”
그는 차에서 내려 사방을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일부러 보란 듯이 드와프들의 앞을 뛰어다녔다.
드와프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이제 1차 테스트는 끝났습니다.”
영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람찬이 똥 씹은 표정이 되자 드와프들이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2차 테스트겸 안전교육을 이수하기 전까지는 주행하실 수 없습니다.”
그럼 그간 람찬이 합격한 둔덕, 언덕, 웅덩이, T자. S자, 주차 코스는 뭐란 말인가?
그건 1차 기능 테스트였다.
중국에서 온 중국인들마저 14시간 교육과 45만 원이면 하루 만에 따는, 헬조선식 면허증을 가지고 최종 병기에 가까운 자동차를 운전하게 할 수는 없었다.
“2차 테스트는…”
실외 주행 테스트는 아니었다.
어차피 도로나 신호등도 없이 영지와 영지 사이에 길 하나로 이어지는 세상, 차선 변경이나 신호 대기 같은 것은 의미도 없었다.
지구에서는 이런 시험을 하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꼭 해야 하는 시험이 하나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반응 속도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영수가 호세뉴에게 고갯짓하자.
철컥, 철컥!
2차 테스트 코스의 바닥에 누워있던 그림 간판이 일어났다.
하나는 어린아이고 하나는 숲 어딘가에 산다는 거대 독거미 몬스터였다.
“저렇게 그림 간판이 일어났다는 것은 저런 모습을 한 사람이나 몬스터가 길을 건너려고 뛰어들었다는 말입니다. 간판이 다시 눕기 전까지, 서던가 혹은 그대로 받는다고 생각하고 지나가십시오. 제한 속도는 40킬로입니다.”
람찬은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G바겐을 향해 갔다.
위이이잉…
“어떤 식으로 채점되는 겁니까?”
차에 오른 람찬이 창문을 열고 물었다.
“100점 만점에 받아야 하는 것을 받지 않았을 때는 5점씩 감점, 멈춰서야 할 때 멈춰 서지 않으면 100점이 감점됩니다.”
“멈추지 않으면 100점을 감점한다고요?”
“받으면 다 죽는다고 봐야 합니다. 죽으면 사람이 살아 돌아옵니까? 강력한 차에는 강력한 의무가 따릅니다.”
“음… 그런 깊은 뜻이…”
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력한 힘에는 강력한 의무가 따른다라… 역시, 중간계의 수호자인 드래곤으로서 아주 바람직한 마음씨이시군…』”
드와프들도 감탄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테스트하는 것은 본능적인 반응 태도와 속도를 보려고 하는 겁니다. 교육을 목적으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는 두 번째부터입니다.”
“넵!”
“시작하십시오.”
시작 사인에 람찬이 엑셀을 살짝 밟았다.
부웅…
차가 넉넉한 하얀 선이 그려진 코스로 들어서자 영수는 드와프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벌떡!
먼저 처음에 일어났던 어린아이 그림 간판이 일어섰다.
끼이익!
대기하고 있던 드와프가 O 깃발을 들었다.
“휴우…”
람찬은 손으로 땀을 닦으며 5초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부우웅…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벌떡!
오크가 일어났다.
부웅…
드와프가 X 깃발을 들었다.
삐익!
“오, 오크는 몬스터인데 왜…”
“오크는 말이 통해서 우리 영지 아래로 들어왔잖아요. 상행에 같이 가시는 분이 그러시면…”
“하, 하지만 그들은 붉은 수염 오크고 저 오크는 검은 수염 오크라서…”
람찬이 살짝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요? 그러고 보니 수염이 붉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영수가 드와프를 바라보자 드와프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O깃발을 들었다.
부우웅…
이번에 나타난 것은 터틀드레이크였다.
끼이익!
람찬이 차를 멈췄다.
“아, 그러시면 안 되죠! 감점!”
영수는 감정을 실어서 람찬을 감점처리 했다.
“영주님 이길 수 없는 몬스터라든가 차가 부서질 정도의 물체와 부딪칠 것 같으면 멈추는 것이…”
“안됩니다. 특히나 터틀드레이크는 보이는 대로 받으셔야 합니다. 그냥 보이는 즉시 빡! 끝! 터틀드레이크가 강한지 차가 강한지, 누가 이기나 해보자 식으로 받으시면 됩니다. 누가 더 강하냐고요? 당연히 G바겐이 더 강합니다.”
“그, 그런 게 어딨습니까?”
