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 who drives a Benz RAW novel - Chapter (92)
제가 결합해보겠습니다.
제가 결합해보겠습니다.
“래제, 잘 있었어?”
“와! 영주님이다! 영주님아 잘 있었어요?”
래제가 미소를 지으며 영수에게 달려왔다.
“세금 계산은 잘 끝났어?”
“응! 이번 달 거는 다 마무리했고, 다음 달 거 하고 싶은데 아직 다음 달이 안 와. 나 심심해.”
래제의 말투는 원래대로라면 영주에게 해서는 안 될 말투였다.
원래 래제를 만나려고 하면 같은 세리 출신이던 하메르와 람찬이 무조건 같이 따라왔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메르는 한국령 2에서 한창 바쁘고, 람찬은 열심히 차를 끌고 상행을 다니는 중이었다.
물론, 영수는 그의 반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영수도 그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래제는 계산하는 것이 좋지?”
“응!”
“그럼 내가 문제 하나 내 볼 테니까 풀어볼래?”
“문제? 응!
“람찬이 집에서 영주부까지 왕복하는데 갈 때는 매분 50미터, 올 때는 매분 60미터의 속력으로 걸어서 22분이 걸렸다고 해. 그럼 람찬의 집에서 역까지의 거리는 얼마지?”
“600미터, 근데 영주님. 람찬은 영주부 바로 옆에 사는데? 람찬 언제 이사했어?”
문제가 끝나자마자 정답을 말한 래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답이야. 그리고 람찬은 이사한 게 아니고, 문제 속에서만 그렇다고 가정을 한 거야.”
“가정?”
“그러니까 가정은 문제 풀이를 위해 사실 없는 일을 있다고 치는 건데…”
영수는 가정이 뭔지에 대해 래제에게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설명이 길어져도 그는 전혀 못 알아듣는 눈치로 계속 머리를 싸맸다.
래제는 서번트 증후군이다.
숫자, 수학적인 상황에서는 컴퓨터보다도 더 빠른 계산이 가능한 사람이지만, 상황판단이나 언어력, 공감력은 어린아이 수준인 사람이었다.
영수는 래제가 알아듣지 못해도 가정이 어떤 개념인지에 대해 계속 설명했다.
수학에서는 가정이 중요하니까.
그 뒤 쉬운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그 뒤로 문제의 난이도를 높여봤다.
래제의 답변은 막힘이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가지고 있는 수학문제를 모두 소모했을 때에는 매우 아쉬운 표정으로 영수를 바라봤다.
“더 하고 싶어?”
“응!”
“그럼 여기 있는 이 강에서 일곱 개의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서 원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한 번도 펜을 떼지 말고 그려볼래?”
영수는 이번에는 준비해둔 그림 문제를 래제에게 내밀었다.
“안 돼. 그건 못해.”
그림도 그려보기 전에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래제.
“응? 왜?”
“으응… 그냥, 머릿속으로 다 해봤는데 안되.”
“머릿속으로 다 해봤다고? 으음…”
“펜을 떼지 않고 모든 다리를 한 번씩만 지나서 처음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길을 가지려면 각 다리에 연결된 선의 개수가 모두 짝수여야 하는 것 같아.”
“아…”
영수는 움찔했다.
지금 래제의 입에서 나온 것은 조금 바뀐 오일러의 증명이었다.
지금 영수가 래제에게 내민 것은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건너기 문제라는 것이었다.
한붓그리기로 유명한 문제인데, 위상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분야를 창조해낼 정도로 많은 수학자들의 골머리를 썩게 하던 문제였다.
물론 정답은 불가능하다이고, 래제가 맞았다.
펄럭…
영수는 아공간주머니에서 대륙전도를 꺼내 책상 위에 펼쳤다.
“그럼 래제. 우리 이제부터는 노선 짜기라는 것 해볼까?”
“노선?”
“응, 노선은 기차가 다니는 길을 말하는데, 기차는…”
뿌우! 뿌우!
