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84)
앞으로 외국인전용
앞으로 외국인전용
영수는 차를 몰고 평택의 한 레스토랑, 라 프레지에 르땅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띵.
엘리베이터가 3층에서 멈추고.
“한영수로 예약했습니다.”
“아, 한영수님이시군요. 위층에 자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영수와 다희는 4층 자리로 안내되었다.
“여기는 어떤 메뉴가 가장 맛있죠?”
“오늘 셰프가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는 필레미뇽 스테이크입니다. 캐나다 알렉산드리아 지방에서 딱 600일 동안만 자란 와규의 안심 살로, 그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안쪽 부위라는 필레미뇽이 준비되어 있죠.”
웨이터가 자신 있게 추천한 것은 이미 약속된 메뉴로, 원래는 이곳에 없는 부위였다.
원래는 서울에서도 강남 쪽 유명 레스토랑이나 스카이라운지 같은 유명 레스토랑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부위로, 고기를 준비해다 준 것도 영수였다.
“그것으로 두 개 주세요. 저는 미디엄으로. 다희는?”
“오빠 저는… 저희 죄송한데 주문은 조금 있다 할 테니 메뉴판을 가져다주시겠어요?”
웨이터가 살짝 당황하며 영수를 바라봤다.
필레미뇽 스테이크가 쓰여있는 메뉴판은 없던 까닭이다.
“음… 메뉴판을 가져다주시겠어요? 그리고 잠시 저희들끼리 얘기를…”
“네. 그럼,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웨이터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다희야 사실 여기 셰프가 내가 아는 사람이라서, 원래 안 파는 메뉴를 미리 준비해 달라고 부탁한 거거든? 그래서, 메뉴판을 봐도 없는 거야.”
“아… 몰랐어요.”
“다희는 굽기 어떻게 할래?”
다희는 고개를 숙이며 괜스레 자신의 치맛자락을 붙잡으며 쭈뼛거렸다.
“저… 이런 곳은 처음이라…”
“그럼, 오빠가 알아서 잘해줄게.”
그 사이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져왔다.
“저는 레어로 해주시고요. 다희는 미디엄 웰던으로 해주세요.”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영수가 주문을 완료하는 사이, 다희는 천천히 메뉴판을 넘겼다.
웨이터가 가자 그녀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영수를 바라봤다.
“오빠… 여기 많이 비싸겠는데요?”
“하루쯤은 괜찮아. 오빠는 이직하고서 요즘 돈 많이 버니까.”
‘전세를 냈다는 사실을 알면 더 놀라겠지?’
어쩌면 다희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 자신이 택배 기사라서, 자신의 벌이를 그때로 생각하는 걸까?
모르겠다.
차도 보여줬고, 몇 번이나 돈을 쓰려고 했다.
‘하긴, 그때도 돈만 쓰려고 하면 계속 말렸지…’
어쩌면 집에서 가희를 돌보며 편집일을 해 적은 돈으로 최대한 아껴 살던 습관이 몇 년간 몸에 배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됐다.
그런 모습까지 다, 너무 사랑스럽다.
‘넌 누리고 살아도 돼. 오빠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돈이 훨씬 많거든.’
“그래도… 저는 순대국밥이나, 짜장면도 좋아해요. 아니 탕수육도 잘 먹고요…”
피식.
“다희야 나 요즘 돈 정말 많이 버니까,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아. 오빠 택배 일은 잠시 하던 거였어. 요즘은 연구실에 다니는데, 이것저것 다 잘 팔려나가서 엄청 부자 됐거든?”
“그래도… 있다고 해서 펑펑 쓰면 나중에 힘들어요.”
“풋.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 오빠 진짜 회사에서도 되게 높은 위치에 있어. 이 근처에도 공장 하나 있는데, 내가 어디 다니는지 내일 가볼래? 너 막, 깜짝 놀란다?”
“그래도 오빠, 저는 사실… 이런 곳에 와서 먹는 것 보다, 제가 해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제가 해드릴 테니까, 집에서 먹어요.”
“당연히, 나도 네가 해준 밥이 맛있지. 하지만 사실 오늘은…”
우웅…
그때 다희의 전화가 울렸다.
“어? 잠시만요. 오빠. 가희네 유치원 원장님이 전화를 하셔서… 여보세요?”
-가희 보호자 되시죠? 여기 혜성 유치원인데요, 아니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가희가…
다희의 얼굴이 굳었다.
‘흠…’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려올 정도로 크고 경박한 목소리에 영수의 안색도 점점 굳어갔다.
“가희가 애들을 울렸다고요?”
프로포즈는 일단, 나중이다.
