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116)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116화. 범인 색출(1)(116/214)
116화. 범인 색출(1)
2024.02.24.
그래서 미하엘은 오필리아에게 쓰인 독이 무언인지 짐작하면서도 침묵하려 했다.
오늘 페리토를 보낸 것도 사실 로제테를 그냥 위로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로즈가 울었잖아.”
로제테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 때문에 우는 것을 보니 기분이 더러웠다.
그녀가 웃더라도 자신 때문에 웃고 울더라도 자신 때문에 울어야 했다.
미하엘은 그녀의 모든 것을 자신으로 채우고 싶었다.
미하엘이 페리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조만간 다시 기회가 올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미하엘은 마차가 완전히 사라진 방향을 보며 속삭였다.
“그래, 곧 다시 기회가 올 거니까.”
* * *
로제테가 황궁에 도착했을 때, 미리 실버의 목걸이를 통해 대충 이야기를 들은 조슈아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로제테가 마차에서 내리도록 에스코트 해 준 그가 조금은 다급하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실마리를 찾았다니?”
로제테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속삭였다.
“일단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때,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루카스가 말을 타고 달려왔다. 그가 말을 세우고 뛰어 내려 로제테를 붙잡았다.
“꼬맹아, 갑자기 혼자 뛰어나가면 어떡해? 걱정했잖아!”
“미안해요, 오빠. 급한 일이라서.”
“그래서 황궁은 왜……. 아, 전하.”
루카스가 급하게 허리를 숙여 예를 갖추자 조슈아가 손을 저었다.
“인사는 됐어. 아무튼 잘됐어. 공녀 혼자만 데리고 들어가기엔 애매했는데, 일단 들어가지.”
조슈아는 로제테와 루카스를 데리고 그가 머무는 에메랄드 궁으로 향했다. 로제테는 처음 와 보는 곳이었지만, 화려한 궁 내부에 감탄할 새도 없었다.
그녀가 응접실에 들어가자마자 외쳤다.
“세아릴 꽃이에요.”
루카스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세아릴 꽃? 그게 뭐야?”
로제테가 들고 온 책을 테이블 위에 펼쳤다. 루카스가 여전히 의아해하고 있는데, 용케 알아들은 조슈아가 책을 읽어 내려갔다.
로제테가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세아릴 꽃은 쉘튼 왕국의 특정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꽃이에요. 이게 생각보다 맹독인데 증상이 황후님과 비슷해요.”
“뭐?”
루카스가 벌떡 일어났다.
“정말이야? 그럼 황후 전하께서 당한 독이 따로 있었단 소리야?”
“아마도요. 확실치는 않지만 저랑 황자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독은 어떻게 찾아냈어?”
“그…….”
로제테가 잠시 머뭇거렸다.
‘미하엘이 알려 줬다고 해도 괜찮을까?’
어떨지 몰라서 로제테는 대충 둘러댔다.
“이벨린 왕국에 있을 때 관련된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마침 생각났지 뭐예요.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로제테는 얼른 조슈아를 다그쳤다.
“혹시 모르니까 황후님께 세아릴 꽃의 해독제를 써 봐요.”
“하지만 그 해독제를 어디서 구한단 말이지?”
“그건…….”
로제테는 말문이 막혔다. 제국에서 잘 쓰이는 독이 아닌 만큼, 황궁에 해독제가 있을 확률이 낮았다.
“일단 쉘튼 왕국 사절단에게 도움을 청하는 건 어때요? 해독제가 있을 수도 있고, 무슨 방법을 알 수도 있잖아요.”
“맞습니다, 전하.”
루카스가 말을 보탰다.
“뭐라도 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이대로라면 황후 전하도, 리베라 가문도, 아드리안 가문도 위험합니다.”
잠시 망설이던 조슈아가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일단 같이 가도록 하지.”
세 사람은 쉘튼 왕국 사절단이 머무는 궁으로 향했다. 조슈아의 등장에 궁이 소란스러워졌다.
사절단의 대표가 직접 나와 조슈아를 맞이했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전하?”
“사절단에 의원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네. 저희 국왕 전하께서 특별히 왕궁 소속 의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혹시 내가 의원을 만나 볼 수 있겠나?”
대표가 조금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혹시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그게 꼭 필요한가?”
“그건 아닙니다만…….”
“개인적인 일로 찾아왔어. 가능하면 조용히 만났으면 좋겠는데.”
대표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일단 의원의 의중을 먼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조슈아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궁 안으로 들어간 대표가 조금 뒤 돌아와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안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가 안내한 응접실에는 조금은 젊은 의원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이야기 나누시지요. 무슨 일이 있으시다면 하녀를 통해 절 불러 주십시오.”
“고맙네.”
대표가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조슈아가 의원에게 다가갔다. 의원이 허리를 숙였다.
“제국의 1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인사는 됐으니 일단 앉지.”
주춤주춤 자리에 앉은 의원은 맞은편에 앉은 세 사람을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저, 저를 무슨 일로 찾으신 건지 여쭤봐도 됩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분간 비밀로 해야 할 거야. 그럴 수 있나?”
“그…….”
의원이 조슈아의 눈치를 살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하의 명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손을 저어 응접실 전체에 방음 마법을 건 조슈아가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세아릴 꽃에 대해서 아나?”
의원이 눈동자를 굴렸다.
“왜 그것을 물으시는 건지는 여쭤봐도 대답해 주지 않으실 테지요?”
