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s natural enemy has been reincarnated RAW novel - Chapter 195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195화
모략의 천재, 벨리알이 구민 작전은 간단했다.
성녀를 이용해 신의 후예를 유인, 기습하여 처치하자는 것이 작전의 개요.
간단했지만 그만큼 이의제기도 있었다.
[기습한다는 건 좋아. 하지만 기습하기 직전에 막히면 어떻게 되지?] [신의 후예는 마기와 마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나도 그게 걱정이라네. 놈에게 접근하자마자 차단된다면?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꼴이 아닌가?]타당한 걱정이었다.
당연한 걱정이었고.
하지만 벨리알만큼은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그런 것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봐 그러나? 다 생각이 있지.] [어떤?] [기습이 막혔을 경우를 생각해서 원거리 타격을 가하는 걸세.] [원거리 타격?] [저격을 하자는 말인가?] [그렇지.]말하자면 이랬다.
스텔라와 신의 후예를 지정된 장소로 유인한다.
그리고 여섯 마족들은 멀리서 저격 마법을 준비.
신의 후예가 장소에 나타나는 즉시 마법을 날려 기습을 먹인다.
만일 실패하면?
자리를 뜨면 그만.
성공하면?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다.
이래저래 리스크가 없는 작전.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의 후예가 가진 차단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가정하에 벌이는 작전이었다.
[만일 마력, 마기 차단의 범위가 멀리 있는 우리에게까지 미친다면?] [그건 말이 안 되지. 아무리 그래도 500m밖에 있는 상대까지 차단할 수 있겠는가?] [하긴. 그건 신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지.]이미 마력과 마기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신과 비견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마족들은 간과했다.
상대는 어디까지나 보잘것없는 인간이었으니까.
[그런데 벨리알. 놈이 우리 마법을 흡수해 버리면 어떻게 되는가?] [놈에겐 마법을 흡수했다가 되돌려주는 능력도 있다고 들었는데?]벨리알은 이번에도 코웃음을 쳤다.
[우리들의 저격 마법을 모조리 흡수했다가 돌려준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으음. 하긴 그건 힘들겠지.] [우리 여섯이 저격하면, 제아무리 신의 후예라도 막을 순 없을 걸세.]득의양양하게 웃는 마족들이었지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없진 않았다.
[만약 저격이 성공한다면, 스텔라는 어떻게 되지?] [어떻게 되긴. 신의 후예와 같이 죽는 거지.]스텔라가 희생될 것을 상정해 둔 작전이라는 점이 껄끄러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천마 대전의 준비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 자가 아니던가?
더구나 마왕인 벨제뷔트의 수하이기도 했고.
하지만 벨리알은 걱정할 게 전혀 없다는 투였다.
[신의 후예를 잡는 게 중요하나? 아니면 스텔라의 목숨이 중요하나? 둘 중 뭐가 중요한진 안 봐도 뻔하지 않나?] [그건 그렇지.] [본래 큰일을 하려거든 소수의 희생이 필요한 법일세. 이번 일의 희생자는 스텔라가 될 거고, 우린 그녀를 신의 후예를 유인하고 붙잡아둔 진정한 마계의 심복으로 기억할 걸세.]희생이니 뭐니 하는 말로 멋들어지게 포장했으나, 결국엔 미끼로 삼겠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스텔라가 없어져도 딱히 문제 될 건 없네. 천마 대전이야 다른 자가 준비하면 되지 않나?] [그렇지. 여기 이인자라는 발루두크도 있고, 키메리에스의 수하인 클리포드도 있고.]대체할 사람이야 많다.
그러니 스텔라를 희생시키자.
발루두크는 그렇게 알아들었다.
그런 마족들의 사상이 치가 떨리게 혐오스러웠고.
‘스텔라 님에게 경고해야 하나? 아니야. 그랬다간 내가 희생되겠지.’
그때 가만히 계획을 듣던 발루두크에게 마족들이 웃으며 물었다.
[이봐, 인간. 자네의 상사가 희생되는 게 껄끄러운 건 아니지?] [스텔라가 죽으면 일인자의 자리는 네가 차지하게 될 거야. 너도 이득을 보는 일이라고.] [혹시 불만 있는 건 아니지?]마족들의 시선이 발루두크에게 쏠렸다.
