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ld After the Withdrawal of the Warrior Party RAW novel - Chapter 187
EP.190 에필로그
설마 세계에 속한 자가 세계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 줄이야.
아무리 갑작스러운 변경으로 인해 틈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십년동안 그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갈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 또한 재밌는 일이겠지.”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버그를 고치라고 했더니 새로운 버그를 만들어버린 작자들이고.
어처구니없어하던 그는 고개를 젓고 화면에 집중했다.
그는 화면을 지켜보다가 자신의 자식이기도 한 붉은 머리의 미녀가 세계의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보았다.
떠난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욕망은 그녀 외에도 그 세계의 많은 이들이 갖고 있었다.
그러니, 합심하여 세계의 버그를 알아내고 알아서 테스트해 보고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성공한다면 현우와 베로니카를 만날 것이고…
그들이라면 분명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겠지.
어쨌든 베로니카에게는 그곳이 고향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세계에 완전히 적응한 베로니카 역시 현자를 도울 것이고.
그렇게, 그들은 세계를 점점 완성시켜갈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손가락 하나 안대고 관리하는 세계를 완성하고 유지보수해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 천재. 진짜 천재. 역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니까.”
이것이야말로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세계 아니겠나.
현자와 추기경은 친구와 그리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여왕과 마녀, 교황 같은 이들 역시 그리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그 과정에서 통행료로 얻을 버그 테스트 리포트로 데스티니 개발사는 테스터 비용 줄일 수 있고.
자신은 좀 더 완벽한 세계를 만들 수 있으니.
이 무슨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세계란 말인가.
물론 과정에서 생기는 인간관계는… 뭐.
그 또한 그들의 자유의지일테니 개입할 필요는 없겠지.
히죽거리며 의자에 앉아 수많은 화면들을 지켜보던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그리고 한 곳의 화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한 남자였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고, 차후 그 재능을 갈고 닦아 수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만한 자.
하지만 여성들의 호의를 파악하는 능력만큼은 바닥 수준이라 자신을 좋아하는 여인들이 있는지도 몰라 그녀들의 속을 들끓게 하는 자.
결국 참다 못한 여인들이 달라붙고, 그들을 조율하지 못해 결국 칼맞아 죽을 운명인 남자에게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뭔 개복치도 아니고 내가 마음에 들어한 자들은 왜 이렇게 잘 죽지?”
어쨌든 마음에 드는 자가 죽게 둘 수는 없는 법.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수많은 세계를 흝어보다가 하나를 택했다.
“이거면 되겠군.”
그는 자신이 고른 세계.
‘얀데레 러버러버 – §나에게 집착하는 열 다섯명의 미녀들과 함께 룰루랄라 행복하게 살아가는 개씹상타취 인생~!§’
을 보았다.
한번 삐끗하면 그대로 나이스 보트 엔딩으로 직행하는, 더러운 난도의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을 지켜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
“여기서 하렘 구성하는 법을 잘 익혀 살아남으면 그들에게서도 살아남을 수 있겠지. 마침 이건 그도 해본 것 같고.”
남자의 스팀 목록을 확인한 그는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저기…]
“어? 개발사가 왜… 헉. 이런 개씹…!! 차라리 달콤쌉싸름한 순애물로 보…”
그는 웃었다.
봐라.
역시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쓸데없이 가타부타 설명할 필요 없다니까.
그렇기에 마지막 글귀를 그에게 보내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