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zard's natural enemy has been reincarnated RAW novel - Chapter 220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220화
‘젠장, 역시 싸우는 수밖에 없나?’
무시무시한 기세로 걸어오는 나 자신을 보며, 지크는 각오를 다졌다.
‘이곳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어.’
모든 스킬을 총동원해서라도 놈을 죽여 없애겠다.
내 손으로 직접.
그런 지크의 살벌한 생각을 읽은 걸까?
최강준이 돌연 걸음을 멈췄다.
“후후, 기세는 좋구나. 하지만 과연 내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대화할 틈도 줘선 안 된다.
그런 일념으로 지크는 대답 대신 그동안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했다.
20분의 시간 동안 모든 스킬의 증폭률을 11배로 상향시키는 궁극의 스킬.
여기에 더해.
“ᚤᚨᚢᚾᚷᚻᚨ(용체화).”
용체화를 사용하자 체격이 부풀어오르면서 꼬리와 날개가 돋아났다.
[용체화 해제까지 남은 시간 : 109분 57초]‘10분이었던 지속시간이 110분으로 늘어났다.’
더구나 원래라면 20% 증가해야 할 스탯이 220% 대폭 증가했고.
“ᚤᚨᚢᚾᚷ ᚢ ᛒᚢᚾᚾᚭᚢ(용의 분노).”
스탯 향상 효과가 330%로 늘어난 용의 분노를 더하자.
[근력 : 312,008 / 지력 : 466,897] [순발력 : 312,159 / 체력 : 312,393] [회복력 : 312,035 / 저항력 : 311,320]모든 스탯이 31만 이상으로 치솟았다.
엄청난 증폭 효과!
그러나 눈앞의 상대는 코웃음칠 따름이다.
“리미트 해제. 내가 만들었지만 참으로 사기적인 스킬이지. 하지만…….”
‘틈을 줘선 안 된다! 생각을 읽는 놈이니!’
폭발적으로 거리를 좁힌 지크가 다크 오러 블레이드를 들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두동강 내겠다는 듯 내려쳤으나.
팅!
맑은 소리와 함께 검이 무형의 벽에 막혀 튕겨 나왔다.
“진짜 사기적인 스킬은 능력 흡수라는걸, 이 자리에서 깨닫게 해주마.”
최강준의 몸에서 순간적인 기운이 폭사됐다.
‘위험하다!’
위기를 감지한 지크가 피하려 했지만 31만의 순발력으로도 소용없었다.
콰아앙!
폭발과 함께 날아간 지크의 눈살이 자연스레 찌푸려졌다.
‘단 한 방에 강인함이 발동됐다고?’
강한 외부 자극이 느껴질 때 자동으로 발동되는 스킬이, 지금 발동됐다.
얼마나 강한 대미지였는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오히려 잘됐어. 33분간 극한의 방어력을 가지게 됐으니.’
강인함이 발동함에 따라, 또 한 가지 스킬이 자동으로 발동됐다.
3분간 모든 스탯을 50% 증가시켜주는 광폭화.
‘11배로 증폭된 덕분에 33분간 모든 스탯을 550% 증가시켜준다.’
덕분에 모든 스탯이 200만까지 치솟았다.
인간의 한계를 진즉에 뛰어넘은 스탯량.
하지만 그조차 능력 흡수로 단련시킨 최강준 앞에선 새 발의 피일 뿐이다.
팅! 팅! 팅! 티잉!
눈으로 따라잡기 힘든 지크의 마구잡이식 검술에도 최강준은 여유롭게 서 있을 따름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무형의 방벽이 전부 막아주니 위기감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 것 같아 약간이나마 힘을 보여줬건만, 그런데도 머릿속엔 희망을 품고 있군. 어쩌면 이길 수 있을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닥쳐라! 이깟 방벽만 걷어내면……!”
“상처 입힐 수 있다고? 글쎄. 가능할까? 평생이 걸려도 생채기 하나 못 낼 것 같은데.”
조소를 머금은 최강준이 별안간 손가락을 들었다.
손가락 끝에 기운이 뭉치더니 섬전처럼 지크를 관통한다.
아니, 관통할 뻔했다.
가까스로 스킬을 쓰지 못했다면.
티잉!
“호오. 대지의 보호 스킬로 막았군. 대단한걸?”
얼핏 들으면 칭찬 같지만 아니라는 걸 지크는 잘 안다.
‘날 완전히 조롱하고 있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시점에서 녀석은 알았을 거다.
자신이 대지의 보호 스킬로 막아낼 거라는 걸.
그럼에도 저리 감탄하는 척 쇼를 한다?
조롱이 아니고 뭐겠는가?
‘최대한 생각을 비워내야 해.’
“그래야 놈의 빈틈을 찌를 수 있다. 이런 생각이지?”
대놓고 생각을 읽으며 비웃는 최강준의 얼굴.
내 얼굴이 저렇게 재수 없어 보이기는 처음이다.
