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s natural enemy has been reincarnated RAW novel - Chapter 213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213화
-선구자의 의복 세트 효과 (13/13)
-4세트 효과 : 용족 상대 시 모든 공격력 300% 증가
-7세트 효과 : 마족 상대 시 모든 공격력 300% 증가
-10세트 효과 : 천족 상대 시 모든 공격력 300% 증가
-13세트 효과 : 신족 상대 시 모든 공격력 300% 증가
‘신족을 상대로 공격력이 올라?’
드래곤이나 마족을 상대로 공격력이 올랐을 땐 그나마 이해했다.
놈들과 싸울 일이 많았으니까.
그러나 천족과 신족에 대한 부분은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싸울 일도 없는데 공격력이 증가하니 그럴 수밖에.
‘의문만 드는 세트 효과지만, 뭐, 없는 것보단 나으니.’
무엇보다 지금은 이런 것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천계에서 벗어날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천족과 마족은 싸우고 있겠지? 싸움이라기보단 일방적인 학살이겠지만.’
중도에 이탈했다곤 하지만 결과는 보나 마나 천족의 승리로 끝날 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언데드들은 불러들이지 말고 놔둬야겠어.’
언데드 선구자들이 아직도 싸우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불러들이는 건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은 주변 탐색이 우선이니.
‘저쪽에 빛이 밝은데? 저기로 가볼까?’
구름 위를 걷고 있지만 보기처럼 푹신한 감각은 없었다.
발에 닿는 느낌도 없는데 걸을 수 있는 게 신기할 따름.
‘빠르게 날아가야겠어.’
플라이 마법보단, 용의 날개를 펼쳐 비상했다.
“ᛒᛁᛌᚣᚫᚢᚱᚲ᛫ᚾᚫᛚᚷᛖ(비상하는 날개).”
하늘을 유영하며 빛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나아갔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거대한 황금빛 문이 보였다.
‘보아하니 천계의 입구 같은 느낌이네.’
입구라는 확신을 받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문 앞에 천사 형상의 거대한 석상이 있었기 때문.
‘문지기인가?’
30m 길이의 석상은 그 크기만큼이나 거대한 검을 들고 있었다.
가까이 가니 검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인다.
결코 호의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냥 지나가게 해주면 안 되냐?”
말하는 기능은 없는지, 석상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몸으로 말했다.
후우우웅!
파공음과 함께 휘둘러지는 검격.
맞으면 뼈도 못 추릴 만큼 무식한 크기의 검을 잘도 휘두른다.
후웅! 후웅!
‘빠른 편이네. 웬만한 사람은 바로 저세상 구경하겠어.’
몸집이 크면 둔할 거란 예상과 달리, 문지기의 검로는 꽤나 날카로웠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나한텐 안 되지.’
석상이라 놈의 생각을 읽을 순 없지만, 미래 예지 스킬로 움직임을 미리 읽을 순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속도에서도 심하게 차이가 났고.
[돌발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돌발 퀘스트 : 천계의 문지기를 처리하라!】
└천계로 들어서는 입구를 문지기가 막고 있습니다.
└문지기를 처리하고 천계로 들어가세요.
└문지기 처치
└랜덤으로 스탯 10,000 증가
└7차 스킬 숙련도 20 증가
공격을 피하기만 하던 와중, 퀘스트가 떠올랐다.
‘문지기를 처리하라고?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어.’
퀘스트를 수락하는 사이, 눈앞에 집채만 한 검이 날아든다.
후웅!
검을 피함과 동시에 놈의 팔 위로 올라탔다.
타타탓!
다크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내며 팔 위를 달렸다.
어깨까지 단숨에.
‘잘 가라.’
그대로 검을 찌르자, 문지기의 목이 꿰뚫렸다.
잠시 고장 난 듯 움직임을 멈춘 녀석.
눈빛만은 살아 있는 것이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다.
서걱!
그대로 목을 잘라내 버리자, 아래로 머리가 떨어져 내린다.
텅- 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벼랑 아래로 떨어지듯 구름 밑으로 들어가 버렸으니까.
문지기 처치 보상을 받으면서 7차 스킬의 성취도가 올랐다.
‘이제야 2성이 된 거야?’
지속 시간과 증폭률이 오른 건 만족스럽지만, 숙련도 올리기가 빡세다는 점이 문제였다.
‘뭐, 지금은 이런 걸 신경 쓸 틈이 없으니.’
몸뚱이만 남은 문지기를 지나쳐 천계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은 바깥과 다를 바 없었으나 좀 더 밝고 새하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천국에 오면 이런 느낌일까? 장관이긴 하네.’