“와아! 신기하다!”
“래제, 밖으로 얼굴 내밀면 안 돼.”
영수가 계속 제재를 해도 래제는 틈만 나면 얼굴을 창문 밖으로 내밀었다.
“헤헤헤.”
얼마나 밖에 내밀었는지 얼굴에 검댕이 묻어 웃을 때마다 이만 하얗게 보이고 있었다.
“어휴… 어쨌든 이게 기차야. 노선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 하자.”
따악!
촤악!
영수는 그럴 때마다 마법으로 래제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이 다시 깨끗해져도 한결같이 래제는 밖에 얼굴을 내밀었다.
래제는 신이 났다.
기차는 처음 타는 데다가 촉감도 좋았고, 레일을 따라 달려가는 개념도 좋았고, 밖으로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도 좋았고, 몸이 아주 미세하게 들썩 거리는 것도, 얼굴이 까매지는 것도 좋았다.
물론, 그만 신이 난 것은 아니었다.
“아빠. 저거 봐! 조랑말이야!”
창밖으로 보이는 야생 조랑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을 보며, 안단테가 영수를 불렀다.
“안단테도 기차 타는 거 재밌어요?”
“응! 막 신나.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고, 그런데 마법 같은 것도 아니고. 신기해! 아빠 차 타는 것 같아!”
영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첫 시운전 때부터 태우는 건데…’
어디 안단테뿐인가?
“오…”
“와…”
기차에 처음 타본 기사들은 촌놈처럼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쉬는 날만 되면 사실혼관계인 여자들 무리에 둘러싸여 주변에 멋짐을 뿜어내고 있던 보잭조차, 기차에 타고는 빙구가 되어 있었다.
기차는 확실히 문명 신세계였다.
마법과는 달랐지만, 이 세계 사람들에게는 마법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런 거대한 쇳덩어리가 달린다니, 마법으로만 가능하지 않겠냐면서.
“역시 대단한 마법사…”
한동안 구석에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던 로빈나르가 영수에게 다가왔다.
“아, 로빈나르. 어떻습니까? 이 기차라는 것은.”
“마왕, 아니 영주님이 아니셨다면, 이런 식으로 마법 하나 쓰이지 않고 거대한 마차가 굴러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단한 신기입니다. 마왕님. 이런, 계속 깜빡깜빡하는군요.”
로빈나르는 계속 영수를 마왕이라 부르는 자신을 자책했다.
“편하게 부르십시오.”
이제는 그러려니 해서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것도 이상했다.
“감사합니다. 마왕님. 그런데 말입니다. 이 기차라는 것은 나무나 땅에서 발견되는 흑탄이라는 것을 때워서 얻어진 열로 간다고 하셨지요?”
“네.”
“그것 때문인지, 너무 검은색 연기가 많이 나와서 창가 주변이 더러워지고 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마법으로 열을 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로빈나르의 말에 아차했다.
산업혁명의 온상이자 중심지였던 런던은 환경 문제를 무시하고 발전을 계속하다, 거의 20세기 말까지 스모그에 시달렸을 정도였다.
이곳에 증기기관을 전달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마법으로 대신 열을 낸다라…”
그러고 보니 마법으로 만든 불에서 오염물질이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마왕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가 한 번 연구해 보겠습니다.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
로빈나르의 눈에서 강한 도전의식이 느껴졌다.
그는 마계에서 쌍방향차원게이트를 만든, 아티팩트로 극점을 찍었던 사람이다.
그보다 더한 적임자가 있을까?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드렸던 흑마석 몇 개만 창고에서 빼서 써도 되겠습니까?”
“마음껏 가져다 쓰십시오.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필요한 인력이 있으시면 요청하십시오. 흑마법사 한 명과 백마법사 한 명이 대기 중이니까요. 시간이 날 때마다 저도 돕도록 하죠.”
