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s natural enemy has been reincarnated RAW novel - Chapter 196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196화
갑작스러운 지크의 등장에 마족들은 입을 벌렸다.
이토록 빠르게 위치를 찾아낼 줄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 거리의 마기를 차단하는 것으로 모자라 위치까지 찾아내다니. 말도 안 되는 능력이다……!’
술법의 천재 안드레알푸스는 당황을 넘어 경악했다.
고작해야 자신의 가슴 언저리밖에 오지 않는 작은 인간이,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직접 당하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야. 마기가 차단된 것도 그렇고.’
마기만 해제된다면, 이딴 인간쯤은 먼지처럼 죽여 없앨 수 있다는 게 솔직한 생각.
그런 생각을 읽은 걸까?
인간이 갑자기 피식 웃더니 한마디를 내뱉는다.
“마기 차단 풀었어. 어디 할 수 있는 거 다 해봐.”
[???] [뭐?] [저, 정말이잖아?]웅성거림이 늘어났고, 안드레알푸스는 즉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눈앞의 인간이 헛소리하는지 아닌지.
[어……?]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육성.
당황한 표정이 헛소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저, 정말 마기가 제대로 운용되잖아?’
인간이 마기의 차단을 풀었다.
감히 술법의 천재인 이 몸을 앞에 두고서.
‘멍청한 인간이! 자신의 힘을 과신하다니!’
안드레알푸스의 입가에 희열이 번졌다.
인간의 그 오만이, 죽음으로 되돌아갈 테니까.
[네놈의 실책을 저승에서 후회하거라! 재앙의 그림자(Les Sassides Pow Wowers A)!]쫘아아아악-
차원을 찢으며 나타난 그림자가 손아귀 모양으로 인간을 덮쳤다.
대응할 새도 없이 먹히는 인간을 보며 안드레알푸스는 확신했다.
‘끝이다!’
곧 있으면 그림자가 인간의 하찮은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리라.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둠이 몸에 닿자마자 사라지는 걸 보기 전까지는.
[뭐, 뭐야……?]“뭐긴 뭐야. 이런 거지.”
지크는 손을 뻗어 흡수한 마법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방출.”
적에게 날렸던 어둠의 손이 도리어 자신을 노리고 달려든다.
안드레알푸스가 급히 육신을 다른 차원계로 집어넣었다.
[위상 변화(Egnerhsi Aisahf A)!]콰드득!
어둠은 허공을 집어삼켰고, 위기는 그렇게 지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새 코앞에 당도한 인간이 아공간에서 깃털 같은 검을 뽑아 들었다.
“내가 마기의 차단을 푼 건 다른 이유가 아니야.”
깃털처럼 흔들거리면서도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우리엘의 깃털 검이.
촤악-!
곧 위상 변화가 끝나고 본래의 차원으로 돌아온 안드레알푸스의 육신을 사선으로 베었다.
[크아아아악!]찢어지는 영혼의 비명.
지크의 입꼬리에 조소가 걸렸다.
“너희들의 오만함을 고쳐주고 싶어서 차단을 푼 거야.”
길게 찢어진 가슴팍으로 검은 피가 울컥울컥 흐른다.
그제야 안드레알푸스의 눈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마기를 해제하면 당연히 나를 이길 수 있을 줄 알았어? 착각도 유분수지.”
[마, 막아라! 안드레알푸스 님을 지켜라!]모략가인 벨리알의 외침을 시작으로, 마족들이 일제히 주문을 외웠다.
안드로말리우스는 뱀의 군주답게 지옥의 뱀을 소환해냈고.
암두시아스는 하프를 튕기며 음파 공격을 날렸으며.
세이레와 악마 후작, 키메리에스는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그리고 지크는 그 모든 공격을 흡수하거나 막아냈다.
피할 필요도 없다.
이미 미래 예지 스킬로 모든 상황을 읽고 있는 그였다.
모든 건 손바닥 안.
마족들의 패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내 음파 마법이 막혔다고?] [내 귀여운 뱀들이 모조리…….]모든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마족들은 자신들의 패배를 직감했다.