하늘에선 찬란한 빛이 내리쬐고, 바닥은 새하얀 구름이 눈처럼 뒤덮여 있다.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보다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주변에 보이는 것도 없고 천족도 감지되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그때.
또다시 돌발 퀘스트가 주어졌다.
【돌발 퀘스트 : 마계로 가기 위한 단서를 얻어라!】
└천계와 마계는 하나의 통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천계에 표류한 미아와도 같은 신세인 당신에겐 마계로 가는 선택지밖에 없습니다.
└천족을 심문해 마계로 가기 위한 단서를 얻으십시오.
└마계로 가기 위한 단서 얻기
└랜덤으로 스탯 10,000 증가
└7차 스킬 숙련도 20 증가
퀘스트를 확인한 지크는 곧 황당한 얼굴이 됐다.
‘마계? 집이 아니라?’
돌아간다면 인간계로 갈 생각이었는데 뜬금없이 마계로 가라니.
아무리 천계가 마계와 이어져 있다 해도 굳이 마계로 갈 생각은 없었다.
‘한 번 거절해 볼까? 어떻게 되나?’
수락할 이유를 찾지 못한 지크는 거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퀘스트의 [N] 버튼만 깜빡일 뿐, 퀘스트창은 닫히지 않았다.
‘스텔라 죽이라는 퀘스트가 나왔을 때랑 똑같네.’
이걸로 확실해졌다.
시스템은 자신에게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Y/N]으로 마치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속였을 뿐.‘사실은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고 있던 거야.’
애초에 거절할 수는 없다.
사라지지 않으며 시야를 가리는 퀘스트창이 그 증거다.
‘빌어먹을 시스템 같으니라고.’
화가 났지만, 화풀이할 상대조차 없다.
당장은 퀘스트대로 따라주는 수밖에.
‘그래. 네가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한번 보자.’
인간계로 돌아갈 마땅한 방법도 없었기에 퀘스트를 수락했다.
어차피 수락하지 않으면 아까처럼 강제로 작동되도록 수를 써놨을 게 아닌가?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한번 해보자고.’
우선은 천족을 찾으러 움직였다.
사냥꾼의 감각 레이더망에 곧 사람의 기척이 걸려들었다.
날개를 펼쳐 그쪽으로 날아가자, 예상대로 천사의 날개를 가진 천족 무리가 보였다.
[응? 저건 뭐야?] [뭐 말이야?] [저, 저거 말이야! 인간 아니야?]지크를 발견한 세 명의 천족이 눈자위를 키웠다.
곧 눈빛에선 당황 대신 경계심이 자리 잡았다.
[인간 따위가 여긴 어떻게……?] [그보다 침입자잖아?] [뭘 멍청하게 있어? 죽여! 저 새끼 죽이라고!]다짜고짜 공격하려고 무기를 찾는 천족들.
근처 마을에 있던 창 따위를 집어 든 그들이 무작정 달려들었다.
[죽어라, 이 벌레 새끼야!] [죽어!] [죽어, 이 침입자!]셋이서 창을 휘두르고 찌르며 지크를 공격했다.
솔직한 말로 창 다루는 솜씨는 볼품없었다.
별다른 힘도 들이지 않고 피할 수 있었으니.
‘이놈들은…… 전투 천사가 아닌가?’
천마 대전에 소환된 천사들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실력이나 조잡한 무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무엇보다 날개의 수가 달랐다.
‘전투 천사는 양쪽에 세 장씩 날개를 달고 있었어. 이 녀석들은 기껏해야 한 장씩 달고 있고.’
굳이 싸워줄 필요가 없던 지크는 공격을 피하면서 놈들의 속마음을 읽어봤다.
-이 벌레 같은 인간 놈이!
-정말 날파리처럼 잘도 피해 다니는군!
-이대로는 안 되겠어. 전투 천사들을 불러야지.
전투 천사를 부른다는 걸로 보아 녀석들은 일반 천사임을 알 수 있었다.
‘천계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라는 건가?’
근처에 마을처럼 꾸며진 건물이 보이는 걸 보면 확실하다.
‘시민들이 마계로 가는 길을 알 리는 없겠지.’
그때 한 명의 시민이 창질을 하다 말고 별안간 다른 쪽으로 뛰었다.
다름 아닌 전투 천사를 부르러 가는 것.
지크는 굳이 막지 않고 그러도록 놔뒀다.
일반 시민에게서 얻을 정보는 많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인간들에게 너무 적대적인 거 같은데…….’
천계에 침입했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저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대.
그것이 시민들의 생각을 통해 보였다.