이럴진대 어떻게 불만 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겠나?
싫어도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불만은 당연히 없습니다. 아주 훌륭하신 계획이십니다.”
[하핫, 인간에게 칭찬을 듣다니. 기분 참 묘하군.] [그럼 결정됐군. 이제 스텔라에게 말하세. 오두막으로 신의 후예를 유인하라고.] [스텔라에겐 내가 연락하지.]안드레알푸스가 나서서 말했고 곧 루미노스 포탈스피어를 통해 내용을 전달했다.
잠시 후 연락을 마친 그가 입을 열었다.
[스텔라가 신성 제국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으로 유인하겠다는군. 좌표는 W294.93.293.17.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네.] [후후, 그곳이 스텔라와 신의 후예의 무덤이 되겠군.]시시덕대는 마족들을 보며, 발루두크는 슬쩍 몸을 뺐다.
모든 정보를 들었으니 한 발짝 일찍 나서서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스텔라가 아닌 지크에게.
‘일인자 자리?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내가 원하는 건 마기 없이 술법을 쓰는 법이야.’
그 방법을 알아내려면 신의 후예가 살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발루두크가 몸을 뺀 이유였다.
* * *
이전의 기억을 더듬던 발루두크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신의 후예가 제 발로 오두막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안 돼! 거긴 함정이라고 내 말하지 않았나!’
제아무리 일찍 나와서 경고하면 뭐 하나?
함정인 걸 알면서도 들어가려 하는데.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지만 마족 여섯의 저격을 막을 순 없어.’
보나마나 오두막에 들어가는 순간, 스텔라와 함께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말 것이다.
발루두크는 불안한 마음에 스텔라에게도 귀띔했다.
“저기 스텔라 님.”
“쉿.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세요, 발루두크. 그리고 할 말이 있으면 나중에 하세요. 지금은 중요한 일이…….”
“아니, 지금 말해야겠습니다. 잘못하면 스텔라 님까지 위험한 상황이니까요.”
“그게 무슨 소리죠? 발루두크?”
발루두크는 스텔라에게 털어놓았다.
자신이 들은 마족들의 계획을.
스텔라의 발걸음이 순간 멈칫했다.
눈썹도 활처럼 휘었다.
“뭐라고요? 그것들이 저까지 미끼로 삼으려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다면서 희생양으로…….”
“그래서 여기에 나타나신 건가요? 저에게 미리 경고해 주러?”
스텔라가 아닌, 신의 후예에게 경고하기 위함이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거짓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예……. 스텔라 님이 당하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어서…….”
“하…….”
마족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스텔라는 허탈한 눈으로 허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신의 후예가 오두막에 가도록 두면 안 됩니다. 스텔라 님이라도 막으셔야…….”
“아니에요. 방법이 없진 않아요.”
“예?”
싱긋 웃은 스텔라는 곧 앞서가던 지크에게 외쳤다.
“지크 님? 먼저 오두막으로 가시겠어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따가 들어갈게요.”
“뭐, 그러죠.”
지크는 별다른 의심 없이 다시 앞을 향해 걸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스텔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러면 되죠. 제가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잖아요?”
“아……. 그, 그렇군요.”
혼자서 함정으로 걸어가는 지크를 바라보며, 발루두크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스텔라는 살겠지만, 이대로면 신의 후예가 죽는다.
“마족의 계획을 듣고 저에게 손수 경고하러 와주다니. 정말 잘했어요, 발루두크.”
“처, 천만의 말씀을.”
“그대에게 정체를 속인 건 미안하게 됐어요. 진즉에 제가 성녀 역할을 수행 중임을 알렸어야 하는데…… 좀 더 신중하게 일 처리하려고 숨겼던 거였어요. 미안해요.”
“아, 아닙니다. 스텔라 님.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둘 사이의 오해가 풀렸다.
해사하게 웃어 보인 스텔라가 팔짱을 끼며 지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제 저희는 멀리서 지켜보고 있죠. 신의 후예의 죽음을 놓칠 순 없잖아요?”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발루두크는 더 빠져나갈 핑계를 찾지 못했다.