“잘 아는군.”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쉘튼 왕국의 의원이라면 알아야 하는 풀이기도 하고요.”
“그게 독으로 쓰인다지?”
“그렇습니다.”
“증상이야 뭐, 다른 독처럼 각혈, 장기 손상 등이 있을 거고.”
“네.”
조슈아가 눈을 빛내며 다음 질문을 건넸다.
“혹시 그 독의 해독제를 지금 갖고 있나?”
그제야 조슈아가 왜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는지 의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깨달은 것을 묻는 대신 착실하게 답했다.
“현재 갖고 있는 해독제는 없습니다.”
“…….”
조슈아가 침음을 삼켰고, 로테제가 이마를 짚었다. 루카스는 아예 대놓고 안타깝다 싶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 사람의 눈치를 살피던 의원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의외로 해독제에 들어가는 약초는 제국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것들이라, 제국 약방에도 있을 겁니다.”
“반나절.”
조슈아가 조용히 읊조렸다.
“반나절만에 만들 수 있겠나?”
“그…….”
의원이 혀로 마른 입술을 축였다.
“해 보겠습니다.”
로제테가 끼어들었다.
“그 전에 혹시, 세아릴 꽃에 중독됐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떻게 찾아내면 좋을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홍차를 이용하면 돼요.”
“홍차요?”
“네. 홍차에 레몬을 넣으면 수색이 변하는 것처럼, 독으로 사용하는 세아릴 꽃을 달인 물을 넣으면 색이 변합니다.”
로제테와 조슈아가 동시에 일어났다.
“협조해 줘서 고맙다. 이번 일이 잘 해결되면 이 은혜를 잊지 않도록 하지.”
“최대한 빨리 해독제를 만들어 주세요.”
“알겠습니다.”
세 사람은 재빨리 응접실을 나왔다. 복도를 걸어가며 조슈아가 이를 부득 갈았다.
“이제 알겠어. 어떻게 독을 섞었는지.”
루카스가 초조하게 물었다.
“어떻게 한 겁니까?”
로제테가 대신 답했다.
“레몬에 바른 거예요. 황후님께선 홍차에 레몬즙을 넣으시는 것을 좋아하시니까요. 실제로도 그날 레몬즙을 직접 넣어 드셨고요. 그래서 황후님께만 독을 줄 수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그렇지만 증거를 잡을 수는 없어요. 이미 그 레몬은 버려졌을 거예요.”
“일단 공녀와 공자는 돌아가도록 해.”
“네? 하지만…….”
조슈아가 결연한 얼굴로 두 사람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이 뒤는 내게 맡기도록 해. 지금 그대들이 황궁에 돌아다니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 곱게 보이지는 않을 거야.”
“전하 말이 맞아, 꼬맹아.”
루카스가 로제테의 손을 꽉 잡았다.
“우리는 이만 돌아가서 형과 함께 있어 주자.”
“으응. 알겠어.”
[컹!]실버가 로제테의 다리에 몸을 바짝 붙이며 꼬리를 흔들었다. 자기도 데려가 달라는 표현이었다.
로제테가 무릎을 굽혀 앉으며 실버의 얼굴을 마구 문질렀다.
“실버, 나는 괜찮으니까 너는 황자님 곁을 지키고 있어.”
실버가 끼잉 끼잉 소리를 냈다.
“알겠지, 실버?”
로제테가 실버의 코 끝에 입을 맞췄다. 꼬리를 축 내린 실버가 조슈아 쪽으로 다가갔다.
“그럼 뒷일을 부탁드려요, 황자님.”
“그래.”
로제테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조슈아의 뒷모습을 보다가 루카스와 함께 황궁을 빠져나왔다.
* * *
로제테는 조슈아의 능력을 믿었다. 하지만 다니엘의 옆에 있는 내내 초조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만약 조슈아가 진실을 파악하기도 전에 이네스가 처형당하기라도 한다면?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돼.’
로제테는 다니엘을 루카스에게 맡기고 다시 방으로 향했다.
[삐잇?]“분명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삐삐.”
[삑!]삐삐가 자기도 열심히 도와 줄테니 힘내라고 응원했다.
로제테가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들을 종이 위에 마구잡이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세아릴 꽃은 쉘튼 왕국에서도 특정 지역에서만 자생해. 다른 곳에서는 키우기 힘들다는 소리야. 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고.”
[삣.]“그렇다면 쉘튼 왕국에서 몰래 들여왔겠지? 아마도 쉘튼 왕국과 거래하는 무역상이 몰래 들여왔을 거야. 처음부터 이네스 언니에게 뒤집어씌울 생각이었다면, 이번 독살 계획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거야.”
[삐잇?]“상대적으로 최근에 거래한 무역상을 찾아본다면…….”
거기까지 생각한 로제테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너무 범위가 넓어. 이래 가지곤 제때 찾을 수 없어.”
[삐이이…….]삐삐가 구슬프게 울며 로제테의 뺨에 얼굴을 문질렀다.
그때 로제테가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설마, 사절단 중에 범인이 있는 건 아니겠지?”
[삐잇?]“그렇잖아, 삐삐.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
[삑!]“그렇지만 그것도 역시 증거가 없어. 증거가 없는데 사절단을 들쑤시듯 조사할 수는 없잖아.”
[삐이이.]“몰래 조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저도 모르게 속삭인 로제테가 깨달음을 얻고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래, 사절단 속에서 몰래 움직일 수 있는 사람.”
로제테가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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