“어머, 뭐야 진짜? 증말 짜증난다. 원장님은 어디가고 선생님이 저를 상대하시는 거죠?”
앙칼진 목소리.
옆구리에 끼고 있는 명품 가방.
볼이 탱탱하고 눈 및 애교살이 두툼한 전형적인 ‘미인’의 얼굴을 한.
몸매도 제법 관리해, 나이가 몇인지도 구분이 안 되는 여성이 유치원 선생님에게 삿대질하며 소리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원장님은 잠시 아이 보호자에게 연락하느라…”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유치원 선생님.
“지금 장난하시는 거예요? 평택 최고의 유치원이라더니, 어디 없는 사람들 다니는 유치원처럼 도중에 애를 받지를 않나… 우리 애가 저 아이 때문에 오줌을 쌌어요. 대체 저 아이가 무슨 짓을 했기에 이런 거죠?”
여인은 기고만장했다.
“그건 아니고, CCTV를 확인하니까 가희는 그냥 장미가 밀어서 넘어진 애를 일으켜 주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오줌은 그냥 장미가 혼자서 싸고 운 거라…”
“아니, 우리 장미가 나이가 몇인데 오줌을 싸냐고요. 그리고 장미 혼자만 쌌어요? 거기다 우리 애가 누굴 밀어서 넘어트렸다고요? 우리 착한 장미가? 하… 그리고 선생님 말 정말 싸가지없게 하신다. 선생님은 우리 애 아빠 몰라요?”
여기서 정말 말을 싸가지없게 하는 것은 어디의 누구일까?
“죄, 죄송합니다. 사모님.”
하지만, 선생님은 계속해서 고개를 조아려야만 했다.
그녀는 갑, 슈퍼 갑이었고 자신은 고작 을이었으니까.
“우리 애 아빠, 평택에서 가장 큰 성삼 반도체 1공장의 공장장이라고요. 이 유치원에 성삼 반도체 직원들 아이가 몇이나 되는지 아시죠? 제가 소문 한번 내 드려요? 이 장사 접고 싶으세요?”
“죄송합니다. 아이에게 사과하라고 하고, 원만히…”
“아니, 지금 이게 사과하라고 해서 원만히 끝날 이야기냐는 거죠. 애를 퇴학시키고 다시는 얼씬거리지 못하게 만들어야죠. 대체, 이런 식으로 유치원을 운영한다니, 정말 제가 말이 안 나오네요. 말이 안 나와. 완전 어두일미네요.”
선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여기서 갑자기 어두일미(魚頭一味)가 나오는 것일까?
“언어도단(言語道斷)이…”
“뭐라고요?”
“아, 아닙니다. 그, 그러니까…”
드르륵!
문이 열리고, 원장이 들어왔다.
“원장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대체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하시길래, PT받다가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아이고, 장미 어머님 나오셨군요. 죄송합니다. 장미 어머님이 오실 정도의 문제는 아닌데…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그 학생은 바로 퇴원조치 시키고, 다른 애들의 입단속을 잘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 정도로 되겠어요? 우선 가희라는 애를 불러다가 우리 애한테 사과를 시켜야 할 거 아니에요?”
“그렇네요. 바로 사과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원장은 배알도 없이 장미 엄마의 말에 고분고분히 답했다.
그리고, 앞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이번 일에 관계된 아이들을 모두 원장실에 불렀다.
“홍가희! 너는 어쩜 애가 그러니? 첫날부터 사고나 치고, 대체 애들한테 뭘 어떻게 했기에 애들이 그렇게 되는 거야? 아주 못된 계집애네, 사과해!”
원장은 장미 엄마가 보라는 듯이 큰 소리로 가희를 다그쳤다.
“제가 무엇을 잘못 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원. 장. 선. 생. 님?”
“어머머, 쟤 완전 표범스러운 거 봐.”
장미 엄마는 입술만 달싹거리며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 쳤다.
같은 방에 있던 선생님은 장미 엄마의 짧은 어휘 능력에 속으로 감탄했다.
“너는 어른한테 그렇게 또박또박 말대꾸하라고 배웠니?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야? 하긴, 편모 가정이 그렇지 뭐. 아빠라고 온 남자 성하고 네 성도 다르고, 어쩐지 보호자 란에 네 엄마 란에만 이름이 들어가더라니…”
원장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희는 똑바로 알아들었다.
“우, 우우… 우리 가족 막장 가족 아니야!”
간신히 짜냈지만, 이미 기세 등등하던 가희의 고개는 땅으로 푹 떨구어 졌다.
