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s natural enemy has been reincarnated RAW novel - Chapter 120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120화
[리타 로즈 처치 후 감옥 탈출 완료!]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첫 번째 보상으로 새로운 기본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두 번째 보상으로 아이템이 지급되었습니다. 아이템은 아공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본 스킬 : 정령 친화력]―효과 : 정령과의 친화력이 대폭 증가하며 정령을 감지하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이사항 : 항시 발동됩니다.
‘정령이라…….’
과거 책에서 읽었다.
세상엔 4대 원소와 마찬가지로 4대 정령이라는 게 존재하며 그들만의 세계가 또 따로 있다고.
그리고 오직 숲의 요정이라 불리는 엘프만이 정령들을 느낄 수 있다고.
‘인간들은 절대로 정령을 느낄 수 없다 했지.’
한데 이 스킬 하나로 규격 외의 인간이 되어버렸다.
‘정령을 감지하고 대화할 수 있다니. 나쁘지 않은 스킬인걸.’
당장은 정령이 없어서인지 효과를 파악할 순 없지만, 지크의 입꼬리를 올리기엔 충분한 스킬이었다.
[풍신의 장화]―분류 : 신발
―효과 : 모든 풍속성 마법에 면역, 이동속도 300% 증가 및 낙하로 인한 피해에 면역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지크 맥러플린 귀속
―설명 : 풍신의 선구자가 사용했던 신발. 총 13개의 아이템이 존재하며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확인한 아이템도 지크의 만족감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동속도를 4배로 증가시키는 신발이라니. 지구에 내다 팔면 부르는 게 값이겠어.’
지구만이 아니라 여기서도 이런 물건은 찾아볼 수 없으리라.
뿐만 아니라 낙하 피해마저 면역이라지 않는가?
‘이걸 신고 절벽에서 떨어지면 진짜로 안 죽나?’
호기심을 느낀 지크는 아공간에서 꺼낸 장화를 착용해 봤다.
사이즈가 딱 맞는다.
몸도 가벼워진 게 이동속도가 증가했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른 메시지가 시야를 사로잡는다.
[선구자의 의복 4개를 착용하였습니다.] [4세트 효과가 적용됩니다.]―선구자의 의복 세트 효과 (4/13)
―4세트 효과 : 용족 상대 시 모든 공격력 300% 증가
―7세트 효과 : ?????
―10세트 효과 : ?????
―13세트 효과 : ?????
‘오? 세트 효과가 생겼잖아?’
사냥한 선구자의 수도 어느덧 네 명이 됐다.
‘용족 상대 시 공격력 증가라. 나쁘지 않은데?’
훗날 지구로 돌아가게 된다면 확실히 도움 될만한 효과였다.
아이템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돌아갔을 때 여전히 용군단이 존재하는지도 장담할 수 없지.’
뭐든 효과가 생긴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지크였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서브 퀘스트인 엘프 기사 유그리토 찾기.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건데…….’
잘은 몰라도 왕실 어딘가에서 찾을 수 있을 터.
아직 왕궁을 떠나지 않았기를 바라며 움직이려던 지크는 느껴지는 감각에 흠칫 놀라야 했다.
‘누군가 이쪽으로 접근한다.’
사냥꾼의 감각이 알려주고 있었다.
정확하게 방향을 잡고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지크는 그림자의 후드를 착용한 뒤 때를 기다렸다.
여차하면 도망치기 위해.
그렇게 숨죽이며 기다린 끝에, 골목 어귀로 사람이 나타났다.
“……!!!”
얼굴을 확인한 지크의 눈자위가 크게 벌어졌다.
상대는 다름 아닌 엘프 유그리토였기에.
“거기 숨어 있는 거 압니다. 잠시 나와서 이야기 좀 하시죠.”
유그리토는 지크가 보이기라도 하는 듯 허공을 향해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된 이상 지크로선 더는 숨을 필요가 없었다.
“내 위치는 어떻게 알았지?”
지크가 모습을 드러내며 말하자, 유그리토는 대답 대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까 봤을 때와는 얼굴이 다르군요.”