‘마음을 비우고 무념무상으로 상대한다. 본능적으로.’
무형의 벽을 때리던 지크가 별안간 거리를 벌렸다.
“ᛒᚱᛖᚨᛏᚺ ᛟᚠ ᛏᚺᛖ ᛞᚱᚨᚷᚨᚾ(용의 숨결).”
부채꼴 모양의 거대한 에너지가 전방으로 쏘아졌다.
콰콰콰콰콰!
대전이 흔들리며 반파 직전까지 갔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었다.
용체화 상태에서 쓰는 용의 숨결엔 쿨타임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콰콰콰콰콰!
콰콰콰콰콰!
콰콰콰콰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용의 숨결이 마왕성을 초토화시켰다.
11배가 상승한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아니, 없을 줄 알았다.
“내 거처를 이 꼴로 만들어놓다니. 이제 어디서 자라고?”
생채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하던 최강준이 능글맞게 웃었다.
“아, 맞다. 너를 제물로 삼아서 지구로 귀환하면 되겠구나?”
“뱀 지옥.”
지크의 입에서 시동어가 나오자마자 주변이 어두워졌다.
스스스스.
어둠 속에서 하나둘 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수만 족히 백여 마리.
뱀들이 우글거리는 고유 결계로 놈을 끌어들인 것이다.
“아직도 모르겠어? 이딴 잔재주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뱀들이 달려들기도 전에, 최강준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마자 어둠이 산산조각 나듯 깨지며 결계가 해체됐다.
“마나 건.”
그러든 말든 지크는 곧바로 거대한 총을 소환해 겨눴다.
파아앙!
상대의 마력을 역류시키는 에너지가 최강준에게 적중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는 멀쩡했다.
“마력도 없는 나한테 이런 게 통하겠냐고.”
“ᛞᚱᚨᚷᛟᚾ ᚠᛖᚨᚱ(드래곤 피어).”
쉴 새 없이 지크의 공격이 연이어졌지만.
[대상이 드래곤 피어에 저항하였습니다.]어떤 수를 쓰더라도.
[염동력이 통하지 않는 대상입니다.] [음파 공격이 먹히지 않는 대상입니다.] [변이가 통하지 않는 대상입니다.] [영혼 타격이 먹히지 않는 대상입니다.] [미래를 읽을 수 없는 대상입니다.]최강준이 당하는 일은 없었다.
생각이 읽히지도 않고 미래 예지가 통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발광을 떨어봐야 안 먹힌다니까. 아직도 모르겠어? 아니, 알면서도 이러는 거구나?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그래. 네놈한텐 절대로 안 죽어. 차라리…….”
지크가 손을 들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걸 눈치챈 걸까?
순간 지크의 손이 허공에서 붙들렸다.
녀석도 염동력 스킬이 있었던 모양.
“이런이런. 자살하면 안 되지. 그건 아주아주 나쁜 짓이야.”
“큭…….”
녀석의 염동력에 꼼짝도 할 수 없다.
근력 스탯만 200만이 넘는 자신이 아무런 힘도 못 쓰다니.
‘젠장. 이러다간 놈의 뜻대로…….’
여유 있게 걸어오며 거리를 좁힌 최강준이 지크와 마주 섰다.
손만 뻗어도 닿을 거리.
최강준은 석상처럼 굳은 지크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너무 억울해하진 마. 적어도 멋모르는 놈한테 죽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죽는 거잖아? 미래의 자신에게.”
“너 따위는 내 미래가 아니야. 넌 그저 다른 차원에서 온 사이코패스 최강준일 뿐이다.”
으르렁거렸지만 그조차도 미래의 최강준에겐 위협조차 되지 않았다.
그저 새끼 사자의 귀여운 재롱으로 보일 뿐.
“걱정 마라. 약간의 고통만 참으면 되니까.”
최강준이 그러면서 스킬을 쓸 준비를 한다.
“이걸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야.”
녀석의 손이 지크의 머리에 닿았다.
그 순간.
“끄, 끄아아아아악!”
피부를 잡아 뜯는 듯한 고통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느껴졌다.
“얌전히 내 제물이 되는 거야.”
“끄어어어어어!”
녀석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를 뿐.
“이로써 난 지구로 갈 수 있…….”
차원 이동이 되길 기대하던 최강준이 돌연 눈동자를 키웠다.
지크의 옆으로 갑자기 사람 모양의 홀로그램이 나타난 것이다.
“너, 너는……!”
“끄으…….”
자신의 머리에서 손을 떼면서까지 놀라는 최강준의 모습에, 지크는 애써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돌렸다.
시야에 보인 건 눈코입이 없는 사람 형상의 홀로그램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홀로그램이 잘 보이시나요?]“너, 넌 창조신 엘…….”
‘창조신?’
최강준의 말에 지크는 정신을 차리고 홀로그램을 돌아봤다.