“아, 원장님…”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선생님은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고개를 돌리며 자신을 째려보는 원장에게 차마 뒷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하아…”
“어머? 뭐야. 새아빠야? 아니면, 너희 엄마가 무슨 첩질이라도 하니? 호호호호. 안 봐도 뻔하다. 어디 술집 같은 곳에서 일하다가, 돈 좀 있는 남자 하나 물어서 두 집 살림하는 중이겠지. 에휴, 술집 여자 자식이 그렇지…”
장미 엄마는 입가에 괴상한 미소를 지으며 떠들어댔다.
이게 애들에게 할 소린가?
“우리 고모 그런 사람 아니야!”
가희가 발끈하며 노려봤다.
“고모? 어머… 너 설마, 아빠가 버려서 고모하고 같이 사니?”
“아니야! 고모, 고모… 고모 아니라 우리 엄마야!”
“호호호. 너, 지금 보니까, 고아구나? 정말, 불쌍하지도 않다. 왜 엄마 아빠 없는 애들은 다 너처럼 싸가지가 없니?”
그때.
드르륵!
미닫이 문이 거칠게 열렸다.
드드득, 콰직!
아니, 열리다 못해, 아주 부서져 버렸다.
“꺄악!”
“어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얼음이 되어버렸다.
걸어오며 귀를 열고 모두 듣고 있던, 분노한 영수가 문밖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가희야. 아빠한테 와.”
“아, 아빠!”
가희는 코를 찔찔거리며 흘리고 있는 바름이의 손을 잡고 영수에게 달려왔다.
“가희야, 몸은 괜찮아? 이 사람들이 때리지는 않았지? 그리고 저런 이상한 아줌마 말 신경 쓸 필요 없어. 이 아빠가 다시는 저런 말 못하고, 가희한테 사과하도록 때찌 해줄 테니까…”
“가희야!”
다희가 달려가 가희를 끌어안았다.
“어, 엄마! 엄마 저 아줌마가, 막 나한테, 으, 으아아앙!”
가희는 다희를 껴안고 엄마라고 부르며 서럽게 울었다.
고모라고 부르던 것은 가희가 마지막 자존심처럼 지켜오던 부분이었는데, 그런 자존심까지 버리고 다희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다.
얼마나 서러웠을까?
“가희야 몸은 괜찮아?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이니?”
영수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희의 등을 쓰다듬으며 차분하게 상황에 대해 물었다.
“쟤가 글쎄, 혼자서 우리 애랑 다른 애들 셋을 괴롭히고 그랬다니까요? 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예욧!”
“당신이야말로, 대체 싸가지를 어디다 두고 온 거야? 내가 지금 우리 가희한테 물었지 당신에게 물었어?”
영수는 고개를 돌려 장미 엄마를 흘겨보며 으르렁거렸다.
장미 엄마는 화들짝 놀라 하며 찔끔.
허벅지를 오므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가희는 나오고 있는 울음을 간신히 멈췄다.
“그게, 있잖아. 흐끅, 얘가 막 코를 너무 흘려서, 흥 했는데, 막 애들이 와서 막, 밀치고 막, 넘어지고 막 그래서 일으켜 주려고 하는데 말 걸어서 뒤돌아봤더니, 오줌 싸고는 애들이 그냥 울었어. 흐끅!”
얼마나 서러웠는지, 가희는 딸꾹질을 해가면서도 끝까지 말을 전달했다.
옆에 바름이라는 아이가, 코를 훌쩍거리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희는 가방에서 물티슈 꺼내서 아이의 코를 닦아주었다.
“너는 이름이 뭐니?”
영수가 고개를 돌려 아이를 바라봤다.
“함바름.”
“다친 곳은 없어?”
“응! 가희랑 놀라고 갔는데, 애들이 멍청이라고 막, 밀었다? 넘어져서 아야 했는데, 가희가 일으켜줬어. 가희 막, 예쁘고 착해. 히히…”
영수는 바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래. 너도 막 잘생기고 막 착하구나. 고맙다. 우리 가희랑 놀아줘서.”
“헤헤…”
바름이는 해맑게 웃었다.
‘하지만, 너는 가희의 짝이 될 수 없단다.’
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영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장님, 지난번에 드렸던 선물은 대가성이 있던 겁니다. 그런데 댓가가 이런 식으로 돌아왔군요… 되돌려 주십시오.”
“이미 써버린 걸, 아니… 흥! 누가 당신 아니면 그거 줄 사람 없는지 알아요? 줄게요! 그런데… 지금 당신 때문에 우리 유치원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요?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당신 때문에 평택에서 제일 큰 성삼반도체 공장의 제1 공장장이신 분의 사모님께 완전히 찍혔다고요! 이거 다 영업 방해로 고소할 거예요! 애 데리고 당장 나가세요.”