“아까 봤을 때?”
“리타라는 선구자와 함께 오지 않았습니까? 이름이 에스카였던가요?”
지크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눈빛엔 전에 없던 경계심이 떠올랐다.
‘나와 에스카가 동일 인물인 걸 알아보다니.’
그와 달리 유그리토는 경계할 필요 없다는 듯 손을 들었다.
“저는 그대를 추궁하고자 온 것이 아닙니다. 할 말이 있어서 왔을 뿐이죠.”
“할 말?”
“그대가 손에 끼고 있는 그 반지 말입니다.”
엘프가 가리킨 것은 아드올리아스의 반지였다.
“대체 그 반지의 마력 패턴을 어떻게 알고 계신 겁니까?”
“마력 패턴이라니? 무슨 소리야?”
지크가 시치미 뗐지만 유그리토는 그럴 것 없다는 듯 웃음 지을 따름이었다.
“모르는 척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거든요. 아드올리아스의 반지는 애초에 저희 엘프족의 유물이니까요.”
“엘프족의……?”
지금부턴 중요한 이야기였는지 잠시 주변을 둘러본 유그리토가 마법을 사용했다.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차단하는 마법이었다.
“과거 저희 엘프족은 데칸 왕국과 비밀리에 협약을 맺었습니다. 엘프족의 유물을 보관하고 지켜 달라는 내용이었죠.”
“지켜? 누구로부터?”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유물을 노리는 사악한 무리라고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
“어쨌거나 저희는 직접 보관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때문에 당시 강대한 국가였던 데칸 왕국에 유물을 믿고 맡긴 거였고요.”
“데칸 왕국이 강대했다고?”
“예.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대략 3천 년 전이죠. 그때는 이름도 달랐습니다. 아키델피아라는 이름이었죠.”
지크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키델피아는 카르볼이 3천 년 전에 세웠던 제국이잖아?’
-이 조막만 한 왕국의 뿌리가, 내가 세웠던 아키델피아 제국이었다고?
지크와 마찬가지로 듣고 있던 카르볼도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유그리토는 자신의 말만 이어가고 있었다.
“데칸의 선조들은 협약의 내용에 따라 대대로 유물을 관리하고 지켜왔습니다. 그건 현 국왕인 쉐인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나라는 약해지고 제국은 결국 데칸 왕국이라는 약소국으로 쪼개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엘프 장로들은 회의 끝에 협약의 내용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죠.”
“어떻게 수정했는데?”
“예전처럼 유물을 지키되,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몇 가지를 주어도 좋다라고 말입니다.”
“믿을 만한 사람?”
“예. 그렇게 하면 적어도 한 번에 도난당할 위험은 줄어드니까요. 그것이 제가 당신을 믿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입니다. 쉐인 국왕이 아무에게나 물건을 줬을 리는 없으니까요.”
말하자면 국왕이 믿고 물건을 내어준 사람은 신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
얼떨결에 엘프의 신임을 얻은 지크는 당황스러움을 감춘 채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꺼냈다.
“내 위치를 찾은 건 이 물건과 관계가 있나?”
“예. 그 반지엔 엘프만이 알 수 있는 추적 마법이 걸려 있습니다. 어디에 있든 위치를 파악할 수 있죠.”
“그래서 내가 투명화 상태인데도 알아본 거였군.”
“맞습니다. 정작 에스카라는 모습이 아니었던 점은 꽤 놀라웠지만요.”
“…….”
“에스카라는 이름은 가명인지, 지금의 모습이 본모습인지, 어째서 모습을 바꿔서 선구자와 함께 궁정에 침입했는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뭐가 됐든 확실한 건 그대가 시의적절하게 막아준 덕분에 저와 국왕이 살아 있는 거니까요. 그 점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말을 끊은 유그리토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이것만큼은 물어야겠습니다.”
“뭘?”
“어째서 반지의 마력 패턴을 알고 계신 거죠? 겉보기엔 아무런 마력도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반지의 힘을, 어떻게 일깨워서 사용하고 계신 겁니까?”