로빈나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그를 보내고 영수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그가 말을 하지 않았다면, 계속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구만 해도 그랬다.
환경오염 문제가 얼마나 심하던가?
자신만 해도 지난번 중국의 미세먼지 때문에 공장지역에 모든 것을 갉아먹는 재앙급의 쥐들을 풀어놓고 오지 않았던가?
물론, 이 미드랜드는 기차 몇 대 다니는 것 정도로 환경오염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드와프들이 가진 손재주를 생각한다면 자신이 계속해서 산업시대 초기의 기술력을 제공해 주었다면 지구보다 더 빠르게 환경오염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화력 같은 에너지원을 마법으로 대체한다는 아이디어는 정말이지 좋은 생각이었다.
‘이건 지구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어…’
미드랜드에서 돌아온 영수는 호운덕 사장을 만나기 위해 평택 공장 사장실로 바로 출근했다.
“아, 한 이사님 오셨습니까? 그런데 이곳으로 출근하시는 것은 이례적이군요. 혹시 최근에 아무르파스텔과 문제가 있으시다던데… 그것 때문입니까?”
호운덕 사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아무르파스텔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신들의 승계 싸움을 위해 우리를 이용해먹겠다는 것 같은데…”
“허! 대기업의 승계 싸움에 저희가 끼인 겁니까? 끙… 이거 아주 상황이 복잡하게 되었군요. 하필이면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데 이러다니 나쁜 놈들…”
호운덕 사장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한다.
힘없이 사업할 때, 대기업에 의해 얼마나 휘둘렸던가?
하지만, 그건 힘이 없을 때의 이야기였다.
“걱정 마십시오. 우리가 돈도 권력도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 부분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영수는 미소를 지으며 호운덕 사장을 안심시켜주었다.
조금 불안한 표정이었지만, 영수를 일백 퍼센트 신뢰하고 있던 호운덕 사장이었기에 이내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제가 오늘 이곳으로 바로 출근한 이유는, 관리자이자 사업 파트너이시기도 한 호운덕 사장님과 다음번에 진행할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벌써 다음번 사업인 겁니까? 허… 정말 한 이사님은 대체 어디서 그런 사업 아이템들이 나오시는 건지…”
“그냥, 돌아다니다 보면 이것저것 나옵니다.”
“용연향 때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발모특산품이나 Q1화장품부터는… 가끔 한 이사님을 생각하면 다른 세상에서 오신 분 같습니다.”
호운덕 사장은 은근히 예리한 부분이 있었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세상을 오가는 사람이 맡겠지만.
“하하하. 어쨌든… 이번에 해보려고 하는 것은 발전소 사업입니다.”
“발전소 사업이요?”
“친환경 화력 발전소라고 하면 알맞겠군요.”
“친환경에 화력이라… 그럼, LNG 가스 발전소라도 지으시려는 겁니까? 혹시 가스의 연비를 늘리실 수 있다거나. 아! 아니면 또 어디선가 LNG 가스를 발견하시기라도 하신 건가요? 사장님은 바다 관련 자원들과 인연이 많으시니 어쩌면…”
“하하하… 그런 건 아닙니다만,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낸 건 사실이지요.”
“새로운 에너지원이요?”
‘마나석과 흑마석이라는 겁니다.’
“우선 적당한 부지를 구입해주십시오. 그리고 3일 내로 화력 발전소 관련 기술자들을 모집해주십시오. 아직 에너지원의 가공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지와 기술자들이라… 그럼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벌전소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일단락 되었을 때.
띠이이이!
사장실의 인터폰이 울렸다.
“무슨 일입니까?”
-성삼반도체 평택공장의 공장장이라는 분께서 또 오셨습니다.
“또요?”
-그런 분이 없다고 하는데도, 한 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계속…
한 사장이 누구를 뜻하는 건지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사장은 호운덕이고 영수의 존재는 외부에 비밀이었다.
“성삼반도체 평택공장 공장장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