무작정 죽이려 드는 행동만 봐도 알 수 있었지만.
[헉헉…….] [이 빌어먹을 인간 놈은 지치지도 않나?]창질을 해대던 두 사람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에 비해 지크는 아직도 펄펄했다.
이 정도의 창질이라면 하루 종일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전투 천사가 도착했으니까.
[저, 전투 천사가 왔다!] [5품! 5품 천사야!]한쪽당 두 장의 날개를 단 천사 다섯이 무장한 채로 나타났다.
그 옆에는 아까 신고하러 나갔던 시민이 함께 있었고.
[저기, 저놈입니다!] [정말로 인간이잖아?] [제 말 맞죠?] [인간이 어떻게 천계를……?] [잠깐, 문지기는? 문지기도 제압당한 건가?]다섯 명의 5품 천사들이 놀라는 것도 잠시.
스릉-
검집에서 검을 빼 들며 지크를 둘러쌌다.
[저, 저희는 어떡할까요?] [너희는 이만 물러나라. 침입자는 우리가 상대할 테니.] [저기, 시, 신고 포상금은……?] [지급될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가, 감사합니다!]화색이 된 시민들이 전투 천사들에게 인사한 뒤 빠르게 사라졌다.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젠장, 우리가 죽였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신고 포상금이라도 받은 게 어디야?] [그래, 이 정도로 만족하자고. 흐흐.]그 모습을 본 지크가 실소를 지었다.
‘어째서 날 죽이려고 안달이었는지, 이제 좀 알겠군.’
아무래도 침입자를 죽이거나 신고하면 포상이 주어지는 모양.
그건 전투 천사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저 인간이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쳐 웃고 있네?] [인간.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진 모르겠지만 운이 없다고 생각해라.] [우릴 만난 이상 살아갈 가능성은 없으니.]자신만만하게 말하던 그들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러고는 동시에 달려든다.
[하아아앗!]살려둘 생각 따윈 없다는 듯, 검격에 살기가 묻어 있다.
‘천계는 인간 취급이 그리 좋지 않군. 뭐, 그건 인간계도 마찬가지겠지만.’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지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저 검이 비는 공간을 찾아 간발의 차이로 피할 뿐.
전투 천사들의 검속도 그리 빠르지 않았기에 피하는데 어렵진 않았다.
휙휙휙휙!
아무리 칼질을 해대도 귀신처럼 피해버리는 지크의 신묘한 움직임에, 전투 천사들은 생각했다.
-뭐, 뭐가 저렇게 빨라?
-우리의 합공을 다 피하고 있잖아?
-검로를 다 읽으면서 피한다고?
-미, 미쳤군.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눈앞의 인간에게 털끝만 한 상처도 낼 수 없음을.
-지, 지원을 불러야 해.
-누구를 부르지? 4품 천사?
-4품도 이 녀석은 당해내지 못할 거야. 적어도 3품 이상은 불러야…….
-지금 3품 이상은 전부 천마 대전 때문에 내려가지 않았나?
-젠장, 천마 대전이 끝나도 문제야. 피날레를 장식한다고 한동안 인간들을 죽이고 다닐 텐데…….
-하필이면 상급 천사들이 부재중일 때 침입자가 나타나다니…….
정보를 읽던 지크가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너희 방금 뭐라고 했냐?”
[지금이 기회다! 죽여!]다섯 개의 검이 일시에 지크의 몸을 노린다.
피할 곳이라곤 없었지만, 굳이 피할 필요도 없다.
카아아아아앙!
섬전처럼 만들어 낸 다크 오러 블레이드가 천사들의 검을 일격에 갈라버렸다.
반토막이 나버린 검자루를 쥐며 아연실색하던 천사들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천마 대전이 끝나면 뭘 한다고?”
[…….]“대답해. 당장.”
살귀와도 같은 눈빛에 주눅이 든 걸까?
천사들이 침을 삼키더니 순순히 입을 열었다.
[피, 피날레를 한다.]“그게 뭔지 말해.”
[전쟁에서 이기면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인간의 도시로 드, 들어가…….]전투 천사가 도중에 말끝을 흐렸다.
지크의 기세가 너무도 살벌했기에.
“계속 말해.”
[드, 들어가서 인간들을 학살한다. 일반적으론 하나의 왕국을 부수며 축제를 즐기지.]왕국 하나를 멸망시킨다고?
인간의 편이라 믿었던 천족들이?
‘젠장. 인간계가 위험해.’
하루빨리 돌아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지크는 다크 오러 블레이드를 겨누며 물었다.
“말해라. 인간계로 가는 방법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