“질질 끌 것 없이 전부 돌려보내 줄게. 마계로.”
칼춤.
그렇게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을 만큼 현란한 칼 시위가 마족들을 파고들었다.
팔을 베고, 다리를 베고, 머리를 베고.
검은 피와 비명이 여기저기 튀기는 와중에도 지크의 칼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마족들이 죽어서 사라질 때까지.
[마기의 근원을 찾아 제거했습니다.] [‘안드로말리우스(현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마기를 흡수합니다.] [‘암두시아스(현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마기를 흡수합니다.] [‘세이레(현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마기를 흡수합니다.] [‘키메리에스(현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마기를 흡수합니다.] [‘안드레알푸스(현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마기를 흡수합니다.]마족들을 죽이고 나니, 저 멀리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고 있는 벨리알이 보였다.
동족들을 먼저 내세운 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내빼고 있는 것이다.
‘누가 모략가 아니랄까 봐, 잔머리는.’
비웃어준 지크는 굳이 찾아갈 것도 없이 놈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순수 스탯 1만에 더불어 오러까지 머금은 검이었기에 그야말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푸욱!
머리를 박살 내며 그대로 즉사시켰다.
새처럼 떨어지던 놈의 육신이 불티를 흩날리며 사라졌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말이야.’
별다른 힘도 들이지 않고 여섯 마족을 처치한 지크는 시선을 옮겼다.
퀘스트 보상이 주르륵 시야를 메우고 있었다.
[안드로말리우스 처치 완료!] [세이레 처치 완료!] [벨리알 처치 완료!] [암두시아스 처치 완료!] [키메리에스 처치 완료!] [안드레알푸스 처치 완료!]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새로운 기본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메시지를 보고 찬찬히 스킬들을 읽어 내려갔다.
[기본 스킬 : 뱀 지옥]-효과 : 주변 환경에 고유 결계를 형성, 뱀들이 우글거리는 지옥으로 유인합니다.
-특이사항 : 뱀들은 시전자의 말에 절대복종하므로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습니다.
안드로말리우스에게서 얻은 스킬로, 상대를 뱀 지옥으로 초대한다.
‘나쁘지 않은 스킬이야. 뱀들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엔 전에도 만났던 세이레에게서 얻은 스킬을 살펴봤다.
[기본 스킬 : 마정석 탐색]-효과 : 세상의 곳곳에 묻혀 있는 마정석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마정석을 먹으면 영구적으로 마기 1이 증가합니다.
-특이사항 : 항시 발동됩니다.
‘이건 꽤 좋은 스킬인데?’
세상의 마정석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정석을 얻으면, 마기 1이 영구적으로 증가한다?
하루에 올릴 수 있는 마기 스탯은 10.
이 스킬이 있으면 마기를 더 빠르게 모을 수 있다.
[기본 스킬 : 탁월한 지략가]-효과 : 지력 스탯이 50% 증가합니다.
-특이사항 : 항시 발동됩니다.
이번 건 모략의 천재, 벨리알에게서 얻은 스킬로, 지력 스탯이 대폭 증가하는 나쁘지 않은 스킬이었다.
‘지력 스탯이 증가하면 아공간의 면적도 넓어지고, 사냥꾼의 감각 범위도 늘어나니까 손해 볼 건 없지.’
더구나 지력은 마법에 전반적인 영향이 있음을 그간의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지력이 높아서 손해 볼 건 없다는 뜻.
다만, 배우나 안 배우나 상관없는 스킬이 없진 않았다.
[기본 스킬 : 연주의 귀재]-효과 : 모든 악기를 다루고 음악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집니다. 마력을 음파에 실어서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특이사항 : 항시 발동되는 스킬이나, 마력을 음파에 실어서 공격할 때는 쿨타임이 생성됩니다.
‘음악은 딱히 배우지 않아도 되지만, 뭐, 마력을 음파에 실어서 공격하는 건 나쁘지 않네.’
있으나 마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와 반대로 꽤 쓸만하다고 여긴 스킬도 있었다.