홀로그램은 미리 만들어놓은 건지 최강준의 말에 대답하진 않았다.
[홀로그램의 작동에는 두 가지 조건이 걸려 있었어요. 미래의 최강준이 과거의 최강준을 만날 것. 그리고 과거의 최강준이 죽을 위기를 겪을 것. 두 가지 모두 충족된 걸 보면 제 앞에 있는 두 분은 최강준이 확실하겠군요.]“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네놈은 내가 그때 죽였는데 어떻게!?”
[미래의 최강준은 아마 당황하고 있겠죠? 안 봐도 뻔하죠. 자신이 죽인 줄 알았던 신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났으니까요.]엘은 그리 말하며 웃는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창조신이 자신이 만든 시스템에 의해 역으로 당한다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데 그걸 그대로 믿다니…… 학살만 저지르다 보니 뇌가 단순해졌군요, 미래의 최강준.]“이, 이놈이……!”
최강준의 손길이 홀로그램을 향했다.
콰콰콰쾅!
폭발음과 함께 먼지가 휘날렸지만 홀로그램은 아까처럼 멀쩡할 뿐이다.
[제 육신을 쓰러트렸다고 능력 흡수를 했다는 건 크나큰 착각이에요. 영적인 존재로 남을 수 있는 제가 육신이 없다고 소멸당할 리는 없잖아요?]“이, 미친! 그럼 여태껏 날 속여왔단 말이냐!? 죽은 것처럼 위장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겠죠. 미래의 최강준. 그렇다면 진실을 알려드리죠.]웃음을 흘리던 창조신이 말을 이었다.
[능력 흡수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만든 건 제 최대의 실수였어요. 수습하려 했지만 시스템이 영혼과 융화된 뒤라 이미 늦었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능력 흡수를 가진 인간의 영혼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는 것이었어요.]그렇게 판게아에서 환생한 최강준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며 능력을 키우기에 이른다.
[솔직히 판게아로 환생하면 그곳에 잘 적응하며 살아갈 줄 알았어요.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면서까지 능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죠.]걷잡을 수 없이 강해지며 판게아 대륙을 뒤흔드는 최강준을 막고 싶었으나, 신에겐 제약이 있었다.
[저는 인간 세상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못해요. 머리를 터트리거나 자연재해를 일으켜서 제거하면 쉽겠지만 그럴 수 없는 몸이었죠.]결국 최강준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기에 이르렀고, 그렇게 고른 방법이 최강준에게 죽는 척하는 것이었다.
[당신에게 죽는 척하며 시스템에 스며들었어요. 마치 바이러스처럼 말이죠. 그리고 시스템을 조종할 권한을 일부 넘겨주었죠. 당신이 평행세계의 최강준을 찾기를 바라며.]지구로 돌아가고픈 간절한 심정을 읽은 창조신은 미래의 최강준이 과거의 최강준을 찾을 것임을 확신했다.
[두 사람이 만나 조건이 충족되면 홀로그램의 형식으로 발동되도록 손을 써두었죠. 그리고 파장이 완벽히 일치하는 두 영혼이 이어지게끔 동기화를 시켰고요. 여태 모은 거대한 능력들을 갈무리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갈무리? 그게 무슨 소리냐, 엘! 알아듣게 설명…….”
[무슨 뜻인지 모를 것 같아 쉽게 설명할게요. 말하자면…….]홀로그램은 마치 두 사람을 쳐다보듯 고개를 번갈아 돌리더니 웃음을 흘렸다.
[미래의 최강준이 가진 모든 능력이, 과거의 최강준으로 옮겨간다는 뜻이에요.]“뭐……?”
[지금 바로 말이죠.]순간 지크의 몸에 걸려 있던 제약이 풀렸다.
동시에 미래의 최강준의 동공이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시스템 메시지가 눈으로 좇기 힘든 속도로 주르르 떠올랐다.
[영혼 파장 일치.] [동기화 완료.] [스킬 ‘철갑의 피부’를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스킬 ‘무형의 손길’을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스킬 ‘무형의 방벽’을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스킬 ‘속마음 꿰뚫기’를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각성 스킬 ‘능력 흡수’를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스킬 ‘차원 이동’을 해당 영혼에게 전송합니다.]………………
…………
……
메시지가 떠오를수록 속속들이 빠져나가는 최강준의 능력들.
그 능력이 전송된 곳은 다름 아닌 과거의 최강준, 지크의 영혼이었다.
[스킬 ‘무형의 방벽’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속마음 꿰뚫기’를 습득하였습니다.] [각성 스킬 ‘능력 흡수’를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차원 이동’을 습득하였습니다.]………………
…………
……
수만 가지의 스킬들을 획득하고 나자, 지크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홀로그램을 바라봤다.
마침 홀로그램도 지크를 바라보는 듯했다.
[이제 이길 수 있겠죠? 과거의 최강준?]과거의 최강준, 지크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요.”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된 미래의 자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