“지금은 실제 테스트가 아니니, 모르면 그냥 알려줄 테니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기억하고 외우십시오. 진짜 테스트에 가서도 멈추면 감점요인이라고… 전 말씀 드렸습니다.”
차가 다시 출발했다.
벌컥!
부우웅…
펄럭!
X 깃발이 들렸다.
“트롤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끼이익!
“허어… 드래곤이 보이면 바로 섰어야죠. 고작 1미터 앞에서 서면 어떻게 하십니까? 제 딸이 누굽니까? 놀라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상당히 주관적이고 감정 실린 반응성 테스트 및 교육이 진행되었다.
람찬에게는 혼란의 연속이었고, 그는 일곱 번이나 불합격하다가 여덟 번째에 최종적으로 합격했다.
“축하드립니다. 미드랜드 최초로 말 없는 마차, G바겐을 운전할 수 있는 자격증을 땄습니다.”
영수가 박수치며 다가와 이곳에 가져온 노트북과 프린트를 사용해 만든 면허증을 건네줬다.
“하아… 면허 따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군요. 지쳤습니다.”
“그래도, 이제 상행에서 차를 끌고 갈 수 있지 않습니까?”
“하하. 그건 그렇죠. 이 보물이 저의 마차가 되다니…”
람찬이 감동스러운 눈으로 G바겐을 바라봤다.
그를 보고 있자니 지구에서 자신이 첫차를 샀을 때 생각이 났다.
차를 산 순간, 그것은 나의 재산 일호가 되었다.
온전한 내꺼,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나의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굴러다니는 보물 창고.
람찬의 마음은 어떨까?
“네 이름은 앞으로 발칸레이븐이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 발칸레이븐.”
이미 이름까지 지어주고 있는 것을 보니, 여기도 똑같았다.
‘그나저나 첫차가 G바겐이라…’
지구에서도 G바겐은 흔하지 않은 차에 속한다.
거기다 자신이 차를 새로 가져오지 않는 한, 이 세상에는 아직 한 대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모델이다.
물론, 차는 좀 더 가지고 올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구에서 가져온 차를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람찬처럼 중요 가신들 정도로만 제한할 것이다.
차를 보급할 생각은 있지만, 이곳의 기술을 앞당겨 이곳 광물로 만든 차를 보급할 생각이다.
“그런데 영주님…”
한참 동안 차를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하던 람찬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여기에 수레를 연결해도 됩니까?”
“수레요?”
충분히 가능했다.
출력은 612마력, 거기다 강한 프레임 바디를 자랑하는 오프로드 차량이라서 지구에서도 견인장치를 달아 차 같은 것들을 끌고는 했다.
“제가 드와프들에게 말해둘테니, 한 번에 얼마만큼의 무게를 싣는 것이 가능한지 실험해보고 연결하십시오.”
“드와프들에게요?”
람찬이 움찔하며 드와프들을 바라봤다.
그가 바라보자 드와프들도 탐탁지 않은 기색으로 마주 바라봤다.
“견인장치와 전용 수레가 있어야 할 겁니다. 거기다 너무 무리해서 연결하면 차가 안 나갈 겁니다.”
“알겠습니다.”
“호세뉴, 할 수 있죠? 적절한 보상은 챙겨드리겠습니다.”
“『드래곤께서 원하신다니…』”
호세뉴는 드와프들을 대표로 대답했지만, 약간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일단 저는 영지에 먼저 가있겠습니다.”
“살펴가시고, 사람들 조심하십시오.”
“네. 가자 발칸레이븐”
부릉…
람찬은 자신의 차가 된 G바겐, 발칸레이븐을 끌고 영지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드와프들이 부러운 눈으로 지켜봤다.
“『부럽습니다. 다리만 조금 더 길었어도…』”
호세뉴의 말투는 부럽다기보다는 분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직접 만들어서 타는 것은 어떤가요 호세뉴?”
“『제, 제가요?』”
“물론, 아직 자동차를 만들기까지는 단계가 좀 있습니다. 우선 이것부터 보시죠.”
영수가 차에 가서 설계도를 꺼내왔다.
촤르륵.
“이건…”
“기차라는 겁니다. 지난번 레일과 기차 개념에 대해서 말씀드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 이것이!”
어제 막 완성된 따끈따끈한 설계도에는 각종 레일과 기차의 제작법이 그려져 있었다.
“우선 가장 간단한 이 두 개부터 만들어보죠.”
파르륵.
영수가 두 개의 설계도를 위로 올렸다.
“이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