[기본 스킬 : 다크 오러 블레이드]-효과 : 다크 오러로 이뤄진 무기를 만들어냅니다.
-특이사항 : 기력 스탯에 따라 크기가 늘어나며 절삭력과 파괴력이 증가합니다. 길이와 너비를 약간씩 조정할 수 있습니다.
키메리에스라는, 검을 사용하는 악마 후작에게서 얻은 스킬이 그랬다.
‘다크 오러는 뭐지? 바로 시연해 볼까?’
궁금증이 생긴 지크가 스킬을 사용했다.
츠츠츠츠츠!
손아귀에 검 형태의 오러 블레이드가 생겼다.
그러나 일반적인 오러 블레이드와는 다르다.
검은빛으로 일렁이는, 확연히 다른 패도적인 느낌의 오러 블레이드였다.
‘일반적인 오러 블레이드는 푸른 빛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건 검은빛이네.’
검은빛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었지만, 그렇게밖엔 표현할 길이 없었다.
분명 검은 오러로 일렁거리면서도 번쩍거림이 느껴졌으니까.
몇 번 휘둘러보니 검은빛의 잔상이 남는다.
테스트를 위해 근처의 나무를 베었다.
콰지직! 쿠웅!
너무도 부드럽게 썰려서 순간 놀랐다.
딱 봐도 일반적인 오러보다 강하다.
‘괜찮네.’
만족하며 다크 오러를 거뒀다.
이제 마지막 스킬을 확인할 차례다.
[기본 스킬 : 악마술]-효과 : 마족을 처치할 때마다 상대가 가진 모든 술법을 터득합니다.
-특이사항 : 항시 발동됩니다.
마지막은 안드레알푸스에게서 얻은 스킬로, 상대 마족에게서 술법을 터득하는 효과가 있었다.
실은 터득이라기보다 강탈에 가까웠지만.
‘뭐 하나 나쁠 게 없는 스킬들이네.’
이걸로 메인 퀘스트 완료다.
이제 남은 것은 스텔라에게 돌아가서 천마 대전을 막는 것뿐인가?
‘놈이 도망가기 전에 막으러 가야 한다.’
지크의 몸이 쏜살같이 움직였다.
* * *
마족들은 스텔라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타천사인 스텔라는 마족의 편이기 전에 기본적으로 천족이었으니까.
그건 스텔라도 알고 있다.
마족들과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관계.
그렇기에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말에도 심적으로 타격이 없었다.
그저 공허한 한숨을 쉬었을 뿐.
마족들에게 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는 건 다름이 아니었다.
그들이 신의 후예를 처리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왜 아무런 마법도 쓰지 않죠?”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오두막을 폭격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마족들은 아무런 저격 마법도 날리지 않았다.
덜컥!
갑자기 오두막을 나서는 지크의 모습만 확인될 뿐.
“지, 지크 경?”
빙판길을 만들어 쏜살같이 어디론가 향하는 지크의 뒷모습을, 스텔라가 멍하니 바라봤다.
“저자가 어디로 가는 거죠?”
“그,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옆에 있는 발루두크는 연신 모른다고만 하지, 지크는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지.
스텔라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야?’
뭔가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인 느낌.
자리를 뜰까 생각도 해봤지만 적어도 무슨 상황인지는 파악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고.
‘마족들이 와서 뭐라도 말해주겠지.’
하지만 기다림 끝에 나타난 건 마족도 뭣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지크였다.
스텔라가 즉시 표정 연기에 들어갔다.
“지크 경? 어디 갔다가 이제 오시는…….”
“날 노리던 마족들은 모두 죽었다.”
믿기지 않는 소리에, 스텔라의 안색이 바뀌었다.
하지만 본색을 드러낼 정도로 허술하진 않았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죽었다고, 여섯 마리 전부.”
“이상한 소리를 하시니 당황스럽네요. 세상에 마족이 어디 있다고…….”
“피차 연기는 이제 그만하지? 날 죽이라고 마족들을 보냈잖아. 프리시엘. 아니, 스텔라라고 불러야 하나?”
조소가 담긴 지크의 말에, 스텔라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