이미 신의 후예가 오두막에 다다르기도 했고.
‘끄, 끝났어.’
듣기로는 오두막에 들어가는 순간에 맞춰서 저격 마법을 날린다고 했다.
한 명도 아닌 여섯이 동시에.
그걸 미리 감지하더라도 이미 늦을 것이다.
막을 수단이라곤 신의 후예에게 없을 것이다.
‘끝났어, 다. 신의 후예도, 내 염원도…….’
발루두크는 지크가 오두막을 들어가는 순간 모든 걸 포기했다.
곧이어 여섯 개의 마법이 폭사해 오두막과 함께 지크를 날려버릴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
몇 분을 기다려도 저격 마법은 날아오지 않았으니까.
* * *
‘마족들이 아주 깜찍한 방법을 생각해냈네?’
오두막에 들어간 지크는 이곳이 함정 포인트임을 알고 있었다.
발루두크의 생각을 읽고서 마족들의 모든 계획을 간파했으니까.
그런데도 자진해서 들어왔다.
왜냐고?
‘막을 자신이 있으니까.’
애초에 마법을 흡수할 필요도 없다.
차단을 걸면 그만.
지크는 혹시 몰라 남겨뒀던 리미트 해제를 사용했다.
순식간에 감지 범위가 10배로 늘어났다.
[전방 512m 지점에서 마기가 감지되었습니다.]‘거기 있었구나? 마족 새끼들. 더 멀리 가지 그랬어?’
더 멀리서 저격해도 바뀌는 건 없다.
마법 흡수 스킬로 악마의 술법 또한 흡수할 수 있었으니까.
‘일단은 전부 차단.’
지크는 곧장 스킬을 발동시켰다.
[마기를 45 흡수하였습니다.] [마기를 53 흡수하였습니다.] [마기를 49 흡수하였습니다.]………………
…………
……
꽤 많은 양의 마기가 흡수되고 있다.
놈들이 뿜어내는 족족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저격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 하지.’
10배로 늘어난 사냥꾼의 감각 범위에 놈들의 위치까지 감지됐다.
‘거기 있었구나. 여섯 마리의 쥐새끼들.’
엄밀히 따지면 쥐새끼가 아니라 복덩어리들이다.
한 마리씩 잡을 때마다 스킬이 들어올 테니.
‘어디 복주머니 좀 챙기러 가보실까?’
새로 얻은 스킬인 빙하길을 시전하자.
뿌드드득-
바닥에 빙판이 생겼다.
미끄러지듯 길 위를 달려간 지크는 쏜살같이 오두막을 벗어났다.
* * *
몇 분 전.
[들어갔다.]지크가 오두막에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안드레알푸스가 주위의 마족들에게 지시했다.
[시작하자.] [알겠습니다.]여섯의 마족들이 악마 고유의 마법을 외웠다.
최대 500m 거리의 지역을 마구잡이로 폭격해버리는 저격용 술법, 죽음의 폭격(Hthed Fow Gnivmave Et).
그것을 시전하기 위해 여섯의 마족이 동시에 마기를 끌어 올렸지만.
[음?] [……?] [뭐지?]당황하는 것도 그와 동시였다.
[마기가 모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지?] [설마……?]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세이레가 발작하듯 외쳤다.
이미 경험해 봤으니 확실하다.
하지만 다른 마족들은 헛웃음을 머금으며 믿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저기서 여기까지 얼마나 되는지나 아느냐?] [자그마치 500m의 거리다. 그 거리에서 이쪽의 마기를 차단한다는 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지.]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부정했다.
당연한 반응.
믿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마기를 차단하는 일이 가능한 건 둘째 치고 범위가 이렇게 넓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니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재차 마법을 외우려 했지만, 여전히 먹통.
될 리가 없다.
완전히 차단당한 뒤였으니.
그런 그들이 현실을 자각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안녕? 복주머니들? 여기서 뭐 해?”
오두막에 있던 지크가 어느새 떡하니 나타났으니까.
“나한테 뒈지려고 다들 모여 있었어?”
사신의 등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