“…….”
“저도 말씀드렸으니 이제 제 질문에 답해주실 차례입니다. 엘프 장로만 알고 있는 마력 패턴을 대체 어떻게 알아내신 겁니까?”
‘이걸 말해야 해, 말아야 해?’
상대가 진실을 말했다는 건 안다.
자신을 믿고 종족 간의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것도.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 또한 비밀을 털어놓을 이유는 없다.
마력 패턴에 대해 말하려면 우선 카르볼의 존재부터 알려줘야 하니.
고민 끝에 지크는 당사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카르볼. 방금 들었지? 저 엘프가 마력 패턴에 관해 묻는데? 어떻게 할까?’
-어떡하긴. 사실대로 말해야지.
‘사실대로?’
-엘프는 우리 드래곤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 3천 년 전 리치 드래곤을 상대할 때 도움을 준 적이 있지.
‘그랬어?’
-그래. 엘프는 원래 신용을 깨거나 배신하는 종족도 아니다. 먼저 믿음을 보였다는 건 너를 국왕과 동등한 관계로 봤다는 거지. 그러니 믿어도 좋다. 보장하지.
‘흐음…… 그래?’
카르볼의 말에 조금은 믿음이 생겼다.
줄곧 자신의 옆에서 도움을 줘왔던 카르볼이 보장한다면야…….
-그러지 말고 나한테 맡겨라. 내가 저 엘프와 대화해 보겠다.
‘네가?’
정말로 저 엘프를 믿고 카르볼의 존재를 밝혀도 좋은 걸까?
그때, 지크의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는 듯 시스템도 발 벗고 나섰다.
【돌발 퀘스트 : 유그리토에게 털어놓기】
└엘프 기사 유그리토가 협약에 대해 밝히며 먼저 믿음을 입증하였습니다.
└그에게 드래곤의 목걸이를 내밀어 믿음을 공고히 하십시오.
└드래곤의 목걸이와 대화시키기
└랜덤으로 스탯 1,000 증가
시스템까지 가세하니 지크로선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유그리토라고 했지? 내 친구가 대화하고 싶다는데?”
“친구요? 여기 다른 사람이 누가 있다고…….”
“여기 있어. 내 친구.”
지크는 카르볼이 깃든 목걸이를 벗어 유그리토에게 내밀었다.
사정을 모르는 유그리토는 그 모습을 미친놈처럼 쳐다봤지만.
“그런 눈으로 보지 말고 일단 착용해 봐. 그럼 알 수 있을 거야.”
마력 패턴을 아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난데없이 친구와 대화해 보라며 목걸이를 내민다.
누가 봐도 이상한 놈처럼 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유그리토는 지크를 믿었는지 목걸이를 일단 목에 걸어봤다.
잠시 후.
“헉!”
카르볼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소스라치게 놀라는 추태를 보였지만.
“이, 이게 어디서 나오는 목소리죠?”
“목걸이에서 나오는 소리야. 그 목걸이에 드래곤이 있거든.”
“드, 드래곤이요?”
카르볼이 머릿속으로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지 놀란 유그리토가 이내 차분한 얼굴이 되었다.
목걸이에서 뗀 이상 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는 지크도 모른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놀란 표정을 짓기도 하며 작게 감탄사를 흘리기도 하는 유그리토의 모습만 보일 뿐.
한동안 이야기하던 유그리토가 목걸이를 벗더니 지크에게 다시 건네줬다.
“……카르볼레아로스 님과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마력 패턴은 그분이 알려주신 거였더군요.”
“응. 이제 의문이 풀렸지?”
“예. 그리고 한가지 카르볼레아로스 님과 약속한 게 있습니다.”
“엥?”
난데없이 둘이 뭔 약속을 했단 말인가?
자신에겐 상의 한마디 없이.
“무슨 약속인데?”
지크가 놀라며 되묻자, 유그리토는 웃으며 말했다.
“지크 님을 저희 엘프들의 도시인 엘소리움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