말도 안 되는 논리라, 코웃음이 나왔다.
“하… 당신 지금 누구한테 싸가지가 없다고 한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야? 이 애 친아빠도 아니라면서. 당신, 평택에서 먹고사는 사람이지? 우리 애 아빠가 성삼 공장 제1 공장장인데, 밥줄 한 번 끊어줘 볼까? 내가?”
“…”
장미라는 애의 엄마랬나?
두 사람은 비웃을 가치도 없는 여자들이었다.
그나마, 뒤쪽에 있는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며 두 사람을 외면해버리고는, 방치되어 있는 다른 아이들을 챙겼다.
“선생님께선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죄송합니다. 아버님…”
짧은 한마디, 한쪽 눈가에 고인 눈물.
그 안에 직장인이기에 하지 못하는 말부터, 말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것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영수는 그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가지 말래도 나갈 겁니다. 당신처럼 격 떨어지는 여자가 운영하는 유치원에 우리 애를 다니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차라리…”
쿵쿵쿵…
그때 누군가 영수의 말을 끊고 원장실 복도로 달려왔다.
“저기요? 여기 원장실이 어디죠? 아! 바름아!”
“엄마!”
“아, 죄송해요. 연락받고 바로 왔는데 공장이 좀 멀어서. 우리 바름이는 괜찮나요? 어?”
바름이의 엄마는 영수의 얼굴을 보며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바름이 어머니 오셨어요? 호호호. 놀라셨죠? 그게 아니라, 가희라는 애가 글쎄 애들을 괴롭히고 그러는 바람에, 애가 놀랐을 것 같아서 좀 와 보시라고 했어요. 만향당은 다니실 만 한가요? 그런데 혹시 이번에도 Q1 화장품 두 병만 구해주실 수 있나요? 저보고 줬다가 뺏는 사람이 있어서, 급히 필요할 것 같은데…”
원장은 영수의 옆을 툭 치며 지나가 바름이의 엄마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바름이 엄마는 다가오는 원장을 무시하고 스쳐 지나가며 되게 반가운 표정으로 영수에게 다가왔다.
“어머! 한 이사님! 이사님 따님도 여기 유치원에 다녔나요? 이거 정말 큰 우연이네요.”
“이사님?”
“아, 원장님 제가 만향당 다니시는 거 아시죠? 이분이 우리 회사 이사님이에요.”
“…”
“실질적인 우리 회사 소유주시죠.”
바름이의 엄마는 원장만 들을 수 있게, 귓가에 작게 속삭여주었다.
“바름이가 김미영 팀장님 아드님이었군요? 그럼 함덕주 대리의 아들?”
“네. 이사님.”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오늘부로 이 유치원에서 애 데리고 나갈 생각입니다. 김미영 팀장님도 같이 데리고 나가시지 않을래요?”
“네?”
“이 사람들 바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 딸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애들이 바름이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것 같은데…”
“우리 애를요? 조금 부족한 아이긴 하지만, 분명 잘 놀고 있다고…”
“죄송합니다. 어머니… 아이들이 장미 위주로…”
참고 참던 선생님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당신!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원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선생님에게 달려갔다.
“안 그래도 이번에 만향당 직원 전용 유치원을 하나 만들까 하는데, 여기 그만두고 선생님이 유치원 원장을 맡아주시겠습니까?”
“네?”
“김미영 팀장님 아드님도 거기서 돌보고요. 안 그래도 제2 사옥 근처에 제3 사옥을 지을까 해서 땅하고 건물 사둔 것들이 있어서요.”
“정말요? 그럼 저야 더 좋죠.”
영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원장과 장미의 엄마를 바라봤다.
“피해를 누가 어떻게 끼쳤는지는 법정 가서 따지도록 하죠. 아동 방치 및 학대 관련해서… 서울에서 제 변호사진이 고소장 들고 도착할 겁니다. 그리고 그쪽.”
장미의 엄마는 살짝 영수가 무서웠다.
아까 째려봤을 때, 자신도 모르게 살짝 실금하고 말았던 것이다.
“왜요?”
그러나, 그녀는 지지 않으려고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영수를 바라봤다.
“평택 성삼반도체 제1 공장장이 부군이라고 하셨나요?”
“그런데요? 왜요?”
영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호운덕 사장님? 접니다. 오늘부터 헤어랜드에 내국인 예약을 받지 마십시오. 앞으로는 관광상품에 걸맞게, 외국인만 상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왜냐고요?”
영수는 장미의 엄마를 힐끔 바라봤다.
“만약, 정부 관계자가 그렇게 물으면 이렇게 답해주십시오. 모두 평택에 있는 성삼반도체 제1